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오디오/비디오 컨텐츠는?
스머프2 님의 던전 다락에서 탈출할 떠날 때에 스머프2 님이 '혹시라도' 새벽에라도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하셨습니다. 새벽 4시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시면서요. 새벽에 돌아올 일이 안 생겨야 하는데... ㅠ

저는 부산대역에서 도시철도를 타서 서면역에서 내렸습니다. 거기서 보매보매 님을 만났는데요. 음? 닉네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동글동글하신... ^^;;; 인사를 나눴는데요. 리액션을 바로바로 보여주시는, 시원시원한 부산 싸나이셨습니다. ㅎㅎ 보매보매 님께는 스머프2 님과 저녁식사를 하고 만날 것 같다... 라고 전해드렸었는데. 이전 편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둘이 만난 시간이 짧아서 실제로는 식사를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랬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뭐 하셨어요?! 하아~~ 식사부터 하시지요?!"
보매보매 님께 호통 아닌 호통을 들으며 (?) 식사를 하러 움직였습니다. 서면이 서울의 명동처럼 완전히 가운데에 있는 번화가인 것 같았습니다. 백화점을 비롯한 높은 빌딩들이 즐비해 있고 유동인구도 많았습니다. 한쪽 골목으로 따라 들어가며,
"박기량이 아시지요?"
"아, 네. 알죠."
"가가 자주 와서 먹는다는 가겝니더."
저도 야빠 (?)라서 박기량 씨가 누군지 압니다. 부산 하면 자이언츠 '박기량'이죠!! 나도 박기량 씨가 먹는 가게에서 식사를 해 보는구나 싶었는데... 가게 이모님들이 벌써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영업이 끝난 거죠. ㅠㅠ


다른 한식 레스토랑 같은 곳에 갔는데도 영업 종료... ㅠㅠ 다시 이동하여 국밥집이 늘어서 있는 불이 훤하게 켜진 돼지국밥골목으로 갔습니다. 보매보매 님이 가게 이모님들께 인사를 드리며 앞장서서 들어가셨습니다.
"국밥, 드시지요?"
"아, 네. 그럼요."
제가 생긴 게 이래서 (?) 그렇지 어지간한 건 다 먹습니다. 못 먹을 것 같은 것도 잘 먹습니다;;; 이날 만나는 부산 분들마다 '부산에 왔으면 돼지국밥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부산 갈 때마다 가능하면 돼지국밥을 먹으려고 하고 있거든요. 제 입맛에도 잘 맞고 당연히 맛도 있고요. ㅎㅎ 국밥에 따라나온 부추를 국밥에 넣고 간장으로 만든 것 같은 소스도 넣어서 먹었습니다. 막 먹기 시작했는데 보매보매 님께 전화가 걸려와서 통화를 하셨습니다. 길지 않은 통화였는데 통화가 끝날 때 즈음에 저는 이미 국밥을 다 먹은 상태였습니다. 허기져서 빨리 먹게 되더라고요. ㅎㅎ (아래 국밥 사진은 인터넷에서 비슷한 걸로 찾은 겁니다.)



식사를 마치고 보매보매 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갔습니다. 저는 길을 전혀 모르니까요. 부산대 앞은 몇 번 가 봐서 길이 눈에 익었는데 여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배**라**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가셨습니다. 달고 고소한 게 먹고 싶어서 자모카 아몬드 퍼지를 골랐죠. 보매보매 님은 그린티를 고르셨는데 아주 조금만 드셨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댁에 계신 보매보매 님 부인의 것이었기 때문이었죠. 택시를 타고 보매보매 님 댁으로 갔습니다. (아래 아이스크림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겁니다.)



원래 계획은 보매보매 님 댁에서 반지의 전쟁을 밤새 알려 드리고 저는 아침에 전주로 떠나는 것이었는데요. 여기에 제가 계산하지 못한 변수가 둘 있었습니다. 하나는 보매보매 님이 결혼을 하셔서 댁에 부인이 계시다는 것, 남은 하나는 보매보매 님이 다음 날 출근하신다는 거였습니다;;; 전략을 세웠는데 틀어진 느낌... ㅠㅠ 보매보매 님이 댁에 가셔서 옷 갈아입고 다시 나와서 다시 다락으로 가는 걸로 처음에 정했다가 부인과 얘기를 하셔서 댁에서 노는 걸로 바꾸셨습니다. 스머프2 님은 설레셨을 듯;;; 댁에 계신 부인께 인사를 드리고 작고 귀여운 강아지를 피해서 들어갔습니다. 보매보매 님이 안내하신 한쪽 방에 들어갔는데 '우왓!'

그것은 게임 룸이었습니다. 4개의 벽면 중 한 면 반 가득 책장에 게임들이 꽂혀 있었고, 한쪽 벽면의 책상에 컴퓨터와 뭔가 동영상 편집이 가능한 기계들이 있었습니다. 방 가운데에는 반지의 전쟁을 펼치기에 충분히 넓은 테이블이 있었고요. 책장 앞에는 그 강아지의 응가가 있었는데, 왠지 내가 먹고 있던 자모카 아몬드 퍼지 색깔과 비슷해서 제가 뭘 먹고 있는지 잠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아이쿠야;;; 보매보매 님이 편한 옷을 주셔서 씻고 옷을 갈아 입고 게임을 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보매보매 님이 씻으시는 동안에 방 안을 구경했습니다.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계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식사할 곳을 찾으며 돌아다닐 때에 얘기를 나눴는데요. 보드게임 관련 동영상을 제작하실 계획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의 테이블탑을 만들고 싶다'는 큰 포부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카메라도 있고 기계도 있고 다 있는데, 현재 하나가가 빠졌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람...;;; 사람 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스스로 전략을 만들어가면서 플레이하고, 또 프로그램 특성 상 끊임없이 말도 해야 할 겁니다. 일단 보매보매 님 부인께서 Terra Mystica 테라 미스티카까지 소화하시는 데까지 3-4년이 걸렸다고 하신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안양 모임을 만들 때에 첫 번째로 잡은 목표가 모임을 같이 이끌어갈 '게이머'를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내가 편하자고 저 혼자서 다 떠안으면 게임도 내가 다 사고 규칙도 내가 더 설명하고 그러다 보면 제가 지쳐서 모임을 오래 끌고 갈 수 없게 됩니다. 시간이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리더라도 같이 끌고갈 사람을 키워놓으면 제가 점점 편해지거든요. Agricola 아그리콜라에서 가족 늘리기로 전체 행동 수를 늘리는 것처럼요. ㅋ

저도 유튜브 채널이나 팟캐스트 등을 만들어 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요.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죠. 제 기준으로, '프로그램'이라면 미리 대본이 나와야 하고 그에 맞춰서 진행과 촬영을 하고 그 후에 편집을 해야 하는데요. 그런 것들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저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전략 세우고 연구하는 걸 즐겨서 플레이 횟수를 늘려야 하는데, 그것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번역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들어가서 저한테 말 그대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ㅠ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이 오디오 팟캐스트나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서 여러 컨텐츠를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저는 시청이나 청취를 많이 한 편은 아닙니다. 꾸준히 본 것이 보매보매 님이 말씀하신 TableTop 테이블탑이었습니다. Wil Wheaton 윌 휘튼이라는 유명 미국배우가 호스트가 되어서 유명인들을 초대해 같이 게임을 즐기는 프로그램인데요.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재미'가 있었습니다. 시트콤 같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게임을 소개하는가보다도 이 사람들이 무얼 하면서 웃고 떠들까가 기대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출연자들이 서양 사람들답게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매력이었죠.


요즈음에 보드게임 관련 오디오/비디오 컨텐츠가 많은데요. 구분지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에 대해서요. 테이블탑 페이지에 가면 종종 어려운 게임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댓글이 보입니다. 저는 그들이 바라는 게임은 테이블탑 프로그램과 전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막극을 하는 프로그램에 대하드라마를 해달라는 꼴이랄까요? 어떤 이들은 무겁고 길고 어려운 게임을 다룰 필요도 있지만 다수는 아직 보드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보드게임에 호기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가볍고 유쾌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게이머들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 전자에 속한다면, 테이블탑이 후자에 속하는 거죠. 어제의 이야기의 연장선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보드게임에 대한 오디오/비디오 컨텐츠는 더 밝고 유쾌했으면 합니다. '게임 = 놀이기구 =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무언가'라면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무겁고 어둡고 너무 진지하면 '보드게임 = 어려움 = 노 잼'이라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거나 그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질 테니까요. 대중과 가까운 위치에서 친근하게 다가가면 좋겠습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 (그런 의미에서 대도서관 님이 출연한 한곰 님의 동영상은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보매보매 님이 시원한 커피와 맛있는 과자를 테이블에 놓으시면서 저희는 게임을 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반~지가 안~ 되면 (나무) 수! 염! 스! 쿨!



보매보매 님은 부산에서 다른 분들과 한 번 해보셨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1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룰 설명을 드리면서 빠뜨리셨거나 틀리게 하셨던 부분이 있는지 확인을 했죠. 설명 내내 보매보매 님이 확장에 대한 욕심을 보이셔서 첫 번째 확장 Lords of Middle-earth 가운데-땅의 귀인들만 추가해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건 처음이셔서 룰 설명을 추가로 했습니다.

음... 근데 기억이... ^^;; 다음날에 반지를 여러 게임 했더니 머리 속에서 섞여서요. ㅠ 얼핏 나는 기억에 초반에 해야 할 전략/전술적인 부분들을 짚어드리면서 튜토리얼 모드로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투구 (소집)으로 이센가르드 내리고 사루만 뽑고, 확장이니까 모리아의 발록을 뽑아서 원정대가 날치기로 지나가는 걸 한 번 견제한다든지 그런 거요. 깃발 (군대)로는 모르도르에 흩어져 있는 군대들을 모아서 'X'자 모양으로 데리고 나오는 걸 설명해 드렸던 것 같습니다. 사루만의 능력을 등에 업은 이센가르드의 와르그라이더들이 이끼는 군대가 로한을 공격할 때에 로한군은 어떻게 방어하는지를 보여드렸을 겁니다. 제 기억으로 새벽 4시가 넘어서 사우론의 눈처럼, 붉어지는 보매보매 님의 눈을 보며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게임이 거의 끝나서 보매보매 님이 게임을 접자고 하셨습니다.



오전 5시 즈음에 누웠는데 잠이 잘 안 오더군요. 잠자리가 바뀌어도 잘 자는 편인데, 그날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양을 세는 대신에 제 기행문에 쓸 내용을 머리 속에서 쓰고 있었습니다. 동녘에서 해가 뜨는지 하늘이 옅은 푸른색으로 바뀌고, 어디선가 소독차가 큰 소음을 내며 돌아다녔습니다. 잠은 고속버스 안에서 자기로 하고 씻고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보매보매 님이 아침에 저를 깨워주시려고 알람을 맞춰놓고 주무셨는데 알람이 울릴 때에 저는 깨어 있었습니다. ㅠ

오전 7시 반 즈음에 배웅해주시는 보매보매 님을 뒤로 전주로 떠났습니다. 댁으로 직접 초대해 주시고 저녁식사와 간식을 대접해 주신 보매보매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이제 전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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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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