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략과 "술"수, 나의 실수

새벽에 아스틸 님과 반지의 전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다락 2호점에 남아있던 사람들과 함께 어딘가로 향합니다. 새벽에 삼겹살을 먹자고. (일행 중에 부산대 여학생 두 명이 껴 있어서 스머프2 님이 선심을 쓰신 게 아닌가 싶은 의심이...)

부산대 앞의 매우 reasonable한 삼겹살 가격에 자발적으로 부산 홍보대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ㅠㅠ 부산 지역 소주와 함께 삼겹살을 먹고, 스머프2 님이 저랑 따로 맥주를 더 마시자고... (약국이 근처에 있나 봐요. 어디서 약을 파는 소리가...)

다락 2호점에서 아침 7시 즈음까지 남은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고 그분들은 취침. 저는 그냥 멍하니 있음. 인터넷으로 창원 가는 버스 시간을 열심히 검색했습니다.

아침 10시 반 즈음에 부산대 지하철 역에서 버스터미널이 있는 노포 역으로 향했습니다.


매표소에서 버스표를 사려고 하는데 버스가... 제가 가려는 시간에 없는 겁니다. 터미널 직원에게 다시 물어봤는데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10분 전에 버스 한 대가 이미 출발했고, 다음 버스는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머리 속엔 온갖 생각들이 펼쳐지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됐습니다. 창원 모임의 프리노트 님께 전화 드렸더니 그날은 불참이시라고 하셨고, 스머프2 님께 전화드렸더니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로 뭐라고 말씀하시는데 못 알아듣겠고... 그날 올라온 자유게시판 뻘글의 정체 (링크)

'몸도 피곤하고 덥고 귀찮고 다음날 갈까...?'부터 '그래도 약속했는데 잠깐 있다가 오더라도 가야지...'까지. 버스터미널 안 벤치에서 꽤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결국엔... 다녀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외버스에서 한 시간 정도 잠을 자다가 창원 비슷한 곳에서 내렸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지만 창원 시청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서 창원 시청 비슷한 곳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모임 장소인 놀이터 비슷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보드게임이 약간 마련되어 있는 일반 카페인데요. 음료만 마시면 카페 안에서 게임도 가능했습니다.

창원 모임 분들은 중앙에 자리 잡고 계셨습니다. 당당한 보드게이머들! Coal Baron 콜 바론 설명 중이셨는데, 두 분이 War of the Ring 반지의 전쟁을 배우시겠다고 하셔서 벽 뒤에 있는 평상에 앉았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은 보드게임을 많이 안 해보셨는지 규칙의 양에 멍해지시고,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으셔서 좀 헤매시더군요. 확실히 보드게임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힘든 게임임은 분명합니다. 저도 인정해요.


설명 주~욱 해 드리고 나서 몸이 피곤해서 옆에서 꾸벅꾸벅 졸았는데 저의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고양이! 이 녀석이 어슬렁어슬렁 주위를 걸어다니더니 평상 위에 폴짝 뛰어 오르더니 제 짐가방에 머리를 박고 가만히 쭈구려 있는 겁니다. 심심해서 데리고 있으려고 이 놈을 잡았더니 바둥바둥 대변서 스스륵 빠져나가더군요. 나중에는 천출력 게임판 위를 사뿐사뿐 건너가서 피규어들이 쓰러지는 사태가... 이 눔아!!



6시 30분 즈음에 반지의 전쟁이 끝나고 그냥 가기 좀 그래서 Lewis & Clark 루이스와 클락을 가볍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 게임을 처음에 하면 감을 잡기 어렵고 덱이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해서 대략적인 게임 규칙만 알려드리기 위해 축약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부산과 창원을 오가는 버스가 일찍 끊겨서 부산으로 가는 오후 8시 30분 버스를 타기 위해서 놀이터에서 나왔습니다.


창원에 몇 시간 못 있었고, 제 몸 상태도 안 좋아서 창원 모임 분들께 많이 죄송했습니다. 창원을 떠나면서 마음이 무거웠네요.


다음 뜻밖의 방문은 다시 부산광역시편입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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