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잘 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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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70번째부터 지난 시즌에 이어서 Worker Placement 일꾼 놓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Village 빌리지입니다.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순서가 있다

빌리지는 다른 일꾼 놓기 게임들과 차이점이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신선한 것은 일꾼의 죽음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일꾼 마커 11개를 받는데요. 각 일꾼 마커에는 숫자가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숫자는 1부터 4까지이며, 숫자가 낮을 수록 선조를 나타냅니다. 즉, 숫자가 낮은 일꾼이 먼저 등장합니다.

플레이어들은 개인 보드 역할을 하는 농장 판을 받습니다. 이 판의 테두리에는 모래 시계가 그려진 구름들이 있죠. 이것은 일종의 시간 트랙입니다.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의 비용으로서 시간을 지불하면 그 시간 트랙에서 시간 마커를 시계 방향으로 진행시킵니다. 그러다가 시간 마커가 다리를 지나면 가족 중 한 명이 죽게 됩니다. 죽을 때에도 먼저 세대가 먼저 죽어야 해서 가장 낮은 숫자의 일꾼들 중 하나를 죽여야 합니다. 이 새로운 개념이 빌리지를 빛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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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게 일꾼 말이야?

라운드의 시작 시마다 중앙 보드의 행동 칸들에 미리 정해진 개수의 영향력 큐브들이 놓입니다. 하늘색 행동 칸은 손님들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시장, 초록색은 여행, 마차가 그려진 분홍색은 곡식 수확, 주황색은 의회, 사람들이 보여 있는 분홍색은 결혼, 갈색은 교회, 노란색은 공예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일꾼 마커를 행동 칸에 놓는 것이 아니라, 행동 칸에 놓여 있는 영향력 큐브를 가져오면서 그 행동 칸의 행동을 실행하기 때문에 여타 일꾼 놓기 게임들과 다릅니다. 이 게임에서 일꾼 마커는 공예나 의회, 교회 행동을 실행할 때에 해당 건물에 묶이는 대신에 추가 효과를 주는 역할을 하죠.

그리고 행동 칸에 올려놓는 영향력 큐브들도 색깔에 따라 이름이 있습니다. 주황색은 기술이어서 공예나 여행에 쓰이고, 초록색은 언변으로 시장이나 의회에 필요하고, 갈색은 교회에 필요한 신앙심, 분홍색은 지식입니다. 그리고 검은색 큐브도 있는데요. 이것은 특별히 질병 큐브라고 부릅니다. 질병 큐브는 다른 영향력 큐브들과 다르게, 실제로 획득되지 않고 바로 버려지며, 이 큐브를 획득한 플레이어에게 2시간의 페널티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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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들도 신경 써야 한다

빌리지에는 몇몇 트랙이 있는데, 이것을 건물로 그렸습니다. 여행에서, 일꾼 마커가 마을 울타리 밖의 6곳을 돌아다니며 몇 가지 효과와 추가 점수를 받아옵니다. 플레이어는 각 여행지에서 효과를 한 번씩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한붓 그리기로 방문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여행은 영향력 큐브뿐만 아니라 시간도 지불해서 비용이 큰 편이지만 여행지를 많이 방문할수록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

의회는 Caylus 케일러스에서와 매우 비슷합니다. 4개의 단계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앞으로 전진할 때마다 비용을 내고 도착한 단계의 혜택을 얻습니다. 또는 앞으로 전진하지 않고 현재 단계나 이전 단계들 중 하나의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교회는 복불복 요소가 있습니다. 이 행동 칸을 실행하면 농장 판에 있는 일꾼 마커 1개를 검은색 주머니에 넣습니다. 그리고 라운드의 종료 시에 검은색 주머니에서 일꾼 마커 4개를 뽑는데, 이 주머니에는 검은색의 중립 일꾼 4개가 미리 들어가 있어서 플레이어의 일꾼이 뽑히는 것을 방해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일꾼이 뽑히는 것을 보장받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자신의 일꾼을 뽑을 수 있죠. 교회 트랙에서 곡식을 내고 일꾼들을 전진시킬 수 있습니다. 의회 트랙과 교회 트랙의 칸은 게임의 종료 시에 추가 점수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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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는 일꾼 놓기 게임에 시간이라는 자원과 일꾼의 죽음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행동 칸을 선점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막지 않고 라운드마다 행동 칸에 일정 개수의 영향력 큐브를 배치해서 그 개수만큼 선착순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바꾸었습니다.

시간은 하나의 자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몇몇 행동은 영향력 큐브 대신에 시간을 지불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시간을 쓴다는 것은 일꾼 마커의 죽음을 앞당깁니다. 빌리지도 일꾼 놓기 게임이기 때문에 일꾼이 많을수록 운영하기 편합니다. 게다가 일꾼은 음식 등을 소비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일꾼 개수가 줄어들면 할 수 있는 행동에 약간의 제약이 걸립니다. 이 게임은 일꾼을 언제 늘리느냐보다 일꾼을 언제 죽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줍니다. 빌리지에서 일꾼의 죽음은 추가 점수이자 게임의 종료 조건이기 때문이죠. 중앙 보드의 오른편에는 책 모양의 연대기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죽은 일꾼을 놓을 수 있는 칸들이 마련되어 있죠. 해당 행동 칸/또는 농장 판에서 먼저 죽은 일꾼들은 이곳에 놓이며 이 마을의 역사에 기록됩니다. 그리고 게임의 종료 시에 연대기에 기록된 자신의 일꾼에 대해 추가 점수를 얻습니다. 그리고 연대기에 놓일 칸이 없다면 공동묘지에 놓이는데요. 공동 묘지의 칸이 다 차면 게임의 종료가 격발됩니다.

빌리지는 2012년에 KDJ (Kennerspiel des Jahres 올해의 전문가 게임상)과 DSP Deutscher Spiele Preis 독일 게임상을 비롯한 여러 게임상을 수상한 명작입니다. 이 두 상을 모두 수상했다는 것은 간단한 규칙과 상품성, 전략성을 갖춘 게임성 모두를 잡았다는 뜻입니다. 일꾼 밥 먹이기 압박이 없는 쉬운 전략 게임을 찾는 찾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3주 후에는 일꾼 놓기 게임들 중
Russian Railroads 러시안 레일로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Villag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04006/village

eggertspiele
http://www.eggertspiele.de

Pegasus Spiele
http://www.pegasus.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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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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