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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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79번째부터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게임

이 게임은 무려 2000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 보드게임을 시작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모르실 겁니다. 제가 2001년 즈음부터 보드게임을 시작했는데요. 당시에 보드게임 카페를 가면 한쪽 진열장에 이 게임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보드게임 문화가 태동한 당시에 동호인들이 아니라면 이 게임을 해 볼 기회가 없었을 겁니다. 저도 학교 앞에 있던 작은 보드게임 카페에서 이 게임을 봤습니다. 사장님한테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알려주지 않았죠. 2001년 말에 영화관에서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첫 번째 편인 "반지 원정대"가 상영되었기 때문에 그 즈음에 제 눈에 들어왔던 이 게임은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협동 진행은 지금에 와서야 흔하디 흔한 메커니즘이지만 2000년대 초반 하더라도 생소했습니다. 단어 그대로 서로 힘을 합쳐서 무언가를 하는 건데, 믿겨지지가 않아서 협력 (협동) 게임이 뭐냐면서 한 번씩 되묻곤 했죠.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고요. 이 게임의 디지이너인 Reiner Knizia 라이너 크니치아 씨는 당시에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러한 대단한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팬층을 가진 J. R. R. Tolkien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게임으로, 그것도 협동 게임으로 만든다? 이것은 정말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 Wiggins


호빗들의 험난한 여정

다른 반지의 제왕 테마의 게임들과 달리,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호빗입니다. 다른 동료들도 나옵니다만 카드로만 존재합니다. 원작 소설에서처럼, 호빗들은 백 엔드에서 출발해서 모르도르로 가는 여정을 합니다. 이 게임에서, 그 진행이 마스터 보드의 위쪽에서 표시됩니다. 아래쪽은 타락 트랙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타락 트랙의 "0"칸에서 시작하며 반대쪽 끝에 "사우론의 눈"이 서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사우론의 눈과 만나거나 통과하면 그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하고, 그게 반지-운반자였다면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패배하는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d Sherman


4번의 충돌

마스터 보드의 주요 장소는 안식처와 충돌로 나뉩니다. 안식처는 백 엔드와 리븐델, 로스로리엔뿐인데요. 이곳에서는 주로 앞으로의 여정을 준비하는 지시들이 있습니다. 카드를 받거나 분배하는 식이죠. 그런데 각 안식처의 마지막에는 플레이어들이 무언가를 지불하게 끔 합니다. 백 엔드에서는 나즈굴의 등장 때문에 은신 토큰을 내야 하고, 리븐델에서는 원정대를 결성하기 위해 각자 우정 토큰을 내야 하고, 로스로리엔에서는 갈라드리엘의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시련이라고 할 수 없는 사소한 것들입니다. 진짜 시련은 이제부터죠.

나머지 주요 장소 4곳 (모리아와 헬름스 딥, 쉴롭의 굴, 모르도르)는 별도의 보드로 나타냅니다. 양면 보드 2개의 4면에 그 장소들이 각각 적혀 있는데요. 이것을 충돌 보드라고 부릅니다. 충돌 보드는 왼편에 사건 트랙이, 오른편에 활동 트랙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사건 트랙을 전진시키는 타일을 뽑을 때마다 사건 트랙에서 마커가 아래로 전진합니다. 사건 트랙의 각 칸은 원작에 등장하는 주요 대사나 장면이며, 플레이어들에게 지시나 선택을 줍니다. 보통은 특정한 자원을 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으면 나쁜 일이 발생합니다. 그 나쁜 일이란 건 위협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따르거나 타락 트랙에서 사우론의 눈과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충돌 동안에 현재 플레이어는 손에서 최대 갈색 카드 1장과 회색 카드 1장을 낼 수 있는데요. 그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마다 해당 활동 트랙에서 마커가 전진합니다. 활동 트랙의 칸은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충돌은 사건의 마지막 칸이나 주요 활동의 마지막 칸에 도달해야 끝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odney Loyd


나는 네가 보인다!

이 게임에는 심장, 태양, 반지, 3종류의 생명 토큰이 있습니다. 충돌이 끝나면 각 플레이어는 없는 생명 토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없는 종류마다 타락 트랙에서 사우론의 눈을 향해 1칸 전진합니다. 그리고 반지 생명 토큰을 가장 많이 가진 플레이어가 새로운 반지-운반자가 됩니다.

반지-운반자는 반지 토큰을 가집니다. 한 반지는 이 게임에서도 능력을 가집니다. 각 충돌 도중에 한 번, 반지-운반자가 한 반지를 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위협 주사위를 굴려서 부정적인 효과를 받고 (주사위 결과에 따라) 아무 활동 트랙에서 최대 4칸까지 전진할 수 있습니다. 충돌을 제때에 끝내기 위해서 반지-운반자의 희생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끼리 반지 생명 토큰을 계획적으로 잘 분배해서 가장 여유있는 플레이어가 한 반지를 나르도록 만들어야겠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eter Vandenbroeck


도와줘요, 간달프!

이 게임에서 인물들은 카드로 표현됩니다. 카드마다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개성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5명의 호빗들도 서로 효과가 다릅니다. 프로도는 갈색 카드를 와일드 카드로 낼 수 있고, 샘은 프로도가 처리할 나쁜 효과를 대신 덜 아프게 맞아줄 수 있습니다. 피핀은 서로 다른 색의 카드 대신에 같은 색으로 낼 수 있고, 메리는 충돌의 종료 시에 한 종류를 덜 가지고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점수 토큰 5점을 버리면 간달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간달프 카드는 5장이 있는데요. 현재 플레이어가 남은 간달프 카드들 중에서 1장의 효과를 적용하고 버립니다. 치유는 플레이어 1명이 타락 토큰에서 2칸 후퇴하게 하고, 끈기는 플레이어 1명이 카드 4장 뽑게 합니다. 예견은 맨 위 사건 타일 3개를 보고 원하는 순서대로 되돌려 놓고, 마법은 이번 사건 칸의 효과를 무효화하게 하는 식입니다. 간달프의 도움을 받으려면 점수를 포기해야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이라 생각되면 손을 내미는 것이 좋습니다. 아끼다가 X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oug Adams


크니치아 씨의 반지의 제왕은 테마를 잘 살린 협동 게임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물품 이름은 원작 세계관에서 그대로 왔기 있기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를 본 적이 없는 분에게는 게임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주사위, 카드, 타일이 사용됩니다. 온갖 운적 요소가 다 들어 있다는 얘기죠. 플레이어들이 아무리 고차원적인 계산을 하더라도 어긋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게임 그 자체와 싸우려면 이런 운적 요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확장에서 그걸 다르게 풀긴 했지만요. 네, 그렇습니다. 이 게임엔 확장이 3개나 있습니다!

그래도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꾸준한 인기가 있어서인지 2012년에 재판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크기와 그림이 달라져서 예전 확장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확장이 필수적인 게임이니까 퍼블리셔가 언젠가 확장도 재판해 주지 않을까요?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Shadows over Camelot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Lord of the Ring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823/lord-rings

Kosmos
http://www.kosmos.d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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