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이 짱 아냐?!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IV입니다. 165번째 게임은 루스 차르국의 서구화와 수도 이전을 테마로 한 Saint Petersburg (Second Edition)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입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된 레닌그라드

루스 차르국의 수도는 모스크바였습니다. 그러나 표트르 대제는 당시 몽골의 영향이 남아 있던 루스 차르국의 서구화를 위해 유럽과 가까운 레닌그라드로 수도를 이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때에 국호도 러시아 제국으로 바꿉니다.) 표트르 대제는 어린 나이에 차르에 오르지만 이복누이의 쿠데타로 인해 크렘린밖의 외인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이 시기에 그는 여러 기술을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것들이 상트 페테르부르크 게임 안 (Czar & Carpenter 차르이자 목수 카드)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정말 간단한 전략 게임

2004년에 출판된 상트 페테르부르크 (1판)은 간단한 규칙과 깊은 전략, 특유의 그림체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그 게임은 몇 년 전부터 절판 상태가 되어 중고 가격이 폭등하게 되었는데,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판 10주년을 기념하듯이 작년 2014년에 크라우딩 펀딩을 통해 2판이 출시되었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1판)에서, 라운드는 일꾼 - 건물 - 귀족 - 교환 4단계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각 단계는 미리 정해진 시작 플레이어가 따로 존재하고, 그 단계는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 순서대로 하나의 행동을 하는 턴을 가집니다. 자신의 턴에는 4가지 행동 - 풀에 있는 카드 1장을 구입하기, 풀에 있는 카드 1장을 손으로 가져오기, 손에 있는 카드 1장을 구입하기, 패스하기 중 하나만 할 수 있습니다.

각 단계의 시작 시에는 그 단계에 해당하는 카드들이 공개되어 추가되고, (교환 단계를 제외하고) 단계가 끝나면 그 단계와 같은 종류의 카드들 (일꾼 단계 종료 시에는 일꾼 카드들)에 대해서만 정산을 합니다. 라운드가 끝나면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단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시계 방향으로 넘기면서 다음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각 카드 종류는 저마다 효과를 가집니다. 일꾼 카드는 주로 루블 (러시아 돈 단위)를, 건물 카드는 승리 점수를 제공하며, 귀족은 루블과 승리 점수 (+ 보너스 점수)를 제공합니다.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으로 일꾼 카드를 꾸준히 확보하면서 수입을 늘리는 한편, 건물과 귀족의 비율을 조절해서 승리 점수를 얻으러 노력하게 됩니다.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 때문인지 몰라도, 상트 패테르부르크 게임에서는 귀족이 건물보다 더 가치가 있었습니다.


시장에 눈을 뜬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시장 단계가 추가되어 라운드가 5단계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시장 단계는 일꾼과 건물 단계 사이에 위치하고, 플레이어들이 상품 카드들을 구입하고 그에 따라 루블과 승리 점수를 얻게 되기 때문에 시장 단계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시장 단계에서는 노란색 배경의 5가지 상품들 - 곡식, 닭, 과일, 생선, 채소가 나옵니다. 이러한 상품들이 그려진 카드를 얻을 때마다 그 플레이어는 시장에서 그 상품에 대한 영향력을 얻게 됩니다. 시장 단계의 종료 시에 플레이어들은 먼저 상품 카드들로부터 루블을 얻고, 그 다음에 각 상품에 대한 우열을 가리고 1위와 2위는 승리 점수를 얻습니다. 이 승리 점수는 라운드 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주어지는 승리 점수도 높아지게 됩니다.


두 번째 변화는 카드의 비용과 보상이 조금씩 수정된 점입니다. 게임에 큰 영향을 주었던 Observatory 천문대의 비용은 6루블에서 7루블로 상승했고, Judge 판사는 16루블에서 17루블로 바뀌었으며, 큰 언니 (?)라 불렸던 Mistress of Ceremonies 의전 여담당자는 18루블에서 20루블로 올랐습니다. 따라서 이 카드들은 더 이상 필승 카드는 아니며, 핸드에 여유가 없어서 가져오더라도 마음에 큰 부담을 안게 됩니다.



기계적인 플레이는 이제 그만!

라운드 단계와 일부 카드 비용의 변화는 게임의 양상을 바꿔놓았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을 처음 접하면 1판과 다르게 느낌이 묵직합니다. 라운드가 4단계가 아니라 5단계이기 때문에 지출의 배분이 빠듯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필요한 카드도 늘었다는 의미이므로 손에 가져가고 싶은 카드가 많아져서 핸드 관리가 힘들다고 느껴집니다.

첫 번째로, 시장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이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상품 영향력에 대한 점수 보상은 1위와 2위에게만 주어지는데, 초반에는 점수가 낮아서 무시할 만 합니다. 그러나 그 점수 보상은 점점 올라가는데 포기했다가 나중에 따라잡으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때때로 5가지 상품 모두를 다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2, 3가지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건물을 건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일꾼 단계에서 번 돈을 시장 단계에서 어느 정도 사용하고 오기 때문에 건물을 구입하는 데에 망설이게 됩니다. 건물에 잘못 지출하면 뒤따르는 귀족과 교환, 다음 라운드의 일꾼 단계에서 경쟁에서 밀리게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건물들 중 일부 (Market 시장)에는 상품 아이콘이 있어서 이 건물들은 인기가 있습니다. 돈 쓸 곳이 많아져서 교환 단계에서 돈을 주는 건물의 효용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합니다.


세 번째로, 귀족 구입이 어려워져서 귀족만 가지고 승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돈이 더 빡빡해져서 배짱을 부리면서 무리해서 귀족을 구입하는 플레이가 훨씬 더 위험해졌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큰 언니 (?)는 비용은 올라가고 능력이 떨어진 것이 그 예입니다. 귀족들은 플레이어들의 핸드를 막는 주 요인이며, 이 때문에 Warehouse 창고가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은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뀌면서 그림이 실사와 비슷해 보입니다. 일부 귀족은 보드게임 업계의 유명인사들의 얼굴을 그대로 나타내는데 누가 누구인지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참고 사이트:
Saint Petersburg (Second Edition)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156943/saint-petersburg-second-edition

Hans im Glück
http://www.hans-im-glueck.de

Z-Man Games
http://www.zm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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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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