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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게임은 게임판이 있는 게임들에 비해 규칙이 간결하고 휴대하기에 좋습니다. 그래서 게임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이더라도 카드 게임은 몇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카드 게임을 많이 만드는 회사라고 하면 전통의 강호 Amigo 아미고 社가 있습니다만 또 한쪽에는 묵묵히 다양한 카드 게임들을 출시하고 있는 Abacus 아바쿠스 社도 있습니다. 아바쿠스에는 뭐니뭐니 해도 Tichu 티츄를 꼽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Coloretto 컬러레또를 거쳐 Serengeti 세렝게티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저는 아바쿠스 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게임 중 하나가 컬러레또라고 생각을 합니다. 컬러레또의 디자이너는 Michael Schacht 미하엘 샤흐트 씨인데, 그는 꽤나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어 왔습니다만 Coloretto만큼 강한 인상을 준 게임은 많지 않았습니다. 컬러레또가 있었기에 그것의 파생작품인 Zooloretto 줄로레또와 Aquaretto 아쿠아레또가 탄생할 수 있었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대로, 줄로레또가 2007년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으로 미하엘 샤흐트 씨와 아바쿠스에 큰 영광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미하엘 샤흐트 씨의 카드 게임 중에 주목할 만한 게임을 한 가지 더 꼽자면 그것은 Serengeti 세렝게티입니다. 이 게임의 원래 이름은 Don 돈으로서, 2001년에 출시된 마피아 테마의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2006년에 테마와 이름이 바뀌고 (심지어 퍼블리셔도 바뀌고) 재판되었습니다. 세렝게티는 탄자니아와 케냐에 걸쳐 있는 넓은 땅을 가리키는 말인데, 플레이어들은 이 게임에서 아프리카 공예품을 수집하여 점수를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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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구성물은 6가지 색깔로 된 공예품 카드 30장과 플라스틱 칩 65개가 전부입니다. 각 카드마다 숫자와 색깔이 있는데, 이것들은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플라스틱 칩 10개를 받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게임은 총 15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이 됩니다. 각 라운드는 다음 두 단계로 구성이 됩니다.
- 경매 품목 카드 뽑기
- 경매 진행하기
각 라운드마다 카드 더미에서 정해진 수의 카드를 뽑아서 공개합니다. 그 수는 세 라운드마다 1장-2장-3장을 반복하게 되어, 첫 번째 라운드에서 1장, 두 번째 라운드에서 2장, 세 번째 라운드에 3장, 네 번째 라운드에서 다시 1장을 뽑게 됩니다.
2. 경매 진행하기
경매 물품이 공개되면 경매 시작 플레이어 (이전 경매 낙찰자)부터 경매에 참여가기 위해 입찰 가격을 올리거나 혹은 그 물품에 대한 입찰을 포기해야 합니다. 만약 어떤 플레이어가 경매에서 입찰을 전혀 하지 않고 패스를 했다면 은행에서 칩 2개를 받고 그 경매에서 빠집니다. 1명의 플레이어가 남을 때까지 그 경매 품목에 대한 입찰을 계속하고 그 플레이어가 자신의 입찰 금액만큼의 플라스틱 칩을 지불합니다.
경매 낙찰자가 지불하야 하는 칩은 나머지 플레이어 중 일부/또는 전부에게 나눠줍니다. 누가 가져가느냐는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게임 중에 획득한 그 숫자의 카드 장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 낙찰 가격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가진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없다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낙찰자가 지불한 칩을 골고루 나눠가지고, 나누고 난 나머지는 은행에 버립니다.
- 낙찰 가격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가진 나머지 플레이어가 한 명뿐이라면 그 플레이어가 낙찰자가 지불한 칩을 모두 가져갑니다.
- 낙찰 가격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가진 나머지 플레이어가 여러 명이라면 낙찰자가 지불한 칩을 그 플레이어들은 그 비율만큼씩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서, '7' 카드를 칩 9개로 낙찰을 받았다면, 나머지 플레이어들 중에서 '9' 카드 2장이 있는 플레이어는 그 칩 9개 중 6개를 가져가고, '9' 카드 1장이 있는 플레이어는 남은 3개를 가져갑니다.
입찰 제한
세렝게티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이 입찰에 대한 제한 규칙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입찰을 할 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에 있는 숫자를 부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입찰 가격의 숫자의 폭이 줄어들게 됩니다. 만약 어떤 플레이어가 이 규칙을 어기면 벌칙으로 칩 1개를 은행에 지불해야 합니다. 입찰할 때에 두 자리 숫자가 되면 '일의 자리'의 수가 제한되는 숫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0'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10', '20' 등을 부르면 안 됩니다.
하지만 카드가 많을수록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낙찰에 대한 칩을 지불할 때 그 칩 개수와 같은 숫자의 카드가 많으면 자신이 가져갈 칩의 몫이 많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점수
30장의 카드가 다 떨어지게 되는 15번째 라운드 이후에 게임이 끝납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카드들을 색깔별로 분류를 해서 각 색깔의 세트의 카드 수에 따라 점수를 획득합니다. 1/2/3/4/5장짜리 세트는 각 1/3/6/10/15점입니다. 게임이 끝나고 칩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는 추가로 3점을 얻습니다. 총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하고, 타이-브레이크는 순서대로 카드의 장수, 칩의 수입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chael Schacht
세렝게티에는 여러 게임에서 등장했던 게임 방식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경매 낙찰금을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나눠가지는 것은 Dream Factory 드림 팩토리의 것과 같고, 게임의 종료 후에 각 세트마다의 점수 합산 방식은 디자이너 자신의 컬러레또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경매에서의 입찰 제한과, 낙찰금을 나눠가지는 비율의 변화는 참신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특징이 플레이어들이 입찰을 할 때에 항상 긴장을 하게 만들어서 적은 인원수로도 탄탄한 경매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내내 상대가 경매에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숫자의 카드를 획득하게 만들어서 이후의 경매에서 부를 수 있는 입찰 숫자를 제한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색깔의 카드를 낮은 가격으로 얻을 수 있고 또 낙찰자가 지불하는 칩을 더 유리한 비율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렝게티는 플레이어들의 선택과 관련된 훌륭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구성물이 간단한 만큼 규칙도 간단하고 게임의 흐름이 직관적인 편이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과 함께 할 때에도 좋습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룰북의 설명이 꽤 자세한 편이어서 규칙의 양만 보고 어려운 게임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렝게티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더러, 아프리카의 테마이기 때문에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게임은 실제로 해봐야 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진흙 속의 숨은 진주와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참고 사이트:
Serengeti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1376/don
ABACUSSPIELE
http://www.abacusspiele.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