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arsten ◄► Wesel

카드 게임은 게임판이 있는 게임들에 비해 규칙이 간결하고 휴대하기에 좋습니다. 그래서 게임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이더라도 카드 게임은 몇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카드 게임을 많이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전통의 강호 Amigo 아미고 社가 있습니다만 또 한쪽에는 묵묵히 다양한 카드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는 Abacus 아바쿠스 社도 있습니다. 아바쿠스에는 뭐니뭐니 해도 Tichu 티츄를 꼽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Coloretto 컬러레또를 거쳐 Serengeti 세렝게티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저는 아바쿠스 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게임 중 하나가 컬러레또라고 생각을 합니다. 컬러레또의 디자이너는 Michael Schacht 미하엘 샤흐트 씨인데, 그는 꽤나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어 왔습니다만 Coloretto만큼 강한 인상을 준 게임은 많지 않았습니다. 컬러레또가 있었기에 그것의 파생작품인 Zooloretto 줄로레또와 Aquaretto 아쿠아레또가 탄생할 수 있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대로, 줄로레또가 2007년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으로 미하엘 샤흐트 씨와 아바쿠스에 큰 영광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하엘 샤흐트 씨의 카드 게임 중에 주목할 만한 게임을 한 가지 더 꼽자면 그것은 Serengeti 세렝게티입니다. 이 게임의 원래 이름은 Don 돈으로서, 2001년에 출시된 마피아 테마의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2006년에 테마와 이름이 바뀌고 (심지어 퍼블리셔도 바뀌고) 재판되었습니다. 세렝게티는 탄자니아와 케냐에 걸쳐 있는 넓은 땅을 가리키는 말인데,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에서 아프리카 공예품을 수집하여 점수를 얻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Nick Fisk

게임의 구성물은 6가지 색깔로 된 공예품 카드 30장과 플라스틱 칩 65개가 전부입니다. 각 카드마다 숫자와 색깔이 있는데, 이것들은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플라스틱 칩 10개를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게임은 총 15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이 됩니다. 각 라운드는 다음 두 단계로 구성이 됩니다.
  1. 경매 품목 카드 뽑기
  2. 경매 진행하기
1. 경매 품목 카드 뽑기
각 라운드마다 카드 더미에서 정해진 수의 카드를 뽑아서 공개합니다. 그 수는 세 라운드마다 1장-2장-3장을 반복하게 되어, 첫 번째 라운드에서 1장, 두 번째 라운드에서 2장, 세 번째 라운드에 3장, 네 번째 라운드에서 다시 1장을 뽑게 됩니다.


2. 경매 진행하기
경매 물품이 공개되면 경매 시작 플레이어 (이전 경매 낙찰자)부터 경매에 참여가기 위해 입찰 가격을 올리거나 혹은 그 물품에 대한 입찰을 포기해야 합니다. 만약 어떤 플레이어가 경매에서 입찰을 전혀 하지 않고 패스를 했다면 은행에서 칩 2개를 받고 그 경매에서 빠집니다. 1명의 플레이어가 남을 때까지 그 경매 품목에 대한 입찰을 계속하고 그 플레이어가 자신의 입찰 금액만큼의 플라스틱 칩을 지불합니다.

경매 낙찰자가 지불하야 하는 칩은 나머지 플레이어 중 일부/또는 전부에게 나눠줍니다. 누가 가져가느냐는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게임 중에 획득한 그 숫자의 카드 장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 낙찰 가격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가진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없다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낙찰자가 지불한 칩을 골고루 나눠가지고, 나누고 난 나머지는 은행에 버립니다.
  • 낙찰 가격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가진 나머지 플레이어가 한 명뿐이라면 그 플레이어가 낙찰자가 지불한 칩을 모두 가져갑니다.
  • 낙찰 가격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가진 나머지 플레이어가 여러 명이라면 낙찰자가 지불한 칩을 그 플레이어들은 그 비율만큼씩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서, '7' 카드를 칩 9개로 낙찰을 받았다면, 나머지 플레이어들 중에서 '9' 카드 2장이 있는 플레이어는 그 칩 9개 중 6개를 가져가고, '9' 카드 1장이 있는 플레이어는 남은 3개를 가져갑니다.


입찰 제한
세렝게티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이 입찰에 대한 제한 규칙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입찰을 할 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에 있는 숫자를 부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입찰 가격의 숫자의 폭이 줄어들게 됩니다. 만약 어떤 플레이어가 이 규칙을 어기면 벌칙으로 칩 1개를 은행에 지불해야 합니다. 입찰할 때에 두 자리 숫자가 되면 '일의 자리'의 수가 제한되는 숫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0'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10', '20' 등을 부르면 안 됩니다.

하지만 카드가 많을수록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낙찰에 대한 칩을 지불할 때 그 칩 개수와 같은 숫자의 카드가 많으면 자신이 가져갈 칩의 몫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점수
30장의 카드가 다 떨어지게 되는 15번째 라운드 이후에 게임이 끝납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카드들을 색깔별로 분류를 해서 각 색깔의 세트의 카드 수에 따라 점수를 획득합니다. 1/2/3/4/5장짜리 세트는 각 1/3/6/10/15점입니다. 게임이 끝나고 칩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는 추가로 3점을 얻습니다. 총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하고, 타이-브레이크는 순서대로 카드의 장수, 칩의 수입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chael Schacht

세렝게티에는 여러 게임에서 등장했던 게임 방식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경매 낙찰금을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나눠가지는 것은 Dream Factory 드림 팩토리의 것과 같고, 게임의 종료 후에 각 세트마다의 점수 합산 방식은 디자이너 자신의 컬러레또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경매에서의 입찰 제한과, 낙찰금을 나눠가지는 비율의 변화는 참신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특징이 플레이어들이 입찰을 할 때에 항상 긴장을 하게 만들어서 적은 인원수로도 탄탄한 경매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내 상대가 경매에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숫자의 카드를 획득하게 만들어서 이후의 경매에서 부를 수 있는 입찰 숫자를 제한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색깔의 카드를 낮은 가격으로 얻을 수 있고 또 낙찰자가 지불하는 칩을 더 유리한 비율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렝게티는 플레이어들의 선택과 관련된 훌륭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구성물이 간단한 만큼 규칙도 간단하고 게임의 흐름이 직관적인 편이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과 함께 할 때에도 좋습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룰북의 설명이 꽤 자세한 편이어서 규칙의 양만 보고 어려운 게임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렝게티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더러, 아프리카의 테마이기 때문에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게임은 실제로 해봐야 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진흙 속의 숨은 진주와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참고 사이트:
Serengeti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1376/don

ABACUSSPIELE
http://www.abacusspiel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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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rne

The Pillars of the Earth 대지의 기둥이라는 독일의 소설 제목을 들어보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이 책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지만, 동명의 보드게임은 몇 번 해본 적이 있습니다. 대지의 기둥 보드게임은 독일인인 Michael Rieneck 미하엘 리넥 씨가 2006년에 선을 보였는데, '일꾼 배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일꾼으로 자원이나 행동을 선점하는 일꾼 배치만 보면 Agricola 아그리콜라Stone Age 스톤 에이지와 비슷한데, 이 게임들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자원과 장인에 있습니다. 대지의 기둥에서는 4가지 자원이 등장을 하는데, 이것들은 특정 장인에 의해서만 점수로 변환이 됩니다. "자원-장인"의 쌍을 획득하는 것이 대지의 기둥에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지의 기둥은 현재 보드게임긱에서 110위 안에 진입해 있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2007년에는 기본 게임판 왼쪽에 붙일 수 있는 확장 게임판과 플레이어 2명을 더 추가할 수 있는 확장판 세트가 출시되었습니다. (2009년에는 2인용 스핀오프(파생) 작품이 등장했는데, 이것은 다른 게임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작년 2010년에는 대지의 기둥을 카드 버전으로 이식한 카드 게임이 등장을 했습니다. 이 게임은 대지의 기둥에서 사용한 "일꾼-장인" 쌍을 그대로 사용했고, 이것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을 일꾼 배치에 의한 선점이 아닌 트릭-테이킹을 통한 카드 획득으로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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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구성물은 무척이나 간결합니다. 카드 게임이라는 꼬릿말이 붙어있는 것처럼 게임 상자 안에는 60장의 카드만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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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일꾼 카드

카드는 각 플레이어 색깔의 일꾼 카드와 건축 재료 카드, 요약 카드가 있고, 검정색의 중립 카드와 갈색의 이득 카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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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건축 재료 카드

게임의 시작 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색깔의 건축 재료 카드를 받는데, 이 중 금속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 건축 재료를 1로 맞춥니다. 이 카드들은 위의 반만 보이도록 서로 포개어 쌓고 가장 위에 있는 건축 재료 카드의 아랫부분은 요약 카드로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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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 이익 카드

게임은 총 5번의 핸드로 진행합니다. 각 핸드를 시작할 때에 모든 플레이어 색깔의 일꾼 카드 그리고 검정색의 중립 카드 마지막으로 이익 카드 중 1장을 함께 섞어서 카드 덱을 만듭니다. 각 플레이어에게 같은 장수의 카드를 나눠준 후에 게임이 시작 됩니다.

각 핸드는 다음 네 단계로 진행됩니다.
  1. 카드 내기
  2. 트릭 가져가기
  3. 평가
  4. 다음 핸드

1. 카드 내기
숫자 9의 "Lady Aliena 알리에나 부인" 중립 카드를 가진 플레이어가 항상 시작 플레이어가 됩니다. 그 플레이어는 그 중립 카드를 포함한 아무 카드로 첫 번째 트릭을 이끌 수 있는데, "Alfred Builder 건축가 알프레드"는 안 됩니다. 시계 방향 순서대로 다른 플레이어들도 각자 건축가 알프레드를 제외한 아무 카드 1장씩 냅니다.


2. 트릭 가져가기
플레이어 모두가 카드를 낸 후에, 그 트릭 (각 플레이어가 1장씩 내서 모인 카드를 지칭합니다.)을 누가 가져가는지를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랭크 (숫자)가 높은 카드가 이기고 같은 랭크일 때에는 늦게 낸 카드가 이기는데,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과 차이점은 반드시 가장 높은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그 트릭을 따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 가장 높은 카드가 일꾼 카드라면 그 일꾼 카드 색깔의 플레이어가 그 트릭을 땁니다.
  • 가장 높은 카드가 중립 카드 또는 이익 카드라면 그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그 트릭을 땁니다.
  • 가장 높은 카드가 King 왕 카드라면 그 트릭을 한쪽으로 놓습니다.
트릭을 가져간 플레이어가 다음 트릭을 이끕니다.


3. 평가
핸드를 다 사용한 후에 자신이 딴 트릭의 카드들에 대해서 평가를 합니다. 만약 아무 트릭도 따지 못한 플레이어는 왕 트릭을 가져옵니다.
이익 카드를 가진 플레이어는 이때부터 남은 게임 동안 그 카드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다른 플레이어의 색깔의 일꾼 카드를 버린 후에 중립 카드로부터 자원들을 얻고 자신의 건축 재료 카드로 표시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자신의 각 일꾼 카드로 해당하는 자원 1개씩 소비시켜서 점수를 얻습니다.


4. 다음 핸드
만약 이익 카드가 포함된 왕 트릭을 가져간 플레이어가 없다면 그 트릭에 있던 이익 카드를 이익 카드 더미 밑으로 다시 놓습니다. 이것은 게임이 연장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딜러는 일꾼 카드, 중립 카드 그리고 이익 카드 더미에서 이익 카드 1장을 추가하여 섞고 새로운 카드 더미를 만듭니다.

마지막 이익 카드 더미를 사용한 후에 게임이 끝나고, 총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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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기둥 카드 게임은 보드게임 버전의 느낌을 잘 살린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다른 트릭-테이킹과 달리 리드 수트 (시작 플레이어가 낸 색깔을 따라야 하는 강제 규칙)나 트럼프 규칙 등이 없고, 일꾼의 색깔로 트릭을 가져갈 사람이 정해지기 때문에, 랭크만 높다고 해서 트릭을 반드시 따는 것은 아닙니다. 카드 운이 다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운영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됩니다. 중립 카드 중에서 감점을 주는 카드가 3장이나 있는데 리드 수트 규칙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할 때에 언제든지 이 중립 카드들을 다른 플레이어가 가져갈 트릭에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플레이어가 점수에서 앞서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그 플레이어의 일꾼 카드를 누구에게 줄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견제가 가능합니다. 리드 수트 규칙이 없다는 것이 트릭-테이킹의 느낌을 조금 덜 줄 수 있겠지만 게임 운영의 재미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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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 카드

카드 60장만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휴대성이 좋고, 규칙은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텍스트가 있는 중립 카드가 7장 있는데, 그 카드들의 랭크 (숫자)나 그림으로 쉽게 구별이 되기 때문에 언어 종속성은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보드게임긱에서 이 게임의 평점이 굉장히 낮은데, 그것은 보드게임긱의 평점/랭크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야 그 상황을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각 게임의 평점은 5점에서 출발하고, (충분히 많은) 게이머들이 실제로 평점을 주어야 평점이 바뀝니다. 따라서 현재 투표자 수가 10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대지의 기둥 카드 게임을 단순히 현재 평점만으로 평가를 한다는 것에는 성급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까지 영어판이 출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독어판 판매량도 아직까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합니다.) 아마도 대지의 기둥 시리즈의 영어판을 출시했던 Mayfair Games 메이페어 게임즈의 행보로 볼 때 올해에 이 카드 버전의 영어판이 나올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그때가 되면 이 게임을 더 쉽게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사이트:
Die Säulen der Erde: das Kartenspiel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67593/die-saulen-der-erde-das-kartenspiel

Kosmos
http://www.kosmos.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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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중에서 미술과 연관이 있는 게임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작이었던 Fresco 프레스코를 제외하면 나머지 게임들은 미술 또는 예술가라는 테마를 차용했을 뿐 실제로는 미술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Pastiche 파스티시에서는 미술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이 밑바닥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아름다운 미술품들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파스티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 게임의 작가인 Sean D. MacDonald 씨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는 아주 많은 작품활동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의 최근 게임은 The Crow and the Pitcher 까마귀와 항아리라는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만 이 작품 역시 저의 리뷰 이외에 국내에 어떠한 소개도 없었습니다. 저의 지인들만 알고 있는 게임인데 꽤 잘 만들어진 카드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그 카드 게임에 대해 번역과 리뷰를 하면서 이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의 차기작에 대한 높은 기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미술과 관련있다는 소식을 듣고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임의 이름인 "Pastiche"는 프랑스어가 어원인 미술 용어입니다. 그것은 '다른 여러 작품의 표현이나 양식을 빌려와 혼합한 작품'이라는 뜻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패러디나 오마쥬와는 약간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제가 미술 전공은 아니라서 정확한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이 게임에서 물감 색을 섞어서 새로운 색을 만들고, 여러 색깔로 의뢰받은 미술 작품을 완성하는데, 이 게임의 이름과 어느 정도 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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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구성물은 위 그림처럼 팔레트 보드, 육각형 타일, 팔레트 카드, 의뢰 카드로 구성됩니다. 팔레트 보드의 크기가 굉장히 큰데, 이것은 팔레트 카드들의 공급처 역할만 할 뿐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육각형 타일 2개와 의뢰 카드 2장을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sGame

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미술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색의 조합이죠. 색은 위 그림처럼 일차색(원색)/이차색(등화색)/삼차색(제3색)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리고 명암색과 비스크도 있습니다. 보통 이차색까지 그리고 명암정도는 알고 있지만, 삼차색과 비스크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것들을 조합하는 색깔을 기억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첫 게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바로 이 색깔 조합 때문입니다.

게임은 아주 간단한 단계들을 거쳐서 진행이 됩니다.
  1. 육각형 타일 1개 놓기
  2. 팔레트 카드 교환
  3. 의뢰 카드 교환
  4. 의뢰 카드 완성
  5. 핸드 제한 체크
  6. 육각형 타일 1개 뽑기
* 볼드체는 의무적인 단계를 나타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sGame

1. 육각형 타일 1개 놓기
게임을 시작 할 때 테이블의 가운데에 육각형 3개가 붙어 있는 시작 타일을 놓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타일 또는 이 타일에 연장된 타일에 자신의 타일 1개를 붙이면서 자신의 턴을 시작합니다. 이 육각형 타일은 가운데와 각 모서리마다 원색이 있습니다. 자신이 붙인 타일과 그것에 인접한 타일(들)의 모서리 색깔들과 조합하여 해당하는 색깔의 팔레트 카드를 얻게 됩니다. (위에서 설명을 드린 색의 조합이 이 게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sGame


2. 팔레트 카드 교환
타일을 붙일 때마다 모서리 색깔로 팔레트 카드 2장 이상을 받게 됩니다. 이 색깔들은 대부분 이차색 또는 삼차색입니다. 나머지 색깔은 타일을 놓는 것으로 얻을 수 없고, 팔레트 카드 교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교환은 The Settlers of Catan 카탄의 개척자들에서처럼 은행과의 교환 그리고/또는 플레이어들간의 교환을 포함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진 같은 색깔의 팔레트 카드 3장을 버리고 이차색/삼차색/흰색/검은색 중 1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별한 색깔인 비스크와 회색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 비스크 = 노란색 + 갈색
  • 회색 = 흰색 + 검은색

이 게임에서 원색은 무척이나 얻기 힘듭니다. 원색을 얻으려면
  • 육각형 타일을 붙일 때, 이번 턴에 받는 이차색과 삼차색을 모두 포기하거나
  • 육각형 타일을 붙일 때, 같은 원색 3개를 조합하거나
  • 팔레트 카드 교환을 할 때, 원색 1장과 아무 색깔 1장을 함께 버려야 합니다.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교환은 M:N의 비율로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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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뢰 카드 교환 & 4. 의뢰 카드 완성< br/> 게임 중, 전시공간에는 항상 의뢰 카드 4장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턴에 자신의 의뢰 카드를 버리고 전시공간에 있는 의뢰 카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뢰 카드에 나열된 팔레트 카드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그 카드들을 버리고 의뢰 카드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의뢰 카드의 모서리에 있는 숫자는 게임이 끝났을 때의 승점입니다.


5. 핸드 제한 체크 & 6. 육각형 타일 뽑기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을 마치면서 팔레트 카드를 8장 이하로만 남겨야 합니다. 핸드 제한 체크를 마치면 육각형 타일 1개를 뽑고 자신의 턴을 마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sGame

한 플레이어가 특정한 수의 의뢰 카드 점수 총점에 도달하면, 모든 플레이어가 똑같은 턴 수를 가지도록 마지막 플레이어의 턴 이후에 게임이 끝납니다. 총 점수는 완료한 작품 점수, 완성하지 못한 의뢰 카드에 포함될 수 있는 남은 팔레트 카드 점수의 합이며, 각 그림마다 작가의 이름이 써 있는데 이 작가의 그림을 모으면 보너스 점수를 얻게 됩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은 '혼성 작품'이라는 이름의 뜻 그대로 기존의 여러 게임들을 혼합한 느낌을 줍니다. Ingenious 인지니어스에서의 타일 배치, Settlers of Catan 카탄의 개척자에서의 자원 교환 그리고 여러 게임에서 사용한 자원-임무 수행 방식이 잘 섞여 있습니다. 너무 단순해 보이고 지루해질 수 있는 추상 전략 시스템에 색깔과 명화를 입혀서 예술로 만들어버린 게임이라 생각을 합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도 쉽고 간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박스와 구성물도 카드보드 재질이라서 매우 튼튼합니다. 아쉬운 점을 말씀 드리자면 (아름답기는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는) 팔레트 보드가 너무 커서 게임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것 그리고 색의 조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처음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예술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파스티시를 통해 미술 작품의 잔잔한 여운 그리고 게임을 통한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사이트:
Pastiche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91620/pastiche

Gryphon Games
http://www.freddistribution.com/control/rcn?p=gryphon

Most of the images used in this review first appeared on boardgamegeek.com in the following pictorial review by EndersGame: http://www.boardgamegeek.com/thread/6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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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있어서, 맵을 디자인 하는 것보다 목적지 카드에 점수를 배분하는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것은 참가신청서를 영어로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서는 총 4쪽으로 되어 있는데 3쪽 정도는 이 컨테스트에 대한 설명이고 나머지 한 쪽이 참가자가 직접 적어내는 양식이었습니다.


이것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참가자의 개인정보를 적어내는 것과 출품작에 대한설명을 적는 것입니다. 해외 우편물을 많이 받아봤기 때문에 저의 개인정보를 영어로 적는 것은 무척 쉬웠습니다. 헷갈릴 수 있었던 것은 '생년월일'에서 맨 앞이 '월'인지 '일'인지 뿐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저의 출품작을 다른 사람에게, 영어로, 요약을 해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게임 모임에 자주 나오는 미국인 친구, 네이트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플레이테스트 날에 저와 같이 게임을 했습니다.)

이 참가신청서 양식에서 몇 가지 주의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깨알처럼 작고 희미한 글씨로 설명이 써 있는데 그것을 잘 읽어야 했습니다.
  • 저작권 문제가 없는 제목을 사용할 것
  • 맵의 지역은 넓고 독특한 것을 사용할 것
  • 수백 수천 점의 출품작 사이에서 본인의 작품을 어필할 것
  • 새로운 규칙의 양은 가급적 줄일 것
  • 새로운 컴포넌트도 가급적 줄일 것
  • 추가 설명도 가급적 줄일 것
  • 첨부할 사진의 해상도가 떨어진다면 차라리 첨부하지 말 것
저는 이 가이드라인을 읽고 약간은 화가 났었습니다. 너무나 제약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봤을 때 수백 수천 가지 중에서 옥석을 가린다면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면접자보다 면접관이 스트레스를 더 받을 수도 있는 것이죠.

저는 세세한 부분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이트와 이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목은 남한과 북한을 모두 포함하기 위해서 '한국'보다 '한반도'를 선택했습니다. 맵의 독특한 특징을 설명하는 부분의 공간이 적기 때문에 설명하려는 내용을 압축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군사분계선'과 '일차 목적지 티켓', 급행열차' 세 가지만 다루고 나머지 내용은 생략하거나 추가 설명 부분에 넣었습니다. 추가 규칙에서 '군사분계선을 통과할 때 적용하는 페널티' 그리고 '급행열차로 루트 점수를 2배로 받는 것'만 설명하기로 하고, 추가 설명에서 '이 맵은 노르딕 맵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과 '제가 개발 과정을 이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사진을 첨부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네이트는 프로토타입 맵을 동봉하면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두 달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로 날아갔습니다. 한국 맵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작은 꿈이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게 되는 커다란 업적으로 실현되길 바라면서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연재를 마칩니다. 5월에 프로토타입을 보내라는 퍼블리셔의 메일이 꼭 도착하길 바래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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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프로토타입 이후에 맵을 조금 더 고쳤습니다. '경주-부산' 루트가 단선에서 복선으로 변경을 했습니다. 그 루트가 선점을 당하면 나중에 그 루트에 접근을 해야 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제가 한반도 맵을 구상했을 때 실제 한국의 철도 노선을 최대한 반영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한반도 맵에서 실제 주요 철도 노선은 모두 복선으로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경주-부산' 루트만 단선으로 했었죠.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프로토타입 마크 3.

위 이미지가 세 번째 버전입니다. 이 이후에 더 이상 변경을 주지 않았는데,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아마도 이 맵에 반영을 할 것입니다. 실제 게임판 크기로 출력을 했을 때에 커다란 여백에 그려넣은 한국적인 이미지가 있다면 꼭 그려넣고 싶습니다.

오늘 티켓 투 라이드의 퍼블리셔 '데이즈 오브 원더' 社에 참가 신청서를 보낼 예정입니다. 상금과 부상을 받는 기쁨뿐만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작은 나라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저에게 오길 바랍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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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플레이테스트 때부터 새 목적지 카드를 사용했습니다. 원래는 맵 그림이 없이 글자만 있는 카드였는데, 그것 때문에 테스터들이 지역을 찾는 데에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하게 했습니다. 게임에 대한 몰입감도 많이 떨어뜨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과감하게 새 목적지 카드를 만들어서 인쇄를 했습니다.

일차 목적지 카드

이차 목적지 카드

목적지 카드가 2종류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원래에는 '일차/이차' 목적지 카드로 구분하지 않고 '대도시/기타 도시' 목적지 카드라는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티켓 투 라이드: 1910이나 1912 확장에 있는 대도시 카드의 규칙과 혼동이 될 우려가 있어서 다른 이름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도시는 파란색 점으로 작은 도시는 빨간색 점으로 구분해 왔고, 통일감을 주기 위해서 그 도시의 이름들도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표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카드에도 군사분계선을 그려넣어서 어떤 도시가 남한에 있는지 북한에 있는지를 나타냈습니다.

처음에는 일차(대도시) 목적지 카드에 기와 지붕 그림을 그려넣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카드에 인쇄된 색깔로만 구분을 할 수 있었는데, 제가 흑백 인쇄를 해본 후에 어떤 그림이나 기호로 그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을 그려넣을지 계속 고민을 하다가 한국적인 기와 지붕을 떠올렸고, 일차 목적지 카드에 그 기와 지붕 그림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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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토요일은 두 번째 플레이 테스트 날이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몇몇 분들과 플레이테스트를 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로 향했습니다. 이 날에는 두 번째로 인쇄한 프로토타입을 준비해 갔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프로토타입 마크 2

게임판에 두 부분을 고쳤는데, 하나는 군사분계선을 점선으로 그려넣었다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Korean Peninsula에서 빠뜨린 'n'자를 집어넣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미국인 친구, 네이트가 제가 빠뜨린 글자를 찾아내 주었습니다.

이 날에는 테스트를 두 번 했는데, 첫 번째 것에서 커다란 수확이 있었습니다. 테스터 중 한 분이 어떤 규칙에 대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말씀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원래 군사분계선에 닿은 루트를 점유할 때 플레이어는 자신의 목적지 카드 1장만 보여주기로 했었는데, 가지고 있는 목적지 카드 중 반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두 번째 테스트에서 그 규칙을 적용해서 했더니 플레이어들 사이의 긴장감이 더 팽팽해져서 게임이 더 완성도 있었습니다. 이 규칙 변화 하나만으로도 이 날 지출했던 버스삯과 커피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테스트를 해주시고 또 좋은 아이디어를 주신 강남 보드게임 동호회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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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9일에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맵의 첫 번째 플레이테스트가 있었습니다. 그 날에는 총 3번의 테스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맵은 노르딕 맵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테스터들이 노르딕 맵, 최소한 유럽 맵에 대한 경험을 필요로 했는데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티켓 투 라이드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테스터들에게 티켓 투 라이드 노르딕 규칙을 알려주었습니다.
노르딕은 최대 3명이 할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은 맵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종전과 달리, 열차 피스 45개가 아닌 40개만 가지고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 맵은 페리와 터널 루트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른 맵에서는 조커 역할을 하는 기관차 카드의 자유도가 높았지만 노르딕에서는 기관차를 페리와 터널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첫 번째 카드로 디스플레이에 있는 기관차 카드를 가져오더라도 두 번째 카드를 가져올 수 있도록 룰이 바뀌었습니다.
한반도는 위 규칙에 다음 규칙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한반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군사분계선(Demarcation Line)입니다. 이것은 맵을 남쪽과 북쪽으로 나눌 뿐 아니라, 플레이어가 이 분계선에 닿아 있는 루트를 점유할 때마다 자신의 왼쪽 플레이어에게 목적지 카드 1장을 무작위로 보여줘야 하는 페널티를 줍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플레이어들은 일차 목적지 카드 2장 중 1장을 선택하는데, 이 일차 목적지 카드는 남쪽과 북쪽 도시를 연결해야 하고 이것을 무시하기에는 주어진 점수가 큰 편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반드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도록 강요를 했습니다.

두 번째로, 플레이어들이 활용도가 낮아진 기관차 카드를 선택하도록 기관차에 대한 규칙 한지를 추가했습니다. 게임 중 한 번, 각 플레이어는 자신이 기관차 카드로만 페리나 터널 루트를 점유했을 때, 그 루트에 대한 점수를 2배로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점수를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게임판에 놓은 열차의수를 세면 그것을 해결할 수가 있는데, 이 두 번째 규칙 때문에 자신이 어느 루트에서 2배 점수를 획득했는지 잊어버릴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표시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해결책은 굉장히 쉬웠습니다. 2배 점수를 얻은 루트에 열차를 눕혀놓는 것으로요.
 
세 번째 규칙은 보너스 카드에 대한 것입니다. 티켓 투 라이드에서 보너스 카드는 총 2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긴게 연결된 루트와 가장 많이 완성한 목적지 카드 보너스입니다. 처음에는 전자의 보너스 카드가 등장했지만 점차 후자의 보너스 카드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저는 3번째 보너스 카드를 생각했습니다. 한반도 맵 두 번째 규칙과 연관이 있는 카드였는데, 눕혀 놓은 열차가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가 받는 10점짜리 고속열차 보너스 카드였습니다.

이 날 플레이테스트를 마치고 함께 했던 테스터들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로 바꿔야 할 것은 목적지 카드에 맵과 도시를 가리키는 점을 그려넣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인 테스터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도시와 그 위치는 미국인 테스터들에게는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로, 맵에 군사분계선을 그려넣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인쇄하기 전에 맵에 군사분계선을 빠뜨렸는데, 결국엔 미국인들과 테스트를 할 때 군사분계선과 관련된 규칙을 완전히 빠뜨리고 진행을 해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받은 피드백은 고속열차 보너스 카드를 빼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배 점수 자체만으로도 얻는 점수가 꽤 크기 때문에 굳이 보너스 10점까지 줄 필요가 없었고,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 맵에서 가장 긴 7칸짜리 루트를 점유하면 그 보너스를 무조건 받는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토대로 조금 더 개선된 한반도 프로토타입 2번째 버전을 제작하고 인쇄를 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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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디자인 컨테스트 참가를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은 맵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픽 작업뿐만이 아니라 도시와 루트를 선택하는 일이 무척이나 고될 것이라고 예상을 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작업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목적지 카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손이 많이 가거나 시간을 많이 요구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일단, 임의의 서로 다른 도시 두 곳씩 짝을 지어서 그 사이의 최단거리를 계산하는 것을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작업은 435(30 × 29 ÷ 2)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에게 귀찮은 작업이었습니다. 시각적인 변화가 바로바로 일어나지도 않아서 재미도 없었습니다.

저는 약간 꾀를 부렸습니다.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6부'에서 이야기 했던, 대도시를 다른 도시들과 구분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남한의 대도시 한 곳과 북한의 대도시 한 곳씩 짝을 지어서 따로 표시를 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급적이면 멀리 떨어진 16개의 짝을 선택했는데, 이것들이 지금의 Primary Destination Ticket이 되었습니다. 16개만 고른 이유는 스위스나 노르딕에서 목적지 카드가 46장이라서, 한반도에서는 목적지 카드를 두 가지로 구분을 해서 각각 16장과 30장으로 나눌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Secondary Destination Ticket은 각 도시에 연결된 루트의 수를 반영해서 만들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연결된 루트가 많은 도시일수록 목적지 카드에 더 많이 등장을 해야 합니다. 한반도 맵에는 섬 세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기관차 카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므로 그곳들은 가급적이면 목적지 카드에 등장하지 않게 했습니다. Primary Destination Ticket에는 서울이 없습니다. 서울은 한반도에서 거의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그곳과 관련된 목적지 카드는 너무 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 대신에 서울은 Secondary Destination Ticket에 많이 등장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목적지 카드에 대한 디자인을 거의 다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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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파일로 정리한 내용은 무척 유용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그것들이 저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프로토타입 마크 1.



위에 있는 프로토타입 이미지는 제가 맨 처음 인쇄한 버전인데,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7부'에서 본 이미지를 몇 번 고쳐서 다시 만든 것입니다. 중국 영토를 갈색으로 칠했더니 맵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칙칙해서 중국 국기의 색깔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바꾸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에 닿는 면적이 아주 적기 때문에 회색으로 칠했고, 일본은 남은 색깔은 노란색으로 칠했습니다. 한반도를 어떤 색깔로 칠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으로 나누어서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칠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 두 가지 색깔이 섞인 보라색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야 중국과 바다와 쉽게 구분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맵에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지 않았는데, 스위스 맵 이미지를 계속 보다가 갑자기 그라데이션을 주면 맵의 분위기가 조금 더 부드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티켓 투 라이드 맵에 있는 루트 칸을 구하기 위해서 보드게임긱에서 여러 이미지를 찾아봤고, 다른 나라의 게이머들이 올린 이미지 중 하나를 다운로드 하고, 포토샵으로 그 이미지에 있는 칸을 하나하나 떼어냈습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반도 맵이기 때문에 주변 국가의 이름과 국기를 뺐었는데,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던 도중 아시아 국가가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거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한국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자신들 나라의 주변국이 아니면 모르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덜 알려져 있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 사이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이 세 나라를 맵에 그려넣었습니다. 원래는 반듯하게 그려넣었는데 맵 가운데를 향하도록 조금씩 돌리면 한반도가 좁아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하나 남은 모서리에는 티켓 투 라이드의 퍼블리셔인 데이즈 오브 원더 社의 로고를 집어넣었더니 전체적으로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맵의 전체적인 느낌이 태극기와 비슷해졌습니다. 의도된 것이었다면 저는 천재 예술가였을 겁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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