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토요일은 두 번째 플레이 테스트 날이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몇몇 분들과 플레이테스트를 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로 향했습니다. 이 날에는 두 번째로 인쇄한 프로토타입을 준비해 갔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프로토타입 마크 2

게임판에 두 부분을 고쳤는데, 하나는 군사분계선을 점선으로 그려넣었다는 것이었고, 나머지는 Korean Peninsula에서 빠뜨린 'n'자를 집어넣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미국인 친구, 네이트가 제가 빠뜨린 글자를 찾아내 주었습니다.

이 날에는 테스트를 두 번 했는데, 첫 번째 것에서 커다란 수확이 있었습니다. 테스터 중 한 분이 어떤 규칙에 대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말씀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원래 군사분계선에 닿은 루트를 점유할 때 플레이어는 자신의 목적지 카드 1장만 보여주기로 했었는데, 가지고 있는 목적지 카드 중 반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두 번째 테스트에서 그 규칙을 적용해서 했더니 플레이어들 사이의 긴장감이 더 팽팽해져서 게임이 더 완성도 있었습니다. 이 규칙 변화 하나만으로도 이 날 지출했던 버스삯과 커피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테스트를 해주시고 또 좋은 아이디어를 주신 강남 보드게임 동호회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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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9일에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맵의 첫 번째 플레이테스트가 있었습니다. 그 날에는 총 3번의 테스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맵은 노르딕 맵을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테스터들이 노르딕 맵, 최소한 유럽 맵에 대한 경험을 필요로 했는데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티켓 투 라이드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테스터들에게 티켓 투 라이드 노르딕 규칙을 알려주었습니다.
노르딕은 최대 3명이 할 수 있는, 루트가 많지 않은 맵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종전과 달리, 열차 피스 45개가 아닌 40개만 가지고 게임을 진행합니다. 이 맵은 페리와 터널 루트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른 맵에서는 조커 역할을 하는 기관차 카드의 자유도가 높았지만 노르딕에서는 기관차를 페리와 터널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첫 번째 카드로 디스플레이에 있는 기관차 카드를 가져오더라도 두 번째 카드를 가져올 수 있도록 룰이 바뀌었습니다.
한반도는 위 규칙에 다음 규칙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한반도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군사분계선(Demarcation Line)입니다. 이것은 맵을 남쪽과 북쪽으로 나눌 뿐 아니라, 플레이어가 이 분계선에 닿아 있는 루트를 점유할 때마다 자신의 왼쪽 플레이어에게 목적지 카드 1장을 무작위로 보여줘야 하는 페널티를 줍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플레이어들은 일차 목적지 카드 2장 중 1장을 선택하는데, 이 일차 목적지 카드는 남쪽과 북쪽 도시를 연결해야 하고 이것을 무시하기에는 주어진 점수가 큰 편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반드시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도록 강요를 했습니다.

두 번째로, 플레이어들이 활용도가 낮아진 기관차 카드를 선택하도록 기관차에 대한 규칙 한지를 추가했습니다. 게임 중 한 번, 각 플레이어는 자신이 기관차 카드로만 페리나 터널 루트를 점유했을 때, 그 루트에 대한 점수를 2배로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에서는 플레이어들이 언제든지 자신의 점수를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게임판에 놓은 열차의수를 세면 그것을 해결할 수가 있는데, 이 두 번째 규칙 때문에 자신이 어느 루트에서 2배 점수를 획득했는지 잊어버릴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표시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해결책은 굉장히 쉬웠습니다. 2배 점수를 얻은 루트에 열차를 눕혀놓는 것으로요.
 
세 번째 규칙은 보너스 카드에 대한 것입니다. 티켓 투 라이드에서 보너스 카드는 총 2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긴게 연결된 루트와 가장 많이 완성한 목적지 카드 보너스입니다. 처음에는 전자의 보너스 카드가 등장했지만 점차 후자의 보너스 카드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저는 3번째 보너스 카드를 생각했습니다. 한반도 맵 두 번째 규칙과 연관이 있는 카드였는데, 눕혀 놓은 열차가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가 받는 10점짜리 고속열차 보너스 카드였습니다.

이 날 플레이테스트를 마치고 함께 했던 테스터들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로 바꿔야 할 것은 목적지 카드에 맵과 도시를 가리키는 점을 그려넣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인 테스터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도시와 그 위치는 미국인 테스터들에게는 훨씬 더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로, 맵에 군사분계선을 그려넣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인쇄하기 전에 맵에 군사분계선을 빠뜨렸는데, 결국엔 미국인들과 테스트를 할 때 군사분계선과 관련된 규칙을 완전히 빠뜨리고 진행을 해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받은 피드백은 고속열차 보너스 카드를 빼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배 점수 자체만으로도 얻는 점수가 꽤 크기 때문에 굳이 보너스 10점까지 줄 필요가 없었고, 상한선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 맵에서 가장 긴 7칸짜리 루트를 점유하면 그 보너스를 무조건 받는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토대로 조금 더 개선된 한반도 프로토타입 2번째 버전을 제작하고 인쇄를 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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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디자인 컨테스트 참가를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은 맵을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픽 작업뿐만이 아니라 도시와 루트를 선택하는 일이 무척이나 고될 것이라고 예상을 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작업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목적지 카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손이 많이 가거나 시간을 많이 요구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힘이 들었습니다. 일단, 임의의 서로 다른 도시 두 곳씩 짝을 지어서 그 사이의 최단거리를 계산하는 것을 해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이 작업은 435(30 × 29 ÷ 2)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에게 귀찮은 작업이었습니다. 시각적인 변화가 바로바로 일어나지도 않아서 재미도 없었습니다.

저는 약간 꾀를 부렸습니다.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6부'에서 이야기 했던, 대도시를 다른 도시들과 구분했던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남한의 대도시 한 곳과 북한의 대도시 한 곳씩 짝을 지어서 따로 표시를 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급적이면 멀리 떨어진 16개의 짝을 선택했는데, 이것들이 지금의 Primary Destination Ticket이 되었습니다. 16개만 고른 이유는 스위스나 노르딕에서 목적지 카드가 46장이라서, 한반도에서는 목적지 카드를 두 가지로 구분을 해서 각각 16장과 30장으로 나눌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Secondary Destination Ticket은 각 도시에 연결된 루트의 수를 반영해서 만들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연결된 루트가 많은 도시일수록 목적지 카드에 더 많이 등장을 해야 합니다. 한반도 맵에는 섬 세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 가기 위해서는 기관차 카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므로 그곳들은 가급적이면 목적지 카드에 등장하지 않게 했습니다. Primary Destination Ticket에는 서울이 없습니다. 서울은 한반도에서 거의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그곳과 관련된 목적지 카드는 너무 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 대신에 서울은 Secondary Destination Ticket에 많이 등장하게 했습니다. 이로써 목적지 카드에 대한 디자인을 거의 다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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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파일로 정리한 내용은 무척 유용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더라도 그것들이 저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 한반도 프로토타입 마크 1.



위에 있는 프로토타입 이미지는 제가 맨 처음 인쇄한 버전인데,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7부'에서 본 이미지를 몇 번 고쳐서 다시 만든 것입니다. 중국 영토를 갈색으로 칠했더니 맵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칙칙해서 중국 국기의 색깔을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바꾸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에 닿는 면적이 아주 적기 때문에 회색으로 칠했고, 일본은 남은 색깔은 노란색으로 칠했습니다. 한반도를 어떤 색깔로 칠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으로 나누어서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칠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 두 가지 색깔이 섞인 보라색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야 중국과 바다와 쉽게 구분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맵에 그라데이션 효과를 주지 않았는데, 스위스 맵 이미지를 계속 보다가 갑자기 그라데이션을 주면 맵의 분위기가 조금 더 부드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티켓 투 라이드 맵에 있는 루트 칸을 구하기 위해서 보드게임긱에서 여러 이미지를 찾아봤고, 다른 나라의 게이머들이 올린 이미지 중 하나를 다운로드 하고, 포토샵으로 그 이미지에 있는 칸을 하나하나 떼어냈습니다. 고생은 많이 했지만 결과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반도 맵이기 때문에 주변 국가의 이름과 국기를 뺐었는데,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던 도중 아시아 국가가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거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한국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자신들 나라의 주변국이 아니면 모르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웃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 덜 알려져 있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 사이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이 세 나라를 맵에 그려넣었습니다. 원래는 반듯하게 그려넣었는데 맵 가운데를 향하도록 조금씩 돌리면 한반도가 좁아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하나 남은 모서리에는 티켓 투 라이드의 퍼블리셔인 데이즈 오브 원더 社의 로고를 집어넣었더니 전체적으로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맵의 전체적인 느낌이 태극기와 비슷해졌습니다. 의도된 것이었다면 저는 천재 예술가였을 겁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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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5부'에서 그래프 이미지를 보여드리면서 게임의 균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국 맵뿐만 아니라 다른 맵에서도 각 루트 색깔마다 칸수의 합은 같다라는 원칙은 지켜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페리와 터널 구간까지도 그 원칙이 지켜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맵에 따라서 그 합이 서로 완전히 같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것이 지켜지면 게임의 균형을 잡아준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저는 대표 스프레드시트인 엑셀을 열어서 하나씩 기록을 했습니다. 먼저 게임판에 찍힌 점, 두 점 사이의 루트를 한 줄로 나타냈습니다. 그리고 그 루트에 배정할 칸 수와 색깔도 함께 기록을 했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의 각 맵마다 단선/복선 구간이 있는데 이것도 따로 구분해서 기록을 했습니다.

이것이 정리가 잘 되면 각 루트 색깔마다의 합을 쉽게 구할 수 있고, 각 점(도시)에 연결된 루트의 수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파일 하나가 게임판과 목적지 카드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고, 더 나아가 게임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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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투 라이드 맵에 루트는 크게 3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일반 루트, 다른 하나는 페리, 나머지는 터널입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바다를 통과해야 하는 곳에는 페리가, 산맥이 있는 곳에는 터널이 있어야 합니다.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3부'에 있는 한반도 지도를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주요 산맥 자리에는 터널이 들어가야 하고, 해안가 지역은 페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산맥 지형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터널을 넣지는 않았습니다. 고개가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여 맵을 만들었습니다.

 
아마 제가 인쇄한 프로토타입을 이미 보신 분들이라면 이 이미지가 굉장히 촌스럽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실제로 제가 생각한 모든 루트를 맵에 올려놓으면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제가 이 이미지를 처음 완성했을 때 '음, 생각했던 것보다 멋진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이 상태로도 꽤 훌륭했지만 저는 이 이미지를 과감히 버렸습니다. 도시 이름이 한반도 주위를 막고 있어서 굉장히 답답해 보였고 예쁘지도 않았습니다. 또 열차를 놓을 루트 칸이 티켓 투 라이드 실제 맵에서의 색깔과 달라서 이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제 머리 속에는 조금 더 좋은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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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맵에 몇 개의 점을 찍어야 할지는 결정을 했습니다. 다음 문제는 '점을 정확히 어느 곳(도시)에 찍어야 하는가'였습니다. 저는 실제 철도 노선을 반영하면 더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철도 노선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Korail 웹사이트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남쪽의 철도 노선을 한 눈에 알 수 있었지만 문제는 북한의 노선이었습니다. 한국의 웹사이트 중 어떤 곳에서도 북한의 철도 노선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Google에서 해외 웹사이트 정보를 검색한 후에 북한의 철도 정보와 사진 등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한반도 맵 디자인 이야기 제4부'에 있던 한반도 지도가 그 자료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도시를 먼저 확실히 정하고 진행을 하면 문제가 발생을 합니다. 각 점 사이에 루트를 배분하면서 일부 점들은 위치를 약간씩 바꿔야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도시의 위치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사실 티켓 투 라이드: 유럽 맵에서도 그러한 문제는 발생했었습니다. 맵에서 스페인 도시 중 한 곳이 실제 위치와 많이 빗나간 곳에 찍혔기 때문에 일부 게이머들이 맵 디자이너에게 '지리학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어떤 맵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도시의 위치를 지키려면 루트를 포기해야 하고, 루트를 지키려면 도시의 위치를 포기해야 합니다. 저는 루트를 지키고 게임의 균형을 잡는 쪽에 더 무게를 두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지리학적 지식이 없다고 지적을 해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한 것입니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죠.



제가 맵에 점을 찍으면서 왜 대도시와 나머지 도시를 구분을 하려고 했는지 아직까지도 모르겠습니다. 티켓 투 라이드의 일부 확장 카드에서만 대도시를 따로 구분하기는 했지만 게임판에서 그것들을 구분한 적은 없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모든 대도시를 다른 도시들과 다르게표시를 해버렸는데 나중에는 이 행동의 결과가 매우 간결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내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수가 아니라 어쩌면 영감을 받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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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투 라이드에 대한 자료를 찾던 중 아주 신비로운 그래프를 발견했습니다. 이걸 만든 사람이 어떤 용도로 만들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맵을 만드는 저에게 생각의 전환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위에 있는 미국 맵과 아래에 있는 그래프는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복잡하게 보이는 미국 맵을 한 장의 그래프로 단순화 시킨 것입니다. 원은 도시를, 선은 두 도시 사이의 루트를 나타내고, 선 가운데에 있는 숫자는 그 루트의 칸수를 말합니다. 이 그림 한 장으로 인해서 저는 게임의 균형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게임이 되려면 각 색깔별로 숫자의 합은 같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 그래프는 동-서, 남-북으로 몇 개의 복선 축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내용은 한반도 맵을 만들 때에 훌륭한 참고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 도시의 루트 수도 최대한 골고루 분배하는 것을 생각했고, 이것이 제가 목적지 카드에 도시를 배분하는 것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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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이 많아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좁다는 것은 게임판에 있어서 치명적인 단점이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시도한 것은 한반도 지도를 잘라내는 것이었습니다. 동쪽으로 울릉도와 독도, 남쪽으로 제주도를 잘라내자 확실히 한반도 맵이 시원시원하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섬들이 빠지자 한반도 맵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시도는 한반도 맵을 시계 방향으로 약간 돌려놓는 것이었습니다. 한반도 주변의 여백을 쳐낼 수 있어서 가운데에 있는 한반도를 크게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한반도의 크기가 늘어나지 않았고 항상 보던 한반도가 옆으로 기울어져 보여서 이상했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다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40개의 후보 도시들 중 일부를 빼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법을 택한다는 것은 곧 4-5인용 게임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도시를 뺄 때 빼더라도 어떻게 빼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먼저 실제 게임판이 6부분으로 나뉜다는 것에 집중을 했습니다. 그래서 도시를 가급적이면 6의 배수(30개 또는 36개)로 선택을 하는데, 게임판의 각 부분에 6으로 나눈 몫만큼 골고루 배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고민 끝에 결국 30개 지점을 넣기로 결정했습니다. 북부 지방은 중국 영토 때문에 여백이 많아서 상단 부분 2곳에는 각각 도시를 4개씩 넣기로 했습니다. 중부 지방은 대도시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중앙 부분 2곳에는 도시를 6개씩, 남부 지방은 각 부분마다 5개씩 넣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위 그림에는 제주도와 독도가 빠져 있는데 나중에 다시 만든 이미지에는 원래대로 추가했습니다.

처음에 골랐던 40곳 중에서 서로 적당히 떨어져 있는 곳들을 추렸습니다. 그러면서 부산과 너무 가까운 울산을 탈락시키고, 광주와 가까운 목포를 뺐습니다. 중부 지방에는 큰도시가 많아서 경기도 지역 도시를 모두 빼고, 충청도 지역은 태안 하나만 선택하고 다 제거를 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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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머리 속에 있었던 분명한 컨셉트는 한국과 관련된 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남한만 있는 반쪽짜리 맵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남북한 모두 포함된 한반도 맵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한반도 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습니다.

 
일단 Google 검색을 통해서 적당한 한반도 맵을 다운로드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사회 책에서 봤을 법한 지도였습니다. 우리에게는 북한의 지명과 행정 구역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북쪽의 행정 구역을 독자적으로 개편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고, 남쪽은 북측의 새로운 행정 구역 체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 있는 그림은 '우리가 알고 있는 행정 구역'이지, 실제 북한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자 오히려 저는 남한 맵이 아닌 한반도 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그 다음은 맵에 어떤 곳들을 그려넣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남북한의 대도시들을 추려봤습니다.

남한 -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북한 - 평양직할시, 라선특별시, 남포특별시, 신의주특별행정구, 개성공업지구

그리고 각 시도의 이름 유래와 연관이 있는 도시들을 꼽아봤습니다.

강원도 - 강릉, 원주
경상도 - 경주, 상주
전라도 - 전주, 나주
충청도 - 충주, 청주
자강도 - 자성, 경계
평안도 - 평양, 안주
함경도 - 함흥, 경성
황해도 - 황주, 해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주도, 울릉도, 독도 및 기타 도시를 추가했습니다. 그랬더니 정확히 40개의 후보 도시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위에 있는 그림에 40곳을 점으로 찍어서 표시를 했더니 생각보다 빽빽해 보였습니다. 이때 40개 도시를 그대로 가져가려고 했던 것은 한반도 맵을 미국이나 유럽 맵처럼 5명까지 가능하도록 만들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도시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도시 사이의 루트가 더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실제 게임판 이미지를 구해서 그 위에 40개의 점이 찍힌 지도를 포개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지도 위에 있는 점과 점 사이의 공간이 너무 좁게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한반도가 다른 나라의 영토와 달리 네모 반듯하지 않고 주변국들과 바다 때문에 빈 공간이 많아서 한반도 이미지의 크기를 줄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제주도를 비롯한 섬들을 과감히 잘라낼 것인가 아니면 한반도 맵을 우측으로 돌릴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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