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주사위와 함께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94번째는 Captain Sonar 캡틴 소나Inis 이니스에 이어서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는 The Oracle of Delphi 델포이의 신탁입니다.


버건디의 경주?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Stefan Feld 슈테판 펠트 씨입니다. 이 사람의 이름을 듣고 몇몇 게임이 생각나실 겁니다. 대표작으로 The Castles of Burgundy 버건디의 성들, Trajan 트라야누스, Bora Bora 보라 보라 등이 있죠. 펠트 씨의 게임에는 대체적으로 타일이나 토큰이 굉장히 많이 들어 있어서 준비하고 치우는 데에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만들고요. 감점 요소가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감점을 막는 것을 포기하고 득점을 최대화할지, 아니면 감점들을 막으면서 운영할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델포이의 신탁은 위에서 말한 버긴디의 성들과 보라 보라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경주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이 주사위를 통한 행동 선택이거든요. 게임의 제목에 있는 델포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신탁이 있던 곳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는 그리스 신들이 등장하죠. 플레이어들은 제우스 신에게서 받은 12개의 과업을 전부 수행하고 가장 먼저 제우스에게 돌아와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12종류의 과업이 아니지만 개수가 12개여서 헤라클레스의 열 두 과업이 연상되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ill Kunes


나는 너에게 주사위들을 주었다

경주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에게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누군가가 먼저 승리 조건을 달성할 때까지 라운드는 계속됩니다. 라운드마다 각 플레이어는 1번의 턴만 가지는데, 턴은 최대 3단계로 진행됩니다.

가장 먼저 부상의 정도를 확인합니다. 라운드의 종료 시마다 타이탄의 공격에 의해 플레이어들은 부상을 입게 됩니다. 부상은 6가지 색깔로 구성된 카드로 표현됩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자신의 부상 카드들의 수를 세어야 하는데요. 같은 색깔의 부상 카드가 3장 이상이거나, 색깔에 상관없이 전체 부상 카드들의 수가 6장 이상이라면 부상에서 회복하느라 그 턴 전체가 날아가게 됩니다! 만약 부상 카드가 하나도 없다면 보상으로 은총 토큰 1개를 받거나 원하는 신 마커 1개를 1칸 전진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단계는 두 번째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굴린 주사위 3개를 사용해서 행동을 수행하며 각 행동에는 신탁 카드 1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버건디의 성들에서처럼, 이 게임에서도 주사위의 결과가 매우 중요합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들 중 일부는 굴려진 주사위 면의 색깔에 제한받기 때문인데요. 주사위 결과 색깔에 맞춰서 자신의 배를 이동시키거나 괴물과 싸우거나 섬을 탐험하거나 성지를 건설하거나, 공물을 싣거나 바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reas Resch


그래, 내가 네 신이다

플레이어가 턴을 마칠 때에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신 트랙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신의 신들 중 가장 낮을 줄에 있지 않은 신들 중에 현재 플레이어가 이번 턴에 사용한 주사위의 색깔과 일치하는 게 있다면 해당하는 신 마커를 1칸 전진시킵니다. 그리고 신 트랙에는 6가지 신이 있는데요. 자신의 턴 중에 가장 높은 줄에 있는 신들 중 하나의 효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들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파란색 신 포세이돈은 배의 이동, 노란색 신 아폴론은 주사위 색깔 변경, 초록색 신 아르테미스는 섬 타일을 보고 보상 받기, 빨간색 신 아프로디테는 부상 회복, 검은색 신 아레스는 괴물과의 싸움, 보라색 신 헤르메스는 석상 이동에 대한 효과를 가집니다.

부상 관리를 잘 했을 때에, 또는 주사위 행동 1번을 포기하고 받을 수 있는 신의 은총 토큰은 운영을 매끄럽게 해줍니다. 신탁에는 6개의 주사위의 색깔이 표시되어 있고, 시계 방향으로 화살표가 되어 있습니다. 주사위마다 은총 토큰 1개만 사용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화살표 방향의 다음 색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거리가 3으로 제한되어 있는 배의 이동 거리를 은총 토큰 1개마다 일시적으로 1칸씩 늘려줍니다. 세 번째로 괴물과 싸울 때에 은총 토큰을 괴물의 공격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ode.


델포이의 신탁은 펠트 씨의 이전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경주 게임입니다. 그리스 신화 테마가 잘 묻어 있고, 신들의 능력을 사용하는 것 또한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게임 전체적으로 버건디의 성들이나 보라 보라에서 보았던 요소들이 있어서 그 작품들을 해봤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맵은 모듈형이지만 세팅하는 규칙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맵의 모양은 변하지 않습니다. 색깔 배치만 바꿀 뿐이어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2016년에 출시된 이 게임은 에센 박람회장의 Fairplay 페어플레이 차트에서 7위로 최종 마무리해 상당히 선전했습니다만 2016년에 괴물급으로 쟁쟁한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델포이의 신탁 안에는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기둥 마커들이 들어 있습니다. 규칙서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는데요. 나중에 디자이너인 펠트 씨가 그것들을 사용하는 규칙을 공지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추가로 넣어주는 실수가 있었지만 신의 재치로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네요.


3주 후에는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Yokohama 요코하마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he Oracle of Delphi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3558/oracle-delphi

Hall Games
http://www.hallgames.de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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