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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1 Scavengers 부식동물들 (2011)

종종 전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큰 퍼블리셔들의 게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퍼블리셔들의 게임들이 보입니다. 자금력이나 마케팅, 디자인 등에서 열세를 보여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 게임성은 꽤 괜찮은 게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게임들을 찾아내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소개를 하는 것도 본 리뷰의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지난 10월 이후, 국내에까지 밀려드는 에센 신작 게임이라는 거대한 파도 사이에서 발견한 아주 작은 진주 같은 이 게임의 이름은 Scavengers 부식동물들입니다. 부식동물(腐食動物)은 '생물의 사체 따위를 먹이로 하는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이 게임에는 다양한 부식동물들이 등장을 하기 때문에 그런 제목이 붙은 것입니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John Werner 존 베르너 씨인데, 그는 그렇게 잘 알려진 디자이너는 아닙니다. 그는 이 게임을 포함하여 딱 2개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첫 작품은 180분의 긴 시간을 요하는 Zombie State: Diplomacy of the Dead 좀비 스테이트: 죽은 자들의 외교라는 좀비 테마의 영향력 게임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그 게임을 해보지 못해서 자세한 정보는 모릅니다.

베르너 씨의 프로필을 읽어보니 워싱턴에서 나고 자랐는데, 그때부터 여행 취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러한 경험이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부식동물들이라는 게임을 만드는 데에 큰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 그러면 본격적으로 이 게임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게임의 구성물
부식동물들은 작은 보드가 있는 게임입니다. 맵 보드가 있고, 야영객 카드, 부식동물 카드, 음식 카드 등이 들어 있으며, 음식 토큰, 까마귀 토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작은 갈색 곰 피규어가 있습니다.



게임의 준비
테이블에 맵 보드를 놓고, 보드에 있는 곰의 굴에 곰 피규어를 놓습니다. 나머지 카드들은 따로 섞어서 덱을 만듭니다. 그리고 각 플레이어는 각 종류의 음식 카드 1장씩, 총 4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인원수에 따라서, 2/3/4인 게임에서 각각 무작위로 뽑은 음식토큰 3/4/5개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부식동물 카드 12/10/9장씩 받습니다.


게임의 진행
가장 최근에 텐트에서 잠을 잔 플레이어가 시작 플레이어가 됩니다.

게임은 여러 라운드 동안 진행이 되고, 각 라운드는 다음 순서의 단계들로 구성됩니다:
  1. 음식 찌꺼기 토큰 놓기
  2. 부식 동물 카드 내기
  3. 음식 찌꺼기 토큰 모으기
  4. 유지

1. 음식 찌꺼기 토큰 놓기
시작 플레이어는 음식 카드를 한 번에 1장씩 공개를 합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각 플레이어는 그 카드에 해당하는 음식 찌꺼기 토큰을 맵 보드에 있는 원형 칸에 놓습니다. (처음에는 이 단계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점점 중요해집니다.)

맵 보드


2. 부식 동물 카드 내기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각 플레이어는 맵 보드의 자신의 앞에 가까운 면에 부식 동물 카드 1장씩 내거나 패스를 해야 합니다.

보드의 면에는 색깔로 구분된 야영지 3곳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플레이어의 앞에 있는 면에도 이 야영지 3곳에 해당하는 칸 3개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칸들 중 1곳에 부식 동물 카드 1장을 놓음으로써 그 야영지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부식동물 카드들에는 야생동물들이 그려져 있고, 각각 힘을 나타내는 숫자와 그 동물의 능력도 있습니다.

부식 동물 카드, 다람쥐

플레이어가 한 번 패스를 하면 그 단계에 더 이상 참여를 할 수 없게 되고, 플레이어들 모두가 각각 패스를 했거나 손에 있는 부식동물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면 이 단계가 종료됩니다.


3. 음식 찌꺼지 토큰 모으기
이제 각 야영지마다 힘 (영향력)이 가장 센 플레이어 1명이 그곳에 있는 음식 찌꺼기 토큰 모두를 가져옵니다. 동점인 경우에는 아무도 그 토큰들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가져온 음식 찌꺼지 토큰들은 그 토큰들가 필요한 자신의 음식 카드에 올려놓습니다. 필요한 음식 찌꺼기들 모두가 놓인 음식 카드는 뒤집어서 완성되었음을 표시하고, 그 음식 찌꺼기 토큰들은 공급처에 반납합니다. 획득했지만 불필요한 음식 찌꺼기 토크들도 공급처에 반납합니다.

음식 카드, (캠프용 간식) 스모어


4. 유지
플레이어는 사용하지 않은, 손에 남은 부식동물 카드들 중 1장만 남기고 나머지를 버립니다. 그리고 게임의 시작 시처럼, 부식동물 카드를 보충받습니다.

야영객 카드와 부식동물 카드는 다시 섞어서 다음 라운드를 준비합니다. 2단계 도중에 곰이 이동했다면 다시 곰의 굴로 되돌려 놓습니다. 또한 2단계 도중에 까마귀가 사용되어서 맵 보드에 까마귀 토큰이 있다면 보드에서 제거해서 한쪽에 놓습니다. 그리고 시작 플레이어가 왼쪽으로 넘어갑니다.


게임의 종료
자신의 음식 카드를 모두 완성한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부식동물들의 능력과 이벤트
이 게임에서 부식동물의 힘과 능력이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생태계에서처럼 힘에 따라 강자와 약자로 나뉘게 되고, 또한 특정 동물과의 천적관계가 있기 때문에 게임의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코요테나 미국 너구리는 힘이 세지만 아무런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개는 가장 힘이 센 동물을 쫓아냅니다. 곰 카드를 사용하면 곰 피규어를 야영지나 곰의 굴로 이동시킬 수가 있고, 곰 피규어가 있는 야영지에는 더 이상 어떠한 부식동물 카드도 놓을 수 없지만 온몸에 가시털이 있는 호저는 곰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이벤트 카드에는 강한 동물을 더 세게 만드는 카드 또는 힘이 센 동물의 힘을 무력화하는 카드도 있고, 심지어 이러한 이벤트 효과를 없애는 카드도 있습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부식동물들은 야영지 주변의 생태계를 잘 표현한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부식동물 카드에 의한 힘 싸움이지만, 동물들 사이의 천적 관계 그리고 이벤트 효과에 의해서 게임의 흐름이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어느 카드를 사용할지 또한 어느 야영지에 집중을 할지 등을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동물과 음식이 등장하고 야영지가 배경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가. 게다가 게임의 규칙 또한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게임을 배우는 데에도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부식동물 카드의 종류가 10여 가지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동물들의 능력을 헷갈려 할 수 있겠지만, 카드에 그려진 그림으로 익히거나 아니면 요약표 등을 함께 사용하면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플레이어들의 음식 카드와 음식 찌꺼기 토큰이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직접적인 견제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게임의 후반에는 견제가 심해져서 플레이어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음식 찌꺼기 토큰을 얻는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줄어들어서 게임이 늘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미리 라운드의 수를 정해놓으면 이러한 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바람입니다만, 이 게임과 앞으로 나올 게임들의 이미지를 위해서 베르너 씨가 퍼블리셔 이름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참고 사이트:
Scavengers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90855/scavengers

Zombie State Games
http://www.zombiestate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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