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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1번째부터 프랑스의 대표 보드게임 디자이너인 Bruno Faidutti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프랑스 게임 디자이너 중에 브루노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둘이고, 두 사람 모두 유명하기 때문에 오늘 주인공을 패뒤티 씨라고 지칭하는 게 나을 듯 하네요.)

고대 그리스 신화를 보면 인간의 욕망이 보입니다. 그 신화의 근간이 되는 것이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 메타모르포세스)”인데요. 남녀노소, 또 신분에 상관없이 내가 다른 존재로 변하는 욕망은 그때에도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입니다. 약자는 강자로, 빈자는 부자로, 노인은 죽지 않는 불멸자로, 각자 자신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다른 존재에 대한 꿈을 말이죠. 제가 갑자기 프랑스인 이야기를 하다 말고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패뒤티 씨의 대표작들 중에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패뒤티 씨 게임을 꼽을 때에 이 작품이 가장 먼저 나올 겁니다. 그건 다름 아닌 Citadels 시타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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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패뒤티 씨


건축은 예술이다

시타델은 건축양식 중 하나인데, (튼튼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화된 도시나 마을을 뜻합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건물을 짓는 공간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왜 꼭 요새화되어야만 할까요? 어쩌면 제목이 이 게임의 파괴성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합니다. 2000년대 초에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이 게임의 악명 (?)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다른 게임들 안에서도 친한 사람들끼리 서로 열 받을 만한 일이 충분히 벌어집니다만, 시타델은 플레이어들이 서로 직접적으로 공격을 주고 받는다는 점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고통을 당하는 것을 눈 앞에서 즐길 수 있으니 말이죠. (물론, 그 반대 상황도 일어나니 걱정도 해야 합니다.)

플레이하면서 종종 잊어 버리기도 하는데요. 이 게임은 건축 게임입니다. 어떤 플레이어가 자신의 시타델 (자신 앞의 공간)에 8종류 이상의 건물을 지으면 게임의 종료가 격발됩니다. 건물 카드에 표시된 비용은 금화를 요구하고요. 게임의 종료 시에는 건설된 건물의 비용이 승점으로 계산됩니다. 즉, “돈을 벌어서 건물을 짓는다”라는 굉장히 적선적인 방식이 이 게임의 주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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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와 파괴도 예술이다

플레이어는 시타델을 소유한 영주인 듯 합니다. (플레이어가 고를 수 있는 역할 중에 왕이 있는 걸 보면 왕은 아닌 듯 싶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하나 고르고, 그리고 선택된 캐릭터들이 턴을 가지면 한 번의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게임이 종료될 때까지 캐릭터를 고르고 캐릭터가 턴을 가지는 것을 반복하는 겁니다.

캐릭터들은 각자 고유의 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그들을 고용하여 그들의 능력을 사용하게 합니다. 기본적으로 8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이름만 들어도 어떨지 감이 옵니다. 특이한 점은 캐릭터마다 숫자가 있다는 겁니다. 이 숫자들은 하필이면 서로 겹치지도 않습니다. 당연하죠. 그 숫자는 각 캐릭터의 고유번호이거든요! 그리고 라운드 동안에 등장하는 순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앞번호 캐릭터의 능력은 불확실성이 큽니다. 특히, 암살자와 도둑은 남을 크게 괴롭힐 수 있지만 공격 대상으로 선택한 번호가 이번 라운드에서 빠졌거나 내가 원하던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가 그 번호를 골랐다면 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튼 뒷번호로 갈수록 캐릭터의 능력이 안정적으로 되고 얻는 보상도 커지는 편이니 상황과 분위기에 맞게 캐릭터를 골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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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共謀)가 진짜 예술이다

이 게임의 진행상황은 한눈에 잘 보입니다. 누가 건물을 몇 종류나 지었는지, 금화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항상 공개되어 있거든요. 그러니 누군가가 치고 나가면 자연스레 반기를 드는 자들이 하나로 뭉치게 됩니다. 캐릭터의 턴을 날려 버리는 암살자, 캐릭터의 금고를 터는 도둑, 상대의 시타델에서 건물 하나를 파괴하는 장군은 눈에 뻔히 보이는 특명을 받게 되는 셈이어서 캐릭터를 비공개로 골라가는 카드 드래프팅이 이때부터 훨씬 더 치열해집니다. 내 오른쪽 플레이어가 남은 캐릭터 카드들을 넘겨주기 때문에 내가 아는 정보 안에서 추론을 해야 합니다. 상대를 속이기 위해 혹은 내가 살아남기 위해, 생각을 한 번 꼬느나 두 번 꼬느냐의 두뇌싸움이 펼쳐집니다. (각자의 비공개 카드에 대한 정보를 발설하면 안 되게 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그 금기를 깨는 순간 이 게임은 산으로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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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델은 직선적이어서 초보자들이 하기에 좋은 게임입니다만 카드 드래프팅에 대한 개념과 몇몇 카드의 긴 텍스트가 약간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카드 드래프팅 자체는 한 번만 해 보면 금새 익지만 설명을 할 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한 번 들었던 캐릭터 능력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만약 카드 드래프팅 중 “마술사 능력이 뭐였지?”라고 공개적으로 질문한다면 아마 대부분은 그 사람의 손에 마술사 카드가 남아 있음을 알아차리겠죠. 내가 흘린 사소한 정보 하나만으로도 내 캐릭터가 험한 꼴을 당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몇몇 캐릭터는 인터랙션이 엄청나게 강하고 직접적입니다. 도둑은 암살자에게 죽은 캐릭터의 돈을 못 훔치게 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암살자나 도둑한테 당한 사람이 (손에 건물 카드가 적게 남은) 마술사한테 손 카드가 당하고 장군한테 건물이 파괴당하는 쓰리 콤보를 다 맞을 수도 있거든요. 과정도 결과도 (그리고 인생도...) 재미없는 암울한 상황이죠.

대부분 사람들이 시타델을 6-7인까지 즐기는 파티 게임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오히려 적은 인원으로 할 때에 더 재미있었습니다. 라운드마다 캐릭터를 총 2장씩 고르니 추론하는 재미도 배가될 뿐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이 줄으니) 플레잉 타임도 짧아져서 늘어지지 않고 좋더라고요.


3주 후에는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 중
Fist of Dragonstones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itadel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78/citadels

Hans im Gluck
http://www.hans-im-glueck.d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Citadel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Citadel
Posted by 사용자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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