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중에서 미술과 연관이 있는 게임들이 다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최근작이었던 Fresco 프레스코를 제외하면 나머지 게임들은 미술 또는 예술가라는 테마를 차용했을 뿐 실제로는 미술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Pastiche 파스티시에서는 미술을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이 밑바닥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아름다운 미술품들을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파스티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 게임의 작가인 Sean D. MacDonald 씨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는 아주 많은 작품활동을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의 최근 게임은 The Crow and the Pitcher 까마귀와 항아리라는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만 이 작품 역시 저의 리뷰 이외에 국내에 어떠한 소개도 없었습니다. 저의 지인들만 알고 있는 게임인데 꽤 잘 만들어진 카드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그 카드 게임에 대해 번역과 리뷰를 하면서 이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의 차기작에 대한 높은 기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미술과 관련있다는 소식을 듣고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임의 이름인 "Pastiche"는 프랑스어가 어원인 미술 용어입니다. 그것은 '다른 여러 작품의 표현이나 양식을 빌려와 혼합한 작품'이라는 뜻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패러디나 오마쥬와는 약간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제가 미술 전공은 아니라서 정확한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이 게임에서 물감 색을 섞어서 새로운 색을 만들고, 여러 색깔로 의뢰받은 미술 작품을 완성하는데, 이 게임의 이름과 어느 정도 상통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sGame

게임의 구성물은 위 그림처럼 팔레트 보드, 육각형 타일, 팔레트 카드, 의뢰 카드로 구성됩니다. 팔레트 보드의 크기가 굉장히 큰데, 이것은 팔레트 카드들의 공급처 역할만 할 뿐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육각형 타일 2개와 의뢰 카드 2장을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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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미술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색의 조합이죠. 색은 위 그림처럼 일차색(원색)/이차색(등화색)/삼차색(제3색)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리고 명암색과 비스크도 있습니다. 보통 이차색까지 그리고 명암정도는 알고 있지만, 삼차색과 비스크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것들을 조합하는 색깔을 기억하느라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첫 게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가 바로 이 색깔 조합 때문입니다.

게임은 아주 간단한 단계들을 거쳐서 진행이 됩니다.
  1. 육각형 타일 1개 놓기
  2. 팔레트 카드 교환
  3. 의뢰 카드 교환
  4. 의뢰 카드 완성
  5. 핸드 제한 체크
  6. 육각형 타일 1개 뽑기
* 볼드체는 의무적인 단계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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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육각형 타일 1개 놓기
게임을 시작 할 때 테이블의 가운데에 육각형 3개가 붙어 있는 시작 타일을 놓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타일 또는 이 타일에 연장된 타일에 자신의 타일 1개를 붙이면서 자신의 턴을 시작합니다. 이 육각형 타일은 가운데와 각 모서리마다 원색이 있습니다. 자신이 붙인 타일과 그것에 인접한 타일(들)의 모서리 색깔들과 조합하여 해당하는 색깔의 팔레트 카드를 얻게 됩니다. (위에서 설명을 드린 색의 조합이 이 게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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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팔레트 카드 교환
타일을 붙일 때마다 모서리 색깔로 팔레트 카드 2장 이상을 받게 됩니다. 이 색깔들은 대부분 이차색 또는 삼차색입니다. 나머지 색깔은 타일을 놓는 것으로 얻을 수 없고, 팔레트 카드 교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교환은 The Settlers of Catan 카탄의 개척자들에서처럼 은행과의 교환 그리고/또는 플레이어들간의 교환을 포함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진 같은 색깔의 팔레트 카드 3장을 버리고 이차색/삼차색/흰색/검은색 중 1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별한 색깔인 비스크와 회색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 비스크 = 노란색 + 갈색
  • 회색 = 흰색 + 검은색

이 게임에서 원색은 무척이나 얻기 힘듭니다. 원색을 얻으려면
  • 육각형 타일을 붙일 때, 이번 턴에 받는 이차색과 삼차색을 모두 포기하거나
  • 육각형 타일을 붙일 때, 같은 원색 3개를 조합하거나
  • 팔레트 카드 교환을 할 때, 원색 1장과 아무 색깔 1장을 함께 버려야 합니다.
다른 플레이어들과의 교환은 M:N의 비율로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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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뢰 카드 교환 & 4. 의뢰 카드 완성< br/> 게임 중, 전시공간에는 항상 의뢰 카드 4장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턴에 자신의 의뢰 카드를 버리고 전시공간에 있는 의뢰 카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뢰 카드에 나열된 팔레트 카드를 모두 가지고 있다면 그 카드들을 버리고 의뢰 카드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의뢰 카드의 모서리에 있는 숫자는 게임이 끝났을 때의 승점입니다.


5. 핸드 제한 체크 & 6. 육각형 타일 뽑기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을 마치면서 팔레트 카드를 8장 이하로만 남겨야 합니다. 핸드 제한 체크를 마치면 육각형 타일 1개를 뽑고 자신의 턴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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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플레이어가 특정한 수의 의뢰 카드 점수 총점에 도달하면, 모든 플레이어가 똑같은 턴 수를 가지도록 마지막 플레이어의 턴 이후에 게임이 끝납니다. 총 점수는 완료한 작품 점수, 완성하지 못한 의뢰 카드에 포함될 수 있는 남은 팔레트 카드 점수의 합이며, 각 그림마다 작가의 이름이 써 있는데 이 작가의 그림을 모으면 보너스 점수를 얻게 됩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게임은 '혼성 작품'이라는 이름의 뜻 그대로 기존의 여러 게임들을 혼합한 느낌을 줍니다. Ingenious 인지니어스에서의 타일 배치, Settlers of Catan 카탄의 개척자에서의 자원 교환 그리고 여러 게임에서 사용한 자원-임무 수행 방식이 잘 섞여 있습니다. 너무 단순해 보이고 지루해질 수 있는 추상 전략 시스템에 색깔과 명화를 입혀서 예술로 만들어버린 게임이라 생각을 합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도 쉽고 간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박스와 구성물도 카드보드 재질이라서 매우 튼튼합니다. 아쉬운 점을 말씀 드리자면 (아름답기는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는) 팔레트 보드가 너무 커서 게임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것 그리고 색의 조합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처음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예술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파스티시를 통해 미술 작품의 잔잔한 여운 그리고 게임을 통한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사이트:
Pastiche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91620/pastiche

Gryphon Games
http://www.freddistribution.com/control/rcn?p=gryphon

Most of the images used in this review first appeared on boardgamegeek.com in the following pictorial review by EndersGame: http://www.boardgamegeek.com/thread/630712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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