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촐.가

잠결에 어린이의 소란스러운 말소리와 발소리를 들었습니다. 신경이 쓰여서 일어나 보니, 여기는 같.놀.가. 새벽에 남은 사람들은 이곳에 쓰려졌던 것입니다. 눈을 떴을 때에 카이 님과 히미끼 님은 안 계셨고 (여기서 탈출해야 해?!) 저까지 4명이 남았습니다. 저는 잠이 깼는데 다른 분들은 아직 주무시고 계서서 저는 혼자 누워서 빈둥빈둥거렸죠. 저는 게임이 하고 싶었습니다. (자는 시간이 아깝단 말이에요~)


심심해서 같.놀.가 벽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게 뭐지?




같.놀.다는 평범한 곳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ㅠ 게임을 하나 할 때마다 각서를 쓰는 건가...;;; (어머니, 저의 신장 하나가 곧 없어질 것 같습니다. 엉엉) 전주마얀스라든지 전주촐킨스라든지, 후로게임단의 포스... ㅎㄷㄷ


멀리 과테말라로부터 영험한 마야의 기를 받기 위해, 벽면에 촐킨 보드까지 부착한 같.놀.가. 이제부터 갓god이촐킨하다가게 (이름하야 Play with God)으로 불러야 할 듯;;; 어머, 여기 무서워;;; ㅠ (이때 여길 탈출했어야 했습니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남은 분들이 일어나서 셋이서 Notre Dame 노트르 담을 하기로 했는데 설명 도중에 히미끼 님이 오셔서 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갔죠. 인혁 님이 콩나물국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그리로 갔습니다. 따로 나오는 날계란 (오옷, 계란이 두 개!)에 뜨거운 국물을 넣고 살짝 익혀먹었습니다. 호로록~



식사 후에 잠시 마트에 들러서 먹을거리, 마실거리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는 히미끼 님을 제외한 3명이 게임을 하기로 했는데요. (아싸! 도장깰 찬~스!) 제가 덥썩 Notre Dame 노트르 담을 선택했습니다. (이정도면 가능하다.) 설명해 주고 발라 먹기 기술을 시전하였습니다. 인혁 님은 완전 처음이고, 다른 한 분은 해봤는데 기억이 안 난다는군요. 후후훗


그러나... 갓.촐.가의 사람들은 어려도 평범하지 아니 하였습니다. 오른쪽에서 공원이 넘어오지 않고 계속 cut! 어느새 제 왼쪽 분은 공원에 큐브 6개를 놓고 점수를 얻을 때마다 +3점을 추가로 얻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의 영혼은 탈탈 털렸습니다. ㅠㅠ




저는 신과 인간의 클라스 격차를 확인하기 위해서 촐킨 1:1을 신청했습니다. 먼저 히미끼 님. 거의 40점 차로 패배... ㅎㄷㄷ 그 다음에 갓.촐.가의 추천을 받은 인혁 님과의 게임. 역시 30여 점 차로 패배... ㅠㅠ 사진은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엉엉


그리고 나서 전주에 있다가 광주로 가신 한 분이 반지의 전쟁을 배우러 오셨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기본판만 하려고 했는데, 그 분께서 확장도 배우고 싶다고 하셔서 가운데-땅의 귀인들도 넣어서 했습니다. 배우는 게 목적이라면 자유민족으로 플레이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 분께 자유민족을 추천했습니다. (아, 얼마만에 확장을 하는 것인가!)


저는 시작부터 사루만을 뽑고, 고스모그를 뽑고 다수의 행동 주사위로 상대를 압박했습니다. 자유민족은 열심히 맞섰지만 암흑군단 군대의 기세는 매서웠습니다. 모르도르를 향해 조금씩 전진하던 프로도는 전혀 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원정대의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져서 원정대에는 골룸만이 남아 있었죠. 움바르에서 떠난 드랍쉽은 돌 암로스에 코끼리 부대를 떨어뜨려 그곳을 점령하고 다시 펠라르기르를 향해 돌아나오고 있었습니다. 미나스 티리스에서 여러 동료들과 자유민족 부대들이 사우론과 남부인&동부인 군대를 밀어내고 있었지만 로한도 거의 다 밀리고, 일찍부터 북동부를 노리고 있던 암흑군단 군대들은 데일과 에레보르, 우들랜드 렐름을 하나씩 점령해갔습니다. 결국 프로도는 우들랜드 렐름 근처 어딘가에서 놀다가 가운데-땅이 사우론에게 점령당하며 멸망해습니다. 120분만에 빠르게 끝낸 게임. (이것도 도장깨기로 인정해 주나요?)



저와 반지를 하신 분은 9시 즈음에 다시 광주로 급히 떠나시고 (패배의 쓰라림 때문이 아니라 원래 이 시간에 떠나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저의 또 다른 게임을 기다렸습니다. 이거슨 유령의 집 테마의 협력 게임,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언덕 위 집에서의 배신. (링크: 언덕 위 집에서의 배신) 많은 사람들이 "언덕의 위 집의 배신자"라고 알고 있는데, 원제를 그대로 해석하면 배신자가 아니라 "배신"이죠. 반응이 어떨지 몰라서 그냥 한 게임만 가볍게 하자고 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한 분은 알고 보니 우로보로스 뱀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집을 조여오는 커다란 쌍두뱀에 맞서서 무언가를 해야 했습니다. 뱀이 여유롭게 집 안을 훑으며 우리를 추격하는 사이에 작은 기적이 일어납니다. 피부병에 걸려서 털이 빠진 더러운 개를 가진 여자 분이 그 개를 보내서 멀리있던 배신자의 소중한 무언가 (?)를 물어오게 한 것입니다! 방심한 우로보로스는 그것 때문에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신기방기한 게임을 처음 접한 전주 분들은 한 게임 더 하자고 하셨습니다. 두 번째에서 한 분은 알고 보니 식인 취향을 가진 미식가였습니다! 집에는 배신자의 부하들도 있었고, 식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잡아놓은 선량한 사람들도 있었죠. 초반에 아이템이 숨겨져 있는 지하금고가 발견되자 탐험가들이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어머, 이건 꼭 먹어야 해!) 하지만 예배당에 있다가 지나가던 한 초딩이 쉽게 금고 문을 따고 아이템 2개를 획득합니다. ㅋㅋㅋ


배신자가 지하에 있었는데, 아직 지하와 지상층이 연결된 통로를 발견하지 못해서 일단 배신자는 지하에 묶이게 됩니다. 사실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하에 있던 할배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에서 도망쳐 왔었죠.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배신자들의 부하들을 때려잡았습니다. 지하에서 폭주한 배신자는 닥치는 대로 지하를 탐험하며 아이템으로 무장하기 시작합니다. (역시 템빨!) 자신이 없는 영웅들은 서로 지하로 내려가라며 이거 맨덤의 던전 삘인데;;; 하지만 하늘은 우리를 도왔습니다. 초딩이 술래잡기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또 다른 금고를 얘기했고, 그 금고를 열자 리볼버가 나왔습니다. 또한 이 초딩은 탐험 도중에 창도 발견했습니다. 이 착한 초딩은 몸이 약한 할배께 리볼버를 양보하자 그들의 눈 앞에는 지상층으로 올라온 배신자가 서 있었습니다. ㅎㄷㄷ 할배와 초딩은 총과 창으로 결국 배신자를 물리쳤습니다. 중고로운 평화나라...



언.집.배가 끝나자 가벼운 파티 게임을 하자고 했습니다. 이것 역시 크바틸의 그림 그리기 게임. (링크: Pictomania 픽토매니아) 우리는 크바틸이 행여나 끼니를 거를까, 그의 게임을 구입하는 격조 높은 후원자들이었던 것입니다. (이거슨 빠心) 점점 난해한 문제가 나오고 이것은 그냥 말로 설명해도 구분하기 어려운 단어를 그림으로 그리라니;;;




픽토매니아가 끝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눕기 시작하고, 서로 게임은 하고 싶은데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게임을 툭툭 던지다가 결국 Tichu 티츄가 선택되었습니다. 아... 용봉개새...;;; (링크: 티츄) 이것도 탈탈 털려서 설명은 생략... (하지 말고 잠을 잤어야 했어... ㅠ)


어느새 아침 7시... (뭐?!) 슬슬 배가 고파서 청년몰에 있는 보리밥 집으로 향합니다. 히미끼 님은 역시 같.놀.가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히미끼 님은 오후에, 저는 점심 때에 광주광역시에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전주 분들과는 작별을 하고. 저는 씻고 싶어서 남부시장 근처에 있는 목욕탕을 찾았으나... 휴가... ㅠ 하지만 지나가시던 마음 착한 어르신께서

"커튼 집에서 골목으로 꺾어. 좀 가면 세탁소가 나와 거기서 또 꺾어. 그러면 조그만 목욕탕 하나 나와."

이렇게 설명하셨는데 알아들은 저는 선천적으로 길을 잘 찾습니다. 한 방에 목욕탕을 찾아서 간단하게 씻고 1시간 가량 꾸벅꾸벅 졸았답니다.


작년에 이어서 가족처럼 편안하고 즐겁게 맞아주신 전주의 같.놀.가 멤버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나 저 때문에 휴가 날짜를 며칠 당기신 히미끼 님께 더 큰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삼시세겜은 광주광역시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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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바틸의 아이들

8월을 목전에 둔 여름날, 남부지역 순회방문 두 번째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여정은 지난해보다 날짜도 더 길고 방문할 장소도 더 많아서 저의 체력도 걱정되었지만 각 모임에서 원하는 날짜를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보드게이머들에게 "전주의 상징"이 되어버린 "같이놀다가게"를 가장 먼저 방문해 보았습니다. 사실, 원래는 "같.놀.가" 방문 예정이 없었습니다만 그곳의 사장님인 히미끼 님이 저 때문에 휴가를 며칠 당기셨다고 하셨고 히미끼 님이 제게 보내신 쪽지에

"대학생 친구들이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고 적어놓으셔서 마음이 약해졌죠. ㅎ (알고 보니 그들은 저의 도장깨기를 막아낼 전주의 용사들이었던 것입니다... 엉엉엉 ㅠㅠ)


아침 일찍 기차를 타려고 했으나... 마이 갓! 휴가철이어서 기차표가 모두 매진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의 튼튼한 두 다리를 믿고) 전주까지 입석을 탔습니다. 같.놀.가 앞에서 정오에 뵙기로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죠.


전주 역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마다 백팩을 매거나 캐리어를 끌며 밖으로 밖으로 무리를 지어 이동했습니다. 열차에서 내리자 느껴지는,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 이번 여정의 고난이 벌써부터 느껴졌습니다.



전주 역에서 버스를 타고 남부시장 근처에서 내렸습니다. 사람들을 향해 내리꽂히는 햇볕. 얼굴에 등에 땀이 계속 흘러내립니다. 드...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같.놀.다의 정신이 반영된 것 같은 그림
왼쪽 여자는 공중에서 주사위를 정확하게 같은 눈금으로 만드는 금손,
가운데 남자는 유흥, 오른쪽 남자는 술병...;;;
보드게임 할 때에는 역시 술이지!

예정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서 배도 살짝 고프고 목도 말라서 같.놀.다 앞에 있는 가게에서 병맥주와 고구마 크로켓을 시켜서 먹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그 가게 사장님께 여쭤봤습니다.
"같.놀.가 사장님 몇 시에 나오세요?"
"어... 보통... 2-3시요?"
'헉스...!'

약속 시간을 12시로 잡았는데, 두세 시 즈음에 나오시는 건 아니겠죠...?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

밖에서 앉은 제 테이블에 글귀가 적혀 있었는데, 많이 와 닿았습니다.


여행 - 여행하는 것처럼 생활하고 생활하는 것처럼 여행하자.

대략 12시 45분 즈음이 되자, 히미끼 님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역시 뭔가 먹길 잘 했어;;;) 같.놀.다의 정신을 지키시기 위해서 전날 밤에 술을 즐기시고 늦잠을 주무셨다능. 그리고 작년에 일인반닭을 베푸신 닭셰프 님도 오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5분 후에 오실 거라고 하셔서 둘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죠. 그런데 10분이 넘도록 우리 닭셰프 님이 오지 않으시는 겁니다;;; 15분 정도 지나자 온몸에 땀을 흘리시며 그 분이 나타나신 겁니다. (지구 시간으로 몇 분을 기다려야 하는지 물어볼걸... ㅠㅠ 시공간이 왜곡되어 있는 전주.) 히미끼 님과 결론이 나지 않았던 난제, 점심 메뉴 고르기 (;;;)를 늦게 오신 벌칙으로 닭셰프 님께 떠 넘겼습니다. 그러자 우리 셰프 님은 콩국수를 선택하셨습니다! 오~옷!


남부시장 근처에 있는 진미집은 오래된 콩국수집이라고 합니다. 40년 가까이 된 것 같던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기 콩국수는 특이하게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단맛을 싫어하면 꼭 설탕을 빼달라고 해야 한다는군요. 닭셰프 님이 설탕이 들어간 게 전주 스타일이라고 하셨지만 히미끼 님은 설탕을 빼고 드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모르니까 그냥 닭셰프 님을 따라서... 먹어 보니까 단맛이 강해서 간식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같.놀.다로 돌아왔습니다. 가게 안에는 히미끼 님이 태경 언니 (;;)라고 부르는 여자 분이 계셨습니다. (작년에 방문했을 때에도 이분 얘기가 나왔는데 여행 중이셨다고 했습니다.) 히미끼 님도 오는 토요일에 광주 당일치기 여행을 가실 계획이셔서 준비를 하신다며 빠지셨고, 태경 언니 님과 저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온 인혁 님 셋이서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만 게임을 쉽게 고르지 못하자 제가 가져간 게임을 하기로 했죠.


체코의 유명 게임 디자이너인 Vlaada Chvátil 블라다 크바틸 씨의 Dungeon Petz 던전 페츠. 크바틸 씨하면 Through the Ages: A Story of Civilization 쓰루 디 에이지스를 비롯하여 Mage Knight Board Game 메이지 나이트 보드 게임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Space Alert 스페이스 얼럿 때문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같.놀.다에 와서 한쪽에 쳐박혀 있던 스페이스 얼럿을 발굴하여 이곳 분들께 알려드린 바 있죠. (링크: 뜻밖의 방문 제3부 - 전라북도 전주편 1일차 (06/01-06/02))

올해에는 크바틸의 게임들 중에서 던전 페츠를 가져가 봤습니다. 이 게임은 어릴 적에 한번 쯤 해봤던 다마고치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지금 10대, 20대들은 모름;;;) 던전에서 키우던 괴물들로 펫 사업을 하는 내용이에요. (링크: Dungeon Petz 던전 페츠)

설명을 드리자 태경 언니 님은 좀 어렵다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지나니까 테마에 몰입을 하시면서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인혁 님은 조용히 잘 하심... (뭐야, 무서워;;;) 결론은 설명하고 꼴등... (도장깨기 실패 ㅠㅠ)



던전 페츠를 하는 동안에 다른 분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예전에 모임 활동을 같이 하다가 대전으로 이사가신 카이 님도 오셨고요. 반갑습니다! ^^) 같.놀.다 안이 가득찼죠. 이미 다른 게임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었는데요. 남은 분들끼리 스페이스 얼럿을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이미 경험을 한 히미끼 님과 닭셰프 님, 저는 빠졌어요. (크바틸 게임답게 설명을 들어도 알 수 없는 게임의 분위기.) 겁을 먹은 분들에게 히미끼 님과 제가

"튜토리얼은 너무 쉬워서 아무것도 안 해도 클리어할 수 있어요."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전주는 우리도 몰랐던 아주 특별한 곳이었던 것입니다;; 처음엔 서로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말도 하지 않다가 나중엔 사운드트랙도 듣지 않고 서로 외치다가 게임이 끝나버렸습니다. 그리고는 튜토리얼 1번을 클리어하지 못하고 우주선을 부숴먹은... (뭐야, 이거 무서워...;;;) 처음 해본 사람들보다 이미 해본 3인 (히미끼 님, 닭셰프 님, 저)는 멘붕을 하고. 다시 튜토리얼 2번을 시켜보기로 했습니다. 한 분이 캡틴의 역할을 하기로 하고 나름 지시를 열심히 내렸습니다. 이미 해본 3인은 내심 기대를 했죠. 1단계는 무사히 넘어간 것 같았지만 2단계에 들어가자 사람들이 서서히 패닉에 빠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캡틴은 격렬히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아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했습니다. (살려야 한다) 이미 해본 3인은 그저 웃음만... ㅋㅋㅋㅋㅋ

하지만 전주는 정말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프로그래밍이 꼬여서 클리어하지 못할 뻔 했으나 아무도 예상못한 잘못 쏜 레이저 캐논이 외부 위협을 부수며 클리어를 한 것입니다. (말도 안 돼! ㅋㅋㅋ) 플레이어들은 환호를 했고, 게임을 접었습니다. (기분 좋은 상태에서 끝내고 싶었나 봅니다.)



그 다음으로 War of the Ring 반지의 전쟁을 하기로 했습니다. 작년에 이 게임을 전파한 이후로 전주 분들 사이에서 관심이 부쩍 늘었고 몇몇 분은 해보셨다고 합니다. 4명이 두 팀으로 나눠서 2인 룰로 진행했습니다.

자유민족이 부지런히 모르도르로 달리는 한편 마음 착한 암흑군단은 병력을 모았지만 쉽사리 밀어내지 못했네요. 결국엔 부대를 찍어낸 죄밖에 없는 사루만이 혼자 있다가 엔트들에 핵꿀밤을 맞고 죽어버리고 맙니다. ㅠㅠ 반지-운반자들은 비운의 산 꼭대기에 도착해서 반지를 빠뜨리고 게임을 끝냈습니다. (산에 오르는 동안에 치유도 한... 이거슨 삼림욕?)



반지의 전쟁을 하는 동안에 다른 테이블에서 자꾸 배고프다고 해서 밥 먹은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배고프다고 하나 싶어서 시계를 보니 벌써 9시... 설명 1시간, 진행 2시간 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집중했네요. 더 늦기 전에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남부 시장에서 파는 피순대인데요. 일반 순대와 달리, 건조하지 않고 아주 촉촉하고 부드럽습니다. ㅎ



식사를 마치고 철민 님이라는 분하고 일대일로 반지의 전쟁을 했습니다. 몇 번 해보셔서 룰을 많이 알고 계셨고요. 저와 플레이하면서 나머지 규칙을 잡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숙련자들의 플레이답게 매우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저는 암흑군단으로서, 빠르게 사루만의 군대로 로한을 밀어버리고, 모르도르와 돌 굴드르, 동부의 군대들을 북동쪽으로 몰려서 데일-에레보르-우들랜드 렐름을 빠르게 점령해갔습니다. 하지만 프로도는 너무나 빨랐습니다. 100분만에 자유민족은 반지를 파괴하고 게임을 끝내 버렸습니다. ㅠㅠ

철민 님이 에레보르 쪽이 밀릴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고 하셨습니다. 반지의 전쟁을 여러 번하면 로한이나 곤도르 중 하나를 살리는 기술이 생깁니다. 가깝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점수 지역이 막히면 다른 방안을 찾게 되는데, 그게 북동부를 밀어버리는 것이죠. 그쪽도 승리 점수가 5점 이어서 로한이나 곤도르의 대안으로서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반지의 전쟁을 마치자 우리의 닭셰프 님은 같.놀.다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버섯과 호박, 죽순으로 튀김을 만들어 오셨는데 맛있어서 술 생각이 절로 나더라고요. 제 옆에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히미끼 님이... (사스가 같.놀.다의 정신!)


야식을 먹고 나서 마지막으로 스페이스 얼럿을 또 했습니다. 저와 히미끼 님까지 포함해서 5인으로요. 처음 하는 분도 있어서 튜토리얼부터 시작해서 총 6게임을 했는데요. 새벽 5시까지 했다는... (경보! 잠이 부족합니다...;;;)



같.놀.다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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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War of the Ring: Second Edition 반지의 전쟁: 2판 배우기 프로젝트 시즌2, 삼시세겜 1번째 시간입니다.

모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신청을 받아서 경기도 안양에서 출장 강습회를 열었습니다. 6월 1일 월요일에는 벤담 님, 그리고 아라 님 커플이 오셨습니다. 평일인데 제가 시간이 이날 밖에 나지 않아서 오시기 힘들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래도 세 분이나 모여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오후 3시 경에 벤담 님이 먼저 오셔서 아라 님 커플을 기다리는 동안에 벤담 님께 Android: Netrunner 안드로이드: 넷러너를 배웠습니다. 예전에 벤담 님께 배웠는데 시간이 오래 지나서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 설명을 다 듣고 플레이를 하려고 했는데 설명 도중에 아라 님 커플이 오셔서 플레이는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원래 이날은 안양 할리갈리 카페 사장님도 배우려고 하셨다고 하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 오셨다고 하네요. 오후 3시가 약간 넘은 시각에 반지의 전쟁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설명을 하려면 피규어와 토큰을 비롯한 게임 구성물들도 같이 언급을 해야 해서 처음부터 셋업을 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천출력 맵을 사용했는데요. 맵에 숫자로 배치해야 하는 피규어의 숫자들이 적혀 있어서 룰북을 뒤적거릴 필요 없이 금방 셋업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십수 번 하면 배치해야 할 피규어 수를 다 외워요.) 인터넷 상에 반지의 전쟁 셋업만 하루종일 걸린다는 유언비어가 종종 검색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 시간 가량 설명을 드렸는데요. 룰의 전체를 다 설명 드린 것은 아니고, 꼭 필요한 큰 규칙들만 설명을 드렸습니다. 잔룰은 플레이를 해봐야 그 규칙이 왜 필요한지 와닿거든요. 그래서 반지의 전쟁을 배우시는 분들에게는 가급적이면 잔룰은 설명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실 분이 세 분이어서, 벤담 님이 홀로 자유민족을 맡고, 아라 님 커플이 암흑군단을 맡았습니다. 처음 하시는 거라서 다인 규칙을 적용하지 않고 아라 님 커플 두 분이 한 사람인 것처럼 진행했습니다. 저는 벤담 님 옆에 앉아서 진행을 도와드렸고, 저와 동행한 지인은 아라 님 커플을 도왔습니다.



첫 턴에 암흑군단 행동 주사위 굴림에서 소집이 하나만 나와서 힘들게 시작했습니다. 사우론국과 이센가르드국 중에서 어느 쪽을 먼저 "전쟁 중"으로 만들어야 할지 선택을 하셔야 했는데, 조언자의 말에 따라 사우론국을 먼저 하신 걸로 봤습니다. 아마도 곤도르를 먼저 쓸어서 아라고른이 등장하는 걸 막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자유민족은 원정대를 꾸준히 진행시켰습니다.

원정대가 꾸준히 진행되면 좋은 점이 암흑군단의 행동 주사위를 추적 칸에 1개를 강제로 묶어놓는다는 것이죠. 이것 때문에 첫 턴에 사루만이 등장하지 못한 암흑군단은 더 시련을 겪습니다. 6개밖에 못 굴리는데, 그러면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가 나올 확률이 더 낮아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실제로 암흑군단의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가 3턴까지 나오지 않아서 아라 님 커플의 초반 운영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4턴에 사루만이 나옴으로써 5턴부터 8번째 행동 주사위를 굴리셨습니다.

암흑군단 행동 주사위에 소집 관련된 면이 2개인데요. (제가 계산을 해보니까) 원정대 진행 때문에 하나가 묶여서, 6개를 굴려서 소집 주사위 결과가 하나도 나오지 않을 확률이 8.7%에요. 그런데 연속 두 턴 동안 그렇게 되었으니까 0.075%입니다. 말도 안 되고 제가 60게임 가까이 했는데 그런 걸 처음 봤어요. 한 턴에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가 2개 정도 나오는 게 평균이거든요.

아무튼 이 로또 확률에 걸린 걸로 암흑군단이 초반에 엄청 암울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 이날 처음 해보신 분들은 그걸 모르고 하셨다는 거죠;;;

어쨌거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우론 군대로 곤도르를 살살살 밀려고 하셨지만 한 번에 확 쓸지 못하셔서 곤도르 남부에 곤도르국 부대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이쪽이 열려 있으니 후반에 성큼걸이가 이 길을 통해 돌 암로스로 달려갈 길을 열어준 셈이 됐고요.

이센가르드 군대가 초반에 모이지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자 자유민족이 편하게 운영을 했습니다. 벤담 님은 로한 활성화 방법을 고민했지만 이센가르드가 이렇다 할 활약을 못하면 그냥 내버려 두고 원정대를 더 보내도 되거든요.

제가 벤담 님의 핸드를 계속 지켜봤는데 초반에 자유민족 사건 카드가 잘 나온 편이어서 외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계속 됐습니다. 결국, 원정대에서 호빗 1명을 빼서 (사건 카드를 사용해서) 북부국을 "전쟁 중"으로 만들었고요. 벤담 님이 한 수 물러달라고 해서 원정대 진행 카운터가 "4"에 있을 때에 원정대 위치 선언으로 모리아를 무사히 통과합니다. 처음 해보시는 거라 "이게 그렇게 큰 건가...?"라고 물으셨는데, 경험자 입장에서 답을 드리면 "네, 엄청 큽니다!" ㅋㅋ 이미 유리하게 시작했는데, 거기에 날개를 단 정도죠.

중반에, 이센가르드와 사우론 군대로 포위된 로한 군대 하나가 사건 카드로 빠져 나가서 오스길리아스로 달아나고, 그 군대가 후퇴까지 사용해서 미나스 모르굴을 포위하고 달아나서 모란논을 다시 포위하고 다시 달아나서 미나스 모르굴을 점령해 버리고 맙니다. 전투 굴림이 말도 안 되게 말려서 마무리를 못하고 병력을 계속 살려줘서 로한 군대와 술래잡기를 하고 만 것이죠. 이 과정에서 암흑군단은 없는 살림에 행동 주사위를 엄청나게 소비했습니다. 이미 마술사-왕이 나와서 곤도르 마무리 하고 다른 전투를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거기에 들어갈 소집 행동 주사위를 모르도르 본진 방어에 다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후반에 원정대가 모르도르에 도달하고, 모르도르 트랙에 올라갔습니다. 행동 주사위 결과도 적절히 잘 나와서 거의 끝났다 싶었는데 벤담 님이 군사적으로 뭔가 하고 싶어하시더라는...;;; "아, 이젠 좀 끝내시는 게..."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의 마지막 칸에 무사히 도달할 만큼이어서 암흑군단이 gg를 치고 자유민족이 승리했습니다.

제 개인적인 평을 하자면, 자유민족은 무난히 잘 플레이 했습니다. 벤담 님이 미리 룰과 플레이로그를 읽어오셔서 룰을 부분적으로 기억하고 계시더라고요. 암흑군단은 오프닝이 좀 꼬였습니다.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가 잘 나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죠. 이건 운이라 플레이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죠. 위에서 설명 드렸듯이 대략 0.07%의 결과 나온 겁니다. 그러나 운영 부분에서는 너무 고급 전술에 치중해서 큰 그림을 잘 못 그린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옆에서 조언한 제 지인이 처음 하는 사람에게 너무 고급진 플레이를 시켜서 그랬던 것 같아요.) 자유민족이 가진 어떤 카드를 방어하려면 뭘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고... 맞는 말이긴 한데요. 그것에 신경을 쓰다 보니까 행동이 많이 낭비되고, 그 때문에 암흑군단 군대를 시원시원하고 이동시키고 그 군대로 적군을 쉽게 쉽게 밀어야 하는데 암흑군단 플레이어 스스로에게 답답한 플레이가 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원래 계획은 한 게임 끝나고 진영을 바꿔서 한 번 더 하시라고 말씀 드리려고 했으나 (첫 플레이라서) 4시간 가까이 걸려서 (오후 8시 즈음 끝났습니다) 아라 님 커플은 작별 인사를 나누고 돌아가셨습니다.

아리 님 커플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단 가지고 계신 게임 카드 한글화를 하셔야 게임을 하실 수 있고요. 또 강조를 하지만 주사위 굴림이 말도 안 되게 말리셔서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 자꾸 만들어졌습니다. 암흑군단은 초반에 쉽게 쉽게 밀어요. ^^; 주사위를 굴리실 때에 손바닥에서 주사위를 흘려붓듯이 굴리는 것보다는 두 손을 모아서 그 안에서 힘차게 흔들고 굴리는 게 (기분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더 고르게 나오더라고요.

원래는 커플 두 분을 서로 다른 진영을 맡게 해서 나중에 두 분이 따로 하실 때에 서로 알려주면서 진영을 바꿔서 하시게 하려고 했는데, 같은 편을 하셔서 자유민족에 대한 규칙이 잘 기억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가능하시다면 편견을 가지지 마시고 게임을 몇 번 더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2주 뒤인, 6월 15일에 벤담 님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드려서 반지의 전쟁을 플레이했습니다.

벤담 님의 장점 중 하나가 하고 싶은 게임이 있으면 룰북과 관련 글을 읽어오시는 것인데요. 그 때문인지 게임에 대한 이해와 실력 향상 속도가 빠릅니다. 룰도 오래 기억하시고요. 그 점은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아무튼 룰을 거의 다 기억하셔서 지난 번에 빼놓고 설명 드렸던 잔룰만 짚어 드리고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벤담 님이 암흑군단으로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게 해 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자유민족은 비정상적으로 많이 해서 암흑군단의 시원시원한 (?) 플레이가 그립긴 합니다. ㅠㅠ 그래도 양보를 했습니다. ㅎ

저는 "Strider Blitz 성큼걸이 블리츠"로 컨셉을 잡았습니다. 이게 어떤 전략이냐면요. 자유민족이 초반에 행동 주사위 6개를 만들고 중후반을 운영하기 위해서 극초반에 성큼걸이 (때때로 동료까지) 원정대에서 분리시켜서 곤도르국 도시나 거점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레벨이 3이어서 3지역씩 이동할 수 있는 성큼걸이와 함께 다니는 동료는 성큼걸이의 레벨에 맞춰 빨리 달리기 때문에 걸음이 느린 동료를 대동시켜서 동료들을 먼곳까지 데려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메리나 피핀을 데리고 가면 호빗의 국적이 "자유민족 전체"이기 때문에 호빗이 멈춘 도시나 거점의 국가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성큼걸이가 호빗을 데리고 곤도르로 빠르게 달려서 미나스 티리스나 펠라르기르에서 곤도르를 자발적으로 활성화하고, 서부의 의지 행동 주사위 결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면 성큼걸이가 아라고른으로 되면서 행동 주사위까지 추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을 성공한 아라고른은 빨리 곤도르를 탈출해서 로한으로 이동한 다음에 로한의 정치 카운터를 활성화시키면서 나중에 나올지도 모르는 "던해로우의 망자들" 사건 카드의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아라고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색의 간달프를 등장시키는 것은 너무나 쉽기 때문에 어려운 아라고른부터 해결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에도 약점이 있습니다. 초반에 원정대가 진행하는 데에 사용될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들 중 3개 이상을 아라고른을 위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2-3턴 정도 원정대가 진행하지 못하고 리븐델에 묶입니다. 아라고른이 3턴 안에 등장하면 쉽게 풀리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게임이 많이 꼬일 수 있습니다. 전략이긴 한데 좀 도박수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저의 날이 아니었습니다...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는 잘 나왔는데, 필요할 때에 서부의 의지 행동 주사위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성큼걸이가 미나스 티리스와 펠라르기르 사이엔 로싸나르크에 멈춥니다. (그때에 사우론군이 오스길리아스까지 와 있어서 성큼걸이가 미나스 티리스에서 멈추면 다음 행동 때에 미나스 티리스 안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였기 때문입니다.) 억지로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를 하나 더 써서 성큼걸이를 안전한 돌 암로스까지 보내놨습니다. 그 사이에 미나스 티리스에서 포위 전투가 시작됐고, 방어에 신경을 쓰지 않은 로한은 포즈 오브 이센이 한 방에 뚫린 바람에 에도라스를 제외한 나머지 로한 정착지가 순식간에 점령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암흑군단이 "오르상크의 팔란티르" 사건 카드까지 깔아놓아서 사건 카드 수급이 잘 되고 있어서, 여러 모로 저에게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서부의 의지 행동 주사위 결과가 나오면 그 사건 카드를 깨는 데에 사용할지 아라고른 등장에 써야 할지 갈등이 되고 있었습니다.

중반에 접어들 때에 아라고른이 등장해서 행동 주사위를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펠라르기르와 돌 암로스로 이어지는 길에 곤도르 병력을 많이 소집해 두어서 암흑군단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있어서 시간을 꽤 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라고른은 곤도르를 탈출해서 로한 땅에 들어갑니다. (함정 하나를 팠죠.) 그러자 마술사-왕이 이끄는 군대 중 일부가 펠라르기르를 뚫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던해로우의 망자들" 사건 카드를 사용하고 "5"를 굴림으로써 암흑군단 군대를 싹쓸어 버립니다! 로한쪽은 에도라스를 버리고 나온 (피핀이 같이 있는) 로한 군대가 극적으로 탈출해서 곤도르 북부를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차 하면 이 군대로 모란논이나 미나스 모르굴을 먹고 군사적 승리를 노려보려고 모르도르 입구 주변을 순찰시켰는데요. 이에 반응해서, 암흑군단이 모르도르에 병력을 소집하더라고요.

저는 반지에 의한 승리를 포기하지 않아서 느리지만 조금씩 원정대를 진행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벤담 님이 잔룰을 잘 기억하고 계셔서 틈이 날 때마다 원정대가 있는 지역에 나즈굴 1명을 보내서 추적 다시-굴림 보너스를 챙기고 있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정말. ㅎ) 초반에 성큼걸이 블리츠를 하는 동안에 "경보다! 불이다! 적이다!" 사건 카드로 메리를 브리로 보내서 북부국이 초반부터 "전쟁 중" 상태였고, 틈틈이 정치 카운터를 전진시킨 엘프국도 "전쟁 중"이었습니다. 저는 돌 굴두르와 모리아를 계속 주시하면서 암흑군단 주둔군이 살짝만 빠지면 그 두 거점을 점령해서 군사적 승리를 챙길 속셈이었죠. 거의 사용하지 않는 서쪽의 그레이 헤이븐즈에서 엘프군을 동쪽으로 조금씩 보내고 있었고, 메리가 있는 북부군도 조금씩 모리아를 향해 전진했습니다. 그리고 모리아 동쪽인 캐록, 데일에 꽤 많은 북부군이, 그리고 사건 카드로 우들랜드 렐름에도 엘프군이 적당히 모인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동쪽 끝에 있던 동부인 무리가 데일 앞까지 왔고, 돌 굴두르군이 로리엔을 향해 떠나면서도 돌 굴두르에 병력을 소집해서 그 거점 방어가 잘 되어 있었죠. 이렇게 모리아 동쪽은 서로 눈치 게임을 하며 서로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방심한 사이에 던랜드를 떠난 이센가르드군이 샤이어를 점령해서 암흑군단은 승리 점수 7점을 모았습니다. 제 손에 샤이어를 방어할 수 있는 "톰 봄바딜이 능력" 사건 카드가 있어서 더 아쉬운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돌 암로스는 내주지 않았지만 데일과 로리엔을 내주면 승리 점수 10점으로 암흑군단이 군사적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저도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로리엔 앞에서 암흑군단이 재정비하고 있는 사이에 로리엔군으로 한곳을 뚫었습니다. 엘프 병력은 정예 부대가 많아서 여러 모로 좋습니다. 이 군대는 남하해서 이센가르드군에게 점령당했던 로한의 정착지들을 탈환하면서 증원 풀에 엄청나게 쌓여 있는 로한 병력들을 다시 모집할 수 있는 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에도라스를 탈환하면서 암흑군단의 승리 점수를 6으로 낮추면서 제 숨통도 조금 트였습니다. 이때 이센가르드 군대가 로리엔에 몰려 있었고 오르상크의 방어가 허술한 상태였습니다. 이 혼란을 틈타서 저는 메리가 부대를 이끌고 모리아를 점령하게 했습니다. 벤담 님이 자유민족이 암흑군단 정착지 점령할 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바로 보여 드렸죠. ㅎ 그리고 로리엔에서 나온 이 엘프군으로 헬름즈 딥을 탈환해서 더 장기전으로 끌지 아니면 바로 오르상크를 쳐서 빨리 끝낼지 계산 중이었습니다.

저는 결국 반지에 의한 승리를 생각하고 있어서 원정대가 모르도르에 도달할 때까지 게임을 길게 끌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헬름즈 딥 탈환으로 결정합니다. 그때에 헬름즈 딥에는 이센가르드국 정규 부대 1개만 있었거든요. 저는 엘프군으로 포위 전투를 개시했지만 "6"이 나오지 않아서 실패... 게다가 포위 전투를 연장하기 위해서 정예 부대 1개를 지불하고 정규 부대 1개로 바꿔야 하는데, 엘프 정규 부대를 남겨놓지 않아서 정예 부대 1개를 죽이고 아무것도 바꿔오지 못했습니다. ㅠ 전투 연장했지만 그것도 명중 0회. 또 정예 부대 버리면서 연장했지만 또 명중 0회... ㅠㅠ 그러나 그 사이에 마술사-왕이 이끄는 군대가 결국 돌 암로스를 점령해서 승리 점수 10점을 채우고, 저는 남은 행동 주사위 결과로 상대 승리 점수를 깎을 수 없어서 gg를 선언했습니다.


벤담 님의 놀라운 실력에 감탄을 했고 덕분에 심장이 조여오는 스릴 속에서 즐겁게 진행을 했습니다. 잔룰까지 알고 카드 효과도 잘 이해하셔서 우수한 플레이를 보여주신 것 같아서 같이 게임하면서 정말 좋았습니다. 저도 제가 보여 드릴 수 있는 플레이를 잘 보여 드려서 후회되는 플레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 행동 주사위 운이 안 좋아서 아라고른이 제때 못 나와서 행동이 조금 낭비되었고, 마지막에 헬름즈 딥 탈환에 실패한 게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헬름즈 딥 탈환에서 손에 남은 전투 카드로 사용할 사건 카드가 잘 맞지 않아서 힘들었네요. 거꾸로 생각하면 반드시 파괴해야 하는 "오르상크의 팔란티르" 사건 카드를 벤담 님이 최대한 많이 사용하도록 놔둔 것이 결국 제 목을 조르게 됐네요. 저도 그 사건 카드를 부수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아라고른과 백색의 간달프를 등장시키는 데에 썼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재미있었습니다. ^^

벤담 님이 반지의 전쟁에 매우 만족해 하셔서 재생산되면 구입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오늘도 저는 게임 하나를 팔았습니다...;;) 안양에서 반지의 전쟁을 배우고 싶으신 분은 벤담 님께 배우셔도 될 것 같아요. (아몰랑, 떠 넘기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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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War of the Ring: Second Edition 반지의 전쟁: 2판 배우기 프로젝트 시즌2, 삼시세겜입니다.

반지의 전쟁을 사두었는데 "룰북 글자가 엘프어로 보인다. 어떻게 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룰북 읽을 수는 있겠는데 귀찮다!"라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직접 찾아가서 게임 방법을 알려 드립니다.


이용 방법

  • 지역 - 본 이벤트는 서울/경기만 가능합니다.
  • 인원 - 제 이동의 효율을 생각해서 2분 이상 모이실 때에 불러주세요. 반지의 전쟁이 최대 4명까지 가능하오니, 더 많이 계셔도 상관없습니다.


6월 15일 (월) 중 시간, 장소를 정해주시면 됩니다.


저의 방문을 원하시면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mountedcloud@tistory.com으로 이메일을 주세요.


6-8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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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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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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