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이 지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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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IV의 197번째는 약 10년만에 다시 선을 보이는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의 새로운 판인, Puerto Rico: Limited Anniversary Edition 푸에르토 리코: 한정 기념판입니다.


호화로운 10주년 기념판

푸에르토 리코라는 게임은 그 자체만으로 보드게임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을 가졌습니다. 당시에 꽤 어려운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끌며 보드게임긱에서 순위가 급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랭크 1위였던 Tigris & Euphrates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를 2위로 끌어내리고 왕좌에 앉았습니다. 무려, Agricola 아그리콜라가 등장하기 전까지인 5년 이상을 말이죠. 그걸 꺾은 아그리콜라도 대단한 게임이지만 어쨌거나 하나의 게임이 5년 이상 정상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로도 그 게임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푸에리토 리코에도 중대한 문제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2002년에 나왔던 이 게임은 건물 타일에 텍스트와 숫자만 덩그러니 있고, 서로 구별할 그림이 없어서 미적인 부분에서 현저하게 떨어졌던 것입니다. 이러한 게이머들의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 2011년에 푸에르토 리코 10주년 기념판이 발매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기존에 별도로 발매되었던 푸에르토 리코 확장 2종 (Puerto Rico: Expansion I – New Buildings 푸에르토 리코: 확장 1 - 새로운 건물들, Puerto Rico: Expansion II – The Nobles 푸에르토 리코: 확장 2 - 귀족들)을 모두 포함했습니다. 그리고 게이머들이 바라던 대로 건물 타일에 예쁜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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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체적으로 구성물들이 더 아름답게 바뀌었습니다. 이주민과 귀족은 육각 기둥 형태로 커지고, 상품은 궤짝 모양으로 바뀌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종이 주화가 아니라 금속 주화가 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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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한정판은 말 그대로 한정판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물량이 좀 있는가 싶더니 곧 하나둘씩 품절되고 구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약 10만 원이었던 가격은 4-5배로 뛰어 버려서 한정판은 지나면 못 구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논란이 된 알레아 빅 박스 16번

한정판이 지나간 후에 알레아 게이머들은 Bora Bora 보라 보라 이후에 또 다시 Stefan Feld 슈테판 펠트 씨의 작품이 나올지를 두고 온갖 예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에 의해 다음 빅 박스 작품은 푸에르토 리코라는 카탈로그를 공개하며 한바탕 논란이 일었습니다. 빅 박스 7번이었던 푸에르토 리코가 16번으로 다시 나오면 알레아 게임을 모으던 수집가들은 눈에 거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암묵적인 규칙은 이 컬렉션에는 각 게임이 한 번씩만 나오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누구도 이 규칙을 만든 적은 없습니다. 컬렉터들이 자기네들끼리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일 뿐이죠.) 심지어 그동안 하던 수집을 그만두겠다고 엄포를 놓는 사람들도 몇몇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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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이런 논란과는 상관없이, 기념판이 아닌 새로운 푸에르토 리코는 출시되었습니다. 단, 영어판을 제외한 나머지 언어판으로만요. 이 게임의 원래 판권을 가진 Ravensburger 라벤스부르거가 영어판의 판권을 가진 Rio Grande Games 리오 그란데 게임즈와 협상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작년 2014년 12월에 리오 그란데 관계자가 쓴 글에 의하면, 라벤스부르거로부터 새로운 영어판 출시를 거절당했고 기존 판에 붙일 스티커 제안 역시도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리오 그란데가 아닌 다른 퍼블리셔와 새로운 영어판 계약이 있을 가능성도 보이는군요.

한국어판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별 다른 소식이 없는 걸 보면 한국어 판권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루 빨리 한국어판도 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행히도, 2016년 2월에 한글판이 발매되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ke Malyutenko




참고 사이트:
Puerto Rico: Limited Anniversary Edition @ boardgamegeek.com
http://www.boardgamegeek.com/boardgame/108687/puerto-rico-limited-anniversary-edition

alea
http://www.aleaspiele.de

Ravensburger
http://www.ravensburger.com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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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남이 이득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aperZombi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IV의 178번째는 Ra 라Chinatown 차이나타운, Taj Mahal 타지 마할, The Princes of Florence 피렌체의 제후들, Adel Verpflichtet 노블레스 오블리주, The Traders of Genoa 제노바의 상인들에 이어서 alea Big Box 게임들 중 초기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alea 알레아 게임의 정점을 찍은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입니다.


옛날엔 말이야...

요즈음 분들은 어르신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싫어하겠죠? 지금 제가 하려는 얘기는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옛날 이야기 (?)입니다. 최근 들어서 유로 게임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다양한 시스템의 게임들이 꽤 많았습니다. The Settlers of Catan 카탄의 개척자들을 갓 뗀 사람들은 더 전략적이고 치열한 게임들은 찾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유경험자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전략 게임이 바로 이 게임입니다. 2002년에 선을 보인 이 게임은 5년을 넘는 긴 시간 동안 보드게임긱의 랭킹에서 1위를 지킵니다. 추억팔이처럼 들리겠지만, "푸에르토 리코를 꺾을 게임이 나올까...?"라는 질문 반 의심 반을 말하곤 했죠. 전세계의 게이머들이 '푸에르토 리코 vs. Agricola 아그리콜라'를 놓고 설전을 하는 사이에 황혼의 투쟁이 1위를 차지해 버렸고,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혜성처럼 등장한 Terra Mystica 테라 미스티카Caverna: The Cave Farmers 카베르나: 동굴 농부들이 2위와 3위를 빼앗고, 4위인 쓰루 디 에이지스에 밀려 겨우 겨우 (?) 5위에 있지만, 이 게임은 2002년에 나왔다는 걸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보드게임 카페가 큰 인기를 끌었던 시기였던 그 시절에 카탄의 개척자가 보드게임의 관문 노릇을 했다면, 푸에르토 리코는 "전략" 보드게임의 관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입 부분에서 썰 (?)을 이렇게나 길게 푸는 것은 이 게임의 보드게임 업계와 시장에 준 영향이 그만큼 어마어마 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투자냐 본국으로의 수출이냐

푸에르토 리코는 스페인의 영토였다가 1989년 미국-스페인 전쟁 때에 미국이 이곳을 침략한 후에 스페인으로부터 매입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미국의 영토로 편입되는 것에 과반수 찬성을 했지만 아직까지 주로 승격되진 않았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이 게임에서의 배경은 현재가 아니라 Christopher Columbus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스페인이 식민지를 넓혀가는 때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푸에르토 리코 사람이 아닌 푸에르토 리코에 거주 중인 스페인 총독입니다. 이곳에 건물들을 건설하거나, 이곳에서 생산되는 상품을 본국으로 보내서 가장 많은 승리 점수를 얻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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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과 빌드가 있다?

상품을 생산하거나 본국으로 보내기 위해서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것들은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역할 (단계)에 각각 대응되며, 그 역할들은 플레이어들이 선택한 순서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역할과 그에 따른 단계 행동을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척자 - 농장 타일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2. 건축가 - 건물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3. 시장 - 이주민 배에서 이주민을 가져와서 배치합니다.
  4. 장인 - 상품을 생산합니다.
  5. 상인 - 상품을 교역소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6. 선장 - 배에 상품을 선적해야 합니다.
  7. 광부 - 없음.

반드시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위의 순서대로 게임이 흘러갑니다만 플레이어가 전략적으로, 자신이 받게 될 특권이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손해를 위해 순서를 틀어버립니다. 역할은 이 게임에서 단계 개념입니다. 따라서 그 역할을 선택한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시계 방향 순서대로 해당하는 행동을 수행하며, 그것을 선택한 플레이어에게만 특권 (더 좋은 단계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줍니다. 일종의 보상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 Wiggins


하지만 건물 능력을 모르면 실패!

푸에르토 리코의 또 다른 진입장벽은 플레이어가 숙지해야 하는 다양한 건물의 능력입니다. 건물은 크게 생산 건물과 도시 건물로 나뉩니다. 생산 건물은 해당하는 상품의 농장 타일과 쌍을 이룰 때에 그 상품을 생산하게 끔 하는 능력이 있고, 도시 건물은 특정 단계에서 더 좋은 효과를 제공합니다. 도시 건물들은 상품 판매 시 더 많은 돈을 받게 하거나, 농장이나 건물에 배치할 이주민을 더 많이 확보하게 하여 그 능력이 활성화되는 단계에서 더 큰 이익을 얻게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 Wiggins
생산 건물들 (위)와 도시 건물들 (아래)


기본 전략

푸에르토 리코에서는 기본적으로 각 역할의 유불리를 알아야 합니다. 7가지 역할이 있는데, 이 중에서 Mayor 시장Craftsman 장인은 선택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역할은 상품 생산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내 손으로 그 역할을 선택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가져가는 이득이 상대적으로 더 커집니다. 시장을 선택하면 농장과 건물에 이주민이 배치되어 다음 단계부터 농장과 건물이 효력을 가지게 됩니다. 즉, 내 손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의 농장과 건물을 활성화시켜주는 꼴이 된다는 것이죠. 장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인을 선택함으로써 플레이어들은 상품을 생산하는데, 다음 플레이어가 어떤 역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하지만 거의 대부분 나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역할을 선택할 것입니다.) 피해를 적게 보거나 많이 보게 됩니다. 다음 플레이어가 상인을 선택하면 턴 순서 때문에 내가 상품을 팔아서 돈을 벌기 어려워지고, 그가 선장을 선택하면 내가 선적을 가장 적게 할 상품부터 선적하게 되어 많은 상품을 버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농장에 따라 상품 생산의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크게 소품종 다량생산이거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옥수수나 인디고로 건물에 적게 투자를 해서 가치가 낮은 상품들을 많이 생산해서 선적하는 방식으로 선적 점수로 승부를 보는 전략입니다. 후자는 건물에 많은 투자를 해서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고 교역소 판매를 통해 돈을 벌고 다시 건물에 재투자하는 방식입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다른 플레이어들의 상품을 따라 생산해서 선적 점수를 조금씩 따라가는 것을 할 수도 있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생산할 수 없는 상품을 선적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선적을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세 번째로, 추가 점수를 대형 도시 건물을 선점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에는 대형 도시 건물이 5개 있습니다:
  • 생산 건물에 대한 추가 점수
  • 농장 타일에 대한 추가 점수
  • 이주민에 대한 추가 점수
  • 선적 점수 토큰에 대한 추가 점수
  • 도시 건물에 대한 추가 점수

자신의 빌드에 맞춰서 추가 점수를 얻기 쉬운 대형 도시 건물을 건설해야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다른 플레이어의 빌드에 맞는 건물을 건설함으로써 그 플레이어가 가져갈 추가 점수를 낮추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형 건물을 건설했을 때의 이득과 다른 플레이어가 원하는 건물을 건설했을 때에 그 플레이어가 입을 손해를 잘 계산해서 건물을 선택해야 합니다. 푸에르토 리코는 절대적인 이득보다 다른 플레이어와의 상대적인 이득을 계속 누적하면서 승기를 잡아야 합니다. (나는 5점을 얻고 상대가 4점을 얻는 것보다, 나 혼자 3점을 얻는 쪽이 더 낫다는 의미입니다.) 초보자의 경우, 라운드와 단계의 진행, 건물 능력까지는 잘 이해하고 따라오지만 이 상대 이득을 계산하지 못해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Luis Olcese


푸에르토 리코까지 이어진 알레아 게임의 인기와 명성은 마구 치솟았습니다. 그들의 황금기처럼요. 그러나 뒤를 이은 두 작품 (Mammoth Hunters 매머드 헌터즈Fifth Avenue 5번가)의 실패로 알레아의 명예가 퇴색되는듯 했으나, 새롭게 선을 보인 alea Medium Box 시리즈와 Stefan Feld 씨 작품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알레아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Puerto Rico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3076/puerto-rico

alea
http://www.aleaspiele.de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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