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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05 Acquire 어콰이어 (1964)

주갤러도 잘 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안녕하세요? 2개월 쉬고 돌아왔습니다. 2011년에 시작한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가 벌써 6번째 시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1년 동안 새로운 게임들뿐만 아니라 예전 명작 게임들을 소개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51번째부터는 (故) Sid Sackson 시드 잭슨 씨의 주요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대표적인 주식 게임인 Acquire 어콰이어입니다.


디자이너인 시드 잭슨 씨에 대해

1920년 2월 4일에 출생하여 2002년 11월 6일에 타계한 잭슨 씨는 미국의 게임 디지이너이자 수집가, 작가였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날 때 즈음에 그가 소유하였던 게임의 개수가 18,000개가 넘었다고 하니 진정한 게임 수집가였던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이걸 목표로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그는 인터뷰에서 좋은 게임이란 배우기 쉽고 무한한 전략을 가지며 선택의 기회를 주고 플레이어들 사이에 상호작용이 있고,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그의 게임도 그러한 특징들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조금 더 오래 살았더라면 전세계인들은 그가 디자인했을 더 많은 게임들로 잭슨 씨와 소통할 수 있었을 텐데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rt Gorski


어콰이어의 진행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어콰이어는 옛날 게임답게 게임의 진행은 매우 간결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다음 세 가지 단계를 차례대로 수행합니다:
  1. 타일 1개를 게임 보드에 놓습니다
  2. 주식을 최대 3장까지 구입합니다
  3. 무작위 타일 1개를 뽑습니다

타일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예전판들에서는 108개, 가장 최근에 나온 2016년판에서는 100개의 타일만 사용합니다. 각 타일에는 (숫자와 알파벳으로 조합된) 고유의 번호가 적혀 있고, 게임 보드에도 모든 타일에 해당하는 칸이 있습니다. 각자 타일 6개를 무작위로 뽑아서 게임을 시작하고, 자신의 턴에 가지고 있는 타일 1개를 그에 해당하는 칸에 꽂아야 합니다. 그게 위에서 말한 첫 번째 단계입니다.

플레이어가 방금 꽂은 타일이 (이미 다른 기업의 일부가 아닌) 다른 타일과 가로나 세로로 연결되면 그 플레이어는 그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킬 수 있습니다. 상장시킨 플레이어는 즉시 그 기업의 주식 1주를 보너스로 받는데요. 이 보너스 주식 한 주가 이 게임에서 정말로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anna Olsen


인수와 합병

기업 경영에서 Merger and Acquisition (약어로 M&A)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기업끼리 합치거나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매수할 때에 그러한데요. 'acquisition'은 이 게임의 제목인 'acquire'의 명사형입니다. 게임의 제목이 게임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네요.

M&A는 1단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이벤트입니다. 1단계에서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기업을 상장시키거나 기존의 기업을 확장시킵니다. 때때로 타일 운이 나쁘거나 혹은 일부러 상장도 확장도 일어나지 않도록 엉뚱한 곳에 타일을 놓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2개 이상의 기업이 합쳐지는 칸에 타일을 놓게 되는 상황이 옵니다. 그 타일이 합병 타일입니다. (합병 타일은 아직 어떠한 기업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합병이 발생하면 타일의 개수가 적은 기업이 많은 기업에 인수됩니다. 개수가 같을 때에는 합병 타일을 놓은 플레이어가 결정합니다. (기업의 타일이 일정 개수 이상이 되면 합병되지 않고 안전한데, 예전판에서는 11개, 신판에서는 10개입니다.)

인수당하는 기업의 주주들은 자신이 가진 그 기업의 주식을 공개하고 보너스를 받습니다. 이 게임에는 참조표가 들어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보너스를 받을 때나 주식을 구입할 때에 금액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왼쪽에서 인수당하는 기업의 이름을 찾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그 기업의 현재 타일 개수를 찾고 오른쪽으로 가면서 각 주주가 얼마의 보너스를 받는지를 찾으면 됩니다. 예전판에서는 최대주주와 차대주주까지만 보너스를 받았는데, 신판에서는 삼대주주까지 보너스를 받도록 바뀌었습니다. 주주가 단 한 명일 때에 최대주주와 차대주주 보너스를 합쳐서 받았던 것도, 신판으로 넘어오면서 차대주주와 삼대주주의 보너스만 합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odro CC


주식의 구입과 처분

어콰이어를 알려주면 초보자들이 가장 적응을 못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주식을 판매하지 못하는 제한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턴에 주식을 살 수만 있고 팔 수는 없습니다. 주식의 가격은 해당하는 기업의 규모가 결정합니다. 위의 참조표에서, 가운데 줄에 있는 것이 기업의 주가입니다. 기업의 상징물이 높을수록 시작 주가도 높습니다. 그리고 기업이 성장할수록 주가도 올라갑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상장된 기업들의 주식을 원하는 조합으로 총 3주까지만 구입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업이 인수당할 때에 모두가 그 기업의 주식을 처분할 수 있습니다. 주식 처분은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조합해서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습니다:
  1. 은행에 현재 주가로 판매합니다
  2. 인수당하는 기업 주식 2주를 인수하는 기업 주식 1주로 교환합니다
  3. 보유합니다

위 세 가지 방법은 전략에 따라 쓰임새가 다릅니다. 먼저 첫 번째는 플레이어의 현금이 거의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선택하거나 게임이 거의 끝나갈 때 선택합니다. 두 번째는 게임의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우량기업의 주식 수를 따라갈 때에 좋습니다. 때때로 단타로 치고 빠질 기업의 주식 순위에 들어가기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은 초중반에 상장폐지된 기업이 다시 상장될 것을 기대하면서 합니다. 이 방법은 남은 칸이 적은 후반으로 갈수록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게임의 종료 시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의 주식은 휴지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e Huff


게임의 종료

게임은 어느 플레이어가 타일을 놓은 후에 다음 두 가지 상황 중 하나라도 발생하면 그가 게임 종료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 타일 38개 (예전판은 41개) 이상의 기업이 있습니다
  • 모든 기업이 안전합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보너스를 줍니다. 이것은 기업이 인수당할 때와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또한 그러한 기업의 주식을 은행에 팔아서 현금화합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돈을 번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것이죠.


어콰이어에는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재미는 개인차가 있어서 "재미가 있다, 없다"를 얘기하고 싶지는 않고요. 어떤 점이 플레이어들에게 재미를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이 게임에서는 타일 운이 크게 작용합니다. 내가 놓고 싶은 칸의 타일이 나오지 않으면 답답하죠. 타일을 뽑을 때에도 무작위로 뽑기 때문에 이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플레이어가 타일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운을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하는데요. 그게 눈치와 기억력입니다.

플레이어들은 $6,000를 가진 채로 게임을 시작하고 주주 보너스를 받거나 주식을 현금화할 때까지 어떠한 수입도 얻지 못합니다. 계속 돈을 쓰기만 하는 거죠. 어느 기업이 인수당하고 주주들이 돈잔치를 벌이면 게임이 중반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때에 주주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차에 오르느냐 못 오르느냐에 따라 중반 이후에 승패에 영향을 줍니다. 초반엔 반드시 인수당할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업의 차대주주 (신판에서는 삼대주주) 안에 들어야 합니다. 자신의 손으로 기업의 인수를 결정할 수 있다면 무척이나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눈치로 곧 인수당할 기업을 읽어내거나 같은 배를 탄 (같은 기업의 주식을 가진) 다른 플레이어들을 설득해서 내가 원하는 인수를 유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중반부터는 인수당해서 없어진 기업을 다시 상장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합니다. 단타로, 다시 상장해서 빠르게 인수시키고 보너스만 먹고 바로 빠지는 얍삽한 전략이 있으니 보너스가 나올 줄을 잘 잡아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상장된 기업의 주식을 조합해서 총 3주까지 구입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상장시킨 창립자의 보너스 주식은 남들보다 1장 더 갖게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에게 자신의 기업을 상장시키는 것을 독려합니다. 주식시장에 여러 기업이 올라오면 플레이어들은 주식을 어떤게 조합해서 구입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하나에 올인하면 최대주주에 가까워져서 그 기업이 인수당할 때에 보너스가 커지지만 인수될 확률은 낮아지게 됩니다. 한 플레이어가 여러 기업을 상장시키면 그 플레이어는 인수당할 확률을 고려해서 그 기업들의 주식을 고르게 보유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반대로 그 기업들 중 하나를 노려서 주식을 매수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건 정확한 기억력입니다. 내가 파고 들어서 주식의 수를 따라갈 수 있는지, 내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순위에 들어 있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억력이 필요한 게임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건조해질 수 있습니다. 말을 걸면 외웠던 것을 잊어버리니까요. 게임의 테마도 주식이기 때문에, 어콰이어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아이보다는 어른에게 더 잘 통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규칙이 간단하고 역전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가벼운 전략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적합한 게임입니다.

어콰이어는 지난 50여 년간 20개가 넘는 에디션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만큼 인기가 있었다는 얘깁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1999년에 발매된 Avalonhill (Hasbro)판입니다. 이판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구성물이 크고 고급스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당시에 약 7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 그걸 구입하려면 거의 20만 원 가까이 될 겁니다. 그때 이후로 재발매된 다른 에디션의 구성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1999년판의 중고가를 올리는 데에 한몫을 했습니다. 어쨌거나 가장 마지막에 나온 2016년판을 제외하고 나머지 에디션들은 규칙이 완전히 똑같으니 실제로 플레이를 할 어콰이어를 찾으신다면 아무 에디션이나 구입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seph Taibeh


3주 후에는 시드 잭슨 씨의 주요한 게임들 중
Can't Stop 캔트 스탑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Acquir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5/acquire

Avalon Hill Games, Inc.
http://www.avalonhill.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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