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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9번째는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 게임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가 되어 빌런을 물리치는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입니다.


어벤져스, 어셈블!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은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빌런에 맞서기 위해 완벽한 협력을 합니다. 코어 세트라 불리는 이 게임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스파이더-맨, 아이언 맨, 블랙 팬서, 캡틴 마블, 그리고 앞으로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를 통해 MCU에 데뷔할 쉬-헐크가 들어있습니다. (다섯 캐릭터 모두 어벤져스 소속입니다.) 빌런은 셋이 있는데요. 소니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편에 잠깐 나왔던 라이노, 어벤져스 2: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블랙 팬서에 나왔던 율리시스 클로, 그리고 울트론이 들어있습니다.

마블 코믹스는 1939년에 창립하여 현재까지도 코믹스를 판매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마블 스튜디오는 1993년에 시작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을 토대로 현대적인 느낌으로 각색하여 영화화됐고 전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죠. 그런데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은 코믹스의 장면을 삽화로 사용하고 있어서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의 눈에 낯설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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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모의를 저지하라!

게임을 시작할 때에 빌런 하나를 선택하고 그 빌런의 난이도도 선택합니다. 각 빌런에게는 정해진 만큼의 주요 모의 카드들이 있습니다. Arkham Horror: The Card Game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 Agenda 주제 덱에 파멸 토큰이 쌓이 듯이,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에서는 주요 모의 카드에 위협 토큰이 쌓입니다. 정해진 만큼의 위협 토큰이 쌓이면 다음 주요 모의 카드로 넘어가는 식인데, 마지막 주요 모의 카드를 완료하면 플레이어들이 빌런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빌런은 하나의 조우 덱을 사용합니다. 조우 덱은 그 빌런 전용 카드 세트와 모듈형 카드 세트로 구성됩니다. 조우 카드는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요. 부하는 플레이어에게 들러붙어서 빌런을 돕고, 부착은 빌런에게 부착되어 빌런에게 추가 효과를 줍니다. 배신은 해로운 일회성 효과를, 보조 모의는 없어지기 전까지 지속적인 해로운 효과를 줍니다. 그리고 의무가 있는데요. 어느 플레이어가 그 카드를 실행시켰든지 상관없이, 그 카드에 지시된 캐릭터에게 주어져서 즉시 해로운 효과들 중 하나를 강제로 선택해야 합니다. 의무는 피터 파커에게 퇴거 통보, 토니 스타크에게 사업 문제, 티찰라에게 국무, 캐롤 댄버스에게 가족 비상사태, 제니퍼 월터스에게 법무를 주기 때문에 원작을 알고 있는 팬들에게 조금 더 재미를 줍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 약점을 플레이어 덱에 넣었던 것을 이 게임에서는 조우 덱에 넣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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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캐릭터와 네 가지 양상

이 게임에서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진행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들은 각자 히어로 하나를 선택하고 그 히어로를 위한 덱을 운영합니다. 플레이어의 덱은 3가지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선택한 캐릭터의 카드 세트, 화색 테두리의 기본 카드 세트, 그리고 네 가지 색깔 중 하나로 된 양상입니다. 캐릭터 카드 세트는 그 캐릭터의 특징을 아주 잘 반영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웹-슈터와 스파이더-추적기 등을 사용하며 거미둘로 적을 묶거나 탄력을 이용하여 적에게 큰 피해를 줍니다. 아이언 맨과 블랙 팬서는 둘 다 업그레이드 부품을 장착하면서 점차 강화되는데, 블랙 팬서는 "와칸다, 포에버!" 사건 카드를 쓸 때마다 업그레이드 부품들의 능력을 격발합니다. 캡틴 마블은 에너지를 모아 두었다가 방출하여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쉬-헐크는 분노와 힘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양상은 테두라 색깔에 따라, 현재까지 적극 (빨간색), 정의 (노란색), 보호 (초록색), 리더십 (파란색)으로 나뉩니다. 적극은 공격과 피해 주기에 특화되어 있고, 정의는 모의에서 위협 토큰을 잘 제거하며, 보호는 방어와 치유 특성을 띠고, 리더십은 동료들에게 버프를 주는 식입니다. 양상 카드 세트를 캐릭터 카드와 잘 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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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 행동들과 빌런 단계

빌런 단계 전에 플레이어 단계가 있고, 그때에 첫 번째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가 턴을 가집니다. 자신의 턴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정체 카드를 뒤집을 수 있는데요. 얼터-이고일 때에는 회복을 할 수 있고, 히어로일 때에는 저지나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 따라 얼터-이고와 히어로에 추가 행동이나 능력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카드를 플레이할 때에는 지시된 만큼의 자원을 지불하는데, 자원은 자원 생산 능력을 통해 얻거나 핸드에서 카드를 버리면서 생산합니다. 사건 카드는 일회용이어서 해결 직후 버려지고, 나머지 카드들은 플레이에 남습니다. 플레이에 있는 동료들도 각자 저지력과 공격력을 가지기 때문에 저지나 공격을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회복, 저지, 공격, 방어에 사용되면 준비 상태에서 탈진 상태로 바뀌고, 탈진 상태가 되면 비용으로 준비 상태에서 탈진 상태로 바꾸어야 하는 행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플레이어 단계에서 빌런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덱에서 카드들을 뽑아서 핸드를 채우고, 탈진 상태의 카드들을 모두 준비 상태로 바꿉니다.

빌런 단계가 시작되면 주요 모의 카드에 위협 토큰이 자동으로 쌓입니다. 그리고 빌런과 부하가 활성화되어 플레이어 정체 카드의 면에 따라, 모의를 해서 주요 모의 카드에 위협 토큰을 더 올리거나 히어로를 공격합니다. 빌런은 기본 모의력과 공격력을 가지지만 조우 덱의 맨 위 카드의 부스트 아이콘 개수를 더해 위력을 무작위로 증가시킵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 토큰 풀에서 뽑던 것을 여기에서는 조우 카드에 부스트 아이콘을 그려 넣어 해결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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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다이얼과 모호한 규칙

모의에 올리는 위협 토큰, 동료와 부하에 올리는 피해 토큰, 카드의 제한된 효과를 표시하기 위해 다목적 토큰 등이 쓰이는데 반해 플레이어 캐릭터와 빌런은 히트 포인트 다이얼응 사용합니다. 보기에는 그럴 듯해 보여도 실제로 다이얼을 돌려서 남은 체력을 표시하는 게 상당히 불편합니다. 다이얼이 꽤 빡빡해서 결국 두 손을 다 써서 다이얼을 들어올려서 돌려야 하거든요. 저는 6면체 주사위 몇 개를 다이얼 대신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텍스트가 많고 복잡한 카드 게임의 숙명은 상충되거나 모호한 상황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코어 게임 세트에는 두 권의 책자가 들어 있어서, 하나는 큰 규칙만 설명하고, 나머지는 잔룰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그 두 권만으로도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잔룰을 설명하는 규칙 참조서가 발써 두 번이나 업데이트되었을 정도죠. 인기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퍼블리셔가 규칙 참조서를 정기적으로 개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플레이 도중에 막히는 경우가 자주 나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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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은 아컴 호러: 카드 게임과 유사한 방식의 게임입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이서 맵이 있고 맵에서 단서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을 빼고, 마블의 캐릭터와 전투에만 집중을 한 것이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입니다. 한국에서도 상당히 대중적이게 된 마블 세계관만으로도 이 게임은 큰 장점을 가집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특징을 조목조목 잘 반영했습니다. 빌런과 조우 덱의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고, 덱 만드는 걸 어려워할 초보자들을 위해 규칙서에서 추천 덱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드에 텍스트가 상당히 많은 편이고, 한글판이 아직 출시되지 않아서 영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플레이가 힘들 수 있습니다. 플레이에 카드가 많이 놓이면 효과를 빠뜨리고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저도 수십 회 했지만 빠뜨리는 게 나오더라고요.)

코어 세트에는 히어로와 빌런이 얼마 없지만 이미 확장팩이 여러 개 발매됐고, 앞으로 출시될 것도 많습니다. 캐릭터가 산처럼 쌓여있는 마블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통장잔고를 걱정해야죠.



규칙 설명



스파이더-맨 대 라이노 플레이 1부



아이언 맨 대 라이노 플레이 1부



블랙 팬서 대 라이노 플레이 1부



캡틴 마블 대 라이노 플레이



쉬-헐크 대 라이노 플레이




참고 사이트: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85774/marvel-champions-card-gam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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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8번째는 Cahoots 카후츠Foppen 포펜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공작 모앙의 카드 홀더가 인상적인 Pikoko 피코코입니다.


내 카드만 안 보여

피코코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핸드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라운드마다 카드 8장을 받는데요. 받은 카드를 보지 않고자신의 앞에 있는 공작 꼬리 쪽에 상대들이 내 카드를 볼 수 있도록 끼워야 합니다. 그러면 각자 자신의 카드를 지외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카드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이 게임에서, 카드의 숫자는 1부터 11까지, 수트는 5가지 색깔인데요. 남는 카드 중 한 장이 공개되어 이번 라운드의 트럼프 수트를 결정합니다. (그 카드가 멀티 컬러라면 이번 라운드는 노 트럼프입니다.)

그 다음이 플레이어들이 입찰을 합니다. Wizard 위저드에서의 예측처럼 하는 건데요. 내가 딸 트릭 수만 예측하는 게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에 대해 예측을 해야 합니다. 그 방식은 이렇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한 번에 한 플레이어가 예측 대상이 됩니다. 어떤 플레이어가 예측 대상이 되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그 예측 대상 플레이어가 이번 라운드에서 딸 트릭 수만큼 그 예측 대상 플레이어 색깔의 토큰을 자신의 앞에 "동시에" 놓습니다. 그 다음에 다음 예측 대상에 대해 같은 방법으로 하고요. 가장 마지막엔 각자가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자신에 대한 예측 수를 보고 자기 자신이 딸 트릭 수를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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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람 카드를 내라

이 게임에서 자신의 카드를 못 보기 때문에 진행 방식도 다릅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왼쪽 플레이어의 핸드에서 카드를 낸다는 게 다르고, 나머지는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과 비슷합니다. 트릭을 시작 할 때에는 원하는 카드를 낼 수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리드 수트를 따라아 한다는 것 말이죠. 리드 수트를 따를 수 없을 때에는 트럼프 수트든 아니든, 원하는 수트를 냅니다. 트릭을 따는 것은 카드를 내 준 플레이어가 아니라 이긴 카드의 소유 플레이어입니다. 트릭을 딴 플레이어의 오른쪽 플레이어가 트릭을 딴 플레이어의 카드를 내면서 다음 트릭을 시작합니다.

카드 중에 멀티 컬러 카드 4장이 있는데요. 각각은 3가지 색깔을 보입니다. 그러니까 카드를 낼 때에 리드 수트의 카드를 내거나 리드 수트가 포함된 멀티 컬러 카드를 내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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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가 잘 했나?

라운드가 끝나면 점수계산을 합니다. 각자 자신이 예측했던 각 플레이어가 딸 트릭 수가 얼마나 정확하게 맞았는지 봅니다. (4인 게임이라면 내 앞에 토큰 색깔이 최대 4종류가 있는데, 색깔마다 따로 계산하는 겁니다.) 어떤 플레이어 색깔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했다면 2점, (하나 많거나 적은) 근접한 예측을 했다면 1점, 그외의 오차는 0점입니다. 4인 게임이라면 각자 0점에서 8점 사이의 점수가 나오겠죠.

이 게임에는 카드가 몇 장 더 있는데요. 바로 "신뢰"라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색깔에 해당하는 (+3 / -1이 적힌) 신뢰 카드와 (+1이 적힌) 불신 카드를 가지는데요.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딸 트릭 수에 대한 예측을 끝낸 후에 신뢰 카드나 불신 카드 중 1장을 자신의 앞에 뒤집어서 놓고 점수계산할 때에 공개합니다. 신뢰 카드를 놓은 경우에, 그 색깔의 플레이어가 정확한 예측에 성공했다면 내가 3점을 얻고, 그 플레이어가 근접하거나 틀린 예측을 했다면 내가 1점을 잃습니다. 불신 카드를 놓은 경우에는 내가 1점을 얻습니다. 3번째 라운드까지 진행해서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피코코는 시각적인 면에서 큰 강점을 가집니다. 깃털 카드가 강렬하고 선명해서 공작 모양의 카드 홀더에 끼워 놓으면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피코코는 역발상을 통해 트릭-테이킹 게임을 뒤틀어 놓았습니다. 인디언 포커처럼 상대 카드만 보고 내 카드까지 읽어내야 하니까요. 일반적으로, 트릭-테이킹 게임에서는 내 정보만 가지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시작 시에만 고민이 조금 있을 뿐 실제 진행 속도는 빠릅니다. 그런데 피코코는 반대로 내 핸드 정보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핸드 정보를 다 주기 때문에 뭔가를 결정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핸드를 보러 두리번거려야 해서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작 카드 홀더도 처음에는 신기해도 점차 사용에 불편감을 느끼게 됩니다. 게임 속 상황이 웃긴 것과 게임 자체가 재미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잘 살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참고 사이트:
Pikoko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44505/pikoko

Brain Games
http://www.publishing.brai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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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7번째는 Elfenland 엘픈랜드Union Pacific 유니언 퍼시픽에 이어서 Alan R. Moon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유니언 퍼시픽 리뷰에서 힌트를 흘렸 듯이, 이번 세 번째 게임은 알란 R. 문 씨를 세계적인 보드게임 디자이너로 만들어준 효자 게임입니다. 유니언 퍼시픽에서 많은 부분을 쳐 내고 덜어냈더니 오히려 명작이 탄생했는데요.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기차를 타고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가족 게임,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입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로부터 28년 후

티켓 투 라이드는 Splendor 스플렌더처럼 규칙이 매우 간결합니다. 그림이 포함된 규칙서가 4쪽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보드게임 초보자들이 규칙을 익히거나 다른 시람들에게 소개할 때 매우 적합한 전략 게임이죠. 저도 상당히 좋아해서 꽤 많이 해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제가 간과했던 게 있었습니다. 규칙서 첫 장에 열 줄 정도 되는 서문이 있는데요. 거기에 이 티켓 투 라이드의 배경 설명이 있었던 겁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프랑스 작가 Jules Verne 쥘 베른이 쓴 세계명작 소설이죠. 소설 속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는 인도 전 구간 철도가 개통되어 전세계를 80일이면 일주할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영국 런던에서 출발하여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정확히 80일만에 런던으로 돌아오는 내기를 합니다. 이때가 1872년이었는데요. 티켓 투 라이드의 서문에는 게임의 배경이 정확히 1900년이라고 합니다. 포그의 성공에 감명받은 다섯 사람이 7일 동안 북미의 도시들을 가장 많이 여행하는 시합을 하는 것이더라고요.



열차 카드를 얻어라!

티켓 투 라이드는 유니언 퍼시픽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습니다. 보드에는 북미 대륙이 그려져 있고, 맵에는 도시들 사이에 노선이 있죠. 플레이어들은 노선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하는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열차 카드를 획득해야 합니다. 열차 카드는 8가지 색깔과 무지개색의 기관차로 나뉩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는 4장을 받고, 게임 도중에 열차 카드를 더 얻으려면 내 턴을 써서 그런 행동을 해야 합니다. 유니언 퍼시픽에서 턴마다 카드를 자동으로 받았던 것과는 다르죠.

한쪽에 열차 카드 풀이 있습니다. 항상 5장이 공개되어 있고, 그 옆에는 뒤집어져 있는 열차 카드 덱이 있습니다. 열차 카드 획득 행동을 하면 카드 풀이나 카드 덱 중 원하는 곳에서 1장을 가져옵니다. 이때 카드 풀에서 기관차 카드를 가져온 게 아니라면 추가로 1장을 더 가져오는데요. 추가로 가져오는 것은 카드 풀에서 기관차가 아닌 카드를 가져오거나, 아니면 덱에서 뽑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핸드 제한이 없어서 손에 열차 카드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열차 카드를 어느 정도 모으면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하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ng Leong Yeo


노선을 차지해라!

규칙서 서문에도 나와있 듯이, 플레이어들은 도시들을 가능한 한 많이 방문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열차 카드를 버리면서 하나의 노선에 자신의 열차 피스를 놓을 수 있습니다. 인접한 두 도시 사이에는 노선이 있는데요. 한 줄이면 단선 노선, 두 줄이면 복선 노선이라 불립니다. 그 노선이 요구하는 색깔의 열차 카드를 그 노선의 칸수만큼 모아서 한 번에 내면 그 노선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관차 카드는 원하는 색깔의 열차 카드로 사용될 수 있어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그래서 열차 카드를 얻을 때에 기관차 카드에 대해 까다로웠던 거죠.) 복선 노선이라 하더라도 한 명이 두 노선을 다 차지할 수 없게 되어 있고요. 2-3인 게임에서는 복선 노선의 한 줄만 채워져도 다 채워진 걸로 간주됩니다.

노선을 점유하면 즉시 득점이 일어납니다. 방금 차지한 노선의 칸 개수에 따라 점수를 받는데요. 칸이 많은 노선일수록 가중치가 큽니다. (북미 맵에서 이 점수체계가 밸런스를 조금 깨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핸드에 열차 카드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하나의 행동으로 단 하나의 노선만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때가 되면 그동안 모은 열차 카드를 써서 필요한 노선들을 점유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기차 여행이라는 테마와 좀 안 맞는 규칙일 수 있는데요. 노선을 점유할 때에 기존에 내가 점유한 노선에 인접할 필요가 없이 원하는 노선을 차지해도 됩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이 게임의 난이도를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하죠. 열차 피스를 다 쓰고 2개 이하로 남기면 이제 한 바퀴만 돌고 (그 플레이어까지 턴을 가지고) 게임이 끝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Gary James


목적지 도시를 연결해라!

이 게임에는 사실 이정표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시작 시에 목적지 티켓을 3장을 받아서 그 중 1장을 포기하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에는 두 도시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게임의 종료 시까지 그 두 도시를 자신의 열차 피스로 어떻게든 연결하면 추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연결에 실패하면 적힌 만큼의 점수를 오히려 잃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 사이에 목적지 티켓의 점수가 2배로 걸려 있어서 반드시 연결해야 하는데요. 두 도시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걸린 점수가 더 큽니다.

그리고 게임 도중에 필요하다면 내 행동을 써서 목적지 티켓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 덱에서 3장을 뽑아서 그 중에 1-3장 사이를 반드시 선택해야 합니다. 이미 자신의 열차 피스로 연결되어 있다면 공짜 점수나 다름이 없고요. 나의 다른 목적지 티켓과 경로가 겹치면 훨씬 더 쉽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은 게임이 끝나고 점수계산할 때에 공개하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연결에 성공한 목적지 티켓을 미리 알려 줄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어그로 끌면 남은 시간 동안 고통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n Lee


티켓 투 라이드는 쉽고 가벼운 가족 게임입니다. 2004년에 출시되어서 벌써 15주년이 넘었고요. 출시된 해에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하여, 엘픈랜드에 이어 알란 R. 문 씨에게 두 번째 올해의 게임상을 안겨준 작품이죠. 출시된 이래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인데요. 출시된 시절엔 티켓 투 라이드가 다른 보드게임들에 비해 제법 고가였습니다만 퍼블리셔인 데이즈 오브 원더 사가 아트워크에 힘을 많이 주는 회사여서 아름다운 그림과 준수한 구성물로 인기를 끌었죠.

티켓 투 라이드는 요즘에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제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게임들이 점점 무겁고 복잡하고 비싸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그런 게임들의 틈새에서 스프플렌더처럼 대척점에 서 있는 게임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죠. 1인 게임이 가능한 보드 게임들이 늘고 있지만 그러한 특성을 강조하면 PC 게임과 콘솔 게임에 밀리기 때문에 보드 게임은 사람들이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하는 특징을 내세워야 하죠. 결국 초보자들을 테이블 근처로 끌어당기려면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할 쉬운 보드 게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Carcassonne 카르카손, 티켓 투 라이드, 스플렌더 같은 게임들의 존재 가치가 그럴 때에 드러나는 법이죠. 이 게임이 괜히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린 게 아닙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urt Keckley




참고 사이트:
Ticket to Rid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9209/ticket-ride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Around_the_World_in_Eighty_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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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rother On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6번째는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게임은 판타지 캐릭터의 성장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입니다.


그의 태생은 어땠을까?

게임의 시작 시에 각 플레이어는 캐릭터 카드를 총 6장 받는데요. 태생, 동기, 운명을 각각 2장씩 받고, 종류마다 1장씩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은 게임애서 제거합니다. 그 다음에 플레이어 보드의 왼쪽 칸에 선택한 태생 카드를 앞면이 보이도록, 가운데 칸에 선택한 동기 카드가 앞면이 보이도록 놓으며, 오른쪽 칸에는 선택한 운명 카드가 "뒷면"이 보이도록 놓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캐릭터의 기본 스펙이 만들어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chael Jordal


그의 성장 스토리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특성을 얻거나 도전과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 모두 스토리 카드에서 나오는데요. 왼편에 검은색 띠가 있는 것이 도전과제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특성입니다. 특성 카드를 얻으려면, 지시된 조건을 충족하거나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획득된 특성 카드는 위쪽의 흰색 띠만 보이도록 캐릭터 카드 밑이 끼워 넣습니다.

반면에 도전과제는 위와 아래에 모두 흰색 띠가 있는데요. 플레이어는 두 갈래길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 시도해야 합니다. 도전과제를 시도할 때에는 기본 룬 3개를 던지고, 그 도전과제의 능력 아이콘과 일치하는 능력 아이콘만큼 능력 룬을 추가로 던질 수 있습니다. 룬에는 0부터 2까지의 결과가 있는데요. 총합이 요구량 이상이 되면 그 도전과제에 성공하게 되어 성공한 쪽 (위나 아래)의 띠가 보이도록 끼워 넣습니다. 태생에 제1막 카드 3장을 끼워야 동기에 제2막 카드를 획득할 수 있고, 동기에 카드 3장을 끼워넣으면 제3막 카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ookie Monster


그의 운명은?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히어로 카드나 안티히어로 카드 1장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건에 따라 추가 효과를 주는 카드인데요. 타락 트랙에서 타락 마커의 위치에 따라 히어로나 안티히어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중립으로 시작하지만 얻은 카드의 효과나, 도전과제 때 선택할 수 있는 다크 룬으로 인해 타락 마커가 위아래로 이동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캐릭터에 스토리 카드 9장을 끼워 넣으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한 턴씩 하고 게임이 끝납니다. 자신에게 보이는 밝은 다이아몬드 모앙의 성공 점수, 어두운 비극 점수를 합산하고, 남은 경험 토큰도 점수가 됩니다. 그리고 타락 트랙, 스토리 카드, 히어로, 안티 히어로 카드, 운명 카드의 추가 점수를 더해서 총점을 계산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ookie Monster


콜 투 어드벤처는 San Juan 산 후안에서처럼 플레이어의 태블로 (플레이어 앞의 공간)에 카드를 추가하며 능력을 누적하는 방식입니다. 카드 풀은 Splendor 스플렌더처럼 셋으로 나눠저 있지만 콜 투 어드벤처에서는 한 단계를 완성할 때까지 다음 단계로 못 올라가도록 제한되어 있죠. 캐릭터를 태생과 동기, 운명으로 나눠서 각각에 스토리 카드로 이야기를 붙이는 방식은 직관적이고 매우 참신합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도 게임 몰입을 돕고요.

이 게임의 단점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바로 룬입니다. 룬은 일종의 주사위,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윷"과 같습니다. 납작해서 던지면 둘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오죠. 저는 콜 투 어드벤처가 잘 쌓아올린 것을 룬의 운적 요소가 무너뜨린다고 생각합니다. 도전과제에 실패하면 위로금으로 경험 토큰을 줘서 다음 번에 카드 풀에서 한 장을 갈아치우거나 다른 행동의 비용을 낼 때에 쓸 수는 있습니다. (또는 게임 종료 시에 점수가 되죠.) Roll Player 롤 플레이어에서처럼, 룬을 여섯 개의 능력으로 나눠서 스토리에 연관성을 준 것은 좋았지만 운이 안 따라서 연속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하다 하다 안 되면 경험 토큰을 내고 다크 룬을 더 던지는 쪽을 선택하게 되죠. 아마도 세상이 날 빌런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all to Adventur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8992/call-adventure

Brotherwise Games
http://www.brotherwise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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