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 디자인 컨테스트 참가를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은 맵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픽 작업뿐만이 아니라 도시와 루트를 선택하는 일이 무척이나 고될 것이라고 예상을 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작업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목적지 카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손이 많이 가거나 시간을 많이 요구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일단, 임의의 서로 다른 도시 두 곳씩 짝을 지어서 그 사이의 최단거리를 계산하는 것을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작업은 435(30 × 29 ÷ 2)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에게 귀찮은 작업이었습니다. 시각적인 변화가 바로바로 일어나지도 않아서 재미도 없었습니다.

저는 약간 꾀를 부렸습니다.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6부'에서 이야기 했던, 대도시를 다른 도시들과 구분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남한의 대도시 한 곳과 북한의 대도시 한 곳씩 짝을 지어서 따로 표시를 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급적이면 멀리 떨어진 16개의 짝을 선택했는데, 이것들이 지금의 Primary Destination Ticket이 되었습니다. 16개만 고른 이유는 스위스나 노르딕에서 목적지 카드가 46장이라서, 한반도에서는 목적지 카드를 두 가지로 구분을 해서 각각 16장과 30장으로 나눌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Secondary Destination Ticket은 각 도시에 연결된 루트의 수를 반영해서 만들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연결된 루트가 많은 도시일수록 목적지 카드에 더 많이 등장을 해야 합니다. 한반도 맵에는 섬 세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기관차 카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므로 그곳들은 가급적이면 목적지 카드에 등장하지 않게 했습니다. Primary Destination Ticket에는 서울이 없습니다. 서울은 한반도에서 거의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그곳과 관련된 목적지 카드는 너무 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 대신에 서울은 Secondary Destination Ticket에 많이 등장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목적지 카드에 대한 디자인을 거의 다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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