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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7번째는 Elfenland 엘픈랜드Union Pacific 유니언 퍼시픽에 이어서 Alan R. Moon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유니언 퍼시픽 리뷰에서 힌트를 흘렸 듯이, 이번 세 번째 게임은 알란 R. 문 씨를 세계적인 보드게임 디자이너로 만들어준 효자 게임입니다. 유니언 퍼시픽에서 많은 부분을 쳐 내고 덜어냈더니 오히려 명작이 탄생했는데요.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기차를 타고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가족 게임,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입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로부터 28년 후

티켓 투 라이드는 Splendor 스플렌더처럼 규칙이 매우 간결합니다. 그림이 포함된 규칙서가 4쪽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보드게임 초보자들이 규칙을 익히거나 다른 시람들에게 소개할 때 매우 적합한 전략 게임이죠. 저도 상당히 좋아해서 꽤 많이 해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제가 간과했던 게 있었습니다. 규칙서 첫 장에 열 줄 정도 되는 서문이 있는데요. 거기에 이 티켓 투 라이드의 배경 설명이 있었던 겁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프랑스 작가 Jules Verne 쥘 베른이 쓴 세계명작 소설이죠. 소설 속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는 인도 전 구간 철도가 개통되어 전세계를 80일이면 일주할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영국 런던에서 출발하여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정확히 80일만에 런던으로 돌아오는 내기를 합니다. 이때가 1872년이었는데요. 티켓 투 라이드의 서문에는 게임의 배경이 정확히 1900년이라고 합니다. 포그의 성공에 감명받은 다섯 사람이 7일 동안 북미의 도시들을 가장 많이 여행하는 시합을 하는 것이더라고요.



열차 카드를 얻어라!

티켓 투 라이드는 유니언 퍼시픽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습니다. 보드에는 북미 대륙이 그려져 있고, 맵에는 도시들 사이에 노선이 있죠. 플레이어들은 노선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하는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열차 카드를 획득해야 합니다. 열차 카드는 8가지 색깔과 무지개색의 기관차로 나뉩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는 4장을 받고, 게임 도중에 열차 카드를 더 얻으려면 내 턴을 써서 그런 행동을 해야 합니다. 유니언 퍼시픽에서 턴마다 카드를 자동으로 받았던 것과는 다르죠.

한쪽에 열차 카드 풀이 있습니다. 항상 5장이 공개되어 있고, 그 옆에는 뒤집어져 있는 열차 카드 덱이 있습니다. 열차 카드 획득 행동을 하면 카드 풀이나 카드 덱 중 원하는 곳에서 1장을 가져옵니다. 이때 카드 풀에서 기관차 카드를 가져온 게 아니라면 추가로 1장을 더 가져오는데요. 추가로 가져오는 것은 카드 풀에서 기관차가 아닌 카드를 가져오거나, 아니면 덱에서 뽑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핸드 제한이 없어서 손에 열차 카드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열차 카드를 어느 정도 모으면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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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을 차지해라!

규칙서 서문에도 나와있 듯이, 플레이어들은 도시들을 가능한 한 많이 방문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열차 카드를 버리면서 하나의 노선에 자신의 열차 피스를 놓을 수 있습니다. 인접한 두 도시 사이에는 노선이 있는데요. 한 줄이면 단선 노선, 두 줄이면 복선 노선이라 불립니다. 그 노선이 요구하는 색깔의 열차 카드를 그 노선의 칸수만큼 모아서 한 번에 내면 그 노선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관차 카드는 원하는 색깔의 열차 카드로 사용될 수 있어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그래서 열차 카드를 얻을 때에 기관차 카드에 대해 까다로웠던 거죠.) 복선 노선이라 하더라도 한 명이 두 노선을 다 차지할 수 없게 되어 있고요. 2-3인 게임에서는 복선 노선의 한 줄만 채워져도 다 채워진 걸로 간주됩니다.

노선을 점유하면 즉시 득점이 일어납니다. 방금 차지한 노선의 칸 개수에 따라 점수를 받는데요. 칸이 많은 노선일수록 가중치가 큽니다. (북미 맵에서 이 점수체계가 밸런스를 조금 깨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핸드에 열차 카드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하나의 행동으로 단 하나의 노선만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때가 되면 그동안 모은 열차 카드를 써서 필요한 노선들을 점유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기차 여행이라는 테마와 좀 안 맞는 규칙일 수 있는데요. 노선을 점유할 때에 기존에 내가 점유한 노선에 인접할 필요가 없이 원하는 노선을 차지해도 됩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이 게임의 난이도를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하죠. 열차 피스를 다 쓰고 2개 이하로 남기면 이제 한 바퀴만 돌고 (그 플레이어까지 턴을 가지고) 게임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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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도시를 연결해라!

이 게임에는 사실 이정표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시작 시에 목적지 티켓을 3장을 받아서 그 중 1장을 포기하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에는 두 도시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게임의 종료 시까지 그 두 도시를 자신의 열차 피스로 어떻게든 연결하면 추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연결에 실패하면 적힌 만큼의 점수를 오히려 잃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 사이에 목적지 티켓의 점수가 2배로 걸려 있어서 반드시 연결해야 하는데요. 두 도시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걸린 점수가 더 큽니다.

그리고 게임 도중에 필요하다면 내 행동을 써서 목적지 티켓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 덱에서 3장을 뽑아서 그 중에 1-3장 사이를 반드시 선택해야 합니다. 이미 자신의 열차 피스로 연결되어 있다면 공짜 점수나 다름이 없고요. 나의 다른 목적지 티켓과 경로가 겹치면 훨씬 더 쉽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은 게임이 끝나고 점수계산할 때에 공개하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연결에 성공한 목적지 티켓을 미리 알려 줄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어그로 끌면 남은 시간 동안 고통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n Lee


티켓 투 라이드는 쉽고 가벼운 가족 게임입니다. 2004년에 출시되어서 벌써 15주년이 넘었고요. 출시된 해에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하여, 엘픈랜드에 이어 알란 R. 문 씨에게 두 번째 올해의 게임상을 안겨준 작품이죠. 출시된 이래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인데요. 출시된 시절엔 티켓 투 라이드가 다른 보드게임들에 비해 제법 고가였습니다만 퍼블리셔인 데이즈 오브 원더 사가 아트워크에 힘을 많이 주는 회사여서 아름다운 그림과 준수한 구성물로 인기를 끌었죠.

티켓 투 라이드는 요즘에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제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게임들이 점점 무겁고 복잡하고 비싸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그런 게임들의 틈새에서 스프플렌더처럼 대척점에 서 있는 게임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죠. 1인 게임이 가능한 보드 게임들이 늘고 있지만 그러한 특성을 강조하면 PC 게임과 콘솔 게임에 밀리기 때문에 보드 게임은 사람들이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하는 특징을 내세워야 하죠. 결국 초보자들을 테이블 근처로 끌어당기려면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할 쉬운 보드 게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Carcassonne 카르카손, 티켓 투 라이드, 스플렌더 같은 게임들의 존재 가치가 그럴 때에 드러나는 법이죠. 이 게임이 괜히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린 게 아닙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urt Keckley




참고 사이트:
Ticket to Rid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9209/ticket-ride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Around_the_World_in_Eighty_Days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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