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8번째는 Druids 드루이즈The Fox in the Forest 숲 속의 여우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제가 Skull King 스컬 킹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다룰 Voodoo Prince 부두 프린스는 스컬 킹과 함께 Schmidt royal horror card games 슈미트 로열 호러 카드 게임즈 시리즈에 속합니다. (그 게임 사이에 Vampire Queen 뱀파이어 퀸이 있는데, 그건 트릭-테이킹 게임이 아니네요.)


다섯 수트, 80장의 카드

부두 프린스의 수트는 5종류입니다. 그리고 카드는 총 80장이고요. 트릭-테이킹 게임치곤 수트와 카드 수가 많습니다. 이 게임에서도 트럼프 수트가 있죠. (트럼프 수트는 라운드마다 무작위로 정해집니다.) 그러면 특정 수트가 빨리 떨어져서 트럼프 수트로 트릭을 딸 확률이 높아집니다. ‘카드 운이 너무 심하게 작용하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설 텐데요.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Reiner Knizia 라이너 크니치아 씨입니다!) 인원이 바뀌더라도 다섯 수트는 그대로지만 각 수트에서 사용되는 숫자가 제한됩니다. 2-3인은 10까지, 4인은 12까지, 5인은 15까지 사용합니다. 인원마다 13장짜리 핸드 (5인일 때에만 14장)으로 진행하고요. 수트도 많고 핸드도 많은데, 이 게임 괜찮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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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을 따다가 나간다

부두 프린스는 점수계산 방법이 특이합니다. 세 트릭 (2인은 7 트릭, 3인은 4트릭)을 따면 그 라운드에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라운드에서 나갈 때에 득점을 하는데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현재까지 딴 트릭의 총합이 내 점수가 됩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두 트릭 이내로 유지하면서 남들이 먼저 나가게 끔 밀어주는 플레이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플레이어는 자신이 딴 트릭 수만큼만 점수를 얻기 때문에 최후의 1인이 되어 망하지 않으려면 강한 카드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굉장히 단순한 규칙으로 일반적인 트릭-테이킹 게임을 잘 비틀었죠. 룰북을 읽으면서 콜럼버스의 달걀을 본 것처럼 허를 찔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번 더 비트는 특별 카드들

각 수트에서 "0"과 "5", "7"에는 별도의 효과가 있습니다. "0"은 같은 수트의 가장 높은 숫자를 이깁니다. (디자이너는 다르지만 같은 시리즈인 스컬 킹에서 비슷한 느낌이 있었죠.) 같은 색만 이기기 때문에 쓰임새가 제한적이지만 의외의 한 방이 있습니다. 거꾸로 안 따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따게 되는 상황도 나오고요. "5"와 "7"은 그 카드를 내서 트릭을 따면 두 트릭을 딴 것으로 간주됩니다. 부두 프린스 특성 상, 두 트릭을 한 번에 따면 불리합니다. 내가 나갈 상황이 가까워졌음을 의미하니까요. 서로 이기라고 배려의 플레이 (?)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서 "5"나 "7"은 초반에 눈치껏 빨리 털어서 없애는 게 좋습니다. 다른 강한 카드에 밟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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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 프린스를 해 보고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역전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4-5인 게임에서, 가장 먼저 나갈 때에 0점부터 최대 "(인원수 - 1) x 2"점까지 가능하고, 마지막에 나가면 0점부터 2점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나가면 (두 트릭짜리 때문에 네 트릭을 딴 것을 배제하고) 최대 "(인원수 - 2) x 3 + 2"점까지 가능합니다. 2점을 얻는 플레이어와 최대 점수를 얻는 플레이어 사이에 얻을 수 있는 점수 차가 상당히 큽니다. 이 게임에서 인원수가 고정이기 때문에 한두 번 저득점 하면 뒤집을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나중에 나가려고 버티면 내 점수도 올라가지만 남아 있는 상대들이 얻을 점수도 올라가기 때문에 서로 평행선을 긋게 됩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나가는 게 아니라면 변수가 없는 것이죠. 부두 프린스는 게임의 룰이 단순하면서 참신했습니다만 고유의 점수계산법 때문에 한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사이트:
Voodoo Princ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4248/voodoo-prince

Schmidt Spiele
http://www.schmidtspiel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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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7번째는 Citadels 시타델Fist of Dragonstones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에 이어서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게임은 Queen's Necklace 여왕의 목걸이입니다. 프랑스와 관련이 있는 Days of Wonder 데이즈 오브 원더 사가 게임의 아트워크에 혼을 싣는 걸로 유명한데요. 그 회사 이 게임은 물론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도 출판했습니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인 브루노 패뒤티 씨도 프랑스인이고요. 여왕의 목걸이의 규칙서를 보면 Place Vendôme 플라스 뱅돔이라는 것이 먼저 나오는데요. 이것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광장인데, 원래는 루이 14세에 의해 기념물로서 만들어졌다가 프랑스 혁명 때에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프랑스 혁명으로부터 몇 년 전, 플라스 뱅돔의 보석상이 됩니다. 이 게임은 프랑스 역사에서 유명한 목걸이 사건을 다루는 것 같은데요. 당시 프랑스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잔느 드 라 모트 백작 부인에게 사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왕비의 음모로 생각해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프랑스 대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죠.


돈 많다, 계속 사라

이 게임에는 총 4종류의 보석이 나옵니다. 흰색은 다이아몬드, 빨간색은 루비, 주황색은 앰버, 초록색은 에메랄드입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이 네 보석의 인기가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인기가 높은 보석일수록 기본 가치가 높습니다. 그리고 항상 5장의 카드 풀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석 카드가 주로 나오지만 반지나 목걸이, 인물들이 나올 때도 있죠. 카드 오른편에는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들이 적혀 있는데요.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10듀캇 이내로 카드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남은 카드는 가격이 낮아지고, 카드 풀은 5장이 될 때까지 보충됩니다. 카드들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것 같지만 남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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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판다

게임 중 총 3번 무역상이 뽑힙니다. 그때마다 판매가 일어나게 되는데요. 각 플레이어는 어떤 보석을 얼마나 내다 팔지를 비밀리에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판매할 것들을 동시에 공개하게 되죠.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보석들을 종류별로 나눕니다. (드라마틱한 진행을 위해, 인기가 높은 보석부터 내림차순으로 공개하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에 각 보석마다 전체 플레이어들이 낸 개수를 셉니다. 적게 나온 보석일수록 희귀도가 높아집니다. 이 희귀도는 인기에 의해 부여된 가격에 추가되는 가치입니다. 즉, 어떤 보석의 가치는 인기와 희귀도의 합에 의해서 결정되는 겁니다. 내놓은 보석들은 점수로 바뀝니다. 플레이어들이 가져가는 카드는 공개된 카드뿐입니다. 한눈 팔았거나 잊어 버리지 않는 한, 계산이 됩니다. 계산이 안 되는 건 각자 어떤 보석을 얼마나 내 놓느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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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만큼 중요한 다른 카드들

패뒤티 씨 게임답게 여기에서도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먼저, 색깔로 구별할 수 있는데요. 턴 시작 시에 영향을 주는 파란색 (영향력) 카드, 특정한 시점에 격발되는 자주색 카드, 그리고 판매 시에 사용될 수 있는 회색 (판매) 카드입니다. 파란색 카드로 다른 플레이어의 핸드를 보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를 빼앗거나 보석의 인기 순위를 바꾸는 식의 변칙 운영이 가능합니다. 회색 카드는 득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서 중요합니다. 왕은 지정한 보석 종류를 가장 많이 내놓은 플레이어가 판매를 못 하게 하고, 여왕의 목걸이는 왕의 방해를 무력화하고 점수도 빼앗아올 수 있습니다. 반지는 조건이 충족되면 같이 놓인 보석 개수를 하나 늘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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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목걸이의 속을 뜯어보면 상품 투기 게임입니다. 서로가 일정 정보를 공유하고 나머지는 모르는 채로 어떤 보석의 가치를 띄울지를 결정하는 것이죠. 여기에서 희귀도라는 척도가 심리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인기 많은 보석을 누군가가 모으면 희귀도를 떨어뜨려서 가격을 낮추거나 왕 카드로 판매를 못하게 막아 버릴 수도 있죠. 상대의 핸드를 보거나 카드를 무작위로 빼앗는 요소가 있어서 인터랙션이 있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은 꺼려질 수 있습니다. (가볍게 즐기시는 걸 권합니다.)

여왕의 목걸이에는 실제로 목걸이가 들어 있습니다! 완구용 목걸이가요. ㅎㅎ 여왕의 목걸이 카드가 강력하기 때문에 누가 그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를 표시하기 위해 목걸이를 착용해야 합니다. 도둑 카드가 4장이나 있는데, 도둑으로 여왕의 목걸이 카드를 빼앗게 되면 목걸이의 소유권도 넘어가죠. 빼앗기기 전까지, 강한 권력을 가진 여왕의 지위를 누리기실 바랍니다.




참고 사이트:
Queen's Necklac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6068/queens-necklace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CMON Limited
http://cmon.com

Place Vendôme @ wikipedia.org
https://en.m.wikipedia.org/wiki/Place_Vend%C3%B4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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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na Zemankova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6번째는 Adrenaline: Team Play DLC 아드레날린: 팀 플레이 DLC에 이어서 Czech Games Edition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새로운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체코 게임즈 에디션은 Codenames 코드네임즈를 출시한 2015년부터 매년 파티 게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체코의 대표 게임 디자이너인 Vlaada Chvátil 블라다 크바틸 씨가 떠올라서, 파티 게임보다는 빡빡한 전략 게임이 연상되었는데 말이죠. 어쩌면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크바틸 씨의 파티 게임에서의 성공이 체코 게임즈 에디션에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불어넣어 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도 체코 게임즈 에디션이 출시한 파티 게임입니다. 게임의 제목은 Trapwords 트랩워즈입니다.


"터부"를 아십니까?

Taboo 터부는 1989년에 나온 클래식한 파티 게임입니다. 자신의 팀원이 정해진 단어를 말하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설명을 하는 도중에 금지된 단어나 구를 말하면 실패하는 실시간 게임이죠. 트랩워즈는 터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트랩워즈의 게임 디자이너들이 프로토타입을 들고 체코 게임즈 에디션과 접촉하면서 코드네임즈의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단어에 대한 힌트를 주는 규칙이 코드네임즈와 거의 비슷하거든요. 같은 회사이기도 하지만 코드네임즈가 그러한 규칙을 깔끔하게 정립해 놓은 덕분이기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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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 함정단어를 발동시켰다

각 팀은 단어 카드를 받습니다. 그 단어 카드에서 선택된 단어는 그 카드를 뽑은 팀이 아닌 상대 팀을 위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카드를 뽑아서 먼저 확인하는 이유는 상대 팀을 함정에 빠뜨릴 단어들을 적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 팀의 힌트 제공자가 팀원들에게 비밀 단어를 추측하게끔 설명을 할 때에 말할 만한 단어들, 즉 함정단어들을 적습니다. 여기에는 묘한 심리전과 긴장감이 들어갑니다. 힌트 제공자는 어떤 함정단어들이 적혀 있는지 모르니까요! 비밀 단어가 "버터"라면 함정단어에 "우유"는 반드시 들어갈 겁니다. 그런데 한 번 꼬아서 생각하면 "우유"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각 팀에게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팀이 번갈아 턴을 진행하는데요. 힌트 제공자가 함정단어를 말하거나, 팀원들이 추측 기회 5번 동안 비밀 단어를 말하지 못하면 턴이 끝나 버립니다. 당연히 실시간 게임이어서 모래시계의 시간이 다 되어도 턴이 끝납니다. 성공하면 그 팀의 피규어가 다음 방으로 전진하고, 실패하면 그 방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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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올래, 내가 갈까

던전에는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5개의 방 타일을 사용하는데요. 2번째와 4번째 방에는 저주가 걸려 있습니다. 팀 피규어가 저주가 있는 방에서 턴을 시작한다면 그 저주의 영향을 받습니다. 저주는 게임 진행을 더 어렵게 만드는 규칙인데요. "석화"에 걸리면 딱딱하게 굳은 자세로 해야 하고, "홍수"가 나면 숨을 들여 마시면 안 되는 식입니다. 저주에 걸린 방에 일부러 안 들어가고 버티면 될까요? 그렇게는 안 될 겁니다. 던전에 있는 괴물은 저주를 밀어 보내거든요.

던전의 반대쪽 끝에 괴물이 있습니다. 한 리운드 동안에 아무 팀도 비밀 단어를 말하지 못했다면 괴물이 전진합니다. 전진할 때에 저주가 앞에 있다면 그것도 한 칸 밀어서 보냅니다. 이 게임에서 승리 조건은 괴물과 싸워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괴물이 있는 방에서 턴을 시작하면 괴물과 싸웁니다. 괴물은 저주처럼, 더 어려운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은 총 8라운드의 제한이 있습니다. 시트 한 장이 8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거든요. 8라운드 동안 승자가 나오지 못했다면 괴물이 승리한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na Zemankova


트랩워즈는 굉장한 두 파티 게임인 터부와 코드네임즈를 계승했습니다. 저는 코드네임즈를 해 보고 그것보다 더 나은, 혹은 더 발전된 파티 게임이 나올 수 있을지 상상도 못 했는데요. 제 상상력이 부족했음을 깨닫습니다. 잘 만들어진 파티 게임은 "콜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습니다. 설명은 들으면 정말 별것 아닌 아이디어인데, 그 아이디어를 먼저 떠올리고 정제해서 게임답게 내놓는 게 중요한 것이죠. 보드게임긱의 포럼에 이 게임의 공동 디자이너들 중 한 명이 제작 일화를 적어놓은 글이 있는데요. 그 사람들은 전문 게임 디자이너가 아니고 온라인 게임샵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터부를 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이 게임은 크바틸 씨의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게임 박스의 그림을 보고 느꼈지만, 트랩워즈는 코드네임즈보다 가볍습니다. 규칙이 더 많긴 하지만 아이들하고 하기에는 트랩워즈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지한 사람들끼리 하기에는 저주 규칙이 좀 낯간지러울 수 있는데요. 낯간지러운 상황 자체를 저주라고 생각하세요. 저주 그 자체라고.




참고 사이트:
Trapword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57527/trapwords

Czech Games Edition
http://www.czech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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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5번째는 Druids 드루이즈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2017년에 아주 특이한 트릭-테이킹 게임이 하나 나왔습니다. 제목에서부터 감성이 묻어나는 The Fox in the Forest 숲 속의 여우인데요. 일반적으로, 트릭-테이킹 게임은 4명 내외의 인원으로 진행하는데 반해 이 게임은 2인 전용입니다.


적은 카드와 적은 수트

2인 게임이다 보니 카드의 수와 수트의 종류가 적습니다. 카드는 1부터 11까지이고, 수트는 주황색 (종), 초록색 (열쇠), 보라색 (달) 3종류입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13장짜리 핸드를 가지고요. 남은 7장 중 가장 위에 있는 카드가 공개되어 트럼프 수트를 정하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상대의 핸드 그리고 6장짜리 더미의 정보만 모른 채 수싸움 게임에 들어갑니다.

카드 중에서 홀수 카드에는 오리지널 동화의 캐릭터들이 있는데요. 게임의 흐름을 바꿔줄 수 있는 특별 능력을 가집니다. "1" 백조는 트릭은 빼앗기지만 대신에 다음 트릭의 시작 플레이어가 되고요. "3" 여우는 트럼프 수트 카드를 가져오고 자신의 핸드에 있던 카드를 대체시켜 트럼프로 정할 수 있습니다. "5" 나무꾼은 카드 더미에서 1장 뽑고 1장을 더미 밑으로 반납합니다. 일반 트릭-테이킹 게임에서라면 이런 특수 카드들 때문에 난장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숲 속의 여우에서는 2인 게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흥미진진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Yowza


욕심과 견제와의 싸움

이 게임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점수계산법입니다. 트릭-테이킹 게임들에서는 트릭마다 점수를 부여하거나 특정 카드에 점수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 운을 줄이기 위해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카드 교환을 강제로 해야 하거나, 자신이 딸 트릭 수를 예측해서 보너스를 주죠.

그런데 숲 속의 여우는 이것들 중에 해당하는 것이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딴 트랙 수의 구간마다 점수가 매겨져 있습니다. 0-3트릭이면 6점, 7-9트릭이면 6점, 10-13트릭이면 0점이고, 가운데에 4/5/6트릭은 각각 1/2/3점입니다. 이 점수들은 양 플레이어가 모두 얻습니다. 즉, 한 명이 6트릭, 나머지 한 명이 7트릭을 땄다면 각각 3점과 6점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트릭을 의도적으로 따는 것보다 안 따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어느 한계까지는 안 먹고 버티는 게 가능합니다. 아마도 그 큰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3트릭 이하일 때에 6점을 부여한 것 같더라고요. 또 최고 구간이 0점이고 그 아래 구간이 6점인 것도 핸드 관리에 대한 보너스로 보입니다. (테마적으로, 너무 욕심을 내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고 규칙서에 있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숲 속의 여우도 트릭-테이킹 게임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만 여러 명이 하던 게임들과는 맛이 다릅니다. 다인 게임에서는 상대 플레이어들과 경쟁했다면, 이 게임에서는 상대 1명과 숨겨진 6장의 카드와 맞서는 겁니다. 숨겨진 카드들은 비공개 정보여서 어쩔 수 없이 운이 개입합니다. 그러나 1 : 1 게임이기 때문에 카드 운과 카드의 능력이 돌파구가 되어 상황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그런 요소들이 없다면 오히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쭉 밀려 버릴 수도 있거든요. 2인 게임의 한계를 여우의 꾀를 발휘하여 벗어나려는 영리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 후에는 트릭-테이킹 게임들 중
Voodoo Prince 부두 프린스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he Fox in the Forest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1965/fox-forest

Renegade Game Studios
http://www.renegadegamestudi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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