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a Johannes-Graham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5번째는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라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오늘 얘기할 게임은 Spirit Island 정령 섬입니다. 이건 실제 있는 섬은 아니고요. 디자이너가 창작한 가상의 세계의 섬입니다. 이름 그대로 자연의 정령들이 살고 있는 섬을 말하는 것이죠. 규칙서 뒤쪽에 디자이너 노트가 있는데요. 게임 전에 이걸 읽으면 훨씬 더 몰입감이 올라갈 겁니다. 역설적으로, 디자이너인 R. Eric Reuss R. 에릭 러스 씨는 식민지를 건설하는 다른 게임으로부터 정령 섬의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을 파괴하면서 개척하거나, 또는 과거 강대국의 시각으로 다른 국가를 점령하고 지배하는 게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인간, 또는 승자, 지배자들의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러한 게임 배경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러스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다들 웃어넘기고 게임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러스 씨는 그러한 감정과 생각을 계속 발전시켜서 정복을 하는 쪽이 아닌 정복을 당하는 쪽 관점의 협동 게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게 바로 이 정령 섬이란 게임이죠.


이건 정령 입장도 들어 봐야 한다

정령 섬에서, 플레이어들은 그 섬의 정령 역할을 맡습니다. 정령은 작은 개인 보드 형태로 구현되어 있고요. 서로 능력도 다르고, 시작 카드도 다릅니다.

전지전능한 정령들은 침략자들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라운드의 시작은 정령 단계부터입니다. 정령들은 성장을 통해 능력 카드나 추가 원기를 가져오거나, 자신의 현신을 보드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위 세 가지는 이 게임에서 꼭 필요한 자원들인데요. 카드 보충이나 회수가 없다면 핸드의 카드는 점점 마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카드를 가져오는 행동을 강요받게 됩니다. 원기는 이 게임에서 사용하는 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령이 능력 카드를 플레이하려면 그 비용에 해당하는 원기를 내야 합니다.

정령이 인간들 앞에 나타나는 것이 현신인데요. 게임 시작 시에 몇 개의 현신이 게임 보드에 놓여 있고, 게임 도중에 범위 안에 현신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현신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중요합니다. 정령의 원래 능력이나 능력 카드에서 범위를 한정하는데, 기준이 되는 것이 현신이 있는 구역입니다. 현신이 적당히 퍼져 있어야 능력을 쓰기 편해진다는 것이죠. 또한, 현신을 게임 보드에 놓을 때마다 정령의 능력이 Hansa Teutonica 한자 토이토니카에서처럼, 조금씩 개방되어 원기 수입을 늘려 주거나 플레이할 수 있는 카드의 수를 증가시키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ttias Andersson


보존하기 위해 파괴한다

정령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카드를 미리 플레이하면 이제 침략자들의 차례가 됩니다. 침략자는 게임 시작 시에 이미 정령 섬에 정착해 있고, 게임 도중에 점차 확장합니다. 정령 섬은 해양, 산악, 습지, 밀림, 사막 등의 지형으로 나뉘고, 침략자들은 침략자 카드가 지시하는 지형에서만 활동합니다. 이 침입자 카드는 라운드마다 탐험 칸에서 건설 칸으로, 다시 건설 칸에서 황폐 칸으로 밀려납니다. 즉, 정령들은 앞으로 두 라운드 동안에 일어날 상황까지 미리 알 수 있는 것이죠. (정령이라면 그정도 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황폐 구역에서, 침략자들은 그 땅과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침략자들이 2 이상의 피해를 주면 그 땅이 오염되고 원주민들이 죽습니다. 그 공격에 살아남은 원주민들은 침략자들에게 반격을 합니다. 건설 구역에서는 조건에 따라 마을이나 도시가 생겨납니다. 마을과 도시는 각각 2, 3의 공격력/내구도를 가집니다. 그리고 탐험 카드가 공개될 때에 그 지형이 해안이나 마을/도시에 인접하다면 새로운 침략자가 나타납니다.

정령들이 마을이나 도시를 파괴할 때마다 침략자들에게 공포를 심어줍니다. 이것은 공포 토큰을 얻는 것으로 구현했는데요. 일정 개수의 공포 토큰을 얻으면 공포 토큰들을 반납하고 공포 카드를 얻습니다. 이 공포 카드는 침략자 단계 시작 시에 발동되는데, 일회성 능력이지만 정령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공포 덱에는 테러 레벨 디바이더가 있습니다. 새로운 테러 레벨 디바이더가 드러날 때마다 정령들의 승리 조건이 쉬워집니다. 레벨 1일 때에는 게임 보드에서 침략자와 마을, 도시를 모두 없애야 하지만, 레벨 2에서는 마을과 도시만, 레벨 3에서는 도시만 전부 제거하면 승리하게 됩니다. 공포 덱이 다 떨어지면 그 즉시 정령들이 승리하고요.

하지만 반대로 패배 조건들도 있습니다. 오염 토큰이 다 떨어지거나, 또는 침략자 덱이 비어 있을 때에 탐험 카드를 공개해야 할 때, 또는 어느 정령이라도 보드에서 자신의 현신을 다 잃으면 정령들이 패배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


You Are Not Alone

전지전능한 정령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능력만으로 침략자들을 물리칠 수는 없습니다. 정령들은 자신의 현신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하지만 원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정령의 타고난 능력이나 능력 카드의 효과는 목표 구역에 있는 원주민들의 존재에 의해 강화되곤 합니다. 현신과 원주민은 침략자들의 공격에 파괴됩니다. 이 게임의 진행 시간이 꽤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다시 만들어낼 수 없는 현신과 원주민들을 잘 지켜주면서 침략자들을 막아내면서요.

그리고 정령들 사이의 조합도 꽤 중요합니다. 제가 글머리에서 정령들이 모두 다르다는 얘기를 했죠. 플레이어들에게 정령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조합할 수 있는가라는 과제를 던져줍니다. 능력 카드를 뽑을 때에 주요 능력 카드나 보도 능력 카드 중 선택해야 하고, 선택된 덱에서 4장 중에 한 장을 고르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더 좋은 선택, 더 알맞은 선택을 하려면 정령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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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 섬은 기존의 식민주의적, 인간중심적 관점을 정면으로 맞서는 자연주의 협동 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 "Ant-Catan 안티-카탄"이라는 제목의 리뷰가 있는데, 이 게임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 관점에서 진행하는 게임이어서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금방 익숙해질 것입니다. 규칙서가 무려 32쪽이지만 그림이 많은 편이고, 1/3 정도는 게임 진행에 대한 팁이나 1인 게임, 시나리오 등입니다. 기본 규칙만 보면 Pandemic 팬데믹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진행 시간이 약 2시간에 달해서 팬데믹에 비해 무겁게 느껴집니다. 정령의 능력, 카드 효과 등을 잘 조합해야 해서 상당한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협동 진행 게임은 허들 높이가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성 면에서 보면, 일러스트레이션도 훌륭하고 구성물 또한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커스터마이징한 구성물을 사용하더라고요. 어떤 게임의 인기를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로 저는 게이머들의 커스터마이징을 보는데요. 정령 섬은 이미 큰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보드게임긱에서 벌써 14위에 올라와 있고요.) 그런 인기에 힘입어, 벌써 확장과 프로모가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캐릭터가 바탕이 되는 게임이어서, 확장을 만들기 좋은 구조를 가졌거든요. 남들과 다른 관점과 생각으로, 이런 훌륭한 협동 게임을 만든 러스 씨에게 큰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참고 사이트:
Spirit Islan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62886/spirit-island

Greater Than Games
https://www.greaterth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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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handa Hoove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2번째는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 (독일어로 Schwarze Kapelle 슈바르체 카펠레)라는 실제 관현악단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고요. 독일 제3제국 때에 보수우익 성향의 사람들 중에서 아돌프 히틀러에게 저항운동을 하거나 쿠데타 음모를 꾸민 사람들을 게슈타포 측에서 일컬은 용어라고 하네요. 블랙 오케스트라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익숙한 팬데믹 방식의 협동 진행 게임

블랙 오케스트라는 Pandemic 팬데믹에서처럼, Action Point Allowance System 행동 포인트 허용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플레이어는 턴마다 3번의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서류나 공모 시트에서 화살표 기호로 표시된 효과를 해결하거나, 도구를 줍거나 배달하거나 교환하거나, 인접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는 공모자 덱에서 맨 위 카드를 뽑아서 서류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 중에 "공모"가 있는데, 이것은 턴마다 최대 1번만 할 수 있습니다. 이 행동을 하면 최대 3개의 주사위를 가져와서 굴립니다. 숫자 결과가 나오면 그 숫자의 합만큼 액션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국가수리 기호가 있다면 현재 플레이어와 같은 칸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국가수리 기호만큼 의심 레벨이 상승합니다. 그리고 조준 기호를 보이는 주사위들은 반대 트랙에 놓입니다. (반대 트랙에 쌓인 주사위들은 공모자의 동기를 올리거나 히틀러의 군사 지원을 낮추는 데에 사용됩니다.) 를 이 행동은 위험부담이 따르지만 이번 턴에 할 행동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공모 중인 플레이어들이 모두 의심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서로 떨어져 있을 때에 하는 것이 좋죠.

또한 석방 행동도 있는데요. 이것은 게슈타포 본부 칸에 있을 때에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1개를 굴려서 국가수리 결과가 나오면 석방을 시도한 공모자가 체포되고,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체포된 공모자 1명을 석방시켜 줍니다. 하지만 게슈타포는 여전히 강하게 의심하고 있어서 석방된 공모자는 높은 의심 상태로 풀려나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Fee Weasel


나치의 눈을 피해서

플레이어가 행동을 하기 전에 1단계에서 현재 플레이어가 있는 칸에 위험한 인물들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히틀러와 다섯 간부는 같은 칸에 있는 공모자에게 페널티를 줍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칸에 여러 히틀러/간부가 있다면 그들의 페널티를 다 받아야 합니다. 히틀러와 간부들은 사건이나 심문의 효과로 이동하는데, 사건은 플레이어의 턴에서 마지막 단계입니다.

행동을 모두 마친 플레이어는 가장 왼쪽에 있는 사건 덱에서 맨 위 카드를 뽑아서 공개하고 그 카드의 효과를 적용합니다. 카드의 숫자는 현재 시기를 가리키고요. 7시기가 시작되면 나치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칸들이 생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rdi Roca


음모와 심문

블랙 오케스트라 단원의 목적은 히틀러를 암살하는 것입니다. 그 거사를 하기 위해서, 공모자 덱에서 나오는 음모 카드를 성공시켜야 합니다. 시도하는 음모 카드, 도구, 직업의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굴릴 주사위의 개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히틀러의 군사 지원 단계가 음모의 난이도가 됩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그 개수 이상의 조준 기호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은 또 하나의 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모자의 의심 단계가 허용하는 수보다 크거나 같은 국가 수리 결과를 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 이상의 국가수리 결과를 굴리면 음모가 발각되어 암살에 실패합니다.) 이것은 테마적으로 알맞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나치로부터 의심을 강하게 받을수록 거사를 치르기 어려울 테니까요.

이 게임의 꽃은 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옥에서 턴을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일반 턴 대신에 먼저 심문 카드를 뽑아서 해결합니다. 이 카드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혼자서만 읽고 해결해야 하는데요. 선택지에 따라, 감옥에서 더 오래 있어야 하거나, 또는 팀에 피해를 입히지만 본인은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저항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풀려나긴 하지만 고문의 후유증 때문인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문 카드의 선택지를 고를 때에 반드시 전부 실행할 수 있는 것만 골라야 하기 때문에 동료 플레이어들이 볼 때에 엉뚱한 선택지가 실행되기도 합니다. 심문 중인 동료가 왜 그런지 모른 채 말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n May


블랙 오케스트라는 간단한 규칙과 몰입감 있는 테마가 돋보이는 협동 진행 게임입니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게 저는 마음에 들더라고요. 히틀러의 눈을 피해 공모를 한다는 설정에 맞춰, 공모자들의 동기를 향상시키면서 의심을 적게 받아야 한다는 두 제약이 좋았습니다.

공모자에게 페널티를 주고 음모의 대상이 되는 히틀러와 간부들의 이동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협동 진행 게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운적 요소가 필요하긴 합니다. 음모를 비롯하여, 중요한 행동은 주사위 굴림을 통해 해결되기 때문에 게임 진행에 주사위 운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건 아쉬웠습니다.

공모자 덱에 여러 음모 카드가 있는데요. 음모 카드마다 필요한 도구가 달라서 그 도구를 찾으러 지도 위를 돌아다니거나 다른 공모자와 교환하게끔 유도합니다. 협동 진행 게임의 가장 큰 적인 알파 플레이어 존재는 이 게임에서도 가능합니다. 이걸 조금 상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문에서의 선택은 알파 플레이어의 계산에서 벗어날 겁니다.

2016년에 초판이, 그리고 2018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요. 한글판으로 나와도 괜찮을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Spirit Island 정령섬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lack Orchestra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56858/black-orchestra

Game Salute
http://www.gamesalute.com

Schwarze Kapelle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Schwarze_Kapelle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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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ravis R. Chanc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29번째부터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시간에 소개할 게임은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입니다. Deck / Pool Building 덱 / 풀 빌딩에 협동 진행 게임이 합쳐진, 왠지 모르게 킥스타터에 많이 올라오는 게임인 듯한 느낌이 들죠. 에이언즈 엔드도 사실 킥스타터를 통해 세상에 나타난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의 디자이너의 이력이 참 독특하더군요. Kevin Riley 케빈 라일리 씨인데,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2의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고 하네요.



틈의 마도사

라일리 씨가 만든 에이언즈 엔드의 세계관에서, 플레이어들은 Gravehold 그레이브홀드라는 피난처를 네메시스로부터 지키는 틈의 마도사가 됩니다. 8명의 마도사는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지고, 마법을 시전하는 공간인 4개의 틈도 서로 다르게 세팅합니다. 마도사는 10의 생명을, 그레이브홀드는 30의 생명을 가진 채로 시작합니다.

틈은 양면으로 된 타일 형태입니다. 한쪽은 개방, 다른 한쪽은 폐쇄로 되어 있는데요. 개방된 틈에는 주문 카드를 놓을 수 있습니다. 폐쇄된 틈을 개방하려면 개방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거나, 또는 집중 비용을 지불하고 폐쇄된 틈을 시계방향으로 90도로 돌려서 개방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틈은 1에서 4로 갈수록 개방 비용과 집중 비용이 더 높아지지만 틈을 개방하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3번 틈과 4번 틈은 개방되어 있을 때에 추가 효과가 있어서 일찍 개방해 놓으면 훨씬 더 좋고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iel Thurot


마도사와 네메시스의 턴

마도사의 덱을 구성할 카드는 3종류입니다. 보석은 도미니언에서 재물 카드와 같습니다. 보석을 플레이하면 에이언즈 엔드에서의 통화인 에테르를 생산합니다. 그 에테르로 카드를 구입하거나 틈을 개방/집중하거나 능력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주문은 네메시스와 그의 부하들에게 피해를 주는 데에 사용하고요. 유물은 다양한 순간 효과가 있습니다. 도미니언의 왕국 카드에 해당하는 공급 더미는 9종류를 선택합니다. 게임의 밸런스를 위함인지, 보석을 3종류, 주문을 4종류, 유물을 2종류로 놓으라고 합니다.

턴 순서 덱에는 각 플레이어가 선택한 숫자 카드가 들어갑니다. 2인일 때에는 숫자 2장씩 선택하고, 3인일 때에는 와일드 카드 1장이 추가되어 어느 인원으로 하든 플레이어의 턴 순서 카드는 총 4장입니다. 그리고 항상 네메시스 턴 순서 카드 2장이 턴 순서 덱에 들어갑니다. 플레이어의 턴은 3단계로 구성됩니다. 시전 단계에서는 틈에 놓았던 주문을 시전할 수 있는데요. 폐쇄된 틈에 있던 주문은 반드시 시전해야 합니다. 주요 단계에서는 핸드에 있는 보석, 유물 카드를 플레이할 수 있고, 카드를 구입하거나 능력을 충전할 수 있고, 틈을 개방하거나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틈에 주문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주요 단계에서는 이 행동을 원하는 순서로 원하는 횟수만큼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 뽑기 단계에서는 핸드에 카드가 5장이 될 때까지 덱에서 뽑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4개의 네메시스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네메시스도 그레이브홀드처럼 다이얼로 남은 생명을 표시합니다. 네메시스도 고유의 덱을 가지는데요. 이 덱에는 공습, 부하, 세력으로 구성됩니다. 즉시 발휘하고 버려지는 공습 카드와 다르게, 부하 카드와 세력 카드는 남아서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합니다. 네메시스 턴은 주요 단계와 카드 뽑기 단계로만 있습니다. 주요 단계가 시작되면 가장 오래된 부하나 세력 능력부터 발휘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homas Aikens


플레이어의 탈진과 패배

마도사의 생명이 0으로 떨어지면 그는 탈진 상태가 됩니다. 그때에 네메시스는 촉발을 2번 사용하며 날뛰고, 방금 탈진한 마도사의 틈 하나가 파괴되고 그의 모든 충전 토큰이 버려집니다. 탈진한 마도사는 여전히 게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생명을 다시 얻을 수 없고, 그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되면 그레이브홀드가 2배의 피해를 입습니다. 그레이브홀드의 생명이 0으로 떨어져도 패배하지만 모든 마도사의 생명이 0으로 떨어져도 패배하니 서로 생명 관리도 잘 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nas Vanschooren


셔플하지 않는 덱 빌딩 게임

2008년에 Dominion 도미니언이 출판됨으로써, 보드게임 업계에는 덱 빌딩 열풍이 불었습니다. 아마도 Worker Placement 일꾼 놓기만큼이나 큰 유행을 이끌고 있다고 보는데요. 그 두 메커니즘 모두 세련되고 합리적인 방식을 가졌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덱 빌딩 게임에는 여전히 운 요소가 컸습니다. 특히 카드를 섞어서 덱을 만들고 그것에서 카드를 뽑을 때에 말이죠.

에어인즈 엔드는 도미니언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결정적인 차이점이라면 셔플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들을 수 있겠네요. 플레이어의 턴의 3단계에서 덱에서 카드를 뽑기 전에 이번 턴에 플레이했던 보석과 유물 카드 전부를 버리는데요. 이때에 버려지는 카드들의 순서를 정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덱이 충분히 얇다면 자신이 정한 시점에 정확히 맞춰 원하는 카드를 핸드에 넣을 수 있겠죠. 그래서 시작 덱부터 뽑히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덱은 셔플하지 않지만 플레이어와 네메시스의 턴 순서를 정하기 위해서 턴 순서 덱을 섞어야 하고, 네메시스의 덱에서 뽑히는 카드도 무작위로 나옵니다. 이 부분에서 플레이어들은 카드 운을 탓할 수 있겠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nas Vanschooren


에이언즈 엔드는 덱 빌딩과 협동 진행이 잘 어우러진 수작입니다. 이 둘을 합쳐서 킥스타터를 통해 내 놓은 게임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 에이언즈 엔드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테마는 디스토피아적인 암울한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협동 진행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라일리 씨가 하던 스타크래프트 2보다는 Magic: The Gathering 매직: 더 개더링 쪽의 세계관과 더 가깝다는 느낌이 드네요. (mage 마도사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보면요.) 일러스트레이션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카드 그림을 보던 분들의 눈에는 많이 못 미칠 듯합니다.

덱 빌딩에서 필수였던 덱 셔플을 없앤 것이 에이언즈 엔드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게 빠짐으로써 게임 진행이 굉장히 편해집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른 덱 빌딩 게임에 바로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카드 운을 플레이어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경쟁 게임이냐 협동 게임이냐에 따라 민감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에이언즈 엔드는 협력 게임이기 때문에 덱 셔플이 없어도 문제가 없는 것뿐이죠.

제가 예전에 협동 진행 게임에서 높은 난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높은 난이도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포기하기 전까지) 도전 욕구를 계속 불러일으켜야 그 게임이 수명을 보장 받는 것이니까요. 에이언즈 엔드는 난이도가 꽤 높습니다. 게다가 도미니언처럼 확장을 꾸준하게 내고 있어서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하고 있죠.

올해 2019년에는 한글판 출판 소식도 있으니 한국에서 얼마만큼의 인기를 얻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라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Aeon's En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1189/aeons-end

Action Phase Games
http://www.actionphasegames.com

Indie Boards and Cards
http://www.indieboardsandcar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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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24번째는 Charterstone 차터스톤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Pandemic Legacy: Season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은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테마에서도 그렇고 게임 구성물에서도 그렇고 한 번 일어난 것을 되돌릴 수 없다는 불가역함은 Pandemic 팬데믹에서의 긴장감을 정점으로 끌어올렸습니다. Pandemic Legacy: Season 2 팬데믹 레거시: 시즌 2는 어떨까요?


확장이 아닌 스핀오프

시즌 1은 제목에서도 드러냈 듯이 시즌 2를 예고한 것이었죠. 시즌 2의 발매 전에 드는 제 궁금증은 이것이었습니다. 시즌 2는 시즌 1의 구성물을 사용해야 하는 '확장'인가, 그렇지 않은 '스핀오프'인가 말이죠. 시즌 2가 확장이냐 스핀오프냐에 따라 게이머들의 구입과 진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확장은 기본판의 판매량에 한참 못 미칩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기본판을 해 보고 그게 마음에 든 사람만 확장을 구입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확장이라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서 기본판만 구입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기본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손절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확장이라면 필연적으로 기본판의 구성물을 가져다가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판을 구입해야 합니다. 확장은 기본판에 종속되니까요. (그런데 시즌 1을 끝내고 게임을 내다 버렸거나 불태웠으면 어쩌죠?)

그런데 스핀오프라면 어떨까요? 스핀오프 역시 하나의 게임입니다. 그 자체로 게임이 되기 때문에 굳이 시즌 1을 구입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상품 면에서만 스핀오프이고, 스토리는 서로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다면요? 그러면 좀 문제가 생깁니다. 시즌 2를 먼저 한 사람들은 시즌 1의 스포일러를 당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시즌 1을 내다 버렸거나 불태웠다면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을 겁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시즌 2는 시즌 1으로부터 71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시즌 1의 직접적인 연결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즌 1으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둠으로써 시즌 1의 스포일러를 피해주면서도 시즌 1의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상품 면이나 게임 면 모두에서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lexandre Laguna


가려진 안식처 사이로~

시즌 2의 게임 보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던 세계지도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도를 확대하니 아메리카 대륙도 아니었고, 대서양이었습니다. 이것으로 짐작해, 시즌 2에서는 비어 있는 지도를 스티커로 붙여 채워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즌 1으로부터 71년이 흐른 뒤에 인류 (= 생존자)는 대서양의 세 안식처에 모여 살고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보급품이라는 불투명한 검은색 큐브들이 있는데, 이것은 게임 내에서 자원 역할을 하면서 질병을 막는 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 보급품들은 안식처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안식처에서 보급품을 들고 운반해야 합니다. 지도에는 기본적으로 정찰 행동을 하는 세 장소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같은 색깔로 된 카드 조합을 소비하는 정찰로, 잊혀졌던 나머지 지역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정찰을 하려면 그 도시에 보급소가 있어야 합니다. 질병과 보급품 관리, 그리고 보급소와 정찰을 위한 도시 카드 관리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초기에 고난을 겪게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nuke_morningstar


처음 그댈 보았지~

플레이얻르은 지도에 있는 세 곳의 안식처의 이름을 지어 줍니다. 그리고 시작 캐릭터들에 대한 설정도 정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이름, 나이, 그리고 출신 안식처까지요. 각 캐릭터는 자신의 기본 능력을 가지고 있고, 빈 칸이 예고하는 것처럼 스티커를 붙여서 능력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캐릭터들의 생김새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신 분이라면 임모탄의 워보이들처럼 보일 것입니다. 혹시 생존자들도 워보이처럼 암에 걸려 있는 것일까요? 이 게임을 계속 진행하다 보면 아시게 됩니다.

캐릭터는 상처를 입게 되는 상황이 되면 우측 하단에 있는 위험 노출 결과 스크래치 중 하나를 긁어야 합니다. 아무 표시도 없다면 상처를 입지 않지만 상처 기호가 나오면 상처 스티커 하나를 붙여야 하고요. 해골 기호가 나오면 그 캐릭터는 즉시 죽습니다. 캐릭터마다 기호 분포와 순서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스크래치를 긁어야 할 때에는 운에 맡기는 수밖에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vid Gerrard


팬데믹 레거시: 시즌 1에서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었다면 팬데믹 레거시: 시즌 2는 질병 예방과, 지도 탐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이디어를 거꾸로 뒤집었지만 어렵거나 낯설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을 게임 내의 스토리와 잘 결부시켰고요.

시즌 2는 시즌 1으로부터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는데요. 걱정은 안 해도 될 뻔했습니다. 정찰과 수색을 통한 탐험,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더 많은 행동으로 시즌 1 때보다도 더 다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덱을 관리하게 하는 것은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난이도가 고정된다면 덱이 두꺼워질수록 전염 카드의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쉬워집니다. 이러한 꼼수를 생각하는 플레이어들에게 한 방을 먹이 듯이, 시즌 2에서는 덱이 두꺼워질수록 더 많은 전염 카드를 넣게 했습니다. 덱 두께에 따른 전염 카드의 수는 단계별로 정해져 있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걸치는 것이 최고 상황입니다. 플레이어들이 캐릭터의 행동을 통해 도시 카드를 원하는 만큼 제거할 수 있지만 정말 철저한 계산 하에 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들은 바에 따라면, 팬데믹 레거시는 시즌 3까지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생각보다 많이 출시되는 레거시 게임들에 슬슬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사실 저는 그래요. 레거시 게임이 막 나오기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그렇게 참신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건 사실이죠.) 하던 사람들끼리 만날 일정 조율하는 데에서부터 피곤하고요. 플레이할 때에는 재미있지만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스포일러 걱정을 해야 하고, 되돌릴 수 없기에 진행 중에는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실제로 다 사용하지 않을 스티커나 기타 구성물로 인해 꽤 높은 가격을 주고 게임을 구입해야 하고요. 2015년에 시즌 1이, 2017년에 시즌 2가 나왔으니 올해 2019년에 시즌 3가 나와야 할 것 같지만 분위기로 보면 내년으로 밀리는 것 같습니다. 팬데믹 레거시: 시즌 3가 빨리 나오길 바랍니다. 그것까지만 하고 저는 레거시 게임을 그만 하고 싶거든요. 재미있지만 피곤하게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H Schonenberg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Disney Villainous 디즈니 빌러너스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Pandemic Legacy: Season 2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1107/pandemic-legacy-season-2

Z-Man Games
http://www.zm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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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여, 오지 말기를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rando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85번째는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Shadows over Camelot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는 Ghost Stories 고스트 스토리즈입니다.


앙뚜안 보자 x 레포스 프로덕션?

이 둘의 조합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7 Wonders 7 원더스일 겁니다. 최대 7명이 즐길 수 있는 30분짜리 문명 게임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특징들을 접붙이기에 성공한 메가 히트작이죠. 그런데 예전부터 Antoine Bauza 앙뚜안 보자 씨를 지켜봤다면 다른 작품이 어렴풋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좀 잊힌 작품이지만 고스트 스토리즈라는 게임이 있었다는 것을요.

고스트 스토리즈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에 출시된 협동 진행 게임입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폴란드어, 핀란드어 등 여러 언어판으로 나왔습니다. 큰 확장이 두 개나 나왔고, 여러 프로모도 있었을 정도로 퍼블리셔인 Repos Production 레포스 프로덕션으로부터 꽤 큰 힘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2010년에 엄친아/엄친딸 같은 7 원더스가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그 지원이 7 원더스 쪽으로 넘어간 것 같지만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teven Collins
2010년 프랑스의 게임 박람회장에서 전시한 디오라마


타워 디펜스 게임

게임 설정에 '우-펭'이라는 아옵 지옥의 군주가 등장합니다. 그는 오래 전에 퇴치되었으나 화신으로 돌아오려 하고 있고, 도사들이 그것을 막으려 한다고 하네요. 이 게임은 서양에서 보는 오리엔탈 판타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인지 일본인지 모를 여러 요소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플레이어들은 도사가 되어서 마을을 공격하는 요괴들을 퇴치해야 합니다. 마을은 총 9개의 타일이 3x3 격자로 배치된 형태입니다. 그리고 사방이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드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보드에 요괴들이 놓입니다.

요괴들은 자신의 색깔에 따라 어느 방향에 놓일지가 결정됩니다. 그리고 등장할 때에 격발하는 효과, 그리고 매턴 격발하는 효과, 또 퇴치될 때의 보상이 적혀 있습니다. 우-펭의 화신은 요괴 덱의 거의 밑에 있어서 게임의 후반에서야 등장하게 됩니다. 그를 쓰러뜨릴 때까지 도사들은 그의 부하들로부터 마을을 지켜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daga)


음과 양 단계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으로, 각 플레이어는 턴을 가집니다. 턴은 음 단계와 양 단계로 나뉘는데요. 음 단계에서는 요괴들이 활동합니다. 그 도사의 색깔과 같은 보드에 있는 요괴들이 마을을 향해 전진하고 공격합니다. 요괴 주사위 아이콘이 있다면 그 주사위를 굴려서 그 결과를 따릅니다. 요괴가 추가로 전진하거나 새로운 요괴가 나타나거나, 또는 도사가 토큰을 잃거나 하는 식입니다. 요괴들은 요괴 덱에서 뽑히고, 놓을 칸이 부족하지 않는 한 뽑힌 요괴의 색깔에 맞는 보드에 놓이기 때문에 현재 턴을 가진 도사의 보드에 반드시 놓이는 것은 아닙니다.

양 단계에서 현재 턴을 가진 도사가 행동합니다. 도사들은 마을 격자 칸 위에서 이동합니다. 턴마다 대각선을 포함한 인접한 마을 칸으로 이동할 수 있고요. 현재 마을 칸에서 마을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바깥 마을 칸에 있다면 해당하는 방향의 보드에 있는 요괴를 퇴치할 수 있습니다. 마을 칸에서는 토큰을 얻거나, 비용을 내고 요괴 카드를 제거하거나, 요괴들을 후퇴시키거나, 죽은 도사를 살리는 등의 능력이 있습니다. 게임을 할 때마다 마을 타일의 배치가 달라질 수 있으니 매번 분위기가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y


요괴 퇴치와 예방

마을을 공격하는 요괴는 가장 가까운 마을 칸을 파괴하기 때문에 요괴가 나타나면 빨리 처리해야 합니다. 도사는 바깥 마을 칸에 있을 때에 그 칸에 바로 인접한 요괴를 퇴치할 수 있습니다. 모서리 칸의 경우에 양쪽 보드에 인접하기 때문에 한 번에 요괴 둘을 퇴치할 수도 있습니다. 퇴치 선언을 하면 도 주사위 3개를 굴립니다. 퇴치할 요괴 카드에는 퇴치에 필요한 토큰 색깔들이 적혀 있습니다. 굴린 주사위 결과가 그 이상 나왔다면 그 요괴를 퇴치합니다. 주사위 결과가 부족하다면 가지고 있던 색깔 도 토큰을 소비해서 결과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한 명이 요괴 토치를 할 때 그와 같은 칸에 있는 다른 도사들의 색깔 도 토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퇴치된 요괴 카드는 보드에서 제거됩니다.

이전에 불상 토큰을 획득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이 끝날 때에 불상 토큰을 자신이 인접한 보드의 빈 칸에 놓을 수 있습니다. 만약 요괴 카드가 불상 토큰이 있는 칸에 놓이려고 한다면 아무 효과 없이 즉시 버려지고, 그 불상 토큰 역시 버려집니다. 일회용 방어막인 셈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im Ermolaev


고스트 스토리즈는 동양 테마의 디펜스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인기가 최근까지 오지 못한 것은 '운적 요소'라는 한계 때문이라고 봅니다. 보드에 놓일 요괴 카드를 뽑는 것과 요괴 퇴치에 필요한 주사위를 굴리는 것 모두 운이 정말 크게 작용합니다. 대부분의 상황을 주사위를 굴리면서 해결하므로 주사위 운이 그날의 난이도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죠. 그것을 낮추려면 마을 칸의 효과와 도사의 능력을 잘 조합해야 합니다. 빨간색 도사는 이동에 특화되어 있고, 파란색 도사는 행동을 여러 번 할 수 있습니다. 초록색 도사는 주사위 굴림에, 노란색 도사는 토큰에 장기를 발휘합니다. 따라서 어떤 색깔이 도사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게임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마을 칸에 가까이 있어야 하겠죠.

'요괴'라는 테마가 어쩌면 한국인(동아시아인)들에게 좀 진부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1990-2000년대 이누야샤, 그보다 앞선 1980-1990년대 倩女幽魂 천녀유혼 (영어판 제목: A Chinese Ghost Story) 같은 작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거든요.





참고 사이트:
Ghost Stori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7046/ghost-stories

Repos Production
http://www.rpr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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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가운데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82번째는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Shadows over Camelot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입니다.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아마도 King Arthur 아서 왕에 대해 들어 보지 못한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멀리 영국, 그 중에서도 켈트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문학이나 판타지 작품에서 많이 언급되고 차용되고 있으니까요. 아서 왕 이야기는 전설로 추정되지만 배경 시기는 로마 군단이 브리타니아에서 철수하는 5-6세기 경이라고 합니다. 이때에 게르만족과 노르만족, 색슨족 등 여러 민족들이 브리타니아를 침략하며 혼란이 일어났고, 선주민인 켈트족을 위기에서 구한 어떤 인물이 아서 왕의 모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죠.

게임으로 넘어와서요. 이 게임은 아트워크에 혼신의 힘을 다 하는 Days of Wonder 데이즈 오브 원더 社의 초기 작품들 중 하나죠. 두 명의 프랑스 게임 디자이너들이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 명은 Five Tribes 다섯 부족7 Wonders Duel 7 원더스 듀얼 등을 만든 Bruno Cathala 브루노 카탈라 씨이고, 나머지는 Mystery of the Abbey 수도원의 미스테리와 Mare Nostrum 마레 노스트룸 등을 만든 Serge Laget 세르주 라제 씨입니다. 어쨌거나 아서 왕 이야기에 함께 나오는 마법사 멀린, 명검 엑스칼리버, 기사 랜슬롯 등이 이 게임에서도 등장합니다. 원작의 주요 부분들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퀘스트 또 퀘스트

이 게임에는 여러 게임 보드가 있습니다. 가장 큰 보드에 있는 원탁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퀘스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아서 왕과 그의 기사들은 퀘스트를 계속 수행해야 합니다. 퀘스트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 카멜롯 성은 공성기로 포위당하고 있습니다. 성 밖으로 나가서 공성기를 파괴하는 것이 있고요. 두 번째로, 흑기사/랜슬롯/드래곤과의 전투가 있습니다. 이 퀘스트들은 요구되는 특정 조합의 카드를 여러 턴에 걸쳐 내려 놓아야 완료됩니다. (당연히 드래곤은 무척이나 힘든 퀘스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명검 엑스칼리버를 찾기 위한 퀘스트가 있는데요. 호수로 가서 카드를 버리면서 엑스칼리버를 끌어당겨야 합니다. 네 번째로 성배 퀘스트는 성배 카드를 여러 장 놓아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색슨족/픽트족과의 전쟁이 있습니다. 이것은 해당 칸에 이민족이 가득 차기 전에 숫자 카드를 1부터 순서대로 놓아야 해결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GG Admin


다가오는 악의 그림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턴에 두 단계를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첫 번째는 악의 진행, 두 번째는 영웅적 행동인데요. 악의 진행은 검은색 카드 1장 뽑기나 카멜롯 성 앞에 공성기 1개 놓기, 체력 1점 잃기 중 하나를 반드시 실행해야 합니다. 검은색 카드는 아서 왕 일행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는 카멜롯의 붕괴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아서 왕의 아내 귀네비어뿐만 아니라 아서 왕에게 치명상을 입힌 모드레드, 마녀 모르간, 멀린을 파멸로 이끈 여자 마법사 비비언 등이 있죠. 그렇다고 해서 검은색 카드를 뽑는 것 대신에 다른 것을 해야 할까요? 아, 이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멜롯 성 앞에 공성기 12개가 놓이면 아서 왕과 기사들은 게임에서 패배하고, 체력이 0이 된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하기 때문입니다.

악의 진행이 끝나면 그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웅적 행동 중 하나를 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로 이동하거나 퀘스트 행동을 실행하거나 흰색 카드 1장을 사용하거나 체력 1점을 회복하거나 다른 플레이어를 고발할 수 있습니다. 흰색 카드는 아서 왕 일행에게 좋은 효과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카멜롯의 원탁에 앉아서 퀘스트 행동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러니 다른 퀘스트를 하러 멀리 나가 있다면 이동을 하는 데에 턴을 한 번 더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퀘스트를 완료한 플레이어들은 자동으로 카멜롯 성으로 복귀하기 때문에 계산을 잘 하면 턴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 Wiggins


배반자 색출

이 게임에는 배반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불확실하게 얘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각 플레이어는 충성도 카드 1장씩 받는데요. 8장의 충성도 카드 중 1장은 배반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배반자 카드를 받더라도 충실한 기사라고 말합니다. 배반자는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죽거나 패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혼자서 승리하거든요. 그래서 들키지 않게 충실한 기사들에게 해로운 행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굉장히 좋은 흰색 카드를 엑스칼리버 호수에 빠뜨려서 버린다든지,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도움을 요구할 때에 거짓 정보를 흘리며 일부러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죠.

영웅적 행동 중 하나로 다른 플레이어가 배반자라고 고발하는 것이 있습니다. 고발당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충성도 카드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가 배반자가 맞다면 카멜롯의 원탁에 흰색 검이 추가되고, 반대로 배반자가 아니라면 원탁에 있는 흰색 검 1개를 검은색 면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원탁에 검은색 검이 7개 이상이 되어도 충실한 기사들이 게임에서 패배합니다. 고발은 각 플레이어가 한 번씩만 할 수 있는데, 배반자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일부러 거짓 고발을 하려고 할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hris Norwood


서로 다른 인물 능력

각 인물은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집니다. 아서 왕은 자신의 턴에 흰색 카드 1장을 다른 플레이어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탁에서 흰색 카드를 뽑아서 그게 필요한 동료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갈라하드 경은 자신의 턴에 흰색 카드 1장을 공짜로 플레이할 수 있어서 아서 왕과 좋은 콤비가 되죠. 가웨인 경은 원탁에서 흰색 카드를 2장이 아니라 3장을 뽑기 때문에 카드가 잘 나오면 퀘스트 하러 다닙니다. 퀘스트를 성공할 때마다 체력 1점을 회복하는 팔라메데스 경은 악의 진행 때에 자신이 체력을 깎으면서 버텨 주죠. 그리고 엑스칼리버나 성배, 랜슬롯 퀘스트를 성공하면 해당하는 유물을 획득합니다. 유물들 각각도 특별한 능력을 가집니다. 엑스칼리버는 소유자가 참가하고 있는 전투에 +1을 주고, 버려지면서 방금 뽑힌 검은색 카드를 무효화할 수 있습니다. 성배는 버려지면서 죽은 플레이어를 부활시킬 수 있고요. 랜슬롯의 갑옷은 검은색 카드를 뽑을 때에 1장이 아니라 2장을 뽑아서 선택하고 선택되지 않은 것은 덱의 밑에 넣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이 게임은 충실한 기사들에게 쉬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배반자가 드러내지 않고 방해를 하고 있을 수 있고, 거기에 인물 능력과 유물의 능력이 더해지면 사태는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배반자는 배반자임을 스스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배반자는 인물 참조표를 배반자 면으로 뒤집고, 인물 피규어와 체력 주사위, 소유하고 있던 유물을 제거합니다. 이제부터 배반자는 영웅적 행동 대신에 다른 행동을 합니다. 카멜롯 성 앞에 공성기 1개를 추가하거나 검은색 카드 1장을 뽑아서 사용하는 것을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ens A. Czaplo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은 테마를 잘 살린 추론 게임입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멋진 피규어가 더해져서 게임에 더 몰입하게 합니다. 규칙도 간단한 편이고, 직관적이어서 아이들이나 초보자와 함께 하기에도 좋습니다. 배반자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플레이어들에게 묘한 긴장감을 주는 것도 재미이지만 배반자가 없다는 것이 너무 빨리 확정되면 게임이 좀 심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퍼블리셔에서 발매되던 해에 박람회장에 크고 아름다운 디오라마 전시를 하며 전세계인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게이머들은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추가 기사나 퀘스트 등을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확장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죠. 그리고 2008년에 멀린이 인물로 추가된 Merlin's Company 멀린의 일행이라는 확장이 출시되었습니다만 제가 생각한 확장과는 좀 달랐습니다.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와 더불어 데이즈 오브 원더를 먹여살린 효자 게임으로서, 발매 10주년이 되는 해에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2020년이 15주년 되는 해니까 다시 한 번 기대를 해 봅니다. 아직 게임에서 다루지 않은 아서 왕 이야기들이 많잖아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Hautemont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Ghost Stories 고스트 스토리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Shadows over Camelot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5062/shadows-over-camelot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King Arthur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King_Art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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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지붕층은 처음이지?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niledesig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81번째는 7 Wonders Duel: Pantheon 7 원더스 듀얼: 만신전에 이어서 Expansion 확장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의 첫 번째 확장,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Widow's Walk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 망부대입니다.


아직 한 층 남았다

먼저, '망부대'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확장을 번역하면서 합성해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영어 제목인 Widow's Walk를 직역하면 미망인이나 과부의 길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영어권에서 관용어인데요. 19세기 북미 해안가 집에서 주로 발견되는, 지붕 위에 있는 망루입니다. (좀 길죠?) 주로 선원의 아내들이 남편을 기다리며 집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망루', 이걸 한자어로 바꿔서 望夫臺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건축양식이어서 달리 표현하기 어렵네요.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집에 화장실이 없는 것이 이상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 확장에서 이렇게 풀어냈습니다. 아직 탐험하지 않은 층이 있다고요. 망부대 확장에서는 지붕층이라는 상층 위의 '제4의 층'이 등장하며 20개의 새로운 방도 추가합니다. 지붕층도 층계참이 있는데요. 이 방은 상층의 층계참에 연결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새로 추가된 방 타일의 뒷면에는 지붕층이 따로 표시되어 있지만 기본판의 방 타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지붕층에서 새로운 방을 탐험할 때에는 방 타일 더미에서 지붕층이거나 상층 중 먼저 발견되는 것을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에만 예외적으로 상층 방 타일을 지붕층에 놓을 수 있을 뿐 지붕층도 독립된 층으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Mystic Elevator 신비한 엘리베이터로 지붕층에 가려면 주사위 굴림의 결과가 '4'일 때에만 가능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누가 아직 안 먹었지?

방 타일들 중에는 탐험가의 특성을 올려 주는 고마운 방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방에서 턴을 마칠 때에 지정된 특성을 '1'만큼 올리는데, 게임 중에 한 번씩만 얻을 수 있습니다. 기본판에는 4개, 확장에서도 2개가 있습니다. 누가 어느 방에서 특성을 챙겨 먹었는지 어떻게 기억할까요? 기억을 도울 방법이 있을까요? 이 확장에는 탐험가 토큰이라는 새로운 구성물이 들어 있습니다. 각 탐험가마다 6개, 총 36개가 들어 있죠. 이 토큰은 특성을 올리는 방에 놓여서 어떤 탐험가가 그 방에서 특성을 올렸는지 표시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또한 새로 추가된 카드에서도 탐험가 토큰을 사용하는 것이 있고, 확장 시나리오에서도 사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토큰으로, 장애물 토큰과 자물쇠 토큰이 추가되었습니다. 두 토큰 모두 특정 시나리오에서 사용되며, 탐험가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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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새로운 시나리오

기본판에서 시나리오는 50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확장에서도 50개를 추가했습니다.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에서 헌트 (시나리오)는 특정 방과 특정 징조 카드에 의해 격발됩니다. 기본판에 있는 헌트 표로는 새로운 방과 새로운 징조 카드를 연결해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확장에서는 새로운 헌트 표가 들어 있죠. 확장 규칙서의 두 쪽은 바로 이 새로운 헌트 표에 대해 할애합니다. 만약 망부대 확장을 넣고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면 기본판의 헌트 표 대신에 이 헌트 표를 사용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나리오들은 미국 각계의 전문가들이 작성했습니다. 영화 패러디부터 신화 속의 괴물과의 싸움,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풍자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어 게임이 몇 개 있는데요. 이것들은 영어 알파벳과 한글 자모음의 차이 때문에 규칙을 조금 수정해서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망부대는 언덕 위 집에서의 배신을 넓게 확장해 줍니다. 방 타일과 카드뿐만 아니라 50개나 되는 새로운 시나리오로 말이죠.

아쉬운 점을 꼽자면 완성도입니다. 텍스트가 많고 여러 사람이 작업한 것을 한 데 모아서 그랬는지 마무리가 부족해 보입니다. 텍스트 효과에 대해 모호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띄고, 시나리오에서 언급하는 속력 굴림 토큰들이 빠져 있습니다. 규칙 부분은 앞으로 FAQ를 통해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이고, 속력 굴림 토큰은 인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파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새 시나리오들 중 제가 앞부분 25개는 번역해 두었습니다. 곧 있을 할로윈 데이 때에 친구들과 즐기시길 바랍니다.


3주 후에는 확장들 중
Innovation: Cities of Destiny
이노베이션: 운명적인 도시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Widow's Walk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8452/betrayal-house-hill-widows-walk

Avalon Hill
http://www.avalonh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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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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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79번째부터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게임

이 게임은 무려 2000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 보드게임을 시작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모르실 겁니다. 제가 2001년 즈음부터 보드게임을 시작했는데요. 당시에 보드게임 카페를 가면 한쪽 진열장에 이 게임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보드게임 문화가 태동한 당시에 동호인들이 아니라면 이 게임을 해 볼 기회가 없었을 겁니다. 저도 학교 앞에 있던 작은 보드게임 카페에서 이 게임을 봤습니다. 사장님한테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알려주지 않았죠. 2001년 말에 영화관에서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첫 번째 편인 "반지 원정대"가 상영되었기 때문에 그 즈음에 제 눈에 들어왔던 이 게임은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협동 진행은 지금에 와서야 흔하디 흔한 메커니즘이지만 2000년대 초반 하더라도 생소했습니다. 단어 그대로 서로 힘을 합쳐서 무언가를 하는 건데, 믿겨지지가 않아서 협력 (협동) 게임이 뭐냐면서 한 번씩 되묻곤 했죠.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고요. 이 게임의 디지이너인 Reiner Knizia 라이너 크니치아 씨는 당시에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러한 대단한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팬층을 가진 J. R. R. Tolkien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게임으로, 그것도 협동 게임으로 만든다? 이것은 정말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 Wiggins


호빗들의 험난한 여정

다른 반지의 제왕 테마의 게임들과 달리,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호빗입니다. 다른 동료들도 나옵니다만 카드로만 존재합니다. 원작 소설에서처럼, 호빗들은 백 엔드에서 출발해서 모르도르로 가는 여정을 합니다. 이 게임에서, 그 진행이 마스터 보드의 위쪽에서 표시됩니다. 아래쪽은 타락 트랙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타락 트랙의 "0"칸에서 시작하며 반대쪽 끝에 "사우론의 눈"이 서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사우론의 눈과 만나거나 통과하면 그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하고, 그게 반지-운반자였다면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패배하는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d Sherman


4번의 충돌

마스터 보드의 주요 장소는 안식처와 충돌로 나뉩니다. 안식처는 백 엔드와 리븐델, 로스로리엔뿐인데요. 이곳에서는 주로 앞으로의 여정을 준비하는 지시들이 있습니다. 카드를 받거나 분배하는 식이죠. 그런데 각 안식처의 마지막에는 플레이어들이 무언가를 지불하게 끔 합니다. 백 엔드에서는 나즈굴의 등장 때문에 은신 토큰을 내야 하고, 리븐델에서는 원정대를 결성하기 위해 각자 우정 토큰을 내야 하고, 로스로리엔에서는 갈라드리엘의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시련이라고 할 수 없는 사소한 것들입니다. 진짜 시련은 이제부터죠.

나머지 주요 장소 4곳 (모리아와 헬름스 딥, 쉴롭의 굴, 모르도르)는 별도의 보드로 나타냅니다. 양면 보드 2개의 4면에 그 장소들이 각각 적혀 있는데요. 이것을 충돌 보드라고 부릅니다. 충돌 보드는 왼편에 사건 트랙이, 오른편에 활동 트랙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사건 트랙을 전진시키는 타일을 뽑을 때마다 사건 트랙에서 마커가 아래로 전진합니다. 사건 트랙의 각 칸은 원작에 등장하는 주요 대사나 장면이며, 플레이어들에게 지시나 선택을 줍니다. 보통은 특정한 자원을 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으면 나쁜 일이 발생합니다. 그 나쁜 일이란 건 위협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따르거나 타락 트랙에서 사우론의 눈과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충돌 동안에 현재 플레이어는 손에서 최대 갈색 카드 1장과 회색 카드 1장을 낼 수 있는데요. 그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마다 해당 활동 트랙에서 마커가 전진합니다. 활동 트랙의 칸은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충돌은 사건의 마지막 칸이나 주요 활동의 마지막 칸에 도달해야 끝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odney Loyd


나는 네가 보인다!

이 게임에는 심장, 태양, 반지, 3종류의 생명 토큰이 있습니다. 충돌이 끝나면 각 플레이어는 없는 생명 토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없는 종류마다 타락 트랙에서 사우론의 눈을 향해 1칸 전진합니다. 그리고 반지 생명 토큰을 가장 많이 가진 플레이어가 새로운 반지-운반자가 됩니다.

반지-운반자는 반지 토큰을 가집니다. 한 반지는 이 게임에서도 능력을 가집니다. 각 충돌 도중에 한 번, 반지-운반자가 한 반지를 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위협 주사위를 굴려서 부정적인 효과를 받고 (주사위 결과에 따라) 아무 활동 트랙에서 최대 4칸까지 전진할 수 있습니다. 충돌을 제때에 끝내기 위해서 반지-운반자의 희생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끼리 반지 생명 토큰을 계획적으로 잘 분배해서 가장 여유있는 플레이어가 한 반지를 나르도록 만들어야겠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eter Vandenbroeck


도와줘요, 간달프!

이 게임에서 인물들은 카드로 표현됩니다. 카드마다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개성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5명의 호빗들도 서로 효과가 다릅니다. 프로도는 갈색 카드를 와일드 카드로 낼 수 있고, 샘은 프로도가 처리할 나쁜 효과를 대신 덜 아프게 맞아줄 수 있습니다. 피핀은 서로 다른 색의 카드 대신에 같은 색으로 낼 수 있고, 메리는 충돌의 종료 시에 한 종류를 덜 가지고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점수 토큰 5점을 버리면 간달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간달프 카드는 5장이 있는데요. 현재 플레이어가 남은 간달프 카드들 중에서 1장의 효과를 적용하고 버립니다. 치유는 플레이어 1명이 타락 토큰에서 2칸 후퇴하게 하고, 끈기는 플레이어 1명이 카드 4장 뽑게 합니다. 예견은 맨 위 사건 타일 3개를 보고 원하는 순서대로 되돌려 놓고, 마법은 이번 사건 칸의 효과를 무효화하게 하는 식입니다. 간달프의 도움을 받으려면 점수를 포기해야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이라 생각되면 손을 내미는 것이 좋습니다. 아끼다가 X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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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니치아 씨의 반지의 제왕은 테마를 잘 살린 협동 게임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물품 이름은 원작 세계관에서 그대로 왔기 있기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를 본 적이 없는 분에게는 게임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주사위, 카드, 타일이 사용됩니다. 온갖 운적 요소가 다 들어 있다는 얘기죠. 플레이어들이 아무리 고차원적인 계산을 하더라도 어긋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게임 그 자체와 싸우려면 이런 운적 요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확장에서 그걸 다르게 풀긴 했지만요. 네, 그렇습니다. 이 게임엔 확장이 3개나 있습니다!

그래도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꾸준한 인기가 있어서인지 2012년에 재판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크기와 그림이 달라져서 예전 확장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확장이 필수적인 게임이니까 퍼블리셔가 언젠가 확장도 재판해 주지 않을까요?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Shadows over Camelot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Lord of the Ring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823/lord-rings

Kosmos
http://www.kosmos.d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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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원하면 우주급 공포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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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74번째는 T.I.M.E Stories 타임 스토리즈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Arkham Horror: The Card Game 아컴 호러: 카드 게임입니다.


크툴루 신화 기반

이 게임은 크툴루 신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크툴루 신화는 Howard Phillips Lovecraft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씨의 저작물을 후대 작가들이 보충하여 만들어낸 코즈믹 호러 신화입니다. 초기의 크툴루 신화는 러브크래프트 씨의 작품들에서 단편적으로 기술되었으나 그 이후에 August Derleth 어거스트 덜레스 씨가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세계관에서는 아주 먼 옛날에 존재했던 외계 종족이나 초월적 존재들의 공포, 초자연적 사건들이 등장합니다.

이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보드게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미 한국어판으로 나왔던 Arkham Horror 아컴 호러와 Eldritch Horror 엘드리치 호러, Cthulhu Wars 크툴루 워즈 이외에도 Mansions of Madness 광기의 저택, Tides of Madness 광기의 파도, Elder Sign 엘더 사인 등이 있습니다. 세계관이 큰 만큼 출판된 기본판에 굉장히 많은 확장이 나오기도 합니다.

1934년 5월 11일에 러브크래프트 씨가 그린 크툴루 스케치


그래서 제가 조사자 되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아컴 호러: 카드 게임은 기본적으로 1-2인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입니다. ('기본적'이라고 말한 이유는 두 카피로 진행하면 최대 4명까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들은 Arkham 아컴 시의 New England 뉴 잉글랜드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인물이 됩니다. 조사자는 서로 다른 스탯 수치와 고유 능력을 가집니다. 의지, 지능, 전투, 민첩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시험에서 사용됩니다. 만약 육체적 공격에 의한 피해를 받으면 피해 토큰을, 정신적 공격에 대해서는 공포 토큰을 받게 되는데, 둘 중 어느 하나가 해당 건강 수치 이상 누적되면 그 조사자가 죽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조사자를 선택하면 그 조사자를 위한 카드 덱을 만들어야 합니다. 덱은 자산, 기술, 사건, 약점 카드들의 조합으로 약 30장으로 구성됩니다. 규칙서에는 초보자를 위해 추천 인물과 추천 덱이 있습니다. 그 덱을 조금 수정하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덱을 만들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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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조사자는 무서워할 시간도 없다

시나리오는 몇 개의 Part 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 부에서는 Agenda 주제 덱과 Act 막 덱이 준비됩니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주제 덱에 파멸 토큰이 쌓이게 되고, 그것이 미리 정해진 개수 이상이 되면 다음 주제로 넘어가게 됩니다. 주제 덱은 게임 내의 시계 역할을 하며 마지막 주제 카드가 드러나면 조사자들이 게임에서 패배하게 됩니다. 조사자들은 단서 토큰을 미리 정해진 개수 이상을 모아서 다음 막으로 넘어갈 수 있고, 마지막 막 카드를 해결하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은 차례대로 턴을 가지며 각 턴에는 원하는 조합으로 행동 3개를 할 수 있습니다. 덱에서 카드를 뽑거나 손에 있는 카드를 플레이하거나 자원을 얻거나 능력을 사용하거나, 조사, 이동, 회피, 전투 등 가능한 여러 행동이 있습니다.

각 조사자는 미니 카드로 어떠한 장소에 있다고 표시됩니다. 장소 또한 타임 스토리즈에서처럼 카드로 표현되고 조사자가 그 장소에서 지능 시험을 요구하는 조사 행동을 통해서 단서 토큰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단서 토큰은 다음 막으로 진행하기 위한 열쇠로 쓰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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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났네, 우리 다 죽어

적 단계에서는 적이 이동하고 공격합니다. 적 카드에도 그것의 공격력이 적혀 있는데, 육체적 피해나 정신적 피해, 혹은 그 둘 모두를 주는 것도 있습니다.

조사자는 같은 장소 카드에 있는 적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싸울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그 적 카드에 적힌 전투 스탯을 참조하여 전투 시험을 합니다. 성공할 때마다 일반적으로 피해 1을 주고, 그 적에게 누적된 피해가 그 적의 체력 이상이 되면 그 적이 죽습니다.

적이 들러붙은 조사자는 전투나 회피 이외에 다른 행동을 할 때마다 피해를 입습니다. 민첩 시험을 요구하는 회피 행동에 성공하면 들어붙었던 적이 떨어져서 그 조사자는 그 턴 동안에 행동에 자유로워집니다. 조사자는 같은 장소 카드에 있는 적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동료에게 들러붙은 적을 공격하거나 유인하는 것은 훌륭한 팀 플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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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를 탓하기보다는 앱을 켜라

제가 이 게임을 해 보면서 가장 참신했던 것은 토큰 풀 방식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테마틱 게임에서 스탯에 대한 시험을 할 때에 주사위를 굴립니다. 주사위는 랜덤성도 문제긴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변주를 주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뭐, 주사위도 6면체뿐만 아니라 4면체, 8면체, 10면체 등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경우의 수가 주사위 면으로 나타낼 수 없거나 특정 결과에 추가 효과가 있다면 매번 그걸 표시하기 번거로워집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는 토큰 풀로 그것을 해결했습니다. 시나리오마다, 그리고 난이도마다 게임 시작 시에 토큰 풀에 들어가는 토큰들의 개수와 종류가 정해집니다. 그것을 혼돈 주머니라 불리는 것에 넣고 스탯 시험을 할 때마다 그 주머니에서 토큰 1개를 뽑아서 스탯 보정을 합니다. 안타깝게도 보정치는 안 좋은 것이 더 많습니다. (-4부터 +1까지 있고, 특정한 기호가 그려진 토큰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사자가 스탯 시험을 할 때에는 그 스탯을 +2정도까지 올려 놓고 시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퍼블리셔는 스마트폰 시대에 맞게 아컴 호러: 카드 게임을 위한 혼돈 주머니 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손가락을 몇 번만 움직이면 세팅은 물론이고 토큰 뽑는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세상 참 편리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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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컴 호러: 카드 게임은 크툴루 신화 기반의 덱-빌딩 협동 진행 게임입니다. 세계관에 대해 잘 알수록 게임에 몰입해서 할 수 있지만 잘 모르더라도 괴물을 사냥하며 신비스러운 사건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즈음에 시나리오 기반 게임들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 게임도 그 흐름에 잘 편승한 듯 합니다.

단점을 몇 가지 꼽아야 할 것 같은데요. 게임 특성 상 진입장벽이 좀 높습니다. 첫 번째로 세팅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듭니다. 카드를 종류에 따라 분류하고 시나리오에 맞게 장소 카드를 찾고, 또 조사자마다 자신의 덱을 구성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카드에 텍스트, 키워드가 많습니다. 이것은 읽으면서 하는 걸 귀찮아 하는 사람들에게는 타협이 불가능한 요소죠. 카드마다 어떤 상황에서 사용가능한 효과인지, 언제 어떤 사건이 격발되는지 잘 챙겨야 합니다. 그나마 이게 협동 진행 게임이어서 플레이어들 중에 적어도 한 명만 정신 차리고 하면 됩니다. 세 번째로 언어 문제입니다. 영어판, 독일어판, 프랑스어판, 스페인어판, 폴란드어판, 이탈리아어판, 일본어판까지 나왔지만 아직 한국어판은 나오지도 않았고 나온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확장도 꽤 많은데 과연 한글판이 나올 수 있을까요?

테마틱 게임을 소개할 때에 부딪히게 되는 난관들 중 하나는 원작 세계관입니다. 세계관을 충실히 반영한 게임일수록 규칙이 많고 복잡해집니다. 게임에 대한 기본 규칙을 이해시키기도 힘든데 거기에 인물이나 물품, 장소의 특징을 살린 부가 규칙까지 외우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이 게임이 협동 진행 게임이라 참 다행입니다. 적어도 한 명만 잘 하면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잘 따라갈 수 있으니까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son Wilsey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Unfair 언페어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Arkham Horror: The Card Gam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05637/arkham-horror-card-gam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Cthulhu Mythos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Cthulhu_Myt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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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데기리기리 돈데 돈데...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71번째부터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T.I.M.E Stories 타임 스토리즈입니다.


게임 북이란?

많은 분들은 어떤 이야기 책 안에 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분기점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A를 선택하면 몇 쪽으로 가시오."라는 식의 명령어가 기억나실 겁니다. 저도 어렸을 적에 실제로 해본 적이 있는데요. 이러한 책을 game book 게임 책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1936년에 독자가 결말에 영향을 주는 책이 등장했고, Edward Packard 에드워드 패커드의 "Choose Your Own Adventure 당신의 모험을 선택하세요"라는 소설 시리즈가 1979년부터 20년 가까이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게임 북은 콘솔 게임과 PC 게임용 어드벤쳐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게임 북이 보드 게임 형태로 나왔습니다. 그게 타임 스토리즈입니다. 저는 보드 게임도 출판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게임 북이 거의 40년만에 부활한 느낌이 드네요.



시간 요원들의 임무

타임 스토리즈에서 플레이어들은 'Caisson 탄약'이란 시간여향 장치를 통해 과거 어느 시점으로 보내집니다. 이때 그 시대의 인간의 몸 속에 들어갑니다. 게임 상에서 빙의되는 인간을 그릇을 뜻하는 'Receptacle 용기'라고 부릅니다. 플레이어들은 임무를 완료하기 위해서 최소 1번의 'Run 시도'를 하게 됩니다. 요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아서 Time Unit 시간 단위가 다 되면 현재로 돌아오게 됩니다. 물론, 임무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습니다.

타임 스토리즈에는 주류가 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시간 요원으로서 용기에 따라 역할을 받고 자신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 게임은 완전한 협력이어서 플레이어들이 함께 퍼즐을 풀어 나아갑니다. 이 기본판 (확장이 있다는 얘기죠!)에서는 asylum 정신병원이 배경이고, 이곳에 수감된 인물들의 역할이 주어져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son


장소와 역할

요원들의 임무는 장소를 통해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본부에서 시작하며, 이 본부도 카드로 구성됩니다. 요원들이 탐험하는 장소 카드들은 일부가 봉쇄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장소 카드는 특정한 토큰을 가지고 있어야만 공개되므로 다른 경로를 통해 필요한 토큰을 가지고 이 장소로 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용기 (= 역할)에는 생명점과 몇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특성은 시나리오에 따라 다른 능력을 나타냅니다. 같은 특성이라도 어떤 시나리오에서는 원거리 공격이고,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마법 공격이 되기도 합니다.

협동 게임에서 특정 플레이어가 나머지 플레이어들 위에서 군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순서대로 Time Captain 시간 대장을 맡아서 각자가 주도적으로 게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tonio D


타임 스포일러?

제가 리뷰를 쓰면서 가장 염려되는 것은 게임의 이야기를 누설하는 것입니다. 글의 첫 머리에서 얘기했 듯이, 타임 스토리즈는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있는 게임 북이여서 내용을 발설하면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저는 타임 스토리즈 기본판과 확장들을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하면서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게임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토큰과 마커들은 다 쓸 데가 있으니 게임을 하시면서 저절로 알게 됩니다. (대나무 숲에라도 가야 할까 봐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eatrix Schilke


보드게임긱에서 타임 스토리즈의 순위는 굉장히 높습니다. 저는 '이야기만 강조한 뻔하디 뻔한 협동 게임이겠거니...'라고 생각했지만 해보고 나서 그 순위에 대해 수긍했습니다. 타임 스토리즈는 어릴 적에 봤던 게임 북에서 한 차원 발전되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요원이 되어 무언가를 조사하고 함께 토론하며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장소에 대한 현실감을 살리기 위함인지, 요원들은 같은 장소에 있지 않다면 자신이 본 장소 카드에 대해 말해줄 수가 없습니다! 때때로 장소 카드에 있는 별것 아닌 것 같은 그림 하나, 글귀 하나가 중요한 실마리일 수도 있어서 누구와 함께 이동할지에 대해 잘 고민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시간 단위를 다 써서) 시도를 반복할수록 불필요한 장소 방문을 쳐내게 됩니다. 임무 수행 경로를 최적화하는 것이죠. 이건 영화 Edge of Tomorrow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주인공들이 죽을 때마다 시간 루프를 도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재시도할 때마다 점점 더 잘하게 되니까요.

시나리오가 더 필요하겠죠? 이미 기본판을 포함한 6개의 시나리오가 출시되었고 2개가 발표된 상태입니다. 시간여행을 더 부지런히 해야겠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ário Ciríaco

저는 이 게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만 협동 게임을 싫어하는 분들은 피해 주세요. 전략성이 없는 게임이므로 빡빡한 전략 싸움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Arkham Horror: The Card Game
아컴 호러: 카드 게임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I.M.E Stori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46508/time-stories

Space Cowboys
http://www.spacecowboys.fr/pages/home/languag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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