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머리 속에 있었던 분명한 컨셉트는 한국과 관련된 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한만 있는 반쪽짜리 맵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남북한 모두 포함된 한반도 맵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한반도 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습니다.

 
일단 Google 검색을 통해서 적당한 한반도 맵을 다운로드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사회 책에서 봤을 법한 지도였습니다. 우리에게는 북한의 지명과 행정 구역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북쪽의 행정 구역을 독자적으로 개편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고, 남쪽은 북측의 새로운 행정 구역 체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 있는 그림은 '우리가 알고 있는 행정 구역'이지, 실제 북한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자 오히려 저는 남한 맵이 아닌 한반도 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그 다음은 맵에 어떤 곳들을 그려넣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남북한의 대도시들을 추려봤습니다.

남한 -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북한 - 평양직할시, 라선특별시, 남포특별시, 신의주특별행정구, 개성공업지구

그리고 각 시도의 이름 유래와 연관이 있는 도시들을 꼽아봤습니다.

강원도 - 강릉, 원주
경상도 - 경주, 상주
전라도 - 전주, 나주
충청도 - 충주, 청주
자강도 - 자성, 경계
평안도 - 평양, 안주
함경도 - 함흥, 경성
황해도 - 황주, 해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주도, 울릉도, 독도 및 기타 도시를 추가했습니다. 그랬더니 정확히 40개의 후보 도시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위에 있는 그림에 40곳을 점으로 찍어서 표시를 했더니 생각보다 빽빽해 보였습니다. 이때 40개 도시를 그대로 가져가려고 했던 것은 한반도 맵을 미국이나 유럽 맵처럼 5명까지 가능하도록 만들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도시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도시 사이의 루트가 더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실제 게임판 이미지를 구해서 그 위에 40개의 점이 찍힌 지도를 포개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지도 위에 있는 점과 점 사이의 공간이 너무 좁게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한반도가 다른 나라의 영토와 달리 네모 반듯하지 않고 주변국들과 바다 때문에 빈 공간이 많아서 한반도 이미지의 크기를 줄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주도를 비롯한 섬들을 과감히 잘라낼 것인가 아니면 한반도 맵을 우측으로 돌릴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계속>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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