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세계

작년에서 실행에 옮길 수 없었지만 올해는 휴가가 길어서 또 이 고행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걸 제가 왜 시작했을까요? 그건 반지의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보드라이프에 남부지역 순회방문 시즌 4에 대한 글을 올렸더니 몇몇 분들이 신청하셨습니다. 그 중에는 4년 전에 진주에서 만났던 드렁큰히로 님도 있으셨죠. 4년 전에 히미끼 님 그리고 곰팡맨 님까지 세 명이서 (그 더운 날씨에) 모르도르로 향하는 것 같은 죽음의 행군을 하고 있었습니다. 곰팡맨 님과 드렁큰히로 님의 도움을 받아서 결국 반지의 전쟁의 룰 설명 영상이 촬영되고 유튜브에 업로드되었죠. 4년 전에는 반지의 전쟁의 한글판이 출시되리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 했을 겁니다. 방대한 룰과 복잡한 판권 문제 때문에, 비공식으로 번역한 저조차도 그건 불가능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미리 얘기가 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드렁큰히로 님과 휴가를 맞추게 되었습니다. 제가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싶어해서 매일 장소를 옮겨가며 방문설명회 (?)를 하려 했으나 제 휴가 첫 날인 월요일에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으셔서 화요일에 만날 드렁큰히로 님이 월요일에 만나서 진주로 같이 이동하자고 제안을 하신 거였죠.

휴가를 앞두고 저는 며칠 간 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텍스트가 좀 많은 어떤 카드 게임의 한글화 자료를 제작하느라 잠을 줄여야 했습니다. 휴가 때 가져가서 그 게임을 하려면 말이죠.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그 한글화 자료는 출발일인 월요일 아침 9시 즈음에 완성했습니다. 날씨가 더운 남부지역을 고려해서 이발을 하려고 했으나 하필이면 가던 미용실도 휴가여서 헛걸음을 했고... 2시간 가까이 걸릴 용인으로 가기 위해서 낮 12시 즈음에 출발했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건 제 컨디션이었습니다. 지하철 의자에 앉으니 잠이 눈썹 부분까지 내려온 듯 심하게 졸렸습니다. 수원에서 한 번, 기흥에서 또 한 번 갈아타기 위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는데 저도 모르게 졸고 있더군요. 다행히도 10여 분 졸고 깼더니 잠이 덜 쏟아졌습니다.

아무튼 용인에 잘 도착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니까 날씨가 정말 더웠습니다. 옷을 넣은 가방, 게임을 넣은 가방, 그리고 기타 등등이 들어 있는 작은 가방까지. 불과 보름 전 즈음에 반지의 전쟁 한글판이 출시되어 제가 반지의 전쟁을 가져가지 않기로 해서 짐이 그정도까지 줄였던 거죠. 제가 차종 구분을 못 해서 용인공용터미널 앞에서 헤맸습니다만 결국 드렁큰히로 님을 만나서 차를 얻어 타고 진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차 안에서 근황 얘기를 했습니다. 지난 번에 만나고 벌써 4년이 흘렀으니까요. 드렁큰히로 님과의 기억은 4년이 지났어도 생생했습니다만 주변 환경이 바뀌는 데에 4년은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진주에 방문했을 때에 있던 모임은 와해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같은 시기에 제가 활동했던 모임도 만 10년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와해됐습니다. (그 이후에 만든 모임은 상황이 안 좋아졌다가 다시 살리는 중이고요.) 게임을 구하기도 쉬워지고 사람을 모으기도 쉬워져서 요즈음은 모임이 만들어지고 깨지기가 더 쉬워진 듯합니다. 사람들 사이에는 지금 속한 사회에서 감정을 참아낼 인내심보다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세계를 다시 만들 용기와 결단력이 더 큰 덕목이 된 건지도 모르죠. (모임의 와해에 대해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고를 따지자는 얘기는 아니고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성격차이, 성향차이는 앞으로 점점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는 배운 사람이니 '남과 나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서로가 알고 있는 그 다름 속에서 너와 내가 굳이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이 화해 아닌 와해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차 안에서 잠을 안 자고 드렁큰히로 님과 얘기하면서 잘 버텼는데 한계가 왔습니다. 오후 4시가 넘으니 정말 졸렸습니다. 운전하시는 드렁큰히로 님께 양해를 구하고 옆자리에서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약 한 시간 후에 잠에서 깼는데 벌써 진주 시내로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호우가 오고 난 뒤에 맑아진 공기와 하늘, 그리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푸르른 자연을 눈에 더 담지 못 해서 아쉬웠지만 그 잠깐이라도 쉬지 않으면 쓰러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예상도착 시각은 오후 6시였으나 그보다 일찍 도착했습니다. (제가 자는 사이에 좀 밟으셨나 봅니다. ^^) 반지 전쟁 한글판을 구입하신 드렁큰히로 님의 지인 분 (= 보드겜짱 님)을 잠시 기다렸다가 셋이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습니다. 메뉴는 드렁큰히로 님이 4년 전에 같이 먹었던 그 통닭으로 정하셨습니다. (그때에 드렁큰히로 님이 많이 시켜주셨는데 저희가 심신이 지치고 날씨까지 너무 더워서 얼마 못 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ㅠㅠ) 드렁큰히로 님 댁에서 이동거리가 긴 줄 알고 걱정했는데 가깝다고 하셨네요.

차로 잠깐 이동해서 ㅍㅍㅌㅅ통닭에 도착했습니다. 한쪽을 보니 40년째 영업 중이라고 써 있었는데 제가 오래된 맛집을 좋아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이거 PPL 아닙니다! ㅋㅋ (저희는 그 치킨집으로부터 어떠한 협찬도 받지 않았고, 드렁큰히로 님이 치킨을 사 주셨습니다.) 찜 하나랑 반반 치킨을 먹었던 것 같네요. 동영상으로 아주 짧게 찍긴 했는데 편집해서 올릴 시간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그 시간이면 일단 잠을 좀... ㅠㅠ 식사하는 동안에 드렁큰히로 님이 보드겜짱 님에게 반지 전쟁 영업을 아주 잘 하고 계셨습니다. 테마틱 게임이니 테마에 몰입을 해야 재미가 배가되니까요. 제가 옆에서 봤을 때에 이미 반은 넘어오셨습니다. ㅋㅋ



치킨을 배불리 잘 먹고 마실거리를 좀 사고 드렁큰히로 님 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에겐 해야 할 숙제, 반지 전쟁 설명을 시작했죠. 반지 설명을 한창 많이 할 때에는 달달달달 외우고 다녔는데, 최근엔 설명을 잘 안 하다 보니 많이 잊어 버렸습니다. 설명하다가 생각이 안 나서 버벅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설명하는 데에 한 시간은 안 걸렸던 것 같습니다. 드렁큰히로 님이 보드겜짱 님에게 처음이니 암흑군단을 하라고 추천을 하셨습니다.

보드겜짱 님이 사루만의 능력을 늦게 발견하시고 다른 행동을 많이 하셨습니다. 아이센가드로 로한을 칠 때에 드렁큰히로 님이 "엔트들이 각성하다" 3장 중 2장을 초반에 전투 카드로 사용하시면서 보드겜짱 님이 병력을 크게 잃어 운영이 초반부터 말리셨습니다. 아이센가드 군대가 녹아 버리고 병력을 다시 모아서 쳐들어갔다가 또 녹고...를 몇 번 반복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다가 로한과 곤도르에 군대가 크게 하나씩 모여서 암흑군단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었고요. 보드겜짱 님이 소모전을 펼치면서 어찌어찌해서 로한 군대는 다 밀어내셨는데, 그 동안에 원정대가 모르도르까지 도달해 버렸습니다. 동료가 4명 남아 있었는데, 타락 점수가 겨우 2점인가 3점인가...;;; ㅎㄷㄷ 제가 옆에서 "눈"을 많이 놓으시라고 조언을 해 드려서 "눈"으로 타락 점수 6점을 한 번에 쭈욱 올리면서 좀 할 만한가 싶었는데, 보드겜짱 님이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을 2개나 뽑아 주시는 바람에 승패는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ㅠㅠ (이건 게임 디자이너가 와도 안 되는 상황...;;;)

설명까지 포함해서, 저녁 8시 즈음부터 했던 반지가 12시 넘어서 끝났던 것 같습니다. 보드겜짱 님이 아침에 출근하셔야 해서 아쉽게도 보내 드려야 했고요. (한 판만 더 하시면 좋은데...) 잼있어유~~ 씻고 나서 마지막으로 히어로 렐름 한 게임 하고 자기로 했습니다. (드렁큰히로 님 댁에서 히어로 렐름을...;;;) 예전에 해 봐서 룰은 대충 기억이 났는데, 드렁큰히로 님이 설명을 간단하게 해 주셨습니다. 하다 보니 제가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있더군요. ㅠㅠ 눈을 떴을 때 드렁큰히로 님의 무서운 공격에 두들겨 맞아서 제 캐릭터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게임 더 했는데 이번에 안 졸아서 그랬는지 쉽게 승리했습니다. 카드빨 게임인데요, 뭘... ㅎㅎㅎ

아이패드와 외장 배터리를 충전시키며, 저도 충전에 들어갔습니다...




이틀째 날이 밝았습니다. 지난 밤 기억에, 제가 제 코고는 소리에 놀라서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든 것 같은데...;;; 아무튼 아침 8시가 넘어서 눈을 떴습니다.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면서 저의 두 자아가 싸우고 있었습니다.
'빨리 일어나서 카드 한글화 자료 잘라야 저녁 때 그 게임을 할 수 있다!'
'아니다.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나도 시간 충분하다!'
저는 판단을 보류하며 한쪽 손을 들어주고 있었는데요. 9시가 넘어서 결국 일어났습니다. 200장 정도 자르고 끼워야 해서 서둘러야 했습니다. 좀 지나니까 드렁큰히로 님도 일어나셔서 옆에서 제 한글화 작업을 도와주시면서 TV를 시청하셨습니다. 그러다가 드렁큰히로 님 아버님이 전화를 하셔서 같이 점심식사를 하자고 하셔서 냉면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차로 몇 분 이동하니까 아침 운동을 마치고 오신 드렁큰히로 님 아버님이 나와 계셨습니다. (전날 잠깐 뵙긴 했습니다. ㅎㅎ) 몇 분 걸어서 한 냉면집에 도착했습니다. 여긴 특이하게 물냉면, 비빔냉면, 그리고 제3의 냉면인 섞어냉면이 있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예상가능합니다만 그 둘을 섞은 게 맞고요. 아버님이 맥주를 시키셔서 저도 예정에 없던 낮술을 했습니다. (두 잔 정도...) 냉면의 면은 좀 심심한데, 그 안에 들어 있는 오이무침의 간이 적당히 세서 같이 먹으니까 맛있더군요. 냉면용 오이무침이라 그런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강한 신맛이었습니다. ㅎㅎ 아, 아버님이 육전도 시키셔서 육전도 먹었네요. 이 냉면 안에도 육전이 약간씩 들어 있었습니다. 양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서 드렁큰히로 님과 저는 곱배기를 시켰는데 배터질 뻔 했네요.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와서 드렁큰히로 님 댁에서 어마어마한 미니어처 게임을 배웠습니다. 배트맨: 고담 시티 크로너클즈라는 게임이었는데요. 배트맨 세계관에 나오는 히어로, 빌런을 각각 맡아서 시나리오대로 전투를 벌이는 멋쟁이 게임이었습니다. 룰이 좀 있는 편인데, 설명을 들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규칙들이어서 기억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드렁큰히로 님이 참조표까지 잘 만들어 놓으셔서 진행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히어로 팀을 맡아서 고담시청 지하의 버려진 지하철역에 폭탄을 터뜨리려는 빌런 팀을 제한 시간 안에 막아야 했습니다. 액션 포인트 큐브를 쓰면서 체력과 액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요. 액션을 많이 쓰면 그것에 쓴 큐브들이 피로도 쪽으로 넘어가서 지치게 됩니다. 턴의 시작 시마다 피로도에 있던 큐브들일 2개씩 가져와서 다시 액션 포인트로 만들 수 있는데, 하다 보면 언젠가는 한 턴 동안 푹 쉬면서 체력을 크게 회복시켜야 합니다. 문제는 라운드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마냥 쉬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저는 배트맨이랑 채찍 들고 있는 (?) 캣우먼, 그리고 나이트윙 이렇게 셋으로 팀을 짰고요. 드렁큰히로 님은 베인과 똘마니들로 팀을 구성하셨습니다. 뱃신과 캣우먼은 폭탄해체 전문가여서 확률이 높은 주사위를 굴리니 폭탄을 어렵지 않게 해체할 수 있었지만 폭알못 나이트윙은 센터로 갔다가 베인 일당에게 둘러싸여 동네북이 되고 말았습니다. 피해를 입으면 먼쪽으로 넘어간 큐브가 회복되는데에 시간이 더 걸리거든요. 그래서 두들겨 맞고 쓰러져서 턴을 버리며 어렵게 회복하면 또 두들겨 맞는 불쌍한 나이트윙... 나이트윙타인... ㅠㅠ (아빠~~ 일어나~~) 그러나 저에겐 큰 그림이 있었으니 나이트윙이 줘 터지는 사이에 휴식을 충분히 취한 캣우먼이 다량의 액션 큐브를 모아둔 상태에서 배트맨과 나이트윙이 협동하여 캣우먼이 해체할 마지막 폭탄 주위를 청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터치다운을 하 듯이, 캣우먼이 네 번째 폭탄을 향해 뛰어들어가 주사위 다시 굴림까지 써 가면서 마지막 폭탄을 해체하는 데에 성공하고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ㅠㅠ



한 게임 더 했는데요. 이번에는 시나리오 없이 그냥 팀대팀으로 싸우는 규칙을 적용해서 했습니다. 하지만 히어로 팀은 이번에도 폭탄을 해체해야 했는데요. 라운드 수가 하나 더 늘었어도 이동을 많이 할 수 없어서 히어로 팀에게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폭탄을 겨우 하나만 해체했던가 그랬을 거예요. 해 본 소감은 왜 긱에서 핫한 게임인지 알 수 있었네요. 이 게임 정말 좋습니다! 한글판이 꼭 나오면 좋겠습니다.



어느 새 시간이 많이 흘러서 오후 5시가 넘었습니다. 저녁 때에 이층남자 카페에서 모임이 있다고 하셔서 그쪽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카페 이름 그대로 2층에 카페가 있었습니다. ㅋㅋ 일찍 도착하신 분이 있어서 제가 한글화 하느라 며칠 간 개고생을 한 빌러너스를 꺼내서 했습니다. 룰이 워낙에 간단해서 설명은 금방 했고요. 저희랑 같이 하신 분이 매직: 더 개더링을 하셔서 그런지 게임 이해도가 뛰어나셨습니다. 호칭이 기억나지 않아서 (가칭) 진주매직인이라 부르겠습니다...;;; 진주매직인 님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하트 여왕을, 저는 로빈 후드의 존 왕자를, 드렁큰히로 님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말레피센트를 하셨습니다. 존 왕자는 진행 상황이 너무나 잘 보여서 견제를 쉽게 당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턴을 시작할 때에 권력 토큰을 20개 모으면 승리하는데, 다들 그걸 세 볼 수 있으니... ㅠㅠ 열몇 개까지는 쉽게 모았지만 나중에 숙명 카드로 두들겨 맞는 사이에 하트 여왕이 위켓 만들고 샷을 해서 쉽게 성공하시면서 게임이 금방 끝나 버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진주매직인 님이 꽤 재미있게 하신 모양이더라고요.



그 다음으로 이날의 메인 게임인 블랙 엔젤을 배워 봤습니다. 트루아 작가가 트루아 시스템을 일부 가져다가 만든 거라고 들었는데요. 제가 전날에도 그랬지만 이 시간 대에 졸음이 막 쏟아져서 설명을 제대로 못 들어서 플레이하는 데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저녁 7시가 넘어서 또 한 분이 오셔서 드렁큰히로 님이 설명을 처음부터 다시 해 주셨는데요. 그래도 제가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게임이 한 2/3 정도 지나니까 어떻게 하는 건지 알았는데 종료가 멀지 않아서... ㅠㅠ



밤 10시 반이 가까워졌고 카페가 11시 즈음에 닫아서 게임을 더 하기는 힘들었습니다만 하다가 접더라도 배워 보자고 하셔서 타노스 라이징을 꺼냈습니다. 설명을 정말 초간단하게 하고, 이제 뭘 좀 하려고 하니까 11시가 되어 버렸네요. 같이 게임 하신 분들과 작별의 인사를 하고 드렁큰히로 님과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습니다.

드렁큰히로 님 차를 타고 댁 근처로 왔는데, 식사할 곳을 찾아 맴돌았습니다. 찾다가 찾다가 감자탕집을 발견해서 가볍게 식사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전날부터 이날 점심까지 계속 얻어 먹기만 해서 이층남자 카페부터 제가 사 드렸습니다. ^^;;



드렁큰히로 님 댁으로 돌아가면서 몇 게임 더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타노스 라이징을 하다가 10여 분만에 접었는데 드렁큰히로 님이 관심 있어 하셔서 다시 하고, 블랙 엔젤은 제가 졸다가 너무 늦게 룰을 이해해서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초반에 빌런이 없어서 쉬울 줄 알았으나 영웅들이 죽거나 죽을 위기여서 패색이 짙었습니다만 보릿고개를 지나니 히어로 수도 늘고 주사위 수도 늘어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피니티 스톤이 4개나 끼워져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한 섹터에 빌런 3개가 몰려 있어서 드렁큰히로 님과 둘이서 거길 들어가서 빌런들을 다 때려잡고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굳!



그 다음엔 블랙 엔젤 2인플을 했습니다. 제 기분엔 룰을 거의 다 잡은 것 같아서 진지하게 했습니다. ㅋㅋ 그런데 2인 게임에서 세팅이 조금 바뀌어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끝났습니다. 뭔가 모아서 크게 터뜨려 보려고 했더니 종료 조건을 충족해서 급 마무리. 3점차로 패배. 흙흙 ㅠㅠ 아쉽당...



새벽 3시가 넘어서 드렁큰히로 님은 주무시러 들어가셨고, 저는 이렇게 이틀짜리 밀린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아침이 밝아서 버스 안에서 자야할 듯 싶네요. 드렁큰히로 님이 일어나시면 아침식사 같이 하면 좋겠는데 말이죠. ㅎㅎ 며칠 뒤에 다음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정말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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