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aymond Haake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97번째는 Legendary: A Marvel Deck Building Game 레전데리: 마블 덱 빌딩 게임Mansions of Madness: Second Edition 광기의 저택: 2판, Mechs vs. Minions 메크들 대 미니언들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네 번째는 우주선에서 벌어지는 협동과 배신의 게임, Nemesis 네메시스입니다.


복수의 신, 네메시스?

이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네메시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온 말인데요. 밤의 신인 Nyx 닉스가 낳은 자식 중 하나가 복수의 신인 네메시스입니다. 그녀는 정의로운 정당한 복수를 상징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들의 입장일 뿐입니다. 인간이 과분한 언행을 하면 네메시스가 업보를 치르게 하곤 했죠. 미남 나르시스가 물에 비친 자신을 자랑하게 만든 게 네메시스가 한 일이었거든요. 네메시스라는 단어에는 또한 이길 수 없는 강한 상대라는 뜻도 있습니다. 인간에게 네메시스가 찾아왔다는 건 인간이 그녀를 이길 수 없다는 뜻일까요?


동면 후유증과 불가피한 탐험

플레이어들은 장거리 운항 중인 네메시스 호의 동면실에서 깨어납니다. 그들이 잠든 사이에 우주선의 중앙 시스템이 망가졌고, 다른 동료 승무원 하나가 누군가에 의해 죽었습니다. 게다가 승무원들은 냉동수면의 후유증으로 우주선 내부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합니다...

이 게임은 우주선을 배경으로 하는 던전 크롤링 게임입니다. 우주선이라는 제한된 공간 때문에 우주선 내부는 고정된 위치를 가지지만 플레이어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채 놓인 방 타일들은 매 게임 무작위로 배치됩니다. 이것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게임 설정이 바로 동면 후유증이죠. 냉동수면 전에는 알았는데 기억을 잃었다는 식으로요. 플레이어들은 최대 15번의 라운드 동안 우주선 내부를 탐험하면서 여러 작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라운드는 플레이어 단계와 이벤트 단계로 나뉘는데요. 플레이어 단계에서,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시계 방향 순서대로,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턴을 갖습니다. 플레이어는 최대 2번의 행동을 할 수 있는데요. 행동을 1번만 하거나, 또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패스한 것으로 되어 버립니다. 즉, 행동 2번을 모두 해야 이번 라운드에 내 턴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죠.



이동할 때에 소음에 주의하라

플레이어는 플레이어 단계의 시작 시에 핸드에 카드 5장이 되도록 자신의 덱에서 뽑고 자신의 턴을 진행합니다. 플레이어는 기본 행동으로 카드 1장을 버리고 일반 이동을 하거나, 카드 2장을 버리고 신중한 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동으로 인접한 방으로 들어가는데, 미탐험 방이라면 탐험을 하고, 탐험된 방이든 탐험되지 않은 방이든 빈 방에 들어갔다면 소음 굴림을 해결합니다. 각 방에 연결된 복도에 숫자가 있는데, 굴림 결과와 같은 숫자의 복도에 소음 마커가 놓이고, 이미 소음 마커가 있는 곳에 소음 마커를 놓아야 한다면 그 대신에 조우가 발생합니다. (신중한 이동은 소음 굴림을 하는 대신에 연결된 원하는 복도에 소음 토큰을 놓습니다.)

소음은 우주선에 숨어있는 인트루더가 나타나게 합니다. 미리 준비된 인트루더 주머니에서 토큰을 뽑아서 어떤 종류의 인트루더가 나타날지를 정합니다. 이때 그 플레이어의 핸드에 남은 카드 수가 뽑힌 인트루더 토큰의 숫자보다 작으면 그 인트루더에게 기습 공격을 당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Vojtas


근접 공격, 사격, 아니면 탈출?

인트루더와 같은 방에 있다면 근접 공격을 하거나 사격하거나 탈출을 해야 합니다. 사격을 하려면 무기가 필요하고 탄약 1개를 버려야 합니다. 근접 공격을 하면 탄약을 소비하지 않지만 오염 카드 1장을 뽑아야 합니다. 오염 카드에는 감염 여부가 숨겨져 있는데, 나중에 스캔을 통해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탈출을 하면 먼저 그 방에 있던 인트루더들만큼 인트루더 공격 카드를 뽑아서 효과를 적용해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애벌레의 공격에 명중되면 그 애벌레 피규어를 그 플레이어의 보드에 놓고 오염 카드 1장을 뽑습니다. (애벌레가 몸 속에 들어간 겁니다!) 플레이어는 가벼운 부상이나 심각한 부상을 입는데요. 이미 심각한 부상 3개가 있을 때에 부상을 또 입으면 그 플레이어는 즉시 죽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ollas McClane


협력, 배신보다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 게임은 협동 게임이면서 협동 게임이 아닙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시작 시에 임무 카드 2장을 받는데요. 하나는 개인적인 임무, 하나는 회사에 대한 임무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임무 카드 2장을 모두 가지고 있다가 게임에서 첫 번째 인트루더가 나타나면 임무 카드 2장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버려야 합니다. 임무 카드에는 조건들이 적혀 있는데, 게임의 종료 시에 그 조건들을 충족하면서 죽지 않고 살아있어야 승리합니다. 어떤 승리 조건은 특정 캐릭터가 죽어야 한다는 것도 있어서 그 캐릭터가 죽을 위기에 있을 때에 도와 주지 않거나 소음을 일으켜서 인트루더가 나타나게 하기도 합니다. 불로부터 피해를 입도록 불이 난 방의 문을 잠그기도 하고요. 동료 승무원을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우주선은 불타거나 폭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주선 안에 남은 승무원들은 모두 죽죠. 하지만 탈출정을 타고 나간 승무원들은 무사합니다. 우주선은 좌표 카드가 지시하는 곳을 향해 운항하는데, 목적지가 지구가 아니라면 동면실에서 잠든 승무원들 모두 죽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각 승무원은자신의 오염 카드를 스캔해서 감염되어 있다면 자기 덱을 섞어서 4장을 뽑고 그 중 오염 카드가 하나라도 뽑혔다면 죽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eastie Geeks


네메시스는 테마성을 잘 살린 생존 게임입니다. 우주선에서 일어나지만 정보가 없는 곳을 탐험하는 던전 크롤링 형식이고요. 협동 요소도 있고 배신 요소도 있습니다. 그래서 Dead of Winter: A Crossroads Game 데드 오브 윈터: 갈림길 게임에서의 느낌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체감상 데드 오브 윈터보다 훨씬 더 힘듭니다.

잔룰이 꽤 많습니다. 여러 메커니즘을 섞고, 또 테마성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규칙들이 있다 보니 그 양이 꽤 많아졌습니다. 참조표가 그래서 있는 거죠. 그리고 초반에는 탐험, 나중에는 전투 때문에 꽤 많은 턴을 써야 합니다. (던전 크롤링 게임이니까요.) 게다가 이동 시에 소음도 신경써야 해서 한 라운드에 행동을 생각만큼 많이 할 수 없습니다. 소음을 무시하면 인트루더 떼거리와 싸워야 하니까요. 살아남으면서 자신의 임무에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하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플레잉 타임이 최대 180분이라고 적혀 있는데요. 정말 라운드를 꽉꽉 다 채우면서 하면 그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게임을 준비하고 설명하느라 긴 시간을 쓰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플레이어들이 허무하게 죽는 상황이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주선에 불이 번지거나 인트루더를 잘못 건드린다면요. 플레이어들 중에 일부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것도 문제거든요. 이 게임이 끝나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모르니까요. 플레이어가 탈락하는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점인데, 플레잉 타임이 최대 180분이라면 이건 정말 큰 문제입니다. 규칙서에는 가장 먼저 탈락한 플레이어가 인트루더를 조종하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초반에 죽은 플레이어가 여럿일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메시스는 규칙이 정말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훌륭한 피규어 게임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피규어들 때문에 높아진 가격에 지형지물 피규어들까지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올라가서 이 게임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이 꽤나 커집니다. 상당히 비싼 게임이라는 얘기죠. 고도의 전략성을 요구하는 게임이 아니라 큰 운적 요소가 있는 반 협동 게임인데 임무 카드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머리를 싸매야 합니다. 결국에는 주사위나 카드 운이 그 승패를 가를 거지만요. 이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돈, 시간, 노력이 좀 과하게 요구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사온 걸로 하면 되겠죠. 그런데 최대 3시간 동안 서로 괴롭혀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앞이 다시 깜깜해집니다. 이 게임이 우연히 일찍 끝나 버렸을 때에 누군가가 아쉬우니 한 게임 더 하자고 하면 에일리언보다 더 무서울 것 같습니다.




참고 사이트:
Nemesi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67355/nemesis

Awaken Realms
http://awakenrealms.com

Nemesis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Nem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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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6번째는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게임은 판타지 캐릭터의 성장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입니다.


그의 태생은 어땠을까?

게임의 시작 시에 각 플레이어는 캐릭터 카드를 총 6장 받는데요. 태생, 동기, 운명을 각각 2장씩 받고, 종류마다 1장씩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은 게임애서 제거합니다. 그 다음에 플레이어 보드의 왼쪽 칸에 선택한 태생 카드를 앞면이 보이도록, 가운데 칸에 선택한 동기 카드가 앞면이 보이도록 놓으며, 오른쪽 칸에는 선택한 운명 카드가 "뒷면"이 보이도록 놓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캐릭터의 기본 스펙이 만들어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chael Jordal


그의 성장 스토리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특성을 얻거나 도전과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 모두 스토리 카드에서 나오는데요. 왼편에 검은색 띠가 있는 것이 도전과제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특성입니다. 특성 카드를 얻으려면, 지시된 조건을 충족하거나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획득된 특성 카드는 위쪽의 흰색 띠만 보이도록 캐릭터 카드 밑이 끼워 넣습니다.

반면에 도전과제는 위와 아래에 모두 흰색 띠가 있는데요. 플레이어는 두 갈래길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 시도해야 합니다. 도전과제를 시도할 때에는 기본 룬 3개를 던지고, 그 도전과제의 능력 아이콘과 일치하는 능력 아이콘만큼 능력 룬을 추가로 던질 수 있습니다. 룬에는 0부터 2까지의 결과가 있는데요. 총합이 요구량 이상이 되면 그 도전과제에 성공하게 되어 성공한 쪽 (위나 아래)의 띠가 보이도록 끼워 넣습니다. 태생에 제1막 카드 3장을 끼워야 동기에 제2막 카드를 획득할 수 있고, 동기에 카드 3장을 끼워넣으면 제3막 카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ookie Monster


그의 운명은?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히어로 카드나 안티히어로 카드 1장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건에 따라 추가 효과를 주는 카드인데요. 타락 트랙에서 타락 마커의 위치에 따라 히어로나 안티히어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중립으로 시작하지만 얻은 카드의 효과나, 도전과제 때 선택할 수 있는 다크 룬으로 인해 타락 마커가 위아래로 이동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캐릭터에 스토리 카드 9장을 끼워 넣으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한 턴씩 하고 게임이 끝납니다. 자신에게 보이는 밝은 다이아몬드 모앙의 성공 점수, 어두운 비극 점수를 합산하고, 남은 경험 토큰도 점수가 됩니다. 그리고 타락 트랙, 스토리 카드, 히어로, 안티 히어로 카드, 운명 카드의 추가 점수를 더해서 총점을 계산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ookie Monster


콜 투 어드벤처는 San Juan 산 후안에서처럼 플레이어의 태블로 (플레이어 앞의 공간)에 카드를 추가하며 능력을 누적하는 방식입니다. 카드 풀은 Splendor 스플렌더처럼 셋으로 나눠저 있지만 콜 투 어드벤처에서는 한 단계를 완성할 때까지 다음 단계로 못 올라가도록 제한되어 있죠. 캐릭터를 태생과 동기, 운명으로 나눠서 각각에 스토리 카드로 이야기를 붙이는 방식은 직관적이고 매우 참신합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도 게임 몰입을 돕고요.

이 게임의 단점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바로 룬입니다. 룬은 일종의 주사위,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윷"과 같습니다. 납작해서 던지면 둘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오죠. 저는 콜 투 어드벤처가 잘 쌓아올린 것을 룬의 운적 요소가 무너뜨린다고 생각합니다. 도전과제에 실패하면 위로금으로 경험 토큰을 줘서 다음 번에 카드 풀에서 한 장을 갈아치우거나 다른 행동의 비용을 낼 때에 쓸 수는 있습니다. (또는 게임 종료 시에 점수가 되죠.) Roll Player 롤 플레이어에서처럼, 룬을 여섯 개의 능력으로 나눠서 스토리에 연관성을 준 것은 좋았지만 운이 안 따라서 연속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하다 하다 안 되면 경험 토큰을 내고 다크 룬을 더 던지는 쪽을 선택하게 되죠. 아마도 세상이 날 빌런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all to Adventur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8992/call-adventure

Brotherwise Games
http://www.brotherwis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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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ustin Bolle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3번째부터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인 배트맨과 빌런들의 싸움을 담은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입니다.


야만인 코난에서 배트맨으로

이 게임은 2016년에 출시되었던 Conan 코난의 개정판으로 보시면 됩니다. 코난은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인 Antoune Bauza 앙뚜앙 보자 씨, Bruno Cathala 브루노 카탈라 씨 등 총 7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했는데요. Frédéric Henry 프레데릭 앙리 씨가 유일하게 코난과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모두를 디자인했습니다.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게임에서, 한쪽은 배트맨을 비롯한 히어로 팀을 맡고 다른 한쪽은 배트맨의 대표 빌런들을 조종합니다. 이 게임에는 각 캐릭터가 역동적인 미니어처로 구현되어 있어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확 잡아끄는데요. 2018년 2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에 큰 성공했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wan Hascoët


에너지 큐브에 의한 진행

미니어처 게임이다 보니 플레이어가 알아야 할 기본 규칙과 시나리오 책자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기본 규칙서가 무려 60쪽에 달하는데 반해 게임의 진행 시간은 60-90분이 소모됩니다. 규칙서를 펼쳐서 읽어 보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는데요. 규칙서에는 차트, 그림이 포함된 플레이 예시가 대단히 많습니다. 차트는 게임의 구조와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게임은 라운드로 진행되는데요. 한 라운드는 유지, 주도 팀 턴, 승리 조건 확인, 비 주도 팀 턴, 승리 조건 확인 단계들로 구성됩니다. 턴은 주도권을 가진 진영이 먼저 가지고 다른 팀이 나중에 가지는데요. 주도권은 시나리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진영의 턴은 시작 유지, 입장 선언,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 종료 유지 순으로 진행됩니다. 선유지와 후유지로 나뉘는 이유가 캐릭터에게 주어진 에너지 큐브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 에너지 큐브가 이 게임에서의 핵심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각 캐릭터는 일정 개수의 에너지 큐브를 가집니다. 이것들 중 일부는 예약 칸에, 나머지는 피로 칸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 캐릭터가 어떤 행위를 할 때에는 예약 칸에 있는 에너지 큐브를 행동 칸에 보내서 사용할 수 있고요. 유지를 처리할 때에는 행동 칸에 있는 사용된 에너지 큐브를 피로 칸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피해를 받으면 에너지 큐브를 부상 칸으로 보내야 합니다.

캐릭터가 입장을 정할 때에 활성화와 휴식 중 하나를 정하게 됩니다. 활성화를 택하면 그 턴에 행동을 할 수 있지만 회복량이 적고, 반대로 휴식을 하면 회복량이 크지만 행동을 못합니다. 회복을 할 때에는 먼저 에너지 큐브를 피로 칸에서 예약 칸으로 보내고 부족하면 부상 칸에서 피로 칸으로 보냅니다. 즉, 에너지 큐브를 회복량보다 많이 사용하면 다음에 자원 부족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면 에너지 큐브가 예약 칸까지 오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러면 언젠가는 휴식을 선택해야 하는 때가 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방식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면서 매우 직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wan Hascoët


빌런, 강에서 퍼올려지다

빌런 측은 큰 플레이어 보드를 하나만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메인 빌런과 졸개들을 통합하여 관리하죠. 기본적인 행동인 이동, 공격, 다시 굴림 등은 히어로 쪽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에너지 큐브 칸은 예약과 피로 둘만 있어서 좀 더 간결합니다. 졸개들은 체력이 적어서 피해를 입으면 금새 죽고, 메인 빌런은 체력 칸이 별도로 존재하거든요.

빌런의 플레이어 보드에서 참신한 것은 river 강이라 불리는 타일 줄입니다. 캐릭터 타일이 8개까지 놓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가장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숫자가 하나씩 올라갑니다. 이 숫자는 해당 칸의 빌런을 활성화할 때에 지불해야 하는 에너지 큐브의 개수를 가리킵니다. 가장 왼쪽의 빌런을 활성화하려면 에너지 큐브를 1개만 내면 되지만 3번째 칸의 빌런을 활성화하려면 3개를 지불하는 식입니다. 활성화된 타일은 가장 오른쪽으로 퍼올려지며 나머지 타일들을 왼쪽으로 밀어냅니다. (모래가 강바닥으로 점점 가라앉는데, 그걸 퍼올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빌런을 순서대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후순위의 빌런을 큰 비용을 내고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imon Lavender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는 합리적이고 직관적인 규칙을 가진 경쟁 미니어처 게임입니다. 위에서 큰 틀만 설명하고 자잘한 규칙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동이나 공격, 조작 등의 행동은 여타 주사위 굴림 게임에서와 비슷해서 그랬습니다. 성공 확률이 다른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세고 적용하는 것이니까요. 여기에서도 합리적인 규칙이 있는데, 방어를 할 때에도 방어 칸에 에너지 큐브를 놓고 주사위를 굴리고, 다시 굴리고 싶다면 다시 굴림 칸에 에너지 큐브를 놓아야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상대 턴에 방어나 다시 굴림을 했을 경우 때문에 나의 턴 시작 시에도 유지를 처리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캐릭터의 모든 행위를 에너지 큐브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정말 세련된 규칙인 것 같습니다.

장점이 많지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맵인데요. 장거리 무기 때문에 시야를 계산해야 하고 맵 안에 높낮이가 있다 보니 그런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높낮이가 다른 곳을 이동할 때에는 별도의 규칙을 적용해서 중요한 부분이든요. (해외 사이트에서 3차원 맵을 만들어서 플레이하는 사진도 보이는데 말이죠.)

이 게임을 해 보고 나서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배트맨일까?’라고요. 코믹스에 여러 히어로, 빌런이 등장하는데 가장 현실적에 가깝게 싸우는 히어로가 배트맨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초능력 없이 맨손으로, 때때로 가젯을 사용해서 적들과 싸우죠. 초능력을 사용하는, 또는 우주급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싸움이라면 이것과는 다르게 구현해야 했을 겁니다. 코난에서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로 이어진 앙리 씨의 시스템은 Beyond the Monolith Core System으로 재구현된다고 합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워낙에 탄탄해서 다른 세계관을 입혀도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네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2514/batman-gotham-city-chronicles

Monolith
http://www.monolithedi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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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6번째는 Crusaders: Thy Will Be Done 크루세이더스: 뜻이 이루어지이다Endeavor: Age of Sail 엔데버: 항해의 시대에 이어서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Andreas Steding 안드레아스 스테딩 씨는 유명한 작가는 아닙니다만 저는 Hansa Teutonica 한자 토이토니카의 작가로 기억합니다. 스테딩 씨가 신생 퍼블리셔인 Game Brewer 게임 브루어와 킥스타터를 통해 작년 2018년에 신작을 출시했는데요. 중국 명나라 배경의 고궁 (한국어판 제목: 자금성)이 어떤 게임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더) 좋은 게 좋은 것이다

고궁은 4일 (4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되는데요. 각 라운드는 아침, 낮, 밤 단계로 나뉩니다. 이 중 낮 단계가 가장 중심이 되는데, 이때에는 플레이어들이 선물을 교환함으로써 게임이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에서 선물 카드 1장을 게임 보드에 있는 선물 카드로 바꿔오는데요. 이때 두 상황 중 하나가 됩니다. 내가 주는 선물의 가치가 더 높은지, 그렇지 않든지 말이죠.

선물이라는 그럴 듯한 말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뇌물입니다. 따라서 내가 가치가 낮거나 같은 선물을 줄 때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자신의 하인 풀에서 하인 2개를 제거하거나 손에서 선물 카드 1장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지불이 불가능하다면 행동 실행을 건너뛰어야 합니다.



서로 물려 있는 행동들

플레이어가 행동을 할 때에는 내가 게임 보드에 놓은 선물 카드의 행동을 하거나 내가 선물 카드를 놓은 장소의 행동을 하거나, 또는 둘 다 할 수 있습니다. 선물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은 특정 행동 칸을 가리키거나, 하인을 얻거나 버린 선물 카드 1장을 회수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게임 보드의 가장 위는 여행입니다. 플레이어는 여행자를 이동시켜 여행 토큰을 모으고 그 토큰의 이득을 얻습니다. 모은 여행 토큰은 자원이나 승점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만리장성과 옥 상점이 있습니다. 만리장성 트랙에 하인을 보내게 되는데, 정해진 개수가 누적되면 만리장성에 대한 점수계산이 일어납니다. 여기에서 가장 많이 기여한 플레이어는 승점 3점과 궁궐에서 황제를 향해 한 칸 다가가는 이득을 얻고, 자신의 하인들을 철수시킵니다. 옥 상점은 하인들을 써서 옥을 구입하는 곳입니다. 옥은 상당히 비싼데, Saint Petersburg (Second Edition)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에서의 귀족처럼 모을수록 승점이 크게 오릅니다.

그 아랫 줄에는 음모와 건청궁, 황명이 있습니다. 음모 행동 칸은 이름처럼 상당히 치사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자신의 마커를 전진시킬 수 있는데요. 라운드마다 가장 먼저 이 행동을 한 플레이어는 다음 라운드의 시작 플레이어가 되고, 음모 트랙에서의 순위가 이 게임에서의 모든 동점 상황을 해결해 줍니다. 이 트랙에서 한없이 전진할 것 같지만 만리장성에 참가하면 음모 트랙에서 후진을 하면서 혜택을 얻을 수 있어 게임 내내 앞뒤로 움직이게 됩니다. 건청궁 트랙에는 자신의 사절 마커가 있습니다. 가장 윗 칸에 먼저 도달할수록 더 많은 추가 점수를 받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 종료 시까지 가장 윗 칸에 도달하지 못 하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황명에는 레벨 1부터 3까지 타일이 2개씩 공개됩니다. 하인을 지불하고 황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늦게 선택할수록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황명은 15개 중 무작위로 나오는데, 아침에 추가 수입을 주거나, 특정 행동을 할 때에 하인 비용을 줄여주거나, 게임 종료 시에 추가 점수를 주는 식입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아침에 운명 주사위 3개가 굴려집니다. 밤에 그 주사위 결과와 일치하는 선물 카드를 가진 플레이어들은 보너스 하인을 받습니다. 더 높은 숫자의 선물이 좋긴 하지만 이런 자잘한 것까지 신경을 쓰면 꽤나 짭짤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추가 수입을 주는 황명이 발동되는데, 그런 황명이 일찍 투자를 해 두면 가만히 앉아서 이득을 챙길 수 있습니다. 라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남은 게임 시간을 고려해서 적절한 황명을 찾아야 합니다.

게임 도중에 동률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음모 트랙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 트랙에서 여유가 있다면 만리장성에도 손을 대서 정기적으로 다른 자원을 얻기 위해 후진해도 될 겁니다. 음모 트랙에서 5칸 후진하면 운명 주사위 1개의 결과를 원하는 것으로 돌릴 수 있고, 7칸 후진하면 옥 1개를 얻을 수 있거든요. 다른 플레이어들이 음모 트랙에 따라오는 것에 맞춰서 적당히 앞서면 되니까요. 각 플레이어에게는 일반 하인 12개가 있지만 두 배 크기의 하인도 하나 있습니다. 이것은 대운하에서 정해진 먼 항구까지 도달해야만 얻는 귀한 자원입니다. 이 큰 하인은 하인의 자리 수가 중요한 만리장성이나 대운하에서 매우 큰 힘을 발휘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Fredrik Schulz


고궁은 중국 명나라 테마를 잘 씌운 일꾼 놓기 전략 게임입니다. 디자이너의 이전작인 한자 토이토니카와 비교했을 때에 비슷한 난이도의 게임이지만 게임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게임의 라운드 수가 많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선물 카드를 바꿔가는 것 때문에 전략보다는 전술이 더 큰 듯합니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지금 당장 가장 좋을 것을 찾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한자 토이토니카도 전술 게임이었죠. 제 개인적으로는 한자 토이토니카 쪽이 더 잘 맞습니다.)

킥스타터로 나온 게임이어서 게임 구성물에 힘을 많이 주었습니다. 아트워크도 훌륭하고, 마커들도 예쁩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테마성이 점점 옅어지는 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건청궁의 끝에 도달하지 못 하면 승리하지 못 하는 규칙이 좀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황제가 중요한 시대를 반영한 규칙인 걸까요?


3주 후에는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Teotihuacan: City of Gods
테오티우아칸: 신들의 도시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Gùgōng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50458/gugng

Game Brewer
http://www.gamebre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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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5번째는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라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오늘 얘기할 게임은 Spirit Island 정령 섬입니다. 이건 실제 있는 섬은 아니고요. 디자이너가 창작한 가상의 세계의 섬입니다. 이름 그대로 자연의 정령들이 살고 있는 섬을 말하는 것이죠. 규칙서 뒤쪽에 디자이너 노트가 있는데요. 게임 전에 이걸 읽으면 훨씬 더 몰입감이 올라갈 겁니다. 역설적으로, 디자이너인 R. Eric Reuss R. 에릭 러스 씨는 식민지를 건설하는 다른 게임으로부터 정령 섬의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을 파괴하면서 개척하거나, 또는 과거 강대국의 시각으로 다른 국가를 점령하고 지배하는 게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인간, 또는 승자, 지배자들의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러한 게임 배경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러스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다들 웃어넘기고 게임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러스 씨는 그러한 감정과 생각을 계속 발전시켜서 정복을 하는 쪽이 아닌 정복을 당하는 쪽 관점의 협동 게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게 바로 이 정령 섬이란 게임이죠.


이건 정령 입장도 들어 봐야 한다

정령 섬에서, 플레이어들은 그 섬의 정령 역할을 맡습니다. 정령은 작은 개인 보드 형태로 구현되어 있고요. 서로 능력도 다르고, 시작 카드도 다릅니다.

전지전능한 정령들은 침략자들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라운드의 시작은 정령 단계부터입니다. 정령들은 성장을 통해 능력 카드나 추가 원기를 가져오거나, 자신의 현신을 보드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위 세 가지는 이 게임에서 꼭 필요한 자원들인데요. 카드 보충이나 회수가 없다면 핸드의 카드는 점점 마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카드를 가져오는 행동을 강요받게 됩니다. 원기는 이 게임에서 사용하는 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령이 능력 카드를 플레이하려면 그 비용에 해당하는 원기를 내야 합니다.

정령이 인간들 앞에 나타나는 것이 현신인데요. 게임 시작 시에 몇 개의 현신이 게임 보드에 놓여 있고, 게임 도중에 범위 안에 현신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현신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중요합니다. 정령의 원래 능력이나 능력 카드에서 범위를 한정하는데, 기준이 되는 것이 현신이 있는 구역입니다. 현신이 적당히 퍼져 있어야 능력을 쓰기 편해진다는 것이죠. 또한, 현신을 게임 보드에 놓을 때마다 정령의 능력이 Hansa Teutonica 한자 토이토니카에서처럼, 조금씩 개방되어 원기 수입을 늘려 주거나 플레이할 수 있는 카드의 수를 증가시키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ttias Andersson


보존하기 위해 파괴한다

정령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카드를 미리 플레이하면 이제 침략자들의 차례가 됩니다. 침략자는 게임 시작 시에 이미 정령 섬에 정착해 있고, 게임 도중에 점차 확장합니다. 정령 섬은 해양, 산악, 습지, 밀림, 사막 등의 지형으로 나뉘고, 침략자들은 침략자 카드가 지시하는 지형에서만 활동합니다. 이 침입자 카드는 라운드마다 탐험 칸에서 건설 칸으로, 다시 건설 칸에서 황폐 칸으로 밀려납니다. 즉, 정령들은 앞으로 두 라운드 동안에 일어날 상황까지 미리 알 수 있는 것이죠. (정령이라면 그정도 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황폐 구역에서, 침략자들은 그 땅과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침략자들이 2 이상의 피해를 주면 그 땅이 오염되고 원주민들이 죽습니다. 그 공격에 살아남은 원주민들은 침략자들에게 반격을 합니다. 건설 구역에서는 조건에 따라 마을이나 도시가 생겨납니다. 마을과 도시는 각각 2, 3의 공격력/내구도를 가집니다. 그리고 탐험 카드가 공개될 때에 그 지형이 해안이나 마을/도시에 인접하다면 새로운 침략자가 나타납니다.

정령들이 마을이나 도시를 파괴할 때마다 침략자들에게 공포를 심어줍니다. 이것은 공포 토큰을 얻는 것으로 구현했는데요. 일정 개수의 공포 토큰을 얻으면 공포 토큰들을 반납하고 공포 카드를 얻습니다. 이 공포 카드는 침략자 단계 시작 시에 발동되는데, 일회성 능력이지만 정령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공포 덱에는 테러 레벨 디바이더가 있습니다. 새로운 테러 레벨 디바이더가 드러날 때마다 정령들의 승리 조건이 쉬워집니다. 레벨 1일 때에는 게임 보드에서 침략자와 마을, 도시를 모두 없애야 하지만, 레벨 2에서는 마을과 도시만, 레벨 3에서는 도시만 전부 제거하면 승리하게 됩니다. 공포 덱이 다 떨어지면 그 즉시 정령들이 승리하고요.

하지만 반대로 패배 조건들도 있습니다. 오염 토큰이 다 떨어지거나, 또는 침략자 덱이 비어 있을 때에 탐험 카드를 공개해야 할 때, 또는 어느 정령이라도 보드에서 자신의 현신을 다 잃으면 정령들이 패배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


You Are Not Alone

전지전능한 정령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능력만으로 침략자들을 물리칠 수는 없습니다. 정령들은 자신의 현신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하지만 원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정령의 타고난 능력이나 능력 카드의 효과는 목표 구역에 있는 원주민들의 존재에 의해 강화되곤 합니다. 현신과 원주민은 침략자들의 공격에 파괴됩니다. 이 게임의 진행 시간이 꽤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다시 만들어낼 수 없는 현신과 원주민들을 잘 지켜주면서 침략자들을 막아내면서요.

그리고 정령들 사이의 조합도 꽤 중요합니다. 제가 글머리에서 정령들이 모두 다르다는 얘기를 했죠. 플레이어들에게 정령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조합할 수 있는가라는 과제를 던져줍니다. 능력 카드를 뽑을 때에 주요 능력 카드나 보도 능력 카드 중 선택해야 하고, 선택된 덱에서 4장 중에 한 장을 고르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더 좋은 선택, 더 알맞은 선택을 하려면 정령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겠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ré Silva


정령 섬은 기존의 식민주의적, 인간중심적 관점을 정면으로 맞서는 자연주의 협동 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 "Ant-Catan 안티-카탄"이라는 제목의 리뷰가 있는데, 이 게임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 관점에서 진행하는 게임이어서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금방 익숙해질 것입니다. 규칙서가 무려 32쪽이지만 그림이 많은 편이고, 1/3 정도는 게임 진행에 대한 팁이나 1인 게임, 시나리오 등입니다. 기본 규칙만 보면 Pandemic 팬데믹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진행 시간이 약 2시간에 달해서 팬데믹에 비해 무겁게 느껴집니다. 정령의 능력, 카드 효과 등을 잘 조합해야 해서 상당한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협동 진행 게임은 허들 높이가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성 면에서 보면, 일러스트레이션도 훌륭하고 구성물 또한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커스터마이징한 구성물을 사용하더라고요. 어떤 게임의 인기를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로 저는 게이머들의 커스터마이징을 보는데요. 정령 섬은 이미 큰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보드게임긱에서 벌써 14위에 올라와 있고요.) 그런 인기에 힘입어, 벌써 확장과 프로모가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캐릭터가 바탕이 되는 게임이어서, 확장을 만들기 좋은 구조를 가졌거든요. 남들과 다른 관점과 생각으로, 이런 훌륭한 협동 게임을 만든 러스 씨에게 큰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참고 사이트:
Spirit Islan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62886/spirit-island

Greater Than Games
https://www.greaterth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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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 Specte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3번째는 Crusaders: Thy Will Be Done 크루세이더스: 뜻이 이루어지이다에 이어서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Endeavor: Age of Sail 엔데버: 항해의 시대는 부제 그대로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대항해시대는 식민주의와 바로 이어지는데요. 옛스런 단어인 endeavor 엔데버가 '노력'이라는 뜻을 지니는 걸로 보아 식민지를 탐내던 강대국들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 게임은 2009년에 나왔던 Endeavor 엔데버의 개정판인데,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을 해서 세상에 나왔죠. 시각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엔데버: 항해의 시대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보기보다는 간단하다

이 게임은 생김새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큼지막한 박스, 대항해시대라는 테마가 자칫하면 굉장히 무겁고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게임으로 오해하게 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 게임의 흐름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정확하게 다섯 단계거든요.

1단계는 건설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건설 레벨이 허용하는 건물 하나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성장으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성장 레벨만큼의 인구 디스크를 얻습니다. 3단계는 급여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급여 레벨만큼의 인구 디스크를 자신의 건물에서 회수합니다. 4단계는 행동으로, 인구 디스크를 사용하여 여러 행동 중 하나를 실행합니다. 마지막 5단계는 버리기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카드 제한을 초과하는 카드를 버려야 합니다. 이 다섯 단계는 플레이어 매트의 왼편에 잘 표시되어 있습니다.

매트의 오른쪽에는 네 개의 트랙이 있습니다. 이 트랙들은 각각 산업, 문화, 부유, 영향력인데요. 산업은 건물 레벨, 문화는 성장 레벨, 부유는 급여 레벨, 영향력은 카드 제한을 결정하기 때문에 어느 트랙을 높이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게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 Specter


건물이 행동을 결정한다

위의 다섯 가지 단계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4번째 행동 단계입니다. 카드 획득을 제외한 나머지 행동들은 인구 디스크를 소비하는데요. 이것은 2단계에서 얻은 것과 3단계에서 회수한 것을 합친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매트에 건물 타일들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 건물 타일에 사용가능한 인구 디스크를 놓음으로써 그 건물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건물에는 몇 가지 아이콘이 있는데, 그 아이콘들이 각각 특정한 행동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수송을 나타내는 배 아이콘은 지역의 해운 트랙에서 비어 있는 가장 바깥쪽 칸이나 함대 칸, 공해(公海) 칸에 자신의 인구 디스크를 놓게 합니다. 한 지역의 해운 트랙 칸 전부가 인구 디스크로 채워지면 그 지역은 개방이 됩니다. 점유를 나타내는 깃발 아이콘은 개방된 지역의 미점유 도시에 자신의 인구 디스크를 놓게 합니다. 공격을 나타내는 대포 아이콘은 점유 도시에 있는 상대 플레이어의 인구 디스크를 자신의 것으로 대체하게 합니다. 이러한 효과가 있는 건물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인구 디스크를 써야 하고, 해당 행동을 할 때에도 디스크를 써야 합니다. 특히 공격을 할 때에는 추가 비용으로 인구 디스크 1개를 더 사용해야 해서 게임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인구 디스크가 필요하게 됩니다.



식민지와 노예제도가 우릴 유혹한다

이 게임 보드의 가운데는 유럽이 있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는 유럽 대륙만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앞다투어 유럽의 자산 카드를 획득하려 노력합니다. 자산 카드를 획득하려면 뽑기 행동을 해야 하는데요. 자산 카드 더미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요구하는 뽑기 레벨이 점점 높아집니다. 자산 카드는 보유하는 동안에 그 카드에 그려진 대로 트랙을 전진시키기 때문에 자격만 된다면 당연히 획득하는 게 좋습니다. 나머지 대륙들은 해운 트랙의 마지막 칸이 채워짐으로써 개방됩니다. 이때 그 트랙에서 영향력을 비교하여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총독 카드를 공짜로 얻습니다. 총독 카드는 얻을 때에 추가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플레이어의 매트의 총독 슬롯에 놓이면 카드 제한에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유럽 대륙에는 노예제도 덱도 있습니다. 이 덱의 카드들은 뽑기 레벨이 낮고, 트랙을 발전시킬 아이콘도 가지고 있어서 플레이어들을 항상 유혹합니다. 하지만 노예제도는 결국 폐지되었죠? 이 게임에서도 그러한 역사를 반영해서 유럽의 5레벨 자산 카드를 누군가가 획득하면 노예제도가 폐지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플레이어는 자신의 노예제도 카드를 뒤집어서 그 카드의 효과를 반납하고, 뒤집어서 감점 카드로 표시합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도덕성과 효율성을 놓고 계속 저울질하도록 시험하는 셈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ergi Nuñez


엔데버: 항해의 시대는 대항해시대의 열강들을 잘 표현한 영향력 게임입니다. 규칙이 쉽고 간단해서 배우기에 부담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테마도 매우 잘 살렸고요. 겨우 일곱 라운드밖에 안 되는데,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들이 점점 더 많은 인구 디스크를 가지게 되어서 한 라운드에 소요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게 되지만 인구 디스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일부러 시간을 끌래야 끌 수가 없는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한 행동밖에 못 하기 때문에 게임의 진행 속도가 무척 빠르고, 대기시간은 짧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건설하는 건물, 차지하는 칸에서 얻는 무역 토큰, 개방된 지역에서 얻는 총독이나 자산 카드의 아이콘으로 인해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전략의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건물과 무역 토큰, 자산 카드는 모두 개수가 한정되어 있어서 다른 플레이어의 빌드를 똑같이 따라할 수도 없습니다. 대부분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먼저 획득하는 것이 좋습니다만 지도에 인구 디스크를 놓을 때에는 눈치 싸움이 있습니다. 총독 카드를 얻기 위해 해운 트랙에서 메이저리티를 가져야 하는데요. 동점일 때에는 대륙에 가까운 칸으로 타이-브레이킹을 하므로 좀 더 안쪽을 파고들기 위해서 턴 계산을 좀 해야 합니다. 지도에서 인접한 두 칸을 모두 점유할 때에 지배 링크를 만들면서 무역 토큰을 얻고, 게임 종료 시까지 유지하면 추가 점수도 얻습니다. 이것을 만들거나 끊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이 언제 내 인구 디스크를 놓아야 할지 계산을 해야 할 겁니다.


3주 후에는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Gùgōng 고궁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Endeavor: Age of Sail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3398/endeavor-age-sail

Burnt Island Games
https://www.burntislan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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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handa Hoove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2번째는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 (독일어로 Schwarze Kapelle 슈바르체 카펠레)라는 실제 관현악단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고요. 독일 제3제국 때에 보수우익 성향의 사람들 중에서 아돌프 히틀러에게 저항운동을 하거나 쿠데타 음모를 꾸민 사람들을 게슈타포 측에서 일컬은 용어라고 하네요. 블랙 오케스트라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익숙한 팬데믹 방식의 협동 진행 게임

블랙 오케스트라는 Pandemic 팬데믹에서처럼, Action Point Allowance System 행동 포인트 허용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플레이어는 턴마다 3번의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서류나 공모 시트에서 화살표 기호로 표시된 효과를 해결하거나, 도구를 줍거나 배달하거나 교환하거나, 인접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는 공모자 덱에서 맨 위 카드를 뽑아서 서류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 중에 "공모"가 있는데, 이것은 턴마다 최대 1번만 할 수 있습니다. 이 행동을 하면 최대 3개의 주사위를 가져와서 굴립니다. 숫자 결과가 나오면 그 숫자의 합만큼 액션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국가수리 기호가 있다면 현재 플레이어와 같은 칸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국가수리 기호만큼 의심 레벨이 상승합니다. 그리고 조준 기호를 보이는 주사위들은 반대 트랙에 놓입니다. (반대 트랙에 쌓인 주사위들은 공모자의 동기를 올리거나 히틀러의 군사 지원을 낮추는 데에 사용됩니다.) 를 이 행동은 위험부담이 따르지만 이번 턴에 할 행동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공모 중인 플레이어들이 모두 의심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서로 떨어져 있을 때에 하는 것이 좋죠.

또한 석방 행동도 있는데요. 이것은 게슈타포 본부 칸에 있을 때에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1개를 굴려서 국가수리 결과가 나오면 석방을 시도한 공모자가 체포되고,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체포된 공모자 1명을 석방시켜 줍니다. 하지만 게슈타포는 여전히 강하게 의심하고 있어서 석방된 공모자는 높은 의심 상태로 풀려나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Fee Weasel


나치의 눈을 피해서

플레이어가 행동을 하기 전에 1단계에서 현재 플레이어가 있는 칸에 위험한 인물들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히틀러와 다섯 간부는 같은 칸에 있는 공모자에게 페널티를 줍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칸에 여러 히틀러/간부가 있다면 그들의 페널티를 다 받아야 합니다. 히틀러와 간부들은 사건이나 심문의 효과로 이동하는데, 사건은 플레이어의 턴에서 마지막 단계입니다.

행동을 모두 마친 플레이어는 가장 왼쪽에 있는 사건 덱에서 맨 위 카드를 뽑아서 공개하고 그 카드의 효과를 적용합니다. 카드의 숫자는 현재 시기를 가리키고요. 7시기가 시작되면 나치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칸들이 생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rdi Roca


음모와 심문

블랙 오케스트라 단원의 목적은 히틀러를 암살하는 것입니다. 그 거사를 하기 위해서, 공모자 덱에서 나오는 음모 카드를 성공시켜야 합니다. 시도하는 음모 카드, 도구, 직업의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굴릴 주사위의 개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히틀러의 군사 지원 단계가 음모의 난이도가 됩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그 개수 이상의 조준 기호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은 또 하나의 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모자의 의심 단계가 허용하는 수보다 크거나 같은 국가 수리 결과를 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 이상의 국가수리 결과를 굴리면 음모가 발각되어 암살에 실패합니다.) 이것은 테마적으로 알맞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나치로부터 의심을 강하게 받을수록 거사를 치르기 어려울 테니까요.

이 게임의 꽃은 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옥에서 턴을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일반 턴 대신에 먼저 심문 카드를 뽑아서 해결합니다. 이 카드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혼자서만 읽고 해결해야 하는데요. 선택지에 따라, 감옥에서 더 오래 있어야 하거나, 또는 팀에 피해를 입히지만 본인은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저항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풀려나긴 하지만 고문의 후유증 때문인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문 카드의 선택지를 고를 때에 반드시 전부 실행할 수 있는 것만 골라야 하기 때문에 동료 플레이어들이 볼 때에 엉뚱한 선택지가 실행되기도 합니다. 심문 중인 동료가 왜 그런지 모른 채 말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n May


블랙 오케스트라는 간단한 규칙과 몰입감 있는 테마가 돋보이는 협동 진행 게임입니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게 저는 마음에 들더라고요. 히틀러의 눈을 피해 공모를 한다는 설정에 맞춰, 공모자들의 동기를 향상시키면서 의심을 적게 받아야 한다는 두 제약이 좋았습니다.

공모자에게 페널티를 주고 음모의 대상이 되는 히틀러와 간부들의 이동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협동 진행 게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운적 요소가 필요하긴 합니다. 음모를 비롯하여, 중요한 행동은 주사위 굴림을 통해 해결되기 때문에 게임 진행에 주사위 운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건 아쉬웠습니다.

공모자 덱에 여러 음모 카드가 있는데요. 음모 카드마다 필요한 도구가 달라서 그 도구를 찾으러 지도 위를 돌아다니거나 다른 공모자와 교환하게끔 유도합니다. 협동 진행 게임의 가장 큰 적인 알파 플레이어 존재는 이 게임에서도 가능합니다. 이걸 조금 상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문에서의 선택은 알파 플레이어의 계산에서 벗어날 겁니다.

2016년에 초판이, 그리고 2018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요. 한글판으로 나와도 괜찮을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Spirit Island 정령섬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lack Orchestra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56858/black-orchestra

Game Salute
http://www.gamesalute.com

Schwarze Kapelle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Schwarze_Kapelle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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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eth Jaffe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0번째부터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2017년에 Yokohama 요코하마의 딜럭스판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의 큰 이목을 끈 Tasty Minstrel Games 테이스티 민스트렐 게임즈는 킥스타터를 통해 또 다른 게임의 딜럭스판을 내 놓았습니다. 이번에는 중세의 십자군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Crusaders: Thy Will Be Done 크루세이더스: 뜻이 이루어지이다였습니다. 부제는 마테복음의 일부 구절 "Thy kingdom come, Thy will be done in earth, as it is in heaven."에서 인용해 온 것이더군요. (다른 분에게 들으니 주기도문 구절이라고 하네요.) 크루세이더스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겉보기와 다르게, 크루세이더스는 굉장히 쉽고 진행이 빠른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행동을 수행하거나 쐐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보드에는 6개의 쐐기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각 쐐기에는 하나의 행동 아이콘만 있습니다. 쐐기의 행동을 하는 것은 Trajan 트라야누스와 비슷한 만칼라 방식입니다. 트라야누스는 만칼라를 정확히 따르면서 마지막 마커가 도착한 곳의 행동을 했지만, 크루세이더스에서는 행동 마커(들)을 집어든 곳의 행동을 수행한 다음에 마커들을 돌립니다.

쐐기에 있던 행동 마커들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큰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짓는 각 건물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 많은 마커들을 요구하고, 병력을 소집할 때에도 더 높은 레벨을 소집하려면 더 많은 마커들이 필요합니다. 십자군들이 물리쳐야 할 적들은 한 번 격퇴될 때마다 힘이 더 강해져서 그들을 물리치려면 점점 더 많은 마커와 더 높은 레벨의 병력이 필요합니다.

건물을 건설하면 그 건물의 효과로 특정 행동이 강화됩니다. 당연히 초반부터 건설을 많이 해서 스노우 볼을 굴리는 게 당연히 유리하겠죠. 하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미리 정해진 영향력 토큰을 다 소진시키면 종료됩니다. 여행을 제외하고 나머지 행동을 할 때마다 영향력 토큰을 얻기 때문에 스노우 볼을 너무 크게 굴리려고 하면 어느 새 게임의 종료가 가까워집니다. 게다가 적군은 힘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에 전방에 늦게 뛰어들수록 힘만 더 듭니다. 크루세이더스를 할 때에 레이싱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Booth


난 남들과는 다르게

쐐기 모양의 행동 칸은 양면입니다. 한쪽에는 행동 아이콘이 하나만 있지만 뒷면에는 두 개가 있죠. 그래서 아이콘이 하나만 있는 면에 뒷면에 추가될 행동 아이콘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행동을 하는 것 대신에 쐐기 하나를 뒤집어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원하는 쐐기에서 행동 마커들을 돌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쐐기를 뒤집음으로써 한 턴에 두 가지 행동을 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고요. 진행 중에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에 마커들을 강제로 돌려서 운영을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언제 어느 쐐기를 업그레이드를 하느냐에 따라 운영이 바뀌게 되죠. 반대로 자신의 전략에 맞춰서 쐐기 업그레이드를 하기도 하고요.

맵 세팅을 하기 전에 플레이어들은 무작위로 받은 기사단 타일 2개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각 기사단은 서로 다른 능력, 그리고 쐐기와 행동 마커 세팅을 가집니다. 쐐기들 중 일부는 업그레이드가 된 채로 시작하고, 행동 마커의 개수도 다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비대칭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업그레이드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업그레이드를 함으로써 한 턴을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위에서 레이싱 게임처럼 속도전이라고 얘기했는데요. 한 턴을 버림으로써 원하던 장소의 적군을 경쟁자에게 빼앗길 수도 있고, 경쟁자가 내가 공격할 적군의 힘을 높여 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가 된 쐐기의 능력을 완전히 다 사용하지도 못 합니다. 게임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거든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dam P. McIver


모금을 터는 킥스 위의 나그네

킥스타터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테이스티 민스트렐 게임즈는 게이머들의 이목을 잘 끌고 있습니다. 요코하마의 성공이 큰 밑거름이 되었을 겁니다. 딜럭스판이 보여주는 아트워크와 향상된 구성물은 모금액을 충분히 끌어 모으고 있죠. 아쉽게도 크루세이더스는 요코하마가 닦아 놓은 성공의 가도를 같이 달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외관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상품성은 게임을 해 본 후에 느끼는 게임성을 반드시 보장해 주는 건 아니거든요. '예쁜 쓰레기'라는 신조어가 현 세태에 조소를 날리는 것을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dam Ryan


크루세이더스는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Rondel 론델 게임입니다. 서유럽에서 동쪽으로 쳐 들어가는 것이 당시 시대 배경을 잘 살린 듯합니다. 무거워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 게임은 굉장히 가볍고 빠르고 깔끔하고 직관적입니다. 턴당 단 하나의 행동만 하기 때문에 다음 턴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짧습니다. 이게 플레잉 타임을 줄이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플레이어들이 장고할 여지도 거의 없고요. 게임에서 시계 역할을 하는 영향력 토큰의 개수는 미리 정해져 있고,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들이 가져가는 영향력 토큰의 개수가 크게 증가하므로 게임이 늘어질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깊이가 얕고 직선적인 느낌을 줍니다. 뭔가 하려고 하면 게임이 끝나 버리는 듯하거든요. 그리고 기사단들 사이에 밸런스가 그렇게 잘 맞는 것 같지 않습니다. 음식을 주문했는데, 값은 비싸고 맛은 좀 오묘하고 양은 작은 느낌이랄까요?


3주 후에는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Endeavor: Age of Sail
엔데버: 항해의 시대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rusaders: Thy Will Be Don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70624/crusaders-thy-will-be-done

Tasty Minstrel Games
http://playt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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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ravis R. Chanc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29번째부터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시간에 소개할 게임은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입니다. Deck / Pool Building 덱 / 풀 빌딩에 협동 진행 게임이 합쳐진, 왠지 모르게 킥스타터에 많이 올라오는 게임인 듯한 느낌이 들죠. 에이언즈 엔드도 사실 킥스타터를 통해 세상에 나타난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디자이너의 이력이 참 독특하더군요. Kevin Riley 케빈 라일리 씨인데,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2의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고 하네요.



틈의 마도사

라일리 씨가 만든 에이언즈 엔드의 세계관에서, 플레이어들은 Gravehold 그레이브홀드라는 피난처를 네메시스로부터 지키는 틈의 마도사가 됩니다. 8명의 마도사는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지고, 마법을 시전하는 공간인 4개의 틈도 서로 다르게 세팅합니다. 마도사는 10의 생명을, 그레이브홀드는 30의 생명을 가진 채로 시작합니다.

틈은 양면으로 된 타일 형태입니다. 한쪽은 개방, 다른 한쪽은 폐쇄로 되어 있는데요. 개방된 틈에는 주문 카드를 놓을 수 있습니다. 폐쇄된 틈을 개방하려면 개방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거나, 또는 집중 비용을 지불하고 폐쇄된 틈을 시계방향으로 90도로 돌려서 개방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틈은 1에서 4로 갈수록 개방 비용과 집중 비용이 더 높아지지만 틈을 개방하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3번 틈과 4번 틈은 개방되어 있을 때에 추가 효과가 있어서 일찍 개방해 놓으면 훨씬 더 좋고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iel Thurot


마도사와 네메시스의 턴

마도사의 덱을 구성할 카드는 3종류입니다. 보석은 도미니언에서 재물 카드와 같습니다. 보석을 플레이하면 에이언즈 엔드에서의 통화인 에테르를 생산합니다. 그 에테르로 카드를 구입하거나 틈을 개방/집중하거나 능력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주문은 네메시스와 그의 부하들에게 피해를 주는 데에 사용하고요. 유물은 다양한 순간 효과가 있습니다. 도미니언의 왕국 카드에 해당하는 공급 더미는 9종류를 선택합니다. 게임의 밸런스를 위함인지, 보석을 3종류, 주문을 4종류, 유물을 2종류로 놓으라고 합니다.

턴 순서 덱에는 각 플레이어가 선택한 숫자 카드가 들어갑니다. 2인일 때에는 숫자 2장씩 선택하고, 3인일 때에는 와일드 카드 1장이 추가되어 어느 인원으로 하든 플레이어의 턴 순서 카드는 총 4장입니다. 그리고 항상 네메시스 턴 순서 카드 2장이 턴 순서 덱에 들어갑니다. 플레이어의 턴은 3단계로 구성됩니다. 시전 단계에서는 틈에 놓았던 주문을 시전할 수 있는데요. 폐쇄된 틈에 있던 주문은 반드시 시전해야 합니다. 주요 단계에서는 핸드에 있는 보석, 유물 카드를 플레이할 수 있고, 카드를 구입하거나 능력을 충전할 수 있고, 틈을 개방하거나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틈에 주문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주요 단계에서는 이 행동을 원하는 순서로 원하는 횟수만큼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 뽑기 단계에서는 핸드에 카드가 5장이 될 때까지 덱에서 뽑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4개의 네메시스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네메시스도 그레이브홀드처럼 다이얼로 남은 생명을 표시합니다. 네메시스도 고유의 덱을 가지는데요. 이 덱에는 공습, 부하, 세력으로 구성됩니다. 즉시 발휘하고 버려지는 공습 카드와 다르게, 부하 카드와 세력 카드는 남아서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합니다. 네메시스 턴은 주요 단계와 카드 뽑기 단계로만 있습니다. 주요 단계가 시작되면 가장 오래된 부하나 세력 능력부터 발휘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homas Aikens


플레이어의 탈진과 패배

마도사의 생명이 0으로 떨어지면 그는 탈진 상태가 됩니다. 그때에 네메시스는 촉발을 2번 사용하며 날뛰고, 방금 탈진한 마도사의 틈 하나가 파괴되고 그의 모든 충전 토큰이 버려집니다. 탈진한 마도사는 여전히 게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없고, 그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되면 그레이브홀드가 2배의 피해를 입습니다. 그레이브홀드의 생명이 0으로 떨어져도 패배하지만 모든 마도사의 생명이 0으로 떨어져도 패배하니 서로 생명 관리도 잘 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nas Vanschooren


셔플하지 않는 덱 빌딩 게임

2008년에 Dominion 도미니언이 출판됨으로써, 보드게임 업계에는 덱 빌딩 열풍이 불었습니다. 아마도 Worker Placement 일꾼 놓기만큼이나 큰 유행을 이끌고 있다고 보는데요. 그 두 메커니즘 모두 세련되고 합리적인 방식을 가졌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덱 빌딩 게임에는 여전히 운 요소가 컸습니다. 특히 카드를 섞어서 덱을 만들고 그것에서 카드를 뽑을 때에 말이죠.

에어인즈 엔드는 도미니언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결정적인 차이점이라면 셔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들을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의 턴의 3단계에서 덱에서 카드를 뽑기 전에 이번 턴에 플레이했던 보석과 유물 카드 전부를 버리는데요. 이때에 버려지는 카드들의 순서를 정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덱이 충분히 얇다면 자신이 정한 시점에 정확히 맞춰 원하는 카드를 핸드에 넣을 수 있겠죠. 그래서 시작 덱부터 뽑히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덱은 셔플하지 않지만 플레이어와 네메시스의 턴 순서를 정하기 위해서 턴 순서 덱을 섞어야 하고, 네메시스의 덱에서 뽑히는 카드도 무작위로 나옵니다. 이 부분에서 플레이어들은 카드 운을 탓할 수 있겠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nas Vanschooren


에이언즈 엔드는 덱 빌딩과 협동 진행이 잘 어우러진 수작입니다. 이 둘을 합쳐서 킥스타터를 통해 내 놓은 게임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에이언즈 엔드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테마는 디스토피아적인 암울한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협동 진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라일리 씨가 하던 스타크래프트 2보다는 Magic: The Gathering 매직: 더 개더링 쪽의 세계관과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드네요. (mage 마도사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보면요.) 일러스트레이션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카드 그림을 보던 분들의 눈에는 많이 못 미칠 듯합니다.

덱 빌딩에서 필수였던 덱 셔플을 없앤 것이 에이언즈 엔드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게 빠짐으로써 게임 진행이 굉장히 편해집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른 덱 빌딩 게임에 바로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카드 운을 플레이어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경쟁 게임이냐 협동 게임이냐에 따라 민감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에이언즈 엔드는 협력 게임이기 때문에 덱 셔플이 없어도 문제가 없는 것뿐이죠.

제가 예전에 협동 진행 게임에서 높은 난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높은 난이도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포기하기 전까지) 도전 욕구를 계속 불러일으켜야 그 게임이 수명을 보장 받는 것이니까요. 에이언즈 엔드는 난이도가 꽤 높습니다. 게다가 도미니언처럼 확장을 꾸준하게 내고 있어서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하고 있죠.

올해 2019년에는 한글판 출판 소식도 있으니 한국에서 얼마만큼의 인기를 얻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라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Aeon's En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1189/aeons-end

Action Phase Games
http://www.actionphasegames.com

Indie Boards and Cards
http://www.indieboardsandcar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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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보고 있나?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97번째는 Captain Sonar 캡틴 소나Inis 이니스, The Oracle of Delphi 델포이의 신탁에 이어서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네 번째는 Yokohama 요코하마입니다.


요코하마에 대해 알아볼까요?

요코하마는 일본에서 도쿄 다음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에도 막부가 세워진 이후에 미국 함선이 내항을 계기로 1854년에 요코하마에서 미국화친조약을 맺게 되었고 4년 후에 미일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요코하마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859년 7월 1일에 요코하마는 국제항으로서 개항했습니다. 세관을 경계로 남쪽엔 외국인들, 북쪽엔 일본인들을 위한 거주지가 만들어졌고, 개항 초의 요코하마 항에는 동쪽 부두(영국 부두)와 서쪽 부두(세관 부두)가 설치되었으며 여기서의 무역은, 생사, 차, 해산물이 수출되었고 견직물, 모직물이 수입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요코하마의 역사를 먼저 설명하는 이유는 이 게임에 이러한 내용들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 나빠요!

혹자들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엔 이스탄불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이스탄불 맵은 직자각형, 요코하마 맵은 피라미드 모양이긴 한데요. 맵 위에서 플레이어 마커를 움직이면서 자원을 얻고 자원을 자원으로 변환하는 방식은 유사합니다.

마커 (사장)을 이동하는 것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플레이어에게는 사장의 이동을 도울 조수 마커들이 있습니다. 조수는 최대 3곳의 서로 다른 구역에 1개씩 놓거나, 또는 한 구역에 2개까지 놓을 수 있습니다. 사장은 조수들이 있는 구역을 통해서 이동해야 합니다. 조수를 놓는 것은 사장이 갈 길을 닦아놓는 것이죠. 그리고 나서 사장이 멈춘 구역에서 행동을 수행합니다. 행동을 하는 구역에 있는 사장, 조수, 상점, 교역소 모두 1의 힘을 가집니다. 자신의 힘의 총량을 바탕으로 그 구역에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가 결정됩니다. 당연히 힘이 더 강할수록 행동의 효율과 효과도 더 좋아집니다.

행동의 힘이 4 이상으로 높다면 보상과 추가 효과를 받습니다. 각 구역에서 가장 먼저 힘 5 이상으로 행동을 하면 그 구역에 놓인 보너스 토큰을 획득하고, 순서에 상관없이 힘 4 이상으로 행동을 하면 그 구역에 상점이나 교역소 1개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놓을 때에 놓는 칸에 따라 자원이나 점수를 얻고, 이렇게 놓인 건물은 나중에 행동을 할 때에 추가 힘을 주죠. 행동이 끝나면 그 구역에 있던 조수들을 전부 회수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k Palframan


싸랑해요, 요코하마!

요코하마는 국제항답게 외국 주문과 기술이 등장합니다. 그러한 카드들에 있는 같은 아이콘 2개를 만들 때마다 그 국가의 외국 중개인 1개를 획득합니다. 외국 중개인은 플레이어의 턴에 주요 행동 전이나 후에 자유 행동으로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할 때에는 사장이 없고 조수만 있는 구역에서 사장처럼 행동을 수행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자유 행동 2가지가 더 있는데요. 게임 시작 시에 공개되는 업적 카드 3장 중 하나 위에 자신의 조수 1개를 놓고 빨리 달성할수록 더 많은 점수를 받습니다. 또한 자신의 손에 있는 주문서 1장을 완수할 수 있는데요. 주문서에서 요구하는 자원을 지불하고 지시된 보상을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ene Raps


보너스 점수 온 파이어

플레이어가 자신의 상점이나 교역소를 모두 건설하면, 또는 항구나 부두에 채울 주문서가 부족하면, 또는 교회나 세관에 미리 정해진 만큼의 조수들이 놓이면 게임 종료가 격발됩니다. 그러면 마지막 플레이어까지 진행해서 현재 라운드를 끝내고, 추가 한 라운드를 더 진행하고 게임이 종료됩니다.

요코하마에서 게임의 종료 시에 다양한 보너스 점수가 주어집니다. 교회와 세관 각각에서 조수를 가장 많이, 그리고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놓은 플레이어들은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그리고 기술 카드에 적힌 산업 비용의 총합의 순서대로 가장 많이, 그리고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이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그리고 주문서와 기술 카드에 있는 외국 국기로 추가 점수를 받습니다. 한 그룹에 서로 다른 국가가 들어가도록 그룹들을 나눠서 그룹에 들어간 국가의 개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추가 점수가 주어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ene Raps


요코하마는 일본인 디자이너 Hisashi Hayashi 히사시 하야시 씨가 만들었습니다. 2016년에 영어를 포함한 몇 개의 언어로 다국어판으로 출시되었다가 나중에 한국어, 독일어, 중국어 등 각 언어판으로 발매되었죠. 이스탄불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요코하마는 보드게임긱 순위에서 현재까지는 이스탄불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만 게이머들은 요코하마를 기억합니다. 왜일까요?

요코하마가 이스탄불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딜럭스판 발매 때문이었다고 봅니다. 영어판 퍼블리셔인 Tasty Minstrel Games 테이스티 민스트렐 게임즈는 킥스타터를 통해서 딜럭스판 모금을 했고 이것은 큰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딜럭스판은 미플, 스티커, 메탈 코인 등 고급스러운 구성물로 대체되었습니다. 모듈러 보드와 개인 보드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시각적으로 예쁜 구성물들은 게이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뒤늦게 이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딜럭스판을 찾았지만 한정판이었기 때문에 중고 물품을 고가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죠. 요코하마 딜럭스판 성공 이후로도 테이스티 민스트렐 게임즈는 딜럭스판 발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이 비싼 값을 하는 단짠맛 킥스타터 펀딩에 길들여졌으니 벗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ene Raps




참고 사이트:
Yokohama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6340/yokohama

OKAZU Brand
http://okazubrand.seesaa.net

Tasty Minstrel Games
http://playtmg.com

Yokohama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Yokoh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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