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은 원래 Decimal break 디시멀 브레이크(열 번 이후에 한 번씩 쉬는 기간)라서 주간 게임 리뷰를 올리지 않는 주인데, 특집으로 저의 사설을 올려봅니다.
우리는 한 나라의 말이 다른 나라에 쉽게 유입되고 또 쉽게 확산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지식의 수와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용어가 아니라면 그 뜻을 전혀 모르거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잘못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보드게임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에 국내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용어로서, manuel 매뉴얼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떤 제품을 구입했을 때 함께 동봉되어 있는 책자로 그것을 처음 사용할 사람들을 위한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한 조직에서 행동 지침 등을 엮어 놓은 책으로도 지칭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친숙하게 들리는 매뉴얼이라는 이 외래어에 무슨 문제가 있길래, 제가 이런 사설을 써서 올리는 것일까요?
제가 몇 년 동안 해외 보드게임 규칙서들을 번역해 오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외국, 특히 영어권 국가에서는 게임 규칙서를 매뉴얼이라고 지칭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 했습니다. 그들은 규칙서를 보통 rules이나 rulebook 간혹 instructions로 불렀습니다.
저는 왜 그런지 너무나 궁금해서 얼마 전까지 한국에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간 미국인 친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고맙게도, 저의 사소한 질문에 그 친구는 아주 쉽고 명확한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영영사전에 따르면, game 게임의 정의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상대를 이기거나 문제를 푸는, 일반적으로 기술과 지식, 기회 등이 포함되는 활동이나 운동'입니다. 그래서 보드게임뿐만이 아니라 야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도 게임이라고 불립니다. 스포츠 종목도 그것의 규칙들이 정리된 책이 있는데, 그것 역시 manual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rules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규칙서는 말 그대로 규칙들(rules)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이죠.
매뉴얼이란 말은 '손으로 조작하는'이라는 뜻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계 장치나 부품이 개발되었을 때 '손으로 그것을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적어놓은 책이란 뜻으로 파생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손으로 무언가를 '입력' 또는 무언가를 '조작'했을 때, 그것으로부터 어떠한 '반응'이나 '결과'를 얻을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매뉴얼입니다. 최근 십수년 동안 가전제품이나 IT 관련 제품의 구입이 늘어남에 따라, 그것과 함께 동봉된 매뉴얼(제품사용설명서)이란 말이 입에 붙어서 보드게임에까지 잘못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룰북이나 매뉴얼이나, 알아듣기만 하면 되니까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 없잖습니까?"라고요. 한 국가에서 사용되는 한 단어는 다른 나라에서도 그곳의 하나의 단어에 부합해야 말이 서로 통하게 됩니다. 일대일(1:1) 대응이 아니고 일대다(1:N) 대응이 되면 점차 그 단어들 사이에 의미의 모호함이나 오용의 위험성이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의 '총각김치'가 유럽에서 '깍두기'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누군가가 '총각김치'의 사진을 한국인에게 보여주면 그는 '총각김치'라고 제대로 말하겠지만, 단어를 오용하고 있는 유럽인들은 '총각김치'와 '깍두기' 모두를 말할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깍두기'도 '깍두기', '총각김치'도 '깍두기'인 셈이 됩니다.
말이란 것은 전파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 번 잘못 사용되면 누군가가 그것을 바로 잡지 않는 한, 그 상태로 계속 퍼지게 됩니다. 지금 세대에서 노력해서 말을 바로 잡지 않으면 그 후손들도 잘못된 말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사용하게 됩니다. '규칙(rules)을 엮어놓은 책이 규칙서(rules 또는 rulebook)이다'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입니다. 이제 '매뉴얼'이란 말 대신에 룰북, 또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싶으면 '규칙서' 또는 '설명서'라는 단어를 사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게이머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자신의 아이에게도 보드게임을 가르쳐줄 계획이라면 바른 단어 사용도 함께 전해주세요. 보드게임 쇼핑몰도 마찬가지고요.
우리는 한 나라의 말이 다른 나라에 쉽게 유입되고 또 쉽게 확산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지식의 수와 종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의 용어가 아니라면 그 뜻을 전혀 모르거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잘못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보드게임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최근에 국내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용어로서, manuel 매뉴얼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떤 제품을 구입했을 때 함께 동봉되어 있는 책자로 그것을 처음 사용할 사람들을 위한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한 조직에서 행동 지침 등을 엮어 놓은 책으로도 지칭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친숙하게 들리는 매뉴얼이라는 이 외래어에 무슨 문제가 있길래, 제가 이런 사설을 써서 올리는 것일까요?
제가 몇 년 동안 해외 보드게임 규칙서들을 번역해 오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외국, 특히 영어권 국가에서는 게임 규칙서를 매뉴얼이라고 지칭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 했습니다. 그들은 규칙서를 보통 rules이나 rulebook 간혹 instructions로 불렀습니다.
저는 왜 그런지 너무나 궁금해서 얼마 전까지 한국에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간 미국인 친구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고맙게도, 저의 사소한 질문에 그 친구는 아주 쉽고 명확한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말이죠.
Ah, I have a question. It is not serious. ha ha
Most of Korean gamers call a rule-book a 'Manual'. I think they are different from each other. Can you explain the difference between them for me? It would be better if you give me some example!
아, 나 질문이 하나 있어. 심각한 건 아냐. 하하
대부분의 한국인 게이머들은 룰북을 '매뉴얼'이라고 불러. 나는 그것들이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어? 예를 들어주면 더 좋고.
The difference between a rulebook and a manual is this: Usually a manual is for more technical explanations, like how to build a computer or install a part for your car. In English we almost always use rulebooks for games--board games and RPGs. However, some war games have very complicated rules, so they are called manuals too.
룰북과 매뉴얼의 차이는 이거야: 보통 매뉴얼은 기술적인 설명을 위한 거야, 컴퓨터를 조립하거나 차에 부품을 설치하는 방법 같은. 영어에서, 우리는 보드 게임이나 RPG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 룰북이란 말을 써. 그런데 몇몇 워 게임은 아주 복잡한 규칙을 가지고 있어서, 그 (워 게임) 룰북은 매뉴얼이라고 불리기도 해.
영영사전에 따르면, game 게임의 정의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상대를 이기거나 문제를 푸는, 일반적으로 기술과 지식, 기회 등이 포함되는 활동이나 운동'입니다. 그래서 보드게임뿐만이 아니라 야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도 게임이라고 불립니다. 스포츠 종목도 그것의 규칙들이 정리된 책이 있는데, 그것 역시 manual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rules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규칙서는 말 그대로 규칙들(rules)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이죠.
매뉴얼이란 말은 '손으로 조작하는'이라는 뜻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기계 장치나 부품이 개발되었을 때 '손으로 그것을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상세히 적어놓은 책이란 뜻으로 파생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손으로 무언가를 '입력' 또는 무언가를 '조작'했을 때, 그것으로부터 어떠한 '반응'이나 '결과'를 얻을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매뉴얼입니다. 최근 십수년 동안 가전제품이나 IT 관련 제품의 구입이 늘어남에 따라, 그것과 함께 동봉된 매뉴얼(제품사용설명서)이란 말이 입에 붙어서 보드게임에까지 잘못 확장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저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룰북이나 매뉴얼이나, 알아듣기만 하면 되니까 아무렇게나 불러도 상관 없잖습니까?"라고요. 한 국가에서 사용되는 한 단어는 다른 나라에서도 그곳의 하나의 단어에 부합해야 말이 서로 통하게 됩니다. 일대일(1:1) 대응이 아니고 일대다(1:N) 대응이 되면 점차 그 단어들 사이에 의미의 모호함이나 오용의 위험성이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의 '총각김치'가 유럽에서 '깍두기'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누군가가 '총각김치'의 사진을 한국인에게 보여주면 그는 '총각김치'라고 제대로 말하겠지만, 단어를 오용하고 있는 유럽인들은 '총각김치'와 '깍두기' 모두를 말할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깍두기'도 '깍두기', '총각김치'도 '깍두기'인 셈이 됩니다.
말이란 것은 전파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 번 잘못 사용되면 누군가가 그것을 바로 잡지 않는 한, 그 상태로 계속 퍼지게 됩니다. 지금 세대에서 노력해서 말을 바로 잡지 않으면 그 후손들도 잘못된 말을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사용하게 됩니다. '규칙(rules)을 엮어놓은 책이 규칙서(rules 또는 rulebook)이다'는 너무나 당연한 논리입니다. 이제 '매뉴얼'이란 말 대신에 룰북, 또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싶으면 '규칙서' 또는 '설명서'라는 단어를 사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게이머들이 늘어가고 있는데, 자신의 아이에게도 보드게임을 가르쳐줄 계획이라면 바른 단어 사용도 함께 전해주세요. 보드게임 쇼핑몰도 마찬가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