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에 요즈음 화제인 드라마 "미생"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TV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편이 아닌데, 지인이 정말 재미있다며 추천을 해서 보게 됐죠. '한두 편만 보고 자자.'로 시작했는데 4편을 연달아 봐서 아침 7시 반까지 보게 됐습니다. 덕분에 주말에 피로가 쌓여서 그날 모임에도 늦게 나가고 다음날 보드게임 수업에도 지각을 했네요. (핑계죠, 뭐.)
아무튼 비가 부슬부슬 내리다가 그친 아침에 정신이 없었는지 버스에 우산을 놓고 내렸지 뭡니까. 몇 년 사이에 우산 잃어버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도서관에 가까워지니까 아이들이 저를 알아봤는지 소리를 질렀습니다.
"선생님이다!"
과자를 하나 들고 온 재혁이가 저한테 먹으라고 했는데, 저는 수업 중에 아이들하고 나눠 먹자고 했죠.
아이들 5명이 이미 모여 있었고, 제가 도서관 문을 열자마자 우르르르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언제나처럼 제 수업 원칙을 얘기했죠.
저학년 반의 6번째 게임은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입니다. 가끔 티켓 투 라이"더"를 찾는 분이 계시던데, 그런 게임 없습니다. (카트 라이더를 찾으시는 게 아닌지.)
티켓 투 라이드는 룰이 4쪽밖에 안 되는 매우 간단한 게임입니다만, 저학년에게 설명하면 그렇지 않더군요. 2학년 아이들은 알아듣는데, 1학년 아이들이 따라오는 속도가 느릴 뿐더라 질문을 쏟아내느라 제 설명이 계속 끊기는 겁니다. 설명을 끝까지 들으면 다 나오는 내용인데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 계속 물어보는지... 너무 흐름이 끊겨서 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크고 중요한 것부터 이해해요! 질문하는 건 좋은 건데, 불필요한 질문하는 건 안 좋은 거에요!"
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저도 좀 울컥했나 봅니다.
사람은 큰 것부터 작은 것 순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컴퓨터 운영체제도 그에 따라서 tree 트리 구조로 되어 있죠. 큰 항목이 있고, 그 아래에 작은 항목이 배열되는 식으로요. 그래서 큰 줄기부터 작은 줄기, 잎사귀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심지어 나무를 그릴 때에도 말이죠.
우여곡절 끝에 설명이 끝났는데, 설명 시간이 무려 40분이나 걸렸습니다. 5분이면 끝날 것을 말이죠. 그때가 1시였어요.
한결이, 진모, 기현이, 재혁이, 예슬이 순으로 진행을 하기로 했는데, 한결이가 또 모르겠답니다. 제가 불필요한 질문을 많이 한다고 말하는 게 이런 이유입니다. 자잘한 걸 먼저 이해하려고 하니까 정작 자기 턴에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3가지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진모부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열차 카드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두 바퀴 정도 돈 후에 기현이가 지도 한 가운데에 있는 남북 방향 회색 루트를 점유합니다. 알고 했는지 모르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남북 방향 회색 루트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한결이는 게임 초반부터 기관차 카드 (조커)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합니다.
"조커 3개면 버리는 거에요?"
"진열되어 있는 조커가 3개 이상이면 진열되어 있는 걸 다 버리고 새로 깐다고요."
"아!"
그리고 10여 분 뒤에 똑같은 질문을 또 합니다. 그리고 또 하고요. 게다가 자기가 놓은 기차 피스가 흔들려서 조금이라도 각이 바뀌면 테이블 반대편으로 뛰어가서 그 각을 다시 맞춰놓고 오네요. 아, 제발 큰 것부터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한결이와 같은 1학년인 진모도 계속 신경이 쓰이게 합니다. 이 아이는 (악의적인 건 아닌데) 눈을 부릅 뜨면서 왠지 모르게 궁서체로 만화 캐릭터처럼 진지하게 말한다고 할까요.
"저는 계속 카드만 뽑을 거에요!"
"수업 전에 말한 4가지 생각나요? 3번째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거에요."
그리고 게임 중반에
"이 (목적지 티켓) 카드 버릴게요!"
"이거 못 버려요. 게임 시작 전에 1장 버릴 수 있는 거에요."
"아, 왜 이제 알려줘요!"
"게임 시작할 때 얘기했어요. 설명할 때 안 듣고 딴소리 하지 말아요."
초등학교 1, 2학년의 작은 손으로 열차 카드 뭉치를 한 번에 쥐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티켓 투 라이드 아시아 맵에 있는 카드 홀더를 가져왔습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첫 수업에서 카드를 과감하게 구겨버린 기현이가 신경쓰여서 가져왔습니다.
재혁이는 게임을 빨리 이해하고 잘 리드해 갑니다. 그런데 게임이 끝날 때 즈음에
"아! 카드 잘못 봤다! 아! 아!"
라면서 다급하게 카드를 다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예슬이는 이 반의 유일한 여학생으로, 1학년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면 제 대신에 분위기를 잡아주는 힘든 역할을 하고 있죠.
"이 (목적지 티켓) 카드 연결했는데요!"
"게임 끝나고 알려주는 거에요."
"아! (끄덕끄덕)"
게임은 어찌 보면 반전있게 끝났습니다. 한결이가 추가로 뽑은 티켓이 정말 날로 먹는 거 (2개의 루트만 더 점유하면 17점)이어서 한결이가 1등으로 끝났습니다. 티켓을 많이 뽑은 재혁이는 목적지 도시를 잘못 알고 있다가 실패를 한 티켓이 몇 장 있어서 큰 감점을 받았습니다. 4명의 아이들은 자신의 티켓을 다 확인했는데, 진모는 (나중에 결국 찾긴 했지만) 티켓 한 장을 잃어버리고 점수계산 자기가 알아서 했다면서 자신의 열차 피스를 서둘러서 치웠습니다. 그리고 수업 끝났으면 먼저 가겠다고 하네요.
제가 오늘 유난히 아이들의 평소 모습을 여과없이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제가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지 않습니다. 싫으면 그냥 그만둡니다. 그래서 그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저 스스로와 약속을 하는데, 뭐든 10번을 하고 나서 계속할지 그만둘지를 결정하자는 겁니다. 이 보드게임 수업도 시작할 때에는 좋은 취지라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기분 좋게 시작했다가 아이들과 무언가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세 번 학부형들을 위해서 시간을 추가로 할애해 봤는데 아무도 오지 않으셔서 마음을 접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 쓴 경험을 겪으면서 벌써 10번째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두 반이라 한 반은 6번, 나머지 반은 4번이지만요.) 그래서 제 속에 있는 것을 다 쏟아놓고 이 수업을 계속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오고 만 것입니다.
글 첫머리에서 드라마 "미생" 얘기를 했습니다. 저에게 미생을 추천한 지인이 알려주기로 이 '미생 (未生)'이라는 말은 바둑 용어라고 했습니다. 죽은 돌은 아니지만 아직 완전하게 산 상태가 아닌 것이라죠. 제목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목숨이 간당간당한 직장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다룬 드라마 '미생'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어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합니다.
주제를 살짝 바꾸어서, 보드게임 커뮤니티에는 어려운 보드게임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쉬운 게임도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올라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리고 느끼기로는) 보드게임 전파에 실패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글들을 모니터 너머에서 읽고 있습니다. 어려운 게임들을 어렵지 않게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않은 먼 나라 이야기이고, 남에게 보드게임을 힘들게 알리고 있고 또 게임을 이해하지 못해서 구입한 게임을 집에 방치하고 있는 게 자신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현실성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저는 10년 가까이 보드게임 모임을 하면서 어려운 게임도 모임 사람들을 통해서 쉽게 배우고 제가 산 게임들을 모임 사람들과 자주 즐기는 호사를 누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드게임 취미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던 때도 있었지만 올 봄에 남부 지방 여러 곳을 방문하면서 그리고 보드게임 수업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런 사람들의 어려움을 조금 더 공감하게 됐습니다.
그런 제가 세상을 바로 보고, 세상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힘들고 어렵지만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함께 하는 보드게임 수업을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열 번을 하는 동안에 정도 들었고, 앞으로도 보드게임을 통해서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니까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던 (미생이었던) 이 보드게임 수업에서 "미未"자를 떼어내고, 다음 주에 11번째 수업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비가 부슬부슬 내리다가 그친 아침에 정신이 없었는지 버스에 우산을 놓고 내렸지 뭡니까. 몇 년 사이에 우산 잃어버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도서관에 가까워지니까 아이들이 저를 알아봤는지 소리를 질렀습니다.
"선생님이다!"
과자를 하나 들고 온 재혁이가 저한테 먹으라고 했는데, 저는 수업 중에 아이들하고 나눠 먹자고 했죠.
아이들 5명이 이미 모여 있었고, 제가 도서관 문을 열자마자 우르르르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언제나처럼 제 수업 원칙을 얘기했죠.
- 게임을 망가뜨리지 않아야 한다
-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
-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한다
- 서로 즐겁게 해야 한다
저학년 반의 6번째 게임은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입니다. 가끔 티켓 투 라이"더"를 찾는 분이 계시던데, 그런 게임 없습니다. (카트 라이더를 찾으시는 게 아닌지.)
티켓 투 라이드는 룰이 4쪽밖에 안 되는 매우 간단한 게임입니다만, 저학년에게 설명하면 그렇지 않더군요. 2학년 아이들은 알아듣는데, 1학년 아이들이 따라오는 속도가 느릴 뿐더라 질문을 쏟아내느라 제 설명이 계속 끊기는 겁니다. 설명을 끝까지 들으면 다 나오는 내용인데 뭐가 그렇게 궁금해서 계속 물어보는지... 너무 흐름이 끊겨서 제가 목소리를 높이면서
"크고 중요한 것부터 이해해요! 질문하는 건 좋은 건데, 불필요한 질문하는 건 안 좋은 거에요!"
라고 말해 버렸습니다. 저도 좀 울컥했나 봅니다.
사람은 큰 것부터 작은 것 순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컴퓨터 운영체제도 그에 따라서 tree 트리 구조로 되어 있죠. 큰 항목이 있고, 그 아래에 작은 항목이 배열되는 식으로요. 그래서 큰 줄기부터 작은 줄기, 잎사귀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심지어 나무를 그릴 때에도 말이죠.
우여곡절 끝에 설명이 끝났는데, 설명 시간이 무려 40분이나 걸렸습니다. 5분이면 끝날 것을 말이죠. 그때가 1시였어요.
한결이, 진모, 기현이, 재혁이, 예슬이 순으로 진행을 하기로 했는데, 한결이가 또 모르겠답니다. 제가 불필요한 질문을 많이 한다고 말하는 게 이런 이유입니다. 자잘한 걸 먼저 이해하려고 하니까 정작 자기 턴에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3가지를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진모부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열차 카드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두 바퀴 정도 돈 후에 기현이가 지도 한 가운데에 있는 남북 방향 회색 루트를 점유합니다. 알고 했는지 모르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남북 방향 회색 루트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한결이는 게임 초반부터 기관차 카드 (조커)에 대해서 계속 질문을 합니다.
"조커 3개면 버리는 거에요?"
"진열되어 있는 조커가 3개 이상이면 진열되어 있는 걸 다 버리고 새로 깐다고요."
"아!"
그리고 10여 분 뒤에 똑같은 질문을 또 합니다. 그리고 또 하고요. 게다가 자기가 놓은 기차 피스가 흔들려서 조금이라도 각이 바뀌면 테이블 반대편으로 뛰어가서 그 각을 다시 맞춰놓고 오네요. 아, 제발 큰 것부터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한결이와 같은 1학년인 진모도 계속 신경이 쓰이게 합니다. 이 아이는 (악의적인 건 아닌데) 눈을 부릅 뜨면서 왠지 모르게 궁서체로 만화 캐릭터처럼 진지하게 말한다고 할까요.
"저는 계속 카드만 뽑을 거에요!"
"수업 전에 말한 4가지 생각나요? 3번째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거에요."
그리고 게임 중반에
"이 (목적지 티켓) 카드 버릴게요!"
"이거 못 버려요. 게임 시작 전에 1장 버릴 수 있는 거에요."
"아, 왜 이제 알려줘요!"
"게임 시작할 때 얘기했어요. 설명할 때 안 듣고 딴소리 하지 말아요."
초등학교 1, 2학년의 작은 손으로 열차 카드 뭉치를 한 번에 쥐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티켓 투 라이드 아시아 맵에 있는 카드 홀더를 가져왔습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첫 수업에서 카드를 과감하게 구겨버린 기현이가 신경쓰여서 가져왔습니다.
재혁이는 게임을 빨리 이해하고 잘 리드해 갑니다. 그런데 게임이 끝날 때 즈음에
"아! 카드 잘못 봤다! 아! 아!"
라면서 다급하게 카드를 다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예슬이는 이 반의 유일한 여학생으로, 1학년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면 제 대신에 분위기를 잡아주는 힘든 역할을 하고 있죠.
"이 (목적지 티켓) 카드 연결했는데요!"
"게임 끝나고 알려주는 거에요."
"아! (끄덕끄덕)"
게임은 어찌 보면 반전있게 끝났습니다. 한결이가 추가로 뽑은 티켓이 정말 날로 먹는 거 (2개의 루트만 더 점유하면 17점)이어서 한결이가 1등으로 끝났습니다. 티켓을 많이 뽑은 재혁이는 목적지 도시를 잘못 알고 있다가 실패를 한 티켓이 몇 장 있어서 큰 감점을 받았습니다. 4명의 아이들은 자신의 티켓을 다 확인했는데, 진모는 (나중에 결국 찾긴 했지만) 티켓 한 장을 잃어버리고 점수계산 자기가 알아서 했다면서 자신의 열차 피스를 서둘러서 치웠습니다. 그리고 수업 끝났으면 먼저 가겠다고 하네요.
제가 오늘 유난히 아이들의 평소 모습을 여과없이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제가 싫어하는 걸 억지로 하지 않습니다. 싫으면 그냥 그만둡니다. 그래서 그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저 스스로와 약속을 하는데, 뭐든 10번을 하고 나서 계속할지 그만둘지를 결정하자는 겁니다. 이 보드게임 수업도 시작할 때에는 좋은 취지라고 생각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기분 좋게 시작했다가 아이들과 무언가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세 번 학부형들을 위해서 시간을 추가로 할애해 봤는데 아무도 오지 않으셔서 마음을 접은 적도 있습니다. 그런 쓴 경험을 겪으면서 벌써 10번째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두 반이라 한 반은 6번, 나머지 반은 4번이지만요.) 그래서 제 속에 있는 것을 다 쏟아놓고 이 수업을 계속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하는 중요한 순간이 오고 만 것입니다.
글 첫머리에서 드라마 "미생" 얘기를 했습니다. 저에게 미생을 추천한 지인이 알려주기로 이 '미생 (未生)'이라는 말은 바둑 용어라고 했습니다. 죽은 돌은 아니지만 아직 완전하게 산 상태가 아닌 것이라죠. 제목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목숨이 간당간당한 직장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다룬 드라마 '미생'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어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합니다.
주제를 살짝 바꾸어서, 보드게임 커뮤니티에는 어려운 보드게임을 정기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쉬운 게임도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올라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리고 느끼기로는) 보드게임 전파에 실패한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글들을 모니터 너머에서 읽고 있습니다. 어려운 게임들을 어렵지 않게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않은 먼 나라 이야기이고, 남에게 보드게임을 힘들게 알리고 있고 또 게임을 이해하지 못해서 구입한 게임을 집에 방치하고 있는 게 자신이 겪고 있는 것과 같은 현실성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저는 10년 가까이 보드게임 모임을 하면서 어려운 게임도 모임 사람들을 통해서 쉽게 배우고 제가 산 게임들을 모임 사람들과 자주 즐기는 호사를 누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드게임 취미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던 때도 있었지만 올 봄에 남부 지방 여러 곳을 방문하면서 그리고 보드게임 수업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런 사람들의 어려움을 조금 더 공감하게 됐습니다.
그런 제가 세상을 바로 보고, 세상과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힘들고 어렵지만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함께 하는 보드게임 수업을 계속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열 번을 하는 동안에 정도 들었고, 앞으로도 보드게임을 통해서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니까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던 (미생이었던) 이 보드게임 수업에서 "미未"자를 떼어내고, 다음 주에 11번째 수업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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