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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15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2019)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ustin Bolle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3번째부터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인 배트맨과 빌런들의 싸움을 담은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입니다.


야만인 코난에서 배트맨으로

이 게임은 2016년에 출시되었던 Conan 코난의 개정판으로 보시면 됩니다. 코난은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인 Antoune Bauza 앙뚜앙 보자 씨, Bruno Cathala 브루노 카탈라 씨 등 총 7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했는데요. Frédéric Henry 프레데릭 앙리 씨가 유일하게 코난과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모두를 디자인했습니다.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게임에서, 한쪽은 배트맨을 비롯한 히어로 팀을 맡고 다른 한쪽은 배트맨의 대표 빌런들을 조종합니다. 이 게임에는 각 캐릭터가 역동적인 미니어처로 구현되어 있어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확 잡아끄는데요. 2018년 2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에 큰 성공했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wan Hascoët


에너지 큐브에 의한 진행

미니어처 게임이다 보니 플레이어가 알아야 할 기본 규칙과 시나리오 책자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기본 규칙서가 무려 60쪽에 달하는데 반해 게임의 진행 시간은 60-90분이 소모됩니다. 규칙서를 펼쳐서 읽어 보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는데요. 규칙서에는 차트, 그림이 포함된 플레이 예시가 대단히 많습니다. 차트는 게임의 구조와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게임은 라운드로 진행되는데요. 한 라운드는 유지, 주도 팀 턴, 승리 조건 확인, 비 주도 팀 턴, 승리 조건 확인 단계들로 구성됩니다. 턴은 주도권을 가진 진영이 먼저 가지고 다른 팀이 나중에 가지는데요. 주도권은 시나리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진영의 턴은 시작 유지, 입장 선언,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 종료 유지 순으로 진행됩니다. 선유지와 후유지로 나뉘는 이유가 캐릭터에게 주어진 에너지 큐브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 에너지 큐브가 이 게임에서의 핵심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각 캐릭터는 일정 개수의 에너지 큐브를 가집니다. 이것들 중 일부는 예약 칸에, 나머지는 피로 칸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 캐릭터가 어떤 행위를 할 때에는 예약 칸에 있는 에너지 큐브를 행동 칸에 보내서 사용할 수 있고요. 유지를 처리할 때에는 행동 칸에 있는 사용된 에너지 큐브를 피로 칸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피해를 받으면 에너지 큐브를 부상 칸으로 보내야 합니다.

캐릭터가 입장을 정할 때에 활성화와 휴식 중 하나를 정하게 됩니다. 활성화를 택하면 그 턴에 행동을 할 수 있지만 회복량이 적고, 반대로 휴식을 하면 회복량이 크지만 행동을 못합니다. 회복을 할 때에는 먼저 에너지 큐브를 피로 칸에서 예약 칸으로 보내고 부족하면 부상 칸에서 피로 칸으로 보냅니다. 즉, 에너지 큐브를 회복량보다 많이 사용하면 다음에 자원 부족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면 에너지 큐브가 예약 칸까지 오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러면 언젠가는 휴식을 선택해야 하는 때가 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방식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면서 매우 직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wan Hascoët


빌런, 강에서 퍼올려지다

빌런 측은 큰 플레이어 보드를 하나만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메인 빌런과 졸개들을 통합하여 관리하죠. 기본적인 행동인 이동, 공격, 다시 굴림 등은 히어로 쪽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에너지 큐브 칸은 예약과 피로 둘만 있어서 좀 더 간결합니다. 졸개들은 체력이 적어서 피해를 입으면 금새 죽고, 메인 빌런은 체력 칸이 별도로 존재하거든요.

빌런의 플레이어 보드에서 참신한 것은 river 강이라 불리는 타일 줄입니다. 캐릭터 타일이 8개까지 놓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가장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숫자가 하나씩 올라갑니다. 이 숫자는 해당 칸의 빌런을 활성화할 때에 지불해야 하는 에너지 큐브의 개수를 가리킵니다. 가장 왼쪽의 빌런을 활성화하려면 에너지 큐브를 1개만 내면 되지만 3번째 칸의 빌런을 활성화하려면 3개를 지불하는 식입니다. 활성화된 타일은 가장 오른쪽으로 퍼올려지며 나머지 타일들을 왼쪽으로 밀어냅니다. (모래가 강바닥으로 점점 가라앉는데, 그걸 퍼올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빌런을 순서대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후순위의 빌런을 큰 비용을 내고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imon Lavender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는 합리적이고 직관적인 규칙을 가진 경쟁 미니어처 게임입니다. 위에서 큰 틀만 설명하고 자잘한 규칙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동이나 공격, 조작 등의 행동은 여타 주사위 굴림 게임에서와 비슷해서 그랬습니다. 성공 확률이 다른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세고 적용하는 것이니까요. 여기에서도 합리적인 규칙이 있는데, 방어를 할 때에도 방어 칸에 에너지 큐브를 놓고 주사위를 굴리고, 다시 굴리고 싶다면 다시 굴림 칸에 에너지 큐브를 놓아야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상대 턴에 방어나 다시 굴림을 했을 경우 때문에 나의 턴 시작 시에도 유지를 처리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캐릭터의 모든 행위를 에너지 큐브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정말 세련된 규칙인 것 같습니다.

장점이 많지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맵인데요. 장거리 무기 때문에 시야를 계산해야 하고 맵 안에 높낮이가 있다 보니 그런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높낮이가 다른 곳을 이동할 때에는 별도의 규칙을 적용해서 중요한 부분이든요. (해외 사이트에서 3차원 맵을 만들어서 플레이하는 사진도 보이는데 말이죠.)

이 게임을 해 보고 나서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배트맨일까?’라고요. 코믹스에 여러 히어로, 빌런이 등장하는데 가장 현실적에 가깝게 싸우는 히어로가 배트맨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초능력 없이 맨손으로, 때때로 가젯을 사용해서 적들과 싸우죠. 초능력을 사용하는, 또는 우주급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싸움이라면 이것과는 다르게 구현해야 했을 겁니다. 코난에서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로 이어진 앙리 씨의 시스템은 Beyond the Monolith Core System으로 재구현된다고 합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워낙에 탄탄해서 다른 세계관을 입혀도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네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2514/batman-gotham-city-chronicles

Monolith
http://www.monolithedition.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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