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대로라면 저는 쉬고 있어야 했습니다. 유일하게 편히 쉴 수 있는 일요일을 3개월 이상 쉬지 못하고 게임 수업 준비를 하다 보니 몸에 조금씩 이상 신호가 오고 있었습니다. 계속 피곤하고 근육이 자주 뭉치고 그랬죠.
그런데 아이들의 요청이 있어서인지 저에게 연락이 와서 한 달 정도 더 쉬려던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꿀같은 3주 휴식을 끝으로 또 아이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몇 주만에 해가 바뀌었고, 아이들이나 저나 한 살씩 더 먹었습니다. 12시에 도착했으나 아이들이 아무도 오지 않았고, 저는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읽고 있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온 것은 수업에 불규칙적으로 오는 기현이.
"오늘 안 오려고 했는데요. 왔어요."
라며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기현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 방 안에서 몸부림을 치며 다른 아이들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멀리서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커다란 목소리로 한결이가 도착을 알렸습니다.
"재혁이 형아, 오늘 못 온대요."
그러면 예슬이는 올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좀 더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한결이는 책을 꺼내서 읽네요.
40여 분 지났는데도 다른 아이들이 오지 않아서 그냥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기다리기 지겨웠거든요.
이날 수업은 Machi Koro 마치 코로 (한글판 제목: 미니 빌)을 했습니다. 주사위 게임이긴 한데 카드 콤보와 확률을 생각해야 해서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일단 해보는 거죠.
아이들에게 설명을 했는데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몇 개 찾았습니다. 먼저, 주사위 결과와 자신이 구입할 수 있는 카드의 숫자를 연결해서 생각하더군요.
"선생님! 저 3이었으니까 3 카드 사면 되는 거죠?"
이렇게요.
두 번째로, 어른들한테는 별거 아니지만 용어를 어려워 합니다. '한 턴 더 한다', '획득'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해하기 쉬운 말은 아니니까요. 차라리 '차례를 한 번 더 한다', '얻는다'라고 했으면 어땠을까요? 뭐, 이렇게 게임을 통해서 새로운 말을 배우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죠.
첫 번째 게임은 제가 몇몇 카드를 독점하고 10원이 넘는 큰 돈을 여러 번 얻어서 쉽게 끝나버렸습니다. 기현이가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끝나버리니까 아쉬워했습니다. 기현이가 저는 빼고 한결이와 둘이서만 하겠다고 했는데 한결이가 반대해서 다시 3인 게임을 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기현이가 편의점을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편의점 대박이 몇 번 터져서 거의 한 턴 차이로 기현이가 승리를 했습니다.
마지막 게임은 한결이와 기현이 둘이서 진행을 했습니다. 한결이는 첫 턴에 기차역을 만들더니 두 번째 턴부터 주사위를 두 개 굴리는 이상한 플레이를 했습니다. 저와 기현이는 놀라서
"왜 두 개 굴려?!"
라고 물었는데 한결이가 별다른 말이 없네요. 아마도 어려서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건지 모르겠습니다. 몇 턴 지나고 나서 주사위 2개를 굴리면 6이 넘어가는 큰 수만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는지 다시 한 개씩 굴렸습니다. 그 사이에 기현이는 편의점을 사 모으고 있었고, 뒤늦게 한결이가 편의점을 2장 정도 끊었는데 기현이가 보라색 카드 바꾸는 건물을 사서 밀밭을 주고 편의점을 다 빼앗아 갔습니다.
이 이후는 기현이의 일방적인 게임이 됐는데, 기현이가 좀 도발적인 말을 해버렸습니다.
"내가 지금 끝낼 수도 있는데, 봐 줬다."
그러면서 일부러 게임을 끝내지 않고 더 많은 카드들을 사 모았습니다. 한결이는 보라색 카드와 빨간색 카드 때문에 어렵게 모은 돈을 빼앗기고 표정도 어두워졌죠. 한결이가 어렵게 어렵게 3번째 주요 건물을 건설하자 기현이가
"이제 끝내야겠다."
면서 네 번째 주요 건물을 건설하고 게임을 끝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마저도 기분이 언짢게 만드는 플레이였습니다. 이건 봐주는 게 아니라 가지고 노는 거였으니까요. 옆에서 기현이에게 빨리 끝내라고 여러 번 얘길 했는데 안 듣더라고요. 어려서 승자로서 우월감을 느끼는 것만 알고 지켜줘야 할 패자의 자존심은 아직 모르나 봅니다.
한결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선생님, 한 번만 더 해요..."
라고 했는데, 이미 3시가 되어 버렸고, 한 게임 또 해도 한결이가 일방적으로 질 것 같아서
"이 게임은 한결이가 하기에 어려운 것 같아요."
라며 수업을 끝냈습니다. 한결이에게 기현이는 좋은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기현이가 게임을 조금 더 잘해서가 아니라요.
그런데 아이들의 요청이 있어서인지 저에게 연락이 와서 한 달 정도 더 쉬려던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꿀같은 3주 휴식을 끝으로 또 아이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몇 주만에 해가 바뀌었고, 아이들이나 저나 한 살씩 더 먹었습니다. 12시에 도착했으나 아이들이 아무도 오지 않았고, 저는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읽고 있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온 것은 수업에 불규칙적으로 오는 기현이.
"오늘 안 오려고 했는데요. 왔어요."
라며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기현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 방 안에서 몸부림을 치며 다른 아이들이 오길 기다렸습니다. 멀리서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커다란 목소리로 한결이가 도착을 알렸습니다.
"재혁이 형아, 오늘 못 온대요."
그러면 예슬이는 올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좀 더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한결이는 책을 꺼내서 읽네요.
40여 분 지났는데도 다른 아이들이 오지 않아서 그냥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기다리기 지겨웠거든요.
이날 수업은 Machi Koro 마치 코로 (한글판 제목: 미니 빌)을 했습니다. 주사위 게임이긴 한데 카드 콤보와 확률을 생각해야 해서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일단 해보는 거죠.
아이들에게 설명을 했는데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몇 개 찾았습니다. 먼저, 주사위 결과와 자신이 구입할 수 있는 카드의 숫자를 연결해서 생각하더군요.
"선생님! 저 3이었으니까 3 카드 사면 되는 거죠?"
이렇게요.
두 번째로, 어른들한테는 별거 아니지만 용어를 어려워 합니다. '한 턴 더 한다', '획득'이라는 말은 초등학교 저학년이 이해하기 쉬운 말은 아니니까요. 차라리 '차례를 한 번 더 한다', '얻는다'라고 했으면 어땠을까요? 뭐, 이렇게 게임을 통해서 새로운 말을 배우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죠.
첫 번째 게임은 제가 몇몇 카드를 독점하고 10원이 넘는 큰 돈을 여러 번 얻어서 쉽게 끝나버렸습니다. 기현이가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끝나버리니까 아쉬워했습니다. 기현이가 저는 빼고 한결이와 둘이서만 하겠다고 했는데 한결이가 반대해서 다시 3인 게임을 했습니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기현이가 편의점을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편의점 대박이 몇 번 터져서 거의 한 턴 차이로 기현이가 승리를 했습니다.
마지막 게임은 한결이와 기현이 둘이서 진행을 했습니다. 한결이는 첫 턴에 기차역을 만들더니 두 번째 턴부터 주사위를 두 개 굴리는 이상한 플레이를 했습니다. 저와 기현이는 놀라서
"왜 두 개 굴려?!"
라고 물었는데 한결이가 별다른 말이 없네요. 아마도 어려서 경우의 수를 계산하기 어려운 건지 모르겠습니다. 몇 턴 지나고 나서 주사위 2개를 굴리면 6이 넘어가는 큰 수만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는지 다시 한 개씩 굴렸습니다. 그 사이에 기현이는 편의점을 사 모으고 있었고, 뒤늦게 한결이가 편의점을 2장 정도 끊었는데 기현이가 보라색 카드 바꾸는 건물을 사서 밀밭을 주고 편의점을 다 빼앗아 갔습니다.
이 이후는 기현이의 일방적인 게임이 됐는데, 기현이가 좀 도발적인 말을 해버렸습니다.
"내가 지금 끝낼 수도 있는데, 봐 줬다."
그러면서 일부러 게임을 끝내지 않고 더 많은 카드들을 사 모았습니다. 한결이는 보라색 카드와 빨간색 카드 때문에 어렵게 모은 돈을 빼앗기고 표정도 어두워졌죠. 한결이가 어렵게 어렵게 3번째 주요 건물을 건설하자 기현이가
"이제 끝내야겠다."
면서 네 번째 주요 건물을 건설하고 게임을 끝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마저도 기분이 언짢게 만드는 플레이였습니다. 이건 봐주는 게 아니라 가지고 노는 거였으니까요. 옆에서 기현이에게 빨리 끝내라고 여러 번 얘길 했는데 안 듣더라고요. 어려서 승자로서 우월감을 느끼는 것만 알고 지켜줘야 할 패자의 자존심은 아직 모르나 봅니다.
한결이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선생님, 한 번만 더 해요..."
라고 했는데, 이미 3시가 되어 버렸고, 한 게임 또 해도 한결이가 일방적으로 질 것 같아서
"이 게임은 한결이가 하기에 어려운 것 같아요."
라며 수업을 끝냈습니다. 한결이에게 기현이는 좋은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기현이가 게임을 조금 더 잘해서가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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