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om Hilgert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13번째는 Hare & Tortoise 토끼와 거북이Rummikub 루미큐브에 이어서 초기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Scotland Yard 스코틀랜드 야드입니다. 이 게임은 1983년에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했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이 게임의 디자이너가 무려 6명이라는 겁니다. 게임의 제목은 런던 광역경찰청의 별명입니다. 그 건물의 정문 쪽이 Whitehall 화이트홀 거리이고, 후문 쪽이 Great Scotland Yard 대 스코틀랜드 야드 거리인데요. 멀쩡히 있는 정문 쪽을 놔 두고 굳이 후문 쪽 거리의 이름을 따서 불렀다고 하니 좀 이상하긴 합니다. (사람들이 후문으로 잡혀 들어갔는지도...)


4885 너지?

이 게임은 1:다의 구도로 진행되는 협동 게임입니다. 한 명은 미스터 X가 되어 영국에서 여러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빠져나가려고 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형사가 되어 미스터 X를 잡아야 합니다. 미스터 X는 이동할 때에 원하는 운송수단을 이용할 수 있지만 형사들은 정해진 운송수단을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운송수단은 색깔에 따라 나뉘는데, 운송수단마다 이동 경로와 거리가 다릅니다.

미스터 X와 형사들은 각각 시작 장소 토큰을 뽑아서 자신의 시작 장소를 정합니다. 형사들은 그 위치에 자신의 게임 말을 놓아서 표시를 하고, 미스터 X는 시트에 시작 위치를 비밀리에 적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osse Stenström


너, 잡히면 죽는다

라운드마다, 미스터 X가 먼저 이동하고 그 다음에 탐정들이 이동합니다. 이동할 때에는 운송수단 토큰을 내야 하는데요. 탐정들이 지불한 운송수단 토큰은 미스터 X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게임이 진행될수록 탐정들은 선택지가 좁아지는 반면에 미스터 X는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운송수단마다 규칙이 있습니다. 버스와 지하철은 다음 정류장까지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택시는 앞의 두 운송수단으로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템즈 강을 가로지르는 이동은 페리를 이동하여 가능한데, 이것은 미스터 X만 이용할 수 있죠.

미스터 X는 자신의 이동 경로를 시트에 계속 기록합니다. 이동을 마치면 시트를 운송수단 토큰으로 현재 위치를 숨기지만 정해진 라운드마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탐정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미스터 X는 두 번 이동 티켓, 운송수단을 숨기는 검은 이동 티켓을 사용하여 형사들의 포위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22라운드까지도 미스터 X가 붙잡히지 않았다면 미스터 X가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mes Fehr


스코틀랜드 야드는 출시된지 벌써 30년이 넘었습니다. 규칙이 간단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추론 요소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게임 진행이 너무나 직선적이고 단순합니다. 아이들이나 초보자들하고 하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최신 보드게임을 어느 정도 해 본 사람들과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거든요. 이런 스코틀랜드 야드의 특성은 이후에 나온 몇몇 게임들에게 영감을 준 듯 합니다. 1987년에 나온 The Fury of Dracula 드라큘라의 분노, 2011년에 나온 Letters from Whitechapel 화이트채플에서 온 편지, 2017년에 나온 Whitehall Mystery 화이트홀 미스터리, 그리고 2018년에 반지의 제왕 테마를 입힌 Hunt for the Ring 반지를 위한 추적이 그 후예들입니다.

그리고 스코틀랜드 야드 그 자체로도 여러 변형 게임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뉴욕 맵인 1999작 N.Y. Chase 뉴욕 체이스,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는 2009년작 Mister X 미스터 X, Scotland Yard: Tokyo 2014년작 스코틀랜드 야드: 도쿄, 2011년작 Scotland Yard Swiss Edition 스코틀랜드 야드 스위스 판이 있었고요.2017년에는 카드버전의 게임이, 2019년에는 주사위 버전의 게임 나왔었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Gilberto von Allmen
스코틀랜드 야드 스위스 판




참고 사이트:
Scotland Yar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38/scotland-yard

Ravensburger
http://www.ravensburger.com

Scotland Yard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Scotland_Y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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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15번째는 Agricola: Farmers of the Moor 아그리콜라: 황야의 농부들Isle of Skye: Journeyman 아일 오브 스카이: 저니먼에 이어서 Lookout Games 룩아웃 게임즈의 확장들을 소개합니다.

최근에 후속작이 기존작을 뛰어넘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Terra Mystica 테라 미스티카는 자신의 자손인 Gaia Project 가이아 프로젝트에게, Through the Ages 쓰루 디 에이지스와 Twilight Imperium 황혼의 제국은 이미 최신 판본에게 인기를 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비슷하게, Agricola 아그리콜라Caverna: The Cave Farmers 카베르나: 동굴 농부들에게 순위가 밟혔죠. 카베르나는 출시될 때부터 "아그리콜라 2.0"이라는 별명을 달았습니다. 그 두 게임을 모두 해보면 아그리콜라에 탐험 요소를 붙인 게 카베르나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카베르나로부터 확장이 나왔습니다. 테라 미스티카처럼 각 플레이어에게 종족 개념을 도입해서 종족마다 강/약점을 계산해서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요. 여기에서 재미난 부분은 이 확장은 아그리콜라와 카베르나의 디자이너인 Uwe Rosenberg 우베 로젠베르크 씨가 만든 게 아니라는 건데요. 2016년 여름에 보드게임긱에서 한 유저가 올린 종족 팩 아이디어가 정제되어 이 확장으로 출시된 겁니다. (보드게임긱 링크)


미안, 확장 생각을 못 했어...

카베르나에서는 산에 사는 드워프들이 일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확장에서는 8종류의 새로운 종족이 나오는데요. 각 플레이어는 기본판의 드워프로서 진행해도 되고 확장의 종족으로서 진행해도 됩니다. 그런데 기본판의 규칙은 "드워프"라고 콕 집어서 언급을 했기 때문에 확장의 규칙서에서 기본판의 드워프라는 용어를 아그리콜라에서처럼 "사람"으로 받아들여달라고 합니다. 로젠베르크 씨가 이 확장을 기획한 게 아니어서 확장이 나올 걸 예상 못 했다네요.


보석과일과 버섯을 찾자

다양한 종족이 추가되면서 그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작물들도 도입되었습니다. 하나는 보석과일이고 나머지는 버섯인데요. 보석과일은 빝 밭에 심을 수 있고, 루비로 1:1 교환가능합니다. 버섯은 빈 동굴에 심을 수 있고, 채소로 1:1 교환가능합니다. 주의할 점은 새 작물을 구할 방법은 오로지 특정 종족의 시작 능력이나 건물뿐이어서 다 소비해 버리면 다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atrick Meyer


애증의 고블린

이 확장에서 고블린 용병이 추가되었습니다. 고블린도 새 작물처럼 특정 종족의 건물이나 탐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요. 고블린은 가족이 되자마자 이미 성인인 상태입니다. 그래서 수확이 있는 라운드에 왔다면 음식을 2개나 먹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 고블린들은 그다지 야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블린에 대한 세 가지 규칙이 있는데요:
  • 고블린은 게으릅니다: 고블린은 고블린이 아닌 사람이 다 사용된 후에 일합니다. 이건 상대 플레이어들의 사람 말에게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대가 고블린 가족이 없는 종족을 운영한다면 상대가 연속 턴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고블린은 무장한 가족보다도 느려서, 고블린의 턴 순서를 앞으로 당기려면 루비를 사용해야 합니다.
  • 고블린은 어설픕니다: 고블린은 누적 칸에서 상품을 가져올 때에 가져올 전체 개수에서 하나를 공급처에 반납하고 나머지를 가져옵니다.
  • 고블린은 서투릅니다: 고블린은 무장할 때에 6레벨까지만 가능하고, 다른 가족 말보다 철광석 2개를 더 지불해야 합니다.

이러한 페널티가 많은 고블린을 가족으로 데려와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종족의 약점을 고블린들이 메워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일반적인 가족을 늘리는 것에 비해 고블린을 데려오는 게 더 쉽고 비용도 적게 들어서 초중반에 3가족 이상을 만드는 데에 유리합니다.


새로운 종족과 대체되는 건물

플레이어가 종족을 선택하면 그 종족에 딸린 새로운 건물 4개가 추가됩니다. 이 건물들의 뒷면에는 대체할 기본판의 건물이 적혀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선호하던 건물이 확장 종족 때문에 강제로 빼고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죠. 기본판에서 선호되는 건물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러 게임을 하다 보면 틀에 박힌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요. 확장에서 그런 문제를 강제로 해결한 듯 합니다. 확장의 건물들 중 일부는 배경이 밭이거나 목초지인 것도 있습니다. 그러한 건물은 각각 빈 밭과 빈 목초지 칸에 놓여야 합니다.

이 확장은 각 종족의 성격을 잘 녹여냈습니다. 엘프는 숲 종족답게 숲 칸을 바로 활용할 수 있지만 산 속에서 타일을 놓을 때에 페널티를 받습니다. 산 드워프는 반대로 깊히 파 들어가는 걸 좋아해서 산에 타일을 놓을 때에 황금 2개의 보너스가 있지만 숲에 타일을 놓을 때에 페널티가 있죠. 실리코이드 족은 무기질 생물체여서 음식 대신에 돌만 먹어야 하고, 돌 전문가답게 건물을 지을 때에 돌을 할인받습니다. 트롤은 큰 몽둥이가 필요해서 무장할 때에 나무를 지불해야 하지만 자루가 커서 탐험할 때마다 1종류씩 더 약탈해 옵니다. 머리는 나빠서 레벨 10이 상한선이고, 먹는 걸 좋아해서 수확 때 음식을 3개 먹어야 하지만 동물을 뼈채로 씹어 먹어서 개/양/당나귀를 음식 2개로 바꿔 먹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lisa Matthews


저는 카베르나를 무척 좋아합니다. 가능한 한 많이 하려고 하고, 게임을 깔고 치우는 시간이 아까워서 한 자리에서 연속으로 여러 번도 하려고 하죠. 건물들에 대한 우선순위까지 계산하게 되니 시쳇말로 "고인물 플레이"가 되어 버리는 게 무척 아쉬웠는데요. 이 확장에서 플레이어의 운영에 변화를 주도록 강요를 해서 (새로운 운영법을 찾아야 해서) 제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에 플레이어들이 서로 비대칭 능력을 가지고 시작하는 게임들이 유행인데, 카베르나도 그 파도에 올라탄 듯 합니다. (게임 디자이너가 남의 손을 빌려서요. ㅋㅋㅋ)

이 확장의 아쉬운 점을 꼽자면요. 생산 품질입니다. 규칙서와 타일에 에러타가 있습니다. 보석과일을 빝 밭에 심어야 하는데 그림은 목초지에 심는 것처럼 되어 있고요. Bird Hide 새 은신처의 최대 점수계산이 틀렸고요. 그리고 엘프 능력 설명에 숲에 버섯을 심을 수 있다고 잘못 적혀 있습니다. 교정을 조금 더 꼼꼼하게 했다면 훨씬 더 만족감을 주었을 텐데 아쉽네요. (다음 인쇄에서 정정을 한다고 합니다.)

카베르나는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1쇄가 절판된 상태인데요. 2쇄를 찍으면서 잊힌 사람들 확장도 같이 출시하면 좋겠습니다. 제목에 "○○○ 사람들"을 붙이는 걸 좋아하는 그 회사에서 "잊힌 사람들"을 내는 게 아주 자연스럽잖아요?


3주 후에는 룩아웃 게임즈의 확장들 중
Isle of Skye: Druids
아일 오브 스카이: 드루이드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averna: The Forgotten Folk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45932/caverna-forgotten-folk

Lookout Games
http://www.lookout-games.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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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en Harkin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14번째는 Roll Player 롤 플레이어에 이어서 Dice Rolling 주사위 굴리기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이 게임의 제목은 유명한 성당에서 가져온 것 같습니다. 카탈루냐 출신의 건축가 Antoni Gaudí 안토니 가우디가 설계한 Sagrada Família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현재도 건설 중에 있으며 가우디 사망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사그라다는 "신성한", 파밀리아는 "가족"아라는 뜻을 가져서 성가족성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군요.


창 내고자 창을 내고자

게임 상자에서도 보이 듯이, 이 게임은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창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색깔의 창틀을 받습니다. 게임은 10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되고, 라운드마다 최대 2개의 주사위를 가져와서 4x5 형태의 자신의 창틀에 끼워넣게 됩니다. 게임의 시작 시엔 양면인 창 패턴 카드 2장을 받아서 그 중 한 장의 한 면만 선택합니다. 패턴 카드 구석에 흰색 점이 있는데, 그게 난이도입니다. 그 점이 많을수록 더 어렵다는 의미죠.

주사위는 5가지 색깔로 총 90개가 있습니다만 라운드마다 인원수 x 2 + 1개만 뽑기 때문에 4인 게임이 아니라면 주사위를 다 사용하지 못 합니다. 라운드가 시작 시에 주사위들이 뽑히면 그대로 굴려서 주사위 풀을 만듭니다. 현재 라운드의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지막 플레이어까지, 그 다음엔 마지막 플레이어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첫 번째 플레이어까지, 이렇게 두 바퀴를 돌면서 플레이어들이 주사위 풀에서 남은 주사위 1개를 가저갈 턴을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n Brzuziwski


스테인드 글라스 창을 내고자

이 게임에서, 스테인드 글라스 창을 만들 때에 제약이 있습니다. 첫째로, 각 플레이어가 첫 번째로 놓는 주사위는 반드시 가장자리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기존의 주사위에 가로나 세로, 대각선으로 인접하게 놓아야 하고요. 둘째로, 놓을 칸에 특정 색깔이나 주사위 눈금이 있다면 그것도 일이하도록 놓아야 합니다. (The Castles of Burgundy 버건디의 성들에서와 유사합니다.) 그리고 제약이 하나 더 있는데요. 가로나 새로로 인접한 주사위들은 서로 같은 색깔이어서도 안 되고, 같은 눈금이어서도 안 됩니다!

이 제약들은 금방 익숙해지지만 제약들을 다 지키면서 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주사위 풀에 내가 원하는 색깔과 눈금도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가져가지 않아야 하니까요. 만약 내 턴에 제약을 다 지키는 주사위를 가져올 수 없거나 주사위를 가져오고 싶지 않을 때에는 주사위를 안 가저와도 됩니다.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다 놓아야 20칸짜리 스테인드 글라스 창을 완성할 수 있지만 무리해서 잘못 가져오면 더 많은 주사위들이 제약에 막힐 수도 있거든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ill M


잇다감 하 답답할 제면

사실, 플레이어의 턴에 주사위만 가져올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무작위로 선택된 도구 카드 3장이 놓이는데요. 자신의 턴에 주사위를 가져오는 것과 별개로, 요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도구 카드 1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구 카드는 주사위 눈금을 바꾸거나 위치를 바꾸거나 다시 굴리는 등의 게임의 진행을 살짝 바꿔주는 효과를 가집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의 20칸을 다 채우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완성을 못하더라도 점수를 더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요. 그것은 목표 카드입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각자 1장씩 받는 비공개 목표 카드 1장, 그리고 모두에게 공개되는 공개 목표 카드 3장이 놓입니다. 각 목표 카드에는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색깔이나 숫자, 배치 패턴 등이 지시되어 있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사그라다의 구성물들은 예쁩니다. 아니, 아름답습니다.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규칙이 정말로 쉽고 간결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반면에 고지식한 사람처럼 답답한 느낌을 줍니다. 주사위를 뽑을 때에 색깔에 대한 운이, 굴리고 나서 눈금에 대한 운이 정말 크게 작용합니다. 시계 방향으로 한 번과 반시계 방향으로 한 번이라는, 매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드래프팅 규칙이 있지만 이건 주사위 풀에 있는 자원들이 평균적이지 않을 때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사그라다는 초심자들에게 ‘보드게임이란 이렇게 아름답고 쉬운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운적 요소들 때문에 게이머들에게까지 좋은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득점 루트도 많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사그라다보다 롤 플레이어 쪽이 더 잘 맞는 것 같네요.


3주 후에는 주사위 굴리기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게임들 중
Thanos Rising: Avengers Infinity War
타노스 라이징: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Sagrada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9561/sagrada

Floodgate Games
http://floodgategames.com

Sagrada Família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Sagrada_Fam%C3%AD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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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lbane Roge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13번째는 Hare & Tortoise 토끼와 거북이에 이어서 초기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을 소개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을 알고 있을 테지만 이 게임이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한국의 보드게임 카페를 먹여살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게임은 바로 Rummikub 루미큐브입니다. 1980년에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루미큐브는 1977년 루마니아 출신의 유대인인 Ephraim Hertzano 에프라임 헤르차노 씨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제가 굳이 그가 유대인임을 언급한 이유가 있습니다.) 루미큐브가 무에서 창조된 것이냐라고 하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해야 합니다. 예전에 한 터키인에게 루미큐브를 우연찮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가 상당히 불쾌해 하더라고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루미큐브가 터키의 민속게임인 Okey 오케이의 외관을 그대로 가져와서 만들어졌더군요. (이슬라엘의 회사에서 나온 이 게임을 무슬림인 그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ehmet Fatih Bas
오케이


플레잉 카드를 타일로

루미큐브 구성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타일입니다. 그 타일들은 플레잉 카드 두 벌과 같은 구성인데요. 숫자는 1부터 13까지여서 동일하고, 수트는 네 가지의 색깔로 바뀌었습니다. 플레잉 카드 두 벌이면 조커가 4개인데, 루미큐브에서는 조커가 두 장뿐이네요.

카드가 타일로 대체되면서, 루미큐브는 포커 등과 같은 플레잉 카드로 하는 도박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더 가족 게임의 형태를 띠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게임알못인 사람들에게 (타일 재질 때문인지) 마작으로 오인받는다는 것입니다. 마작과 비교하면 루미큐브의 난이도가 훨씬 더 쉽습니다. 마작에서는 많은 족보와 그에 따른 점수 등을 숙지해야 진행이 가능하니까요. 진행 방식만 놓고 본다면 루미큐브는 훌라나 러미 Rummy에 가깝습니다. (루미큐브의 이름을 그 러미에서 가저온 것 같기도 하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chael Taylor
마작


조합 그리고 조합

루미큐브에서, 각 플레이어는 무작위로 뽑은 타일 14개로 시작하며, 가장 먼저 자신의 타일들을 전부 내려놓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내려놓은 타일들은 전부 조합의 형태로 남아 있어야 하는데요. 이 게임에서는 단 두 종류의 조합만 가능합니다. Run 런은 서로 같은 색깔이면서 연속된 3개 이상의 숫자 조합입니다. 그리고 Group은 서로 다른 색깔이면서 3개나 4개의 같은 숫자 조합입니다. 각 조합은 이 두 종류 중 단 하나의 꼴이어야 합니다.

위에서 말한 "내려놓은 타일들은 전부 조합의 형태여야 한다"가 이 게임 규칙의 거의 대부분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꿔서 말하면, 내 턴의 시작 시에 테이블에 놓여 있던 조합들을 재구성하며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거든요. 내 턴의 종료 시에 전부 조합의 형태만 유지하면 되는 것입니다. 두 조합을 합치거나, 한 조합을 여러 조합으로 가르거나, 또는 여러 조합에서 가져온 타일로 새로운 조합을 만들거나, 기존의 조합을 해체하여 다른 조합들에 덧붙이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루미큐브의 재미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수로 조합을 재구성하는 데에 있으니까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nathan Carnehl


등록과 조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제약에 걸려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가 자신의 타일을 처음 내려놓을 때에 등록이라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등록 턴에는 반드시 자신의 타일만 사용해야 하며, 내려놓은 조합(들)의 숫자 총합이 30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때에 여러 조합을 함께 내서 30 이상을 만들어도 됩니다. 등록을 마친 플레이어는 자신의 다음 차례부터 위 두 제한 (자신의 타일로만, 숫자 합 30 이상) 없이 게임을 진행합니다. 등록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았다면 무작위 타일 1개를 가져오면서 자신의 턴을 마칩니다. (등록을 마친 이후에도 자신의 턴 동안이 아무 타일도 내려놓지 않았다면 무작위 타일 1개를 가저와아 합니다.)

이 게임에는 웃는 얼굴의 조커가 2개 있습니다. 이것은 원하는 숫자, 원하는 색깔로 사용가능한데요. 게임에 존재하는 다른 타일인 것처럼 취급됩니다. 즉, 이 게임의 구성물이 아닌 엉뚱한 색깔이나 숫자로 사용될 수 없는 것이죠. (등록할 때에 조커 1개만 내면서 "이거 30이야."라고 할 수 없는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tin


루미큐브가 한국의 보드게임 저변을 넓히는 데에 기여를 했다는 건 사실입니다. 보드게임 카페에서 혹은 지인의 추천으로 루미큐브부터 보드게임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한 규칙과 비교적 짧은 플레잉 타임은 루미큐브의 큰 장점들입니다. 4명에 가까워지면 타일운 때문에 등록이 안 되어서 타일을 가져오기만 해야 하는 경우가 가끔 생기는데, 그런 운은 어쩔 수 없죠.

인터넷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건데, 배우 손예진 씨가 2016년 7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루미큐브를 즐겨 한다고 말했는데요. 오늘따라 왠지 루미큐브가 갓게임으로 보입니다. 루미큐브 타일에 싸인 받읍시다...


3주 후에는 초기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 중
Scotland Yard 스코틀랜드 야드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Rummikub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811/rummikub

Kod Kod
http://www.kodk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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