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스터디 중입니다.

전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택시기사 분의 말씀에 따르면 버스를 타면 3, 4시간 정도 걸리는데 기차를 타면 도중에 갈아타야 하고 시간도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버스에서 잠을 들어서 아무런 기억도 없습니다. 일어나보니 승객들이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밖에요.

현재 위치를 확인해 보니 부산대학교와 가까운 편이었습니다. 버스터미널과 바로 이어진 노포 역으로 갔습니다. 부산 지하철은 수도권 지하철이 예전에 사용하던 마그네틱 승차권을 아직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지역 비하성 발언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 수도권 쪽은 승차권 종이 절약한다고 플라스틱 카드로 바꿨죠. 오랜만에 보니까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습니다. 검색에서 장전역에서 내리라고 나와서 그렇게 했는데... 부산대학교까지 꽤 멀더라고요.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등산 (?)을 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중국집에 들러서 간자장 한 그릇 먹고 갔습니다. 그런데 오이에 완두콩, 계란까지! 우왕! 보통 중국집 메뉴판 그림과 달리 오이와 완두콩을 안 주잖아요. 가격은 4,500원이었던 것 같아요.



식사 후에 다시 부산대학교 등산길에 올랐습니다. 교내도 언덕이라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있었어요. 드디어 약속 장소인 사회관에 도착을 했는데... 문이 닫혀 있는 겁니다. 제 생각엔 분명히 바로 위 2층 강의실에서 와글와글 떠드는 사람들이 보드게임 모임 같았는데, 앞문도 옆문도 다 잠겨 있었습니다. 건물 뒤쪽으로 빙~ 돌아서 가니까 입구 하나가...

마치 호그와트 가는 길처럼


2층 강의실에 들어갈 때에 노크를 여러 번 했는데 안에서 게임 하시느라 못 들으시더군요. ㅠㅠ (노크를 세게 하니까 그때에서야 들어오라고...) 사람이 뭐 중요한가요. 게임이 중요하죠. 흥!

부산대 모임 분들이 Thematik 테마틱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 사실 테마틱을 처음 봐서 하는 방법도 몰랐습니다. 게임 규칙 모른다고 하니까 그냥 앉아 있으면 알 수 있다고...

이분 이름과 헷갈린...;;;

5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되는 단어 게임입니다. 각 라운드마다 주제와 한글 초성 5가지가 공개되는데 선택된 초성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면서 그 초성에 걸린 승리 점수 카드를 가져오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수"가 나왔을 때 부산대 학생들과 내가 말한 가수들의 나이 차이에서 살짝 좌절하고... (요새 가수들 떼로 나와서 이름 잘 모르겠어요. ㅠㅠ) 말 안 할래요...

두 번째는 서너 명씩 나눠서 각자 하고 싶은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한쪽에서는 Trajan 트라야누스와 Mice and Mystics 마이스 앤 미스틱스를 하셨고, 저희 쪽은 Alien Frontiers 에일리언 프론티어즈를 하기 전에 월풍 님이 가져오신 자작 게임을 테스트 했습니다. 제작 중인 게임이라 많은 얘기는 못 하겠지만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원래는 3번의 라운드 동안 해야 하는데 첫 라운드까지만 하고 끝냈습니다. (극단적으로 게임 균형을 시험하기 위해서) 제가 일부러 아이템 카드 안 쓰면서 했는데 테스트에 도움이 되셨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에일리언 프론티어즈는 전주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카드만 없어서 못했는데 현아 님이 카드 한글화 자료를 인쇄해 오셔서 기적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여수에서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집에 놓고 왔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ㅠㅠ) 이 게임 역시 더러운 주사위빨 게임이지만 외계 기술 카드들의 도움으로 주사위 운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무작정 주사위 개수만 늘리면 될 거라 생각하고 카드를 잘 안 가져오는데 나중에 되면 중요할 때에 무언가를 못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초반부터 카드를 긁어모았습니다. 게임은 제가 모든 식민지 건설하면서 끝냈는데, 알고 보니 미스 플레이가;;; (하하핫; 부산에 와서도 치트 키를...) 한 턴에 테라포밍 스테이션을 여러 번 이용할 수 가 없다고 합니다. ㅠㅠ

그 다음으로 현아 님이 또 한 번 주사위 게임을 선택하셨습니다. Roll Through the Ages: The Bronze Age 롤 쓰루 디 에이지스: 청동기 시대. 그런데 이날 따라 유난히 다른 플레이어들이 전염병이 많이 나와서 저는 식량 부족까지 합쳐서 30점에 가까운 감점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더러운 주사위빨 게임 같으니!

모임을 여신 케빈 님이 강의실을 오후 7시까지 빌리셔서 마지막 게임으로 7 Wonders 7 원더스를 선택하셨습니다.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Leaders 리더스 확장을 넣고 플레이했습니다. 저는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을, 오른편의 현아 님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을, 왼편에 계셨던 월풍 님이 로마를 B면으로 잡으시길래, GLORY TO ROME!! 로마 만세!!를 마음 속으로 세 번 외쳤습니다. 첫 시대의 리더로 저는 토미리스 (패배 토큰을 상대에게 돌려주는 리더)를 선택했고, 월풍 님은 무력 2개를 올려주는 시저!

드루와~ 드루와~ 시저 드루와~

1시대 때에 왼쪽에 계신 월풍 님을 말리게 하려고 5원 주는 술집을 내가 집고, 그 다음으로 들어온 술집은 제 원더 1층에 묻어버렸습니다. (^^;;;) 2시대 때에는 건너편 플레이어가 열심히 과학 건물 모으시길래 점토판 1개를 제공하는 과학 건물을 제 원더 2층에 묻었고요. 현아 님이 처음 하시는 것 같길래 자원 구입을 많이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현아 님이 람세스 능력으로 3시대 때에 지나가는 보라색 조합 카드들을 계속 끊는 겁니다. ㅠㅠ (님아, 자비 좀!!) 다행히 저는 제 원더 3층의 능력으로 현아 님의 장인 조합을 8점짜리로 복사해 와서 현아 님과 제가 65:65로 최고점이 됐습니다만, 현아 님이 돈을 더 많이 가지고 계셔서 제가 2등... 아르테미스 신전은 돈이 풍부해서 동점일 때에 유리하죠. (도장깨기 실패... ㅠㅠ)


8시가 가까워져서 모임을 마치고 건물밖으로 나왔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다들 아쉬운지 발을 쉽게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이 가까워졌지만 젊음을 불태우는 부산대 학생들의 패기...는 아니고...) 지난 모임까지 아랫층에 있던 작은 공간에서 모였는데 케빈 님 덕분에 큰 강의실에서 보드게임을 했습니다...가 아니라 저희는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온통 영어로 된 문서를 읽는 스터디를 했죠. 에헴!!

작별인사를 나누고 케빈 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다락 앞까지 저를 데려다 주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여행용 캐리어에 게임을 가져오신 Silverfang 님과 짧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보드게임 시작하신지 얼마 안 되신 직장인이시라고. 저는 부산대 모임이라 학생들만 모이는 걸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

얘기가 끝날 무렵에 다락 앞에 도착했습니다.


부산편은 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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