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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07 Rum & Pirates 럼과 해적들 (2006)

너, 돛대에서 좀 놀았니?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 B.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60번째부터 alea Big Box 게임들 중 빠뜨렸던 Stefan Feld 슈테판 펠트 씨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해적들의 주사위 게임 Rum & Pirates 럼과 해적 (독어판 제목: 럼과 명예)입니다.


슈테판 펠트 씨에 대해

1970년에 출생한 독일의 보드 게임 디자이너인 펠트 씨는 2005년에 Roma 로마라는 주사위 게임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펠트 씨는 갑작스럽게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데, 그가 10년 정도 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 엄청난 작품들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알레아 게임 7작품을 (거의 연속으로) 디자인했을 뿐 아니라, 알레아 레이블은 아니지만 다른 퍼블리셔를 통해서도 좋은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10년 이상 알레아의 시그니처 게임이었던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를 넘어선 The Castles of Burgundy 버건디의 성들, 로마 테마의 Trajan 트라야누스, 달의 사제를 배경으로 하는 Luna 루나 등이 잘 알려져 있으며, 그는 최근까지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그동안 작품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한계가 왔는지 최근 작품들의 평가가 좋지 못 하다는 겁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 아마도 데뷔 전에 모아왔던 그의 아이디어들이 그 10년 동안 구현되어 세상으로 나왔고, 이제는 열정이나 게임 소재가 떨어져서 힘들어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버건디의 성들이라는 그의 인생작품이 나와서 그것을 뛰어 넘으려면 스트레스가 극심하지 않을까요? 게이머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도 있고요. 아무쪼록 게임들을 천천히 내도 좋으니 작품활동을 계속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Henk Rolleman


럼과 해적들의 진행

플레이어들이 해적 역할을 맡는 럼과 해적은 5번의 라운드로 구성되고, 한 라운드 동안에 플레이어들은 다음 3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하는 턴을 가집니다:
  1. 선장을 이동시킵니다
  2. 쉽니다
  3. 승선합니다

게임 보드는 9개의 모듈형 게임 보드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이것은 3 x 3 형태로 놓이는데, 진행할 때마다 게임 보드의 배치가 달라지게 됩니다. 게임 보드 중 어딘가에 붉은 깃발로 표시된 시작 지점이 있고 그곳에 Red Corsair 붉은 해적선이라 불리는 선장이 놓인 채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선장을 인접한 교차로로 이동시키기 위해서 그 사이에 있는 칸마다 자신의 해적 선원을 배치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선장을 이동시킨 후에 주화 1개를 내면 선장을 추가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돈이 충분하다면 선장을 다음 교차로로 계속 이동시킬 수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 보드의 테두리는 어둠의 골목으로 표현되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다른 어둠의 골목을 통해 게임 보드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대신에 어둠의 골목을 이용하면 주화 1개를 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hn Carlton


모든 상황은 주사위가 해결한다

게임 보드에는 다양한 행동 교차로가 있습니다. 선장을 그러한 곳으로 이동시키면 해당하는 행동을 수행합니다. 주화가 그려진 곳에서는 주화 1개를 얻고, 선원이 그려진 곳에서는 추가 선원 1개를 얻습니다. 해적 용품이 있는 곳에서는 해적 용품을 무작위로 1개 뽑아서 가지고 보물 지도 칸에서는 그 칸과 일치하는 색깔의 보물 지도 타일 1개를 가져오는 식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부 행동은 다른 플레이어와 같이 합니다. 술집 칸에서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를 술자리에 초대해서 술싸움을 할 수 있습니다. 초대에 응한 다른 플레이어는 현재 플레이어에게 주화 1개를 주고 술싸움에 낍니다. 현재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 순으로, 각 플레이어는 현재 술집 칸과 색깔이 일치하는 술집 타일 1개를 얻기 위해 주사위를 굴립니다. 자신의 주사위 굴림보다 낮거나 같은 숫자의 술집 타일이 있으면 그것을 획득합니다. 공개된 공급처에 일치하는 색깔의 술집 타일이 다 떨어질 때까지 순서대로 계속 굴립니다. 현재 플레이어가 여러 모로 유리합니다. 먼저 굴리는 것도 있고 다른 플레이어가 술싸움에 들어올 때 주화 1개를 주니까요.

그리고 보물 상자 칸도 있습니다. 일단 현재 플레이어는 공개된 전갈이 없는 보물 상자 타일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나서 전갈이 있는 함정 보물 상자를 걸고 모두가 순서대로 주사위 굴림을 합니다. 이것은 배스킨 라빈스 게임과 비슷합니다. 현재 플레이어부터 굴린 주사위 결과를 누적해서 전갈 보물 상자 타일에 적힌 숫자 이상의 합계를 만드는 플레이어게 그 전갈 타일을 가져가는 것이죠. 전갈 보물 상자 타일에는 감점이 적혀 있습니다.


17:1의 전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세 번째 행동은 승선하기입니다. 승선의 이유는 잠을 자기 위함입니다. 더 편한 곳에서요. 이 행동을 선택한 플레이어는 남은 선원들을 돛대의 왼편에 줄을 세워 놓습니다. 그리고 남은 플레이어들 모두가 라운드를 끝낼 때까지 기다립니다.

돛대에는 잠을 잘 수 있는 세 곳이 있습니다. 편안한 침대와 보통인 해먹, 불편한 침낭이죠. 이제 돛대에서 기다리는 해적들은 더 편안한 잠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입니다. 이제 잠자리 싸움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선원 1개를 걸고 주사위를 굴립니다. 가장 높은 굴림을 얻은 플레이어의 선원만이 돛대 오른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동점일 때에는 나중에 온 플레이어가 이깁니다! (그래서 때때로 개수가 적어도 늦게 들어온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만약에 돛대에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선원을 많이 놓아서 경쟁자가 없는 상태가 되면 남은 선원들은 모두 돛대 오른편으로 넘어갑니다. 이제 끝났냐고요? 아닙니다. 돛대 오르편에서 같은 방법으로 잠자리 싸움을 벌이고 살아남으면 다시 왼편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계속 진행합니다. 그래서 3위로 탈락하는 플레이어가 침낭 타일을, 2위로 탈락하는 플레이어가 해먹 타일을 가져가고, 최후의 생존자가 침대 타일을 가져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meagol


생각보다 다양한 득점 방법

럼과 해적들에는 슈테판 펠트 씨의 게임 특징이 다 담겨 있거든요. 많은 종이 타일과 적게 주어지는 돈, 감점 요인, 그리고 다양한 득점 루트입니다.

돈과 추가 선원은 일찍 모을수록 좋습니다. 이것은 플레이어의 행동 (= 턴)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선장을 이동시키려면 선원을 깔아야 합니다. 선장을 붉은 깃발이 있는 본거지로 이동시킬 때에 일부 선원을 회수할 수 있지만 그걸 제외하면 대부분 선원을 놓아야만 하죠. 따라서 선원이 1개라도 더 많으면 유리해집니다. 돈은 조금 다른 의미로 턴을 늘려줍니다. 돈을 내면, 플레이어가 선장을 이동시킨 후에 추가 턴을 가지거나 어둠의 골목을 통해 선장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2번째 행동으로서) 한 턴을 패스할 수 있습니다. 두 교차로 사이의 칸에 선원들을 배치하려면 선원들을 2개 이상 놓아야 하지만 돈을 내면 선원을 배치하지 않고 턴을 넘길 수 있습니다. 대신에 돈은 소비되어 돌아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죠. 선원이 많아도 잠자리 싸움에서 유리하고, 또한 일부러 돈을 내면서 턴을 패스해도 (돛대에 늦게 도착하므로) 잠자리 싸움에 유리합니다.

잠자리 싸움에는 8점 이하의 점수가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점수를 얻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잠자리 싸움은 경쟁이 엄청 치열하니까요. 플레이어들은 전략적으로 경쟁이 덜한 곳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색깔의 보물 지도 타일 2개를 모으면 그 두 타일의 점수의 합만큼 점수를 얻습니다. 선원이 많은 플레이어라면 경비병과의 패싸움을 벌여서 점수를 얻을 수도 있고요. 선장을 보물 상자에 보낸 플레이어는 전갈의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6점 이하의 보물 상자 타일을 얻습니다. 위에서 술집 타일과 해적 용품 얘기도 했었죠? 이렇게 득점 루트가 다양하니 잠자리 싸움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아직 언급을 안 했지만 이 게임에 다시 굴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목에도 있는 럼이 들어 있는 술통 타일을 내면 주사위를 다시 굴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 게임에서는 주사위를 1개씩만 굴리기 때문에 동점이 자주 일어납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럼술통 타일을 적당히 모아두는 것도 좋을 겁니다.


럼과 해적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 알레아 시리즈 중에서 이단아 같은 게임입니다. 전략성보다는 주사위 굴림으로 일어나는 무작위 결과로 결판이 나니까요. 아마도 펠트 씨가 주사위 게임부터 디자인해서 그의 초기작에 해당하는 이 작품도 주사위 굴림 메커니즘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나올 주옥 같은 알레아 작품들에서 이 주사위 굴림 메커니즘을 혁신적으로 바꿔놓고 보드 게임계에서 또 하나의 전설이 아닌 레전드가 됩니다. 알레아가 그의 재능을 일찍부터 알아봤던 걸까요?


3주 후에는 알레아 빅 박스 게임들 중
Notre Dame 노트르 담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Rum & Pirat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948/rum-pirates

alea
http://www.aleaspiele.de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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