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보드게임긱에서 화자가 되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 Vlaada Chvátil 블라다 크바틸 씨입니다. 매년 꾸준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부지런한 디자이너임에 틀림이 없는데요. 작년 2011년에만 그의 게임이 무려 3개나 출시되었는데, 그 중 2가지는 게이머들의 엄청난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 시간에는 그 중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 게임에 대해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Dungeon Petz 던전 페츠는 크바틸 씨의 2009년 작품인 Dungeon Lords 던전 로즈의 스핀오프입니다. 전작에서는 플레이어들은 던전 주인이 되어서 쳐들어오는 영웅들에 맞서기 위해 던전을 짓는 게임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던전 주인들이 좋아하는 애완동물을 키워서 전시하고 판매해야 합니다. 이 게임에 대해서 수 개월 전부터 소개를 하려고 했으나, Czech Games Edition 체코 게임즈 에디션 게임 특유의 장황한 규칙서 때문에 던전 페츠를 제대로 이해를 하는 데에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해외에서 오기로 한 게임이 생산 지연으로 배송도 늦어지고 폭설로 게임이 파손되는 사고가 있기도 했습니다. 신종 재난극복 게임은 아니겠죠?)
자, 임프들이 정성스레 키우는 동물들은 어떤지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그 전에, 이 게임의 디자이너인 크바틸 씨에 대해서 알아보고 넘어가겠습니다. 크바틸 씨는 체코인입니다. 그는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전속 디자이너이고, 테마성이 강한 유로 게임을 만들기로 유명합니다. 주요 작품들을 꼽자면, 2006년에 Through the Ages: A Story of Civilization 쓰루 디 에이지스, 2007년에 Galaxy Trucker 갤럭시 트러커, 2008년에 Space Alert 스페이스 얼럿, 2009년 Dungeon Lords 던전 로즈 등이 있습니다. 이 게임들 모두 출시 이후에 전세계의 게이머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게임의 구성물
이 게임의 내용물은 좀 많은 편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나열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림으로 감상해 보세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ré Kretzschmar
게임의 진행
게임은 총 5라운드 (2-3인 게임에서는 6라운드) 동안 진행이 됩니다. 각 라운드는 다음 순서의 6가지 단계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 준비
- 장보기
- 요구 카드
- 자랑하기
- 사업
- 노화
1. 준비
준비 단계에서는, 각 라운드에 필요한 구성물을 게임판에 보충합니다. 그리고 진행 보드에 있는 전시와 고객에 대한 정보가 공개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수입을 얻습니다.
2. 장보기
이 단계는 이 게임에서 가장 중심이 됩니다. 먼저 플레이어들은 비공개로 자신의 땅굴 보드에 있는 임프들과 금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눕니다. 그룹의 수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나눌 수 있지만, 각 그룹에는 최소 1마리의 임프가 포함이 되어야 합니다. 금은 각 그룹에 0개 이상 포함될 수 있습니다. 모두가 그룹 나누기를 마치면 자신의 그룹들을 동시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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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의 땅굴 보드
그 다음으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각 그룹을 중앙 보드로 보내서 행동을 수행합니다. 이때 순서는 가장 큰 그룹이 먼저 하는데, 그룹의 크기는 그 그룹에 포함된 임프와 금의 총 개수로 결정됩니다.
중앙 보드에는 다양한 행동 칸들이 있습니다. 가운데에는 가장 중요한 애완동물을 구입하는 곳이 있고, 왼편에는 동물 우리와 왼편 아래에는 추가물을 구입하는 칸이 있습니다. 보드의 오른편에는 동물의 먹이를 구입할 수 있는 시장 가판대들과 공예품을 구입하는 천막, 물약을 얻는 병원 등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행동 칸은 특별한 제약이 없지만, 애완동물을 구입하는 울타리에는 반드시 1마리 이상의 임프와 1개 이상의 금이 필요하고, 우리를 구입하는 칸에는 2마리 이상의 임프들이 필요합니다. 규칙서를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것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이 있습니다. 동물은 가치가 있기 때문에 돈을 주고 사야 한다고 하고, 우리는 무거워서 임프 2마리가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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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보드와 여러 행동 칸
3. 요구 카드
세 번째 단계를 시작할 때에, 구입한 애완동물, 동물 우리, 추가물 등을 자신의 애완동물 전시 보드에 "실제로" 배치를 합니다. 그리고 각 애완동물에 그려진 각 색깔 막대마다 그 색깔의 카드들을 뽑습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손에 있는 카드들을 사용하여, 그 애완동물에 그 색깔의 카드들을 배정합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플레이어는 각 색깔의 카드를 받고 시작하기 때문에 원래 가지고 있던 카드와 3단계 중에 받는 카드 중에서 선택해서 놓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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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성(?) 다이어버니
각 요구 카드의 색깔은 중요한 정보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각 색깔마다 대표 속성이 있어서, 초록색 요구 카드에는 '배고파'가, 노란색에는 '놀아줘', 보라색엔 '마술', 빨간색에는 '화났어'가 주로 나타납니다. 즉, 애완동물의 특성은 플레이어가 배정하는 카드에 의해 정해지게 됩니다. 여기에는 약간의 무작위성이 있기는 하지만 각 색깔마다 기대되는 (다수를 차지하는) 대표 속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계획이 가능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aul Grogan
각 색깔마다의 요구 분포
4. 자랑하기
이 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애완동물에 배정한 카드들을 동시에 공개하고, 각 플레이어는 그 요구를 해결합니다.
이전 단계에서 플레이어가 배정한 카드에 있는 아이콘들은 이번 단계에서 그 플레이어가 처리해야 할 일을 나타냅니다. 밥그릇이 있다면 그 애완동물에게 먹이를 줘야 하고, 똥이 있다면 그 동물 우리에 똥거름 1개를 놓고, 말풍선이 있으면 놀아줄 임프 1마리를 그 동물 곁에 놓아야 합니다.
만약 플레이어들이 처리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벌칙을 받게 됩니다. 애완동물은 스트레스로 인해 고통 토큰을 받거나 또는 우리를 탈출하기도 합니다. 플레이어들은 돌발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일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그 동물을 그렇게 길들였다는 것입니다. =)
병원에서는 물약을 얻을 수 있는데, 그 물약은 이때에 유용합니다. 플레이어가 처리할 수 없는 요구 카드가 있을 때에는 그 카드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애완동물에게 이 물약을 먹입니다.
2라운드부터는 자랑을 끝낸 후에 전시가 열립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키운 애완동물들을 참가시키고 점수를 얻습니다. 각 전시에는 심사 기준이 있어서 해당하는 조건을 만족할 때마다 전시 점수 (Exhibition Point, EP)를 얻거나 잃습니다. 이 전시 점수는 중앙 보드 아래에 있는 심사 트랙에 표시가 되고, 그 전시 점수의 순위에 따라 해당하는 평판 점수 (Reputation Point, RP)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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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타일과 고객 타일, 공예품 타일
5. 사업
3라운드부터 다섯 번째 단계에서 애완동물을 구입할 고객들이 찾아옵니다. 고객은 사실 전시와 거의 같은데, 고객은 동물을 구입해 가기 때문에 판매한 동물은 게임에서 제거됩니다. 고객들은 자신의 조건에 맞는 것마다 일치 점수 (Match Point, MP)를 주고 또한 금도 줍니다.
그리고 나서 애완동물에 배정했던 요구 카드들을 버리고, 만약 자신의 땅굴 보드에 집을 지키며 노는 임프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다른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집을 지키는 임프들은 애완동물 전시 보드로 가서 빈 우리에 있는 똥거름을 치우거나 집에서 금을 캘 수 있습니다.
6. 노화
각 라운드의 마지막 단계는 애완동물의 성장과 땅굴 보드에 남은 먹이의 노화입니다. 그리고 장을 보러 갔던 임프들 중 일부가 집으로 돌아옵니다.
최종 전시와 게임의 종료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면 최종 전시가 일어납니다. 이때에는 2가지에 대한 심사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사업 감각, 애완동물 전시 보드. 첫 번째 것은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자산에 대한 심사입니다. 땅굴 보드에 남은 금과 공예품, 먹이 물약 등이 여기에 포함이 됩니다. 두 번째 것은 애완동물 전시 보드에 남아있는 애완동물과 우리, 추가물, 똥거름이 포함됩니다.
평판 점수 (RP)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던전 페츠는 다마고치와 비슷한 애완동물 사육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애완동물이 전시와 고객이 원하는 특성을 가지도록 키우게 되고, 그에 따라 점수를 얻게 됩니다. 요구 카드의 무작위성이나 행동 턴 순서로 인한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를 해야 하는데, 이것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 공예품이나 물약을 얻거나 장보기 단계에서 턴을 빠르게 하기 위해 임프나 돈을 더 투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플레이어가 나누는 그룹의 수와 크기입니다. 턴을 먼저 가지기 위해서 그룹을 크게 만들면 턴의 수가 줄어들고, 반대로 그룹의 수를 늘리면 턴이 늦어집니다. 이것은 일꾼 배치와 경매/입찰의 절묘한 조화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이 게임을 하면 애완동물 주인이 동물들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정신이 없습니다. 그 라운드에 처리해야 할 요구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애완동물을 병들게 하거나 촉수가 돋아나게 하기도 합니다. 이 게임은 멀리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시와 고객의 정보는 몇 라운드 앞서서 공개가 됩니다. 이 정보를 참고하여 각각에 맞추어서 요구 카드를 보유하고 그 카드를 애완동물에 배정합니다. 전시보다 고객들이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몇몇 고객들에게 승부수를 던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애완동물을 판매할 때에 중앙 보드에 있는 단상을 활용하면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칸은 아무런 이득이 없지만 일단 이 행동 칸에 자신의 임프가 놓여 있으면 고객에게서 받은 일치 점수 (MP)를 평판 점수 (RP)로 변환할 때 2배에서 3배로 늘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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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에서 애완동물 판매하기
던전 페츠는 4인까지 가능하고, 2인이나 3인으로 할 때에는 약간 변형된 중앙 보드의 뒷면을 사용합니다. 이곳에는 사용하지 않는 색깔의 임프가 중립 플레이어의 역할을 하고, 정해진 행동 칸 트랙을 돌면서 각 라운드마다 특정 행동 칸을 막아 버립니다. 아마도 게이머들이 '4인분 같은 2인 3인 게임'을 달라고 요구할까봐 크바틸 씨는 '5라운드 같은 6라운드 게임'을 제공한 듯 합니다.
던전 페츠는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이야기 방식의 규칙서로 되어 있습니다. 테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서술을 하는데, 이것 때문에 규칙서가 두꺼워지고 플레이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규칙 부분을 찾는 데에 무척이나 어려워집니다. 만약 자신이 인내심이 있고 가장 중요한 (규칙서를 천천히 읽을) 시간이 있다면 규칙서를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플레이어가 테마에 몰입하게 하기 위해 규칙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규칙서의 두께 때문에 게임을 하지 않고 방치하기 쉽다는 것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참고 사이트:
Dungeon Petz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97207/dungeon-petz
Czech Games Edition
http://www.czechgames.com
Z-Man Games
http://www.zmanga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