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kko Häkkinen

두 달 쉬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1년간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III을 통해서 좋은 게임들을 소개해 나아갈 예정입니다. 자, 101번째 게임은 Reiner Knizia 라이너 크니치아 씨의 Knizia tile-laying trilogy 타일-놓기 삼부작 중 하나인 Tigris & Euphrates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로 정했습니다. 이 게임은 1998년에 독일의 양대 보드게임 상 중 하나인 Deutscher Spiele Preis 독일 게임상에서 Best Family/Adult Game 최고 가족/성인 게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제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보드게임긱에서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 다음으로 평점이 높았던 대단한 게임이었죠.


메소포타미아 이해하기

이 게임의 제목은 메소포타미아 (Mesopotamia)에 흐르는 두 강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습니다. "메소포타미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강들의 사이"라는 뜻이며, 중국의 황하, 인도의 인더스 강, 이집트의 나일 강과 더불어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로 꼽히는 곳입니다. 이곳은 개방적인 지리적 요건 때문에 전쟁이 자주 발생하여 문화적인 색채가 복잡하며 두 강의 범람도 불규칙적이어서, 그러한 불안정한 분위기 때문에 그들의 종교는 내세보다 현세를 중시하게 여기고 문화는 개방적이고 능동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메소포타미아의 왕조들 중 하나를 맡게 됩니다. 각 왕조에는 4가지 색깔의 문명과 그들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있습니다. 문명은 정사각형 타일로, 지도자는 원형 목재 마커로 표현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ick
지도자 마커의 그림은 소속 왕조를, 색깔은 문명 분야를 나타냅니다


타일과 지도자를 놓으며 문명을 발전시키는 게임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턴에 다음의 4가지 행동 중 아무 조합으로 2번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1. 지도자를 배치합니다
  2. 타일을 놓고 승리 점수를 분배합니다
  3. 파멸 타일을 놓습니다
  4. 최대 6개의 타일을 교체합니다

지도자 배치와 내부 분쟁 발생

지도자 배치는 지도자를 게임 보드에 놓는 것, 그리고 이미 게임 보드에 있는 지도자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제거하는 것 중 어떤 것도 가능합니다. 이 게임에서 지도자는 종교를 상징하는 빨간색 문명 타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두에서 메소포타미아 종교 얘기를 꺼낸 것입니다.) 지도자는 반드시 종교 문명 타일에 (가로나 세로로) 인접하도록 배치 또는 재배치 되어야 합니다. 최소 1개의 지도자를 포함하고 있는 서로 연결된 타일과 지도자 덩어리를 왕국이라고 부릅니다.

하나의 왕국에 같은 색깔의 지도자가 2개 놓이게 되면 내부 분쟁이 발생합니다. 해당하는 지도자들은 인접한 종교 문명 타일 하나당 영향력 1씩 얻습니다. 그리고 공격 플레이어가 먼저 가지고 있는 종교 문명 타일을 원하는 만큼 소비해서 자신의 지도자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고, 그 다음에 방어 플레이어도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지도자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두 지도자의 영향력을 비교해서 승패를 가립니다. 영향력이 높은 지도자가 승리하고, 비기면 방어 지도자가 승리합니다. 패배한 지도자의 소유자는 그 지도자를 회수하고, 승리한 지도자의 소유자는 빨간색 승점 큐브 1개를 보상으로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 Barrera
내부 분쟁에서 승리하려면 종교 문명 타일이 많이 필요합니다


타일 놓기와 외부 분쟁 발생, 점수 획득

타일을 놓으면 점수를 획득합니다. 이때에 그 타일이 추가된 왕국에서 놓은 타일과 같은 색깔의 지도자가 그 색깔의 승점 큐브 1개를 획득합니다. 이것은 내가 타일을 놓더라도 다른 플레이어가 승점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해당하는 색깔의 지도자가 없다면 왕권을 상징하는 검은색 지도자가 승점 큐브를 얻습니다.

타일을 놓음으로써 두 개의 왕국이 합병될 수 있습니다. 이때에 같은 색깔의 지도자가 2개가 되면 외부 분쟁이 발생합니다. 외부 분쟁은 합병되는 각 왕국에 있는 해당하는 지도자 색깔의 문명 타일의 수가 그 지도자의 영향력이 됩니다. 그리고 나서 공격 플레이어부터 그 색깔의 문명 타일을 소비해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고, 그 다음에 방어 플레이어도 같은 방법으로 영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영향력이 높은 지도자가 승리하고, 비기면 방어 지도자가 승리합니다. 패배한 지도자의 소유자는 그 지도자를 회수하고 그 지도자 왕국에서 그 색깔의 문명 타일들을 제거합니다. 승리한 지도자의 소유자는 패배한 지도자와 제거된 문명 타일 개수만큼의 해당하는 색깔의 승점 큐브를 보상으로 받습니다.


보물과 기념물

타일을 놓은 후에 하나의 왕국이 2개 이상의 보물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 왕국의 초록색 지도자는 그 보물들 중 1개를 가져옵니다.

2 x 2 크기의 공간에 같은 색깔의 문명 타일들이 놓이면 그곳에 마지막 타일을 놓은 플레이어는 즉시 기념물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기념물을 건설하기로 결정하면 그 타일 4개를 뒤집고 그 타일 색깔이 포함된 기념물을 그 타일들 위에 올려놓습니다. 이제부터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신의 턴이 끝날 때에 자신의 지도자와 (그 지도자가 있는 왕국의) 기념물 조각의 색깔이 같다면 그 색깔의 승점 큐브 1개를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hat sci-fi guy"
사자 왕조 플레이어는 그의 턴 종료 시에 빨간색 승점 큐브 1개를,
활 왕조 플레이어는 그의 턴 종료 시에 검은색 승점 큐브 1개를 획득합니다


게임의 종료와 승리 - 최저점이 가장 큰 플레이어가 승리

어떤 플레이어가 타일을 보충할 때에 타일이 부족하면 즉시 게임이 끝납니다.

각 플레이어는 4개의 부문의 점수 중에서 가장 큐브가 적은 부문의 큐브 수가 자신의 점수가 됩니다. 동점이 발생하면 그 다음으로 적은 부문의 큐브 수를 비교합니다. 이때에 보물은 아무 색깔의 큐브로 간주해서 사용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Gabriel Newman


끝맺음

몇 년 전에 읽은 서양사를 다룬 책의 앞부분에 메소포타미아와 관련된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책에서 봤던 그림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아시리아 인두황소 상이 있는데, 이것은 이 게임의 가림막에 있는 황소 그림과 같았습니다. 그리고 베를린 페르가몬 박물관에 있는 이슈타르 문은 가림판의 디자인과 거의 같았습니다. 크니치아 씨의 게임들은 테마와 메커니즘의 연결성이 작거나 거의 없어서 혹평을 들어왔었지만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에서는 작은 부분이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더 해주는 데에 꽤나 신경을 썼다고 볼 수 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아시리아 인두황소 상

페르가몬 박물관의 이슈타르 문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ke Landers

4가지 문명과 지도자는 저마다 특성이 있어서 점수를 획득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타일을 놓거나 기념물을 통해서 얻는 승점보다 게임의 중후반의 외부 분쟁에서 상대의 지도자와 문명 타일들을 제거하면서 얻는 점수가 훨씬 큽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크니치아 씨가 본인의 다른 게임들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가장 높은 최저점 점수 방식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최고점보다 최저점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림판 때문에 상대의 점수를 가늠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이 현재 1등을 놔두고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부/외부 분쟁 때에 참조하는 영향력은 기본적으로 게임 보드에 놓인 문명 타일로부터 얻어지지만 분쟁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소비하는 문명 타일로 높여집니다. 하지만 한 번 분쟁에 참가해서 문명 타일을 소비해 버리면 자신의 턴이 끝날 때까지 타일들을 보충받지 못하기 때문에 방어하는 플레이어는 항상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지도자나 타일을 놓아서 공격한 플레이어는 그 턴의 종료 시에 타일을 보충 받습니다.) 그래서 균형을 맞춰주기 위해서 분쟁 시 동점일 경우에 방어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는 발매된지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보드게임긱에서 여전히 20위 권에 랭크되어 있는, 빛이 조금 바랜 명작입니다. 숙지해야 할 규칙이 다소 많고, 게임 보드에 있는 많은 칸들 중에서 어디에 타일을 놓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막막할 수 있습니다만 해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옵니다. 오늘 책장이나 창고에 잠들어 있는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를 다시 꺼내보십시오.


3주 후에는 크니치아 타일-놓기 삼부작 중
Samurai 사무라이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igris & Euphrates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42/tigris-euphrates

Hans im Glück Verlags-GmbH
http://www.hans-im-glueck.de

Mayfair Games
http://www.mayfairgames.com

Posted by 사용자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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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둥둥 2013.09.10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웰컴백 ^^
    티유를 생각하면 돌리고 나서의 만족감이 먼저 떠오릅니다. 한 수 한 수의 선택이 가지는 무게감이 탁월하죠. 다만 생소한 외부/내부 전쟁의 개념이나, 추상 전략에 가까운 분위기가 초심자들에게 다소 건조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숙련자가 잘 이끌어줘야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아닌가 시습니다.

    • Favicon of https://mountedcloud.tistory.com BlogIcon 사용자 Mounted Cloud 2013.09.11 0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규칙서만 읽었을 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느낌이 좋더라고요.
      배울 때에 여러 번 해보신 분이 설명도 잘 해주시고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설명도 해주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2. 초코벌레 2013.09.14 1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이상하게 이 게임의 시스템이 너무 적응이 되지 않아 방출한 아픈 기억이 있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