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전쟁 (2판)에 이어서 다섯 군대의 전투의 천출력 맵을 진행하겠습니다.

천출력 맵 크기는 반지의 전쟁 때처럼 실제 게임 보드와 크기가 같을 겁니다. 두꺼운 텐트천에 인쇄할 예정이고요. 인쇄하기 전에 실제 게임 보드를 고해상도로 스캔해야 하는데, 제 게임 보드를 스캔할 겁니다.

한 분당 한 카피만 주문하실 수 있는데, 특별한 사유가 있어서 여러 카피를 구입하실 분은 따로 말씀해 주세요. 그러나 지관통 문제 때문에 가급적이면 총 20카피만 인쇄할 생각입니다. 주문은 선착순 마감이고, 12월 2일 (화) 24:00까지 받겠습니다.

* 반지의 전쟁 (2판) 천출력 맵을 원하시는 분은 메일로 알려주세요. 요청이 10카피 이상이 되면 추가로 인쇄하겠습니다.


천출력 맵은 지관통에 넣어서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총금액에는 다음에 대한 비용이 포함될 것입니다
  • 게임 보드 스캔 비용 (1/N)
  • 게임 보드 텐트천 출력 비용 + 열재단 비용
  • 지관통 비용
  • 택배비
모든 공지와 전달사항은 이메일로 알려드릴 계획입니다.

게임 보드 천출력을 원하거나 문의가 있는 분은 다음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mountedcloud@tistory.com




순번 이름 또는 닉네임 수량 상태
1 mountedcloud 1
반지 1

발송 완료

2 아라핀 1 발송 완료
3 우*찬 (아이스버거) 1
반지 1
발송 완료
4 신*훈 (shiras) 1

발송 완료

5 김*관 1
반지 1

발송 완료

6 exile 1
반지 1

발송 완료

7 김*현 (하루) 1
반지 1

발송 완료

8 이*현 (거인의잠) 1

발송 완료

9 이*기 (테라) 1
반지 1
발송 완료

koon 반지 1 주문 확인

준우 반지 1 발송 완료
10 정*영 (초코벌레) 1
반지 1

발송 완료


조*기 반지 1

발송 완료


월풍 반지 1

발송 완료

11 이*원 (베네트나쉬) 1
반지 1

발송 완료


스톰트루퍼 반지 1

발송 완료

12 김*섭 1

발송 완료

13 안*수 1 발송 완료

황*각 (빼빼로) 반지 1 발송 완료

서*우 반지 1 주문
14 김*훈 1
반지 1

발송 완료

15 이*규 1
반지 1

발송 완료

대기 강*호 반지 1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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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War of the Ring: Second Edition 반지의 전쟁: 2판 배우기 프로젝트, 뜻밖의 방문 11번째입니다.

몇몇 분들의 응답으로 이태원쪽에서 모이지 않을까 예상되었는데, 어쩌다 보니 강남으로 가게 됐네요. 처음에는 두세 분이었다가 나중에는 6분까지 늘었습니다. (신난다!)

이날이 평일이다 보니 어찌어찌 이른 시각부터 오실 수 있는 네 분 (황금혼 님, exile 님, Hellkite 님, Mariee 님)이 2시부터 먼저 배우시고, 회사 일을 마치고 오시는 두 분 (초코벌레 님, PANNI 님)이 7시부터 하시기로 했습니다. 일찍 오신 분 중에서 회사에 반차를 내고 오신 분이 계시다는... 커헉!


모임 장소는 강남역 부근에 있던 카페 오즈인데, 얼마 전에 신논현역에 좀 더 가깝게 이사를 갔더군요. 저는 미리 검색을 해보고 찾아갔는데, 이것을 모르고 계셨던 분은 예전 위치로 가셨다가 오셨나 봅니다.


오후 2시를 아주 살짝 넘긴 시각에 도착했더니 Mariee 님 혼자 와 계셨습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주위를 보니, 아니 이럴 수가! 테이블이 너무 작잖아!! ㅠㅠ 카페에 폐를 최소한으로 끼치고자 한쪽 구석으로 들어가서 반지의 전쟁 천출력 맵을 펴서 2개를 붙인 테이블에 놓아보니, 아... 크기가 진짜 아슬아슬한 겁니다. 피규어 박스도 놓아야 하고, 카드도 놓아야 해서 테이블 한 개를 더 붙여서 게임 보드 좌우 공간을 좀 확보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exile 님이 오셔서 또 인사를 나누고 두 분께 일을 시켰습니다. 천출력 맵 위에 피규어 놓기. 천출력 맵에 피규어 셋업 숫자를 넣어서 불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많이 단축되었는지 모릅니다. (뭔가 약파는 느낌이 드시죠? ㅎㅎ) 피규어가 국가별로 구분이 되어 있어서 어느 국가인지만 알려드리면 알아서 피규어 셋업을 할 수 있다니까요.

피규어를 다 놓고 조금 기다리니까 Hellkite 님이 오셨고, "아~주 조~~금 더" 기다리니까 황금혼 님도 오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후 2시에 반지의 전쟁을 배우실 분들이 다 모이게 된 거였습니다. 드디어, 한 시간짜리 잠이 솔솔 오는 옛날 이야기 같은 규칙 설명을 들을 차례였던 겁니다. 네 분 모두 반지의 전쟁을 실제로 해본 적은 없으셨고, 룰북을 읽어오신 분이 계시긴 했습니다만 '한글로 써 있는 룰북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를 공감하며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양면 인쇄해서 코팅까지 한 참조표도 가지고 다니지만 규칙 자체를 모르면 참조표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한쪽에 치워놨습니다.

한 시간짜리 설명을 끝내자 네 분 모두 大변 (?)을 참고 계셨던 것처럼 힘든 표정으로 자리를 뜨시더니 물도 드시고 찬공기를 쐬시면서 멘탈을 회복하고 계신 것처럼 보였습니다. ㅠㅠ 5분 정도 쉬고 본격적인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설명과 게임 보조에 집중하느라 사진을 못 찍어서 제 기억이 정확한지 자신이 없습니다. 나중에 정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유민족은 exile 님과 Hellkite 님이, 그리고 암흑군단은 Mariee 님과 황금혼 님이 맡으셨습니다. 첫 턴에 자유민족이 칼 주사위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정치 카운터 전진 위주로 하셨고, 반대로 암흑군단은 눈 주사위가 거의 나오지 않아서 많은 행동을 하셨습니다. 추적 칸에 눈 주사위가 딸랑 하나만 있길래 조언해 드린답시고 칼 주사위로 원정대 진행하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세상에나 암흑군단이 주사위 1개 굴려서 바로 "6"이 나올 줄이야. 숨어서 모리아를 통과하려고 했던 자유민족의 꿈은 저로 인해 물거품이 되고... 뽀글뽀글...

첫 턴에 암흑군단이 사루만 옹을 소집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 턴에 소집해서 세 번째 턴부터 행동 주사위가 1개 더 늘어났습니다. 자유민족은 원정대 진행을 못해서 암흑군단 행동 주사위 1개를 추적 칸에 묶어놓지 못하고, 게다가 암흑군단이 눈 주사위를 거의 굴리지 않아서 행동 수가 월등하게 차이가 났습니다. 제가 자유민족에 조언을 또 해드린답시고 헬름즈 딮에 있는 병력과 미나스 티리스에 있는 병력들을 앞으로 빼서 벽을 만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자유민족이 제 말만 믿고 너무 빨리 행동 주사위를 다 사용하는 바람에 암흑군단이 1점짜리 도시인 펠라르기르와 2점짜리 거점인 미나스 티리스를 너무 쉽게 점령해 버렸습니다. ㅠㅠ

두 번의 민폐로 게임이 암흑군단 쪽으로 기운 그때에, 암흑군단도 커다란 실수를 하나 했는데, 곤도르를 남부를 점령하는 데에 남부인과 동부인 병력을 너무 전진시켜서 오스길리아스에 남아 있던 곤도르 잔여 병력이 움바르 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턴을 끝내버린 겁니다. 자유민족은 마지막 행동으로 그 군대를 한 칸 아래로 내렸고, 다음 턴의 첫 번째 행동으로 그 군대를 바로 움바르로 이동시킬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헐...

그래서 자유민족도 쉽게 2점을 따내며 게임의 양상이 묘하게 되었습니다. 자유민족은 2점만 더 따내고 버텨내면 게임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죠. 거점 한 곳만 잘 정해서 그곳을 점령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오스길리아스에 하나 흘리고 갔던 곤도르 정규병이 노스 이실리엔으로 갔는데, 마침 미나스 모르굴에 있던 병력들이 사우스 이실리엔을 통해 곤도르로 이동해 버려서 미나스 모르굴이 뻥! 뚫려 있었습니다. 암흑군단에서 그곳에서 병력을 하나 뽑아서 급하게 방어를 했는데, 자유민족은 아랑곳하지 않고 곤도르국 정규 부대 1개를 사우론국 정규 부대 1개가 있는 미나스 모르굴로 공격을 했습니다! 우와, 패기! 암흑군단은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 정규병을 거점 안으로 후퇴시켜서 순순히 포위당했습니다. 이대로 시간을 끌면 병력을 좀 더 빠르게 데려올 수 있는 암흑군단이 더 유리하게 되버립니다.

이때에 자유민족은 또 하나의 결단을 내렸습니다. 로리엔에 있던 엘프국 병력들을 돌려서 모리아를 치기로요. 엉금엉금 모리아로 기어가서 모리아에 있던 정규 부대 4개를 거점 안으로 후퇴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행동으로 포위 전투까지 걸어버렸던 것이죠. 공격군은 정예 부대 2개와 정규 부대 1개와 지도자 1개였고, 방어군은 정규 부대만 4개였습니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자유민족은 추가 명중 1회를 얻는 전투 카드를 사용해서 총 3개의 명중을 얻어냅니다. 대신에 반격으로 명중 2개를 주었고요. 포위 전투 연장을 위해 정예병이 1개는 남아야 하기 때문에 부대가 줄어들더라도 정예 부대 1개로 명중 2개를 처리해야 했습니다. 자유민족은 남은 정예 부대 1개를 희생해서 전투를 강제로 연장했는데...

주사위의 신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는지 모리아 거점 안에 남은 병력을 처리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공격할 수 있는 행동 주사위들을 다 사용한 상태에서 암흑군단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행동 주사위들이 더 있어서 자유민족 플레이어들은 패배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ㅠㅠ


어느 새 오후 6시가 다 되어서 카페 오즈 앞에 있는 김밥 Heaven에서 저녁을 먹고 카페 오즈로 돌아와서 몇몇 분들께 장안의 화제작 Innovation 이노베이션을 알려드렸습니다. 한 게임 끝나고 이노베이션 설명 때부터 기다리셨던 초코벌레 님과 나중에 오신 PANINI 님께 반지의 전쟁을 알려드렸습니다. 초코벌레 님은 이메일 상으로만 여러 번 얘기를 나눠봤는데 실제로 뵈니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기억나는 것들은 사루만이 첫 턴에 등장했는데, 두 번째 턴에 엔트들이 각성하다 사건 카드에 맞아서 바로 죽었다는 거... ^^;;

시간이 부족해서 끝까지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두 분께 좀 더 알려드리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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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랑장군 2014.10.24 1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미있어 보입니다.. 대구도 기대할게요.ㅎ

문화는 소비되지 않아야 한다

창원에서 부산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너무 피곤했는지 버스에서 눈이 퉁퉁 붓고 몸이 힘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기절한 것처럼 잠깐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부산이더군요.

다락 1호점에 가서 스머프2 님과 아스틸 님을 다시 뵙고 좀 쉬다가 다락 2호점으로 갔습니다. 스머프2 님이 새벽에 뭔가를 먹자고 말씀하셨는데 새벽에 그냥 잤습니다.


6월 7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다락 1호점에서 스머프2 님이 운영하시는 보드게임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다락 2호점에서 밀린 글을 쓰다가 다락 1호점으로 갔습니다. 스머프2 님께 전해 듣기로는 두 분 정도 더 오시기로 했는데 아직 오지 않으셨습니다. 스머프 2님, 갈비 군과 이런저런 얘기하다 보니 월풍 님과 다른 한 분 (이 분 닉네임 알고 계신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이 더 오셔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첫 게임은 Lewis & Clark 루이스와 클락. 미국 역사 테마의 덱-빌딩 경주 게임이죠. 초반에 월풍 님이 치고 나가시고, 갈비 군은 원주민 친구들을 "많이" 사귀느라 배가 느려져서 세인트 루이스에서 출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음식으로 달리는 카드 콤보를 만드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중반 즈음에 덱이 완성되어서 한 번에 15칸 가까이 치고 나갔습니다. 어쨌거나 월풍 님이 가장 먼저 로키 산맥을 넘고, 갈비 군을 제외한 두 사람도 차례차례 산을 넘었습니다. 마지막에 월풍 님이 계산 실수와 규칙 오해로 인해서 제가 간발의 차이로 포트 클랫섭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승리를 했습니다. 세 분이 그날 루이스와 클락을 처음 하신 건데 이해도 빠르시고 응용도 잘 하셔서 놀랐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어서 아스틸 님이 아시는 고추장불고기 집에 갔습니다. 다락 1호점에서 몇 분 걸어가면 잘 안 보이는 곳에 그 고기집이 있는데요. 가격도 싸고 맛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었네요. ㅎ


제가 다락에서 노는 동안에 본, 좀 익숙치 않은 모습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다락에 처음 도착한 수요일 밤에 한쪽에 고등학생들로 보이는 여섯 명이 The Scepter of Zavandor 자반도르의 홀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네 명이 Tichu 티츄를 하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짧지 않은 설명과 깊은 전략성이 필요해서 보드게임 카페에서 일반 손님들이 하지 않는 게임이죠. (규칙은 다른 사람들이 설명했지만) 스머프2 님이 이런 학생들을 저한테 보여주시면서 5년, 10년 후 미래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두 번째는 목요일 저녁에 부산 마작 동호회 여성 회원 2명이 남자 고등학생 여러 명과 The Resistance: Avalon 레지스탕스: 아발론을 할 때였습니다. 게임이 거의 끝나고 나서 한 남학생이 무의식적으로 카드를 구기려고 하자, 스머프2 님이 바로 혼내셨습니다.

세 번째는 같은 날 오후의 일이었습니다. 한쪽에서 남자 고등학생들이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를 하고 있었는데, 게임이 끝나자 스머프2 님이 게임 정리까지 시키셨습니다. 한 남학생이 "어떻게 정리해야 돼요?"라고 묻자, 스머프2 님은 "다음에 그 게임을 다시 한다고 생각하고 정리하세요."라고 대답하셨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저와 월풍 님은 "크~~ 정답이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일요일 오후에 성인 남자 3명이 왔을 때의 일입니다. 그들은 이용요금을 묻더니 시간당 1,000원이라는 말에 한 시간씩만 하고 갈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스머프 2님은 그렇게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며 덧붙이는 말씀이 "소비되고 싶지 않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위에서 예로 들어드린 마지막 세 가지는 철저히 손님의 입장에서 봤을 때에 불쾌할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스머프2 님은 부산에 있는 다른 보드게임 카페들과 경쟁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본인의 소신을 굽히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문화는 소비되지 않아야 한다"입니다.

여러분, "문화"란 무엇일까요? 사전적으로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라고 합니다. 요약하면 "사람들을 가르쳐서 얻어낼 수 있는 집단적 양식"이죠. 그러니까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고 자기들 편한 대로 놔두면 그것은 문화가 아닌 것입니다.

저는 문화라는 것을 언제 느끼냐면, 영화관에 갈 때입니다. 분명 영화 상영 직전 화면에는 극장 에티켓이라며 앞좌석을 발로 차지 말 것, 휴대전화 소리 꺼둘 것, 휴지는 휴지통에 버릴 것 이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정작 영화가 끝난 후에 많은 사람들은 팔걸이에 마시고 난 음료 통이나 좌석에 팝콘 통을 놓고 갑니다. 심지어 극장 직원들은 자기네들이 치울 것이라며 그냥 놔두라고 하거나, 상영관 출구 바로 밖에 "저희가 치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버릴 것들을 구분 말고 휴지통에 넣어달라고 하고 있죠. "문화를 가장 잘 안다는" 그 기업의 캐치프레이즈는 제 눈엔 모순으로 보입니다. 문화는 디지털이나 물리적 상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싫은 소리를 해서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때에 문화가 꽃피워집니다. 한국이라는 국가가 영화를 수출해서 해외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제작자들이 좋은 영화를 만들고 해외에서 인정을 받음으로써 영화 문화 강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기본 질서부터 잘 지켜야 문화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극장에서 휴지통에 아무렇게 버려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휴지를 잘 구분해서 휴지통에 버려달라고 해야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라고 생색낼 수 있는 것이죠.

보드게임으로 다시 넘어가 봅시다. 우리는 보드게임 "문화"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가 단순히 보드게임을 많이 구입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보드게임 문화가 더 발전하지도 저변이 확대되지도 않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욕구를 해결하는 것뿐이죠. 100명이 사는 마을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 마을에 있는 한 명이 100개의 게임을 가지고 있다면 이 마을엔 평균적으로 각 주민이 1개의 게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옆에 다른 마을에도 100명이 살고 있는데, 각자 1개의 게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 어떤 마을이 더 건전한 상태입니까? 한국의 보드게이머들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첫 번째 마을이 아니라 두 번째 마을의 형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보드게임을 백개 천개 가지고 있어봤자 주변에 같이 할 사람, 알아줄 사람이 없으면 우리의 보드게임 문화는 곧 사장될 겁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이 소비를 늘리면 늘릴수록 그 속도는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보드게임을 소유하는 "상품"으로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공유하는 "문화"로 접근해야 하는 것입니다. 가격이나 디자인을 미끼로, 또는 크라우딩 펀딩과 같은 여론의 힘으로 소비를 촉진할 게 아니라, 좋은 게임을 고르는 법이라든지 게임 설명을 잘하는 방법, 게임할 때의 태도 등을 가르쳐야 할 때라는 겁니다.


우리는 10여 년 전에 우리나라에 보드게임 카페가 전국적으로 퍼지는 것을 보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도 보았습니다. 일반인들은 보드게임이라는 취미가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규모로 보면 예전만 못하지만) 우리는 보드게임 카페의 흥망성쇠와 상관없이 여전히 보드게임이라는 취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당시에 보드게임 카페들이 보드게임을 서비스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보드게임이라는 문화를 전파하는 데에 더 신경을 썼다면, 즉 게임을 함께 준비하고 함께 치우는 것을 가르치고 단순한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들을 할 수 있게 유도를 했다면 우리나라에서 보드게임의 저변이 어떻게 달라졌을까?"라고요.

우리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길을 걷고 있고, 두 갈래 길이 앞에 놓여 있습니다. 하나는 끝없이 이어진 길이고, 나머지는 도중에 끊어지는 길입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문화로서 보드게임 취미를 생각한다면 우리가 걷는 길은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애들 낳아서 내 애들하고 보드게임 하는 것으로 충분해. 다른 사람들은 상관없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십시오. 자녀들 주위에 보드게임을 하는 친구들이 없다면 당신의 자녀 역시 보드게임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술을 마시면서 스머프2 님이 하신 말씀을 덧붙이며 이번 여행기를 마칩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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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tirips.egloos.com BlogIcon 메모선장 2014.07.08 12: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트 늘 잘 보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 '문화는 소비되지 않아야 한다'는 말 정말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저 자신은 어떤가 잠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Favicon of https://diguldigul.tistory.com BlogIcon 디굴디굴대마왕 2014.07.08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이네요. 저도 감명 받아서 댓글 남깁니다.

    이렇게 좋은 내용은 많은 분들이 와서 봤으면 좋겠네요.

계략과 "술"수, 나의 실수

새벽에 아스틸 님과 반지의 전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다락 2호점에 남아있던 사람들과 함께 어딘가로 향합니다. 새벽에 삼겹살을 먹자고. (일행 중에 부산대 여학생 두 명이 껴 있어서 스머프2 님이 선심을 쓰신 게 아닌가 싶은 의심이...)

부산대 앞의 매우 reasonable한 삼겹살 가격에 자발적으로 부산 홍보대사가 될 것 같은 느낌이... ㅠㅠ 부산 지역 소주와 함께 삼겹살을 먹고, 스머프2 님이 저랑 따로 맥주를 더 마시자고... (약국이 근처에 있나 봐요. 어디서 약을 파는 소리가...)

다락 2호점에서 아침 7시 즈음까지 남은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고 그분들은 취침. 저는 그냥 멍하니 있음. 인터넷으로 창원 가는 버스 시간을 열심히 검색했습니다.

아침 10시 반 즈음에 부산대 지하철 역에서 버스터미널이 있는 노포 역으로 향했습니다.


매표소에서 버스표를 사려고 하는데 버스가... 제가 가려는 시간에 없는 겁니다. 터미널 직원에게 다시 물어봤는데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10분 전에 버스 한 대가 이미 출발했고, 다음 버스는 1시간 반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머리 속엔 온갖 생각들이 펼쳐지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됐습니다. 창원 모임의 프리노트 님께 전화 드렸더니 그날은 불참이시라고 하셨고, 스머프2 님께 전화드렸더니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로 뭐라고 말씀하시는데 못 알아듣겠고... 그날 올라온 자유게시판 뻘글의 정체 (링크)

'몸도 피곤하고 덥고 귀찮고 다음날 갈까...?'부터 '그래도 약속했는데 잠깐 있다가 오더라도 가야지...'까지. 버스터미널 안 벤치에서 꽤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결국엔... 다녀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시외버스에서 한 시간 정도 잠을 자다가 창원 비슷한 곳에서 내렸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지만 창원 시청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서 창원 시청 비슷한 곳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모임 장소인 놀이터 비슷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보드게임이 약간 마련되어 있는 일반 카페인데요. 음료만 마시면 카페 안에서 게임도 가능했습니다.

창원 모임 분들은 중앙에 자리 잡고 계셨습니다. 당당한 보드게이머들! Coal Baron 콜 바론 설명 중이셨는데, 두 분이 War of the Ring 반지의 전쟁을 배우시겠다고 하셔서 벽 뒤에 있는 평상에 앉았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은 보드게임을 많이 안 해보셨는지 규칙의 양에 멍해지시고, 처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으셔서 좀 헤매시더군요. 확실히 보드게임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힘든 게임임은 분명합니다. 저도 인정해요.


설명 주~욱 해 드리고 나서 몸이 피곤해서 옆에서 꾸벅꾸벅 졸았는데 저의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고양이! 이 녀석이 어슬렁어슬렁 주위를 걸어다니더니 평상 위에 폴짝 뛰어 오르더니 제 짐가방에 머리를 박고 가만히 쭈구려 있는 겁니다. 심심해서 데리고 있으려고 이 놈을 잡았더니 바둥바둥 대변서 스스륵 빠져나가더군요. 나중에는 천출력 게임판 위를 사뿐사뿐 건너가서 피규어들이 쓰러지는 사태가... 이 눔아!!



6시 30분 즈음에 반지의 전쟁이 끝나고 그냥 가기 좀 그래서 Lewis & Clark 루이스와 클락을 가볍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 게임을 처음에 하면 감을 잡기 어렵고 덱이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해서 대략적인 게임 규칙만 알려드리기 위해 축약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부산과 창원을 오가는 버스가 일찍 끊겨서 부산으로 가는 오후 8시 30분 버스를 타기 위해서 놀이터에서 나왔습니다.


창원에 몇 시간 못 있었고, 제 몸 상태도 안 좋아서 창원 모임 분들께 많이 죄송했습니다. 창원을 떠나면서 마음이 무거웠네요.


다음 뜻밖의 방문은 다시 부산광역시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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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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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뭔가 다르다

새벽에 부산 마작 동호회 몇몇 분과 Alien Frontiers 에일리언 프론티어즈를 했습니다. 저는 역시나 외계 기술 카드를 열심히 모았죠.


낮에 부산 마작 동호회 5분께 War of the Ring 반지의 전쟁을 알려 드렸습니다. 저와 아스틸 님은 한쪽에 빠져서 나머지 네 분께 게임 알려드리는 역할만 했습니다. 그 중에 자유민족을 맡았던 호수사랑 님이 프로게이머라고 하시더군요. 본인이 직접 말씀하신 건 아니고 다른 분들이 알려 주셨어요. 그런데 제가 (아날로그 게임만 하다 보니) 프로게이머들을 잘 몰라서 못 알아봤습니다. 죄송해요. ^^; 그리고 암흑군단을 했던 두 사람이 고등학생이라고... (외모만 보면 아닌... 속에 있던 말이 툭... 어이쿠;;;)

자유민족이 탈탈 털리고 있었고 로한의 마지막 군대가 살아남아서 북쪽으로 올라갔는데 이게 나중에 큰 역할을 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지니 님 (고등학생)이 집에 가야 한다고 저한테 넘기고, 호수사랑 님 팀과 저랑 마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븐델을 지키고 있던 엘프 군대가 모리아 앞까지 내려오더니 결국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도망쳐 올라왔던 로한 군대가 돌 굴두르를 차지하고, 저의 위치-킹이 이끄는 사우론 군대가 돌 굴두르를 탈환하려고 갔으나 실패해서 자유민족이 군사적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지니 님이 집에 가면서 게임 결과 알려달라고 했는데 결과가 죄송스럽게 됐네요. ^^; 호수사랑 님 팀이 로한군을 공격적으로 운영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첫 번째 반지의 전쟁 도중에 월풍 님이 오셨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에 옆에서 계속 지켜보셨는데요. 보시는 것만으로도 게임의 상당 부분을 파악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두 번째 게임 전에 월풍 님과 둘이서 저녁을 먹었는데, 다락에서 매직 더 개더링 하시는 분이 식사를 할 만한 곳을 알려주셔서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값도 싸고 맛있었어요. 4,000원. 월풍 님이 앞에 계셔서 돼지국밥 사진을 못 찍었네요. ㅎ

월풍 님하고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내용은 월풍 님 부인의 취미였습니다. 월풍 님이 밤늦게까지 놀 수 있게 허락을 받으셨는데, 부인께서 근처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어디에 계시냐고 여쭤봤더니 당구장에 계신다고... ^^ 부인께서도 취미 생활 (?)을 하셔야 해서 월풍 님도 꽤 긴 시간을 확보하신 거죠. 제 주변 유부남들한테서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아내가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 남편의 취미 생활을 존중해 줍니다. 취미가 없으면 할 게 별로 없으니까 남편을 집에 붙잡아 놓으려는 경향이 있어서, 남편이 밖에 나갈 때에 시간을 빡빡하게 주거나 남편이 밖에 있는 동안에 전화를 계속 걸기도 하고 그러죠. 부부 사이에 취미가 반드시 같아야 할 필요는 없지만 서로 취미 하나씩은 가지고 있어야 부부가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해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반지의 전쟁이 계속 됐습니다. 월풍 님이 자유민족, 돼지국밥 집을 소개해 주신 분이 암흑군단을 맡아서 진행이 됐습니다. 저는 역시 옆에서 진행을 도와 드렸는데요. 월풍 님 플레이 중에서 제가 놀란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요. 게임 셋업을 하면 미나스 티리스 앞 오스길리아스에 곤도르 병력 2개, 헬름즈 딮 앞 포즈 오브 이센에 로한 병력 2개가 있습니다. 자유민족 입장에서 보면 이 자잘한 병력은 상대에게 내주고 그 보상으로 정치 카운터 활성화를 얻는 데에 쓰이면 그만이죠. 그러나 좀 할 줄 아는 사람들은 미나스 티리스에 있던 병력을 오스길리아스로 내보내고 헬름즈 딮에 있던 병력을 포즈 오브 이센으로 보내서 벽을 조금이나마 더 두껍게 만들어서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고 시간을 꽤 벌 수 있습니다. 월풍 님께 이거 안 가르쳐 드렸는데 첫 게임부터 이 플레이를 하시더라고요. ^^;;

미나스 티리스 병력을 앞으로 내보내면 사우론에게 부담스러운 벽이 됩니다.


곤도르에서 벽으로 시간을 벌면 스트라이더가 미나스 티리스까지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자유민족의 초반 주요 전략 중 하나인 행동 주사위 추가가 이러한 플레이와 잘 맞물립니다.


아쉽게도 다락 1호점이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게임이 도중에 중단됐습니다. 월풍 님과 2호점으로 자리를 옮겨서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2호점에서 월풍 님이 자유민족을, 제가 암흑군단을 맡아서 2인 게임으로 진행했습니다. 초반에 월풍 님이 북부 관련 사건 카드가 많이 나왔습니다. 간달프가 서쪽으로 가서 간달프 더 화이트가 되고, "경보다! 불이다! 적이다!" 사건 카드로 북부를 "전쟁 중"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북부 병력을 소집하고 북쪽의 마운트 군다바드로 향했습니다. 자유민족의 이러한 플레이는 짜내기식 초반 전략이라서 막히면 게임을 그대로 내줘야 합니다. 캐록에 있던 병력으로 마운트 군다바드로 이어지는 뒷길을 통해 이미 마운트 군다바드는 자유민족이 점령을 해서 승리 점수 2점을 따냈습니다. 남은 건 서쪽에 있던 병력으로 모리아나 돌 굴두르 중 하나를 점령할 수 있는가 뿐입니다. 저는 로한을 싹쓸이하고 남은 이센가르드의 와르그 군단을 북쪽으로 돌려서 모리아와 돌 굴두르 모두를 막아내려 총력을 다 했습니다. 위치-킹까지 동원해서 가까스로 두 거점을 막아내자 월풍 님이 패배 선언을 하셨습니다.




월풍 님이 귀가하시면서 제게 언제 가냐고 물어보셔서 제가 살짝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부산에 좀 더 있다가 갈까...?'라고요. 부산에 계신 분들과 몇 게임 더 해보고 싶어졌거든요.


저의 두 번째 게임은 아스틸 님과의 반지의 전쟁이었습니다. 아스틸 님은 다락 사장님이신 스머프2 님으로부터 칭찬을 많이 듣는 분이십니다. 아스틸 님은 반지의 전쟁을 몇 번 해보셨다고 하셨는데, 같이 게임을 해보니까 듣던 대로 게임 센스가 대단하시더라고요.

아스틸 님이 자유민족, 제가 암흑군단을 맡아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초반에 원정대를 조금씩 진행시키면서 동료를 분리하고 스트라이더를 미나스 티리스까지 안전하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곧 아라고른으로 바뀌었죠. 자유민족은 벽을 만들어서 아라고른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로한이 거의 다 점령되자 로한의 마지막 군대는 북쪽으로 피합니다. 사우론의 맹공에 아라고른은 군대를 데리고 미나스 티리스 안으로 후퇴합니다. 나중에 아라고른은 달아나기 위해 미나스 티리스 포위군을 돌진으로 뚫어내고 로한 땅으로 달아납니다. 그리고 아라고른은 "던해로우의 망자들" 사건 카드로 펠라르기르에 있던 군대를 물리칩니다.


2시간 넘게 치고받은 공방에도 불구하고 양팀의 점수는 0:0. 양팀의 사건 카드 덱도 거의 다 떨어져 갔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사용된 사건 카드들의 두께를 보세요.) 새벽 4시가 넘은 시각. 스머프2 님이 게임을 중단해 달라는 요청으로 아쉽게도 아스틸 님과의 승부가 나지 않은 채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한 판이었습니다! 와우! (플레이로그 적을 걸.)



아침에 창원으로 가려면 잠 좀 자야 하는데... ㅠㅠ


다음 뜻밖의 방문은 경상남도 창원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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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지니 2014.08.28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갈비가 아니라 지니에요 제가 본인입니다 'ㅅ'

비주류 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

비오는 밤에 부산대 앞에 위치한 다락에 들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누군가가 묻습니다.
"어떻게 오셨어요?"
"사장님 뵈러 왔는데요."

그러자 방 안에 누워 계시던 한 분이
"혹시 skeil 님?"
"네, 저 맞는데요."


나중에 다락 사장님과 술 마시면서 나온 얘기지만 그때에 저를 보며 '(사진과 다르다며) 설마 저 사람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셨다고 하시더군요. (이거 무슨 뜻이죠? ㅡ_ㅡ^) 저도 '저 분이 다락 사장님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으니 뭐... ^^;;;

다락은 좌식이라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합니다. (전주의 같이놀다가게도 그랬죠.) 사장님의 안내에 따라 안쪽 방에 들어가서 꽤 긴 시간 동안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가게 시작하시고 지금까지의 일과 부산 보드게임 동호회와 마작 동호회 등등요. TCG 얘기도 조금.


보드게이머적인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만, 다락 사장님이 얘기한 TCG와 마작은 보드게임에 비해 더 비주류 문화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일반인들은 보드게임이라는 취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 던져 봤습니다.

언젠가 인터넷 상에서 여자들이 평가하는 남자들의 취미라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통계를 냈는지 알 수 없어서 100% 신뢰는 불가능하지만 말입니다.) 그 안에 보드게임이라는 항목은 없었기 때문에 게임의 하위 항목이라고 분류를 한다면 마찬가지로 (이미지도 나쁘고 저급인) 3사분면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쩌면 3사분면에 위치하는 것보다 아예 보드게임이라는 항목조차 없었다는 게 더 슬픈 건지도... 평가를 받는 우리가 아니라 평가를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가지고 그런 평가를 내렸을까요?

인터넷에 떠도는 "여자들이 평가하는 남자들의 취미"


일반인들에게 "보드게임"이 무언지 설명할 때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바둑이나 장기, 체스 같은 거? 그러기엔 너무 클래시컬합니다. 부르마불 같은 거? 너무 운적이고 머리를 하나도 안 쓰는 것 같고. 카탄? 푸에르토 리코? 아그리콜라? 휴... 그런데 상대가 그게 어떤 건지 하나도 모를 수 있겠네요. "보드게임은 게임판에서 주사위 굴리면서 하는 놀이야!"라고 설명하기엔 주사위 안 쓰는 게임이 훨씬 더 많고요. 보드게이머로서의 바람이라면 일반인들에게 "보드게임은 이거야!"라며 한 방에 설명 가능한 개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보드게임의 영역은 점점 커져가고 있어서 뚜렸했던 정의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고 일반인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설명할 수 있어야 대중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이번엔 TCG나 마작 차례입니다. 저도 일 년 정도 Magic: The Gathering 매직: 더 개더링을 해봤습니다. 일반인들에게 TCG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카드 부스터를 여러 개 구입해서 자기 덱을 만들고 블라블라... 결국엔 스스로 답답해하며 이렇게 설명하게 되죠. "유희왕 같은 거야." 그러면 상대가 낮춰보듯 큰 웃음을 빵 터뜨리죠. 마작은 과거 홍콩 느와르 장르의 영화 때문인지 도박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루미큐브를 마작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죠.) 어두운 곳에서 담배 빵빵 피워대면서 큰 돈이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요. 이러한 이미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대중매체는 우리가 모르는 것을 우리 대신 판단해줄 때가 많습니다. 외국에서 들어온 문물, 소수 사람들만이 가진 문화 등을요.


우리가 잘 모로는 TCG와 마작은 점점 조직화되어서 스포츠에 가까워졌습니다. 크고 작은 대회가 열리고 그런 대회에서 스포츠맨십에 따라 선수들이 최선을 다 하고 있죠. (게다가 올해 상반기에 매직: 더 개더링 한국인 최초 세계대회 우승자가 2명이나 나왔습니다.) 물론 대중매체는 세상에 그러한 것들까지 알려주기에 너무나 바쁩니다. 아니면 관심이 없든지요. 일반인들은 TV를 보고 인터넷 기사 몇 줄 보는 것만으로 그러한 비주류 문화를 이해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런 대중매체를 통해 세상을 모두 들여다 보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좀 귀찮고 좀 부끄럽고 좀 어렵더라도 (위에서 얘기한 비주류에 속하는) 자기의 취미를 주변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 즐기는 취미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취미로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구매로 욕구를 풀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게임을 하면서 세상과 소통을 하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주류 문화가 바라보는 비주류 문화, 그리고 비주류 문화가 보는 비주류 문화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고 제대로 평가받는 날이 더 빨리 올 테니까요. 한두 사람이 다니던 곳을 더 많은 사람이 다니면 그곳은 언젠가 길이 될 겁니다.


부산편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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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스터디 중입니다.

전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택시기사 분의 말씀에 따르면 버스를 타면 3, 4시간 정도 걸리는데 기차를 타면 도중에 갈아타야 하고 시간도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버스에서 잠을 들어서 아무런 기억도 없습니다. 일어나보니 승객들이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밖에요.

현재 위치를 확인해 보니 부산대학교와 가까운 편이었습니다. 버스터미널과 바로 이어진 노포 역으로 갔습니다. 부산 지하철은 수도권 지하철이 예전에 사용하던 마그네틱 승차권을 아직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지역 비하성 발언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 수도권 쪽은 승차권 종이 절약한다고 플라스틱 카드로 바꿨죠. 오랜만에 보니까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습니다. 검색에서 장전역에서 내리라고 나와서 그렇게 했는데... 부산대학교까지 꽤 멀더라고요. 후덥지근한 날씨에 땀을 뻘뻘 흘려가며 등산 (?)을 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중국집에 들러서 간자장 한 그릇 먹고 갔습니다. 그런데 오이에 완두콩, 계란까지! 우왕! 보통 중국집 메뉴판 그림과 달리 오이와 완두콩을 안 주잖아요. 가격은 4,500원이었던 것 같아요.



식사 후에 다시 부산대학교 등산길에 올랐습니다. 교내도 언덕이라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있었어요. 드디어 약속 장소인 사회관에 도착을 했는데... 문이 닫혀 있는 겁니다. 제 생각엔 분명히 바로 위 2층 강의실에서 와글와글 떠드는 사람들이 보드게임 모임 같았는데, 앞문도 옆문도 다 잠겨 있었습니다. 건물 뒤쪽으로 빙~ 돌아서 가니까 입구 하나가...

마치 호그와트 가는 길처럼


2층 강의실에 들어갈 때에 노크를 여러 번 했는데 안에서 게임 하시느라 못 들으시더군요. ㅠㅠ (노크를 세게 하니까 그때에서야 들어오라고...) 사람이 뭐 중요한가요. 게임이 중요하죠. 흥!

부산대 모임 분들이 Thematik 테마틱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 사실 테마틱을 처음 봐서 하는 방법도 몰랐습니다. 게임 규칙 모른다고 하니까 그냥 앉아 있으면 알 수 있다고...

이분 이름과 헷갈린...;;;

5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되는 단어 게임입니다. 각 라운드마다 주제와 한글 초성 5가지가 공개되는데 선택된 초성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면서 그 초성에 걸린 승리 점수 카드를 가져오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가수"가 나왔을 때 부산대 학생들과 내가 말한 가수들의 나이 차이에서 살짝 좌절하고... (요새 가수들 떼로 나와서 이름 잘 모르겠어요. ㅠㅠ) 말 안 할래요...

두 번째는 서너 명씩 나눠서 각자 하고 싶은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한쪽에서는 Trajan 트라야누스와 Mice and Mystics 마이스 앤 미스틱스를 하셨고, 저희 쪽은 Alien Frontiers 에일리언 프론티어즈를 하기 전에 월풍 님이 가져오신 자작 게임을 테스트 했습니다. 제작 중인 게임이라 많은 얘기는 못 하겠지만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원래는 3번의 라운드 동안 해야 하는데 첫 라운드까지만 하고 끝냈습니다. (극단적으로 게임 균형을 시험하기 위해서) 제가 일부러 아이템 카드 안 쓰면서 했는데 테스트에 도움이 되셨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에일리언 프론티어즈는 전주에서 가방을 열어보니 카드만 없어서 못했는데 현아 님이 카드 한글화 자료를 인쇄해 오셔서 기적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여수에서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집에 놓고 왔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ㅠㅠ) 이 게임 역시 더러운 주사위빨 게임이지만 외계 기술 카드들의 도움으로 주사위 운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보자들은 무작정 주사위 개수만 늘리면 될 거라 생각하고 카드를 잘 안 가져오는데 나중에 되면 중요할 때에 무언가를 못 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초반부터 카드를 긁어모았습니다. 게임은 제가 모든 식민지 건설하면서 끝냈는데, 알고 보니 미스 플레이가;;; (하하핫; 부산에 와서도 치트 키를...) 한 턴에 테라포밍 스테이션을 여러 번 이용할 수 가 없다고 합니다. ㅠㅠ

그 다음으로 현아 님이 또 한 번 주사위 게임을 선택하셨습니다. Roll Through the Ages: The Bronze Age 롤 쓰루 디 에이지스: 청동기 시대. 그런데 이날 따라 유난히 다른 플레이어들이 전염병이 많이 나와서 저는 식량 부족까지 합쳐서 30점에 가까운 감점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더러운 주사위빨 게임 같으니!

모임을 여신 케빈 님이 강의실을 오후 7시까지 빌리셔서 마지막 게임으로 7 Wonders 7 원더스를 선택하셨습니다.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 Leaders 리더스 확장을 넣고 플레이했습니다. 저는 올림피아의 제우스 상을, 오른편의 현아 님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을, 왼편에 계셨던 월풍 님이 로마를 B면으로 잡으시길래, GLORY TO ROME!! 로마 만세!!를 마음 속으로 세 번 외쳤습니다. 첫 시대의 리더로 저는 토미리스 (패배 토큰을 상대에게 돌려주는 리더)를 선택했고, 월풍 님은 무력 2개를 올려주는 시저!

드루와~ 드루와~ 시저 드루와~

1시대 때에 왼쪽에 계신 월풍 님을 말리게 하려고 5원 주는 술집을 내가 집고, 그 다음으로 들어온 술집은 제 원더 1층에 묻어버렸습니다. (^^;;;) 2시대 때에는 건너편 플레이어가 열심히 과학 건물 모으시길래 점토판 1개를 제공하는 과학 건물을 제 원더 2층에 묻었고요. 현아 님이 처음 하시는 것 같길래 자원 구입을 많이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현아 님이 람세스 능력으로 3시대 때에 지나가는 보라색 조합 카드들을 계속 끊는 겁니다. ㅠㅠ (님아, 자비 좀!!) 다행히 저는 제 원더 3층의 능력으로 현아 님의 장인 조합을 8점짜리로 복사해 와서 현아 님과 제가 65:65로 최고점이 됐습니다만, 현아 님이 돈을 더 많이 가지고 계셔서 제가 2등... 아르테미스 신전은 돈이 풍부해서 동점일 때에 유리하죠. (도장깨기 실패... ㅠㅠ)


8시가 가까워져서 모임을 마치고 건물밖으로 나왔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다들 아쉬운지 발을 쉽게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이 가까워졌지만 젊음을 불태우는 부산대 학생들의 패기...는 아니고...) 지난 모임까지 아랫층에 있던 작은 공간에서 모였는데 케빈 님 덕분에 큰 강의실에서 보드게임을 했습니다...가 아니라 저희는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온통 영어로 된 문서를 읽는 스터디를 했죠. 에헴!!

작별인사를 나누고 케빈 님을 비롯한 몇몇 분들이 다락 앞까지 저를 데려다 주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여행용 캐리어에 게임을 가져오신 Silverfang 님과 짧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보드게임 시작하신지 얼마 안 되신 직장인이시라고. 저는 부산대 모임이라 학생들만 모이는 걸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

얘기가 끝날 무렵에 다락 앞에 도착했습니다.


부산편은 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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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 전부는 아니에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전주 한옥마을을 돌아봤습니다. 한옥마을은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고 한옥 형태로 새로 건설한 건물들이 있는 거리입니다. 차나 먹거리를 파는 곳도 있고 숙박을 할 수 있는 곳도 있고요. 일반 가정집도 있습니다. 한옥마을 넓이가 꽤 큰데 아침에 할일도 없고 해서 두 시간 정도 둘러보았습니다. 하늘에서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이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산을 바라보니 새벽에 머금었던 물을 뿜어내듯이 연무가 피어올랐습니다. 한 폭의 그림 같더군요.

그리고 나서 근처에 있는 목욕탕에 가서 씻고 살짝 잠을 잤는데... 일어나보니 약속시간이 살짝 지났습니다. ㅠㅠ

같이놀다가게로 후다닥 뛰어갔습니다. 이날은 전주 첫 날에 저에게서 싸인을 받으신 분과 반지의 전쟁 대결이 있었는데요. 제가 이른 아침부터 체력을 다 써서 체력 보충을 위해 같이놀다가게 안에서 잠을 잤습니다. ^^;;; 사장님과 두 분이서 이노베이션 하셨던 것 같은데...


오후 5시에 드디어 반지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플레이로그를 적어가면서 궁서체로 했습니다. 반지의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더러운 주사위빨 때문에 졌지만 가르쳐 드린지 이틀 만에 놀라운 전략과 실력을 보여주셔서 게임이 끝나고서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플레이로그를 적으니 게임 중간에 틀리게 하는 것을 바로 잡아가면서 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그리고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보니 반지의 전쟁이 3시간도 안 걸리는 주사위 굴리는 캐주얼한 게임이라는 게 증명이 됐습니다! ㅎㅎ


반지의 전쟁이 끝난 후에 가게 밖에 여자 분 세 명이 가게 안을 계속 들여다 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관광객이겠거니 하면서 신경을 안 쓰려고 했는데, 계속 기웃거리셔서 사장님께 슬쩍 말씀을 드렸죠. 저희가 무려 3시간 가까이 가게에서 테이블 2개나 차지하고 있었는데 사장님께 죄송한 마음이 없을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저희가 게임은 새벽에 해도 되니까 손님들한테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얘기했더니 사장님은 손사레를 치시면서 신경쓰지 말고 하던 게임 계속 하시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안 되겠다 싶어서 가게 밖으로 나갔는데 그 여자 손님들이 사장님께 밖에서라도 게임을 하겠다고 사정을 하시더군요. (저희가 잘못 했습니다, 손님들... ㅠㅠ) 그러더니 여자 손님들은 같이놀다가게 앞의 다른 가게에서 병맥주를 시켜서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게임을 즐기시는 겁니다. 청년몰의 이국적인 분위기에 보드게임이 곁들여지니 저희도 질 수 없겠다 싶어서 비싼 병맥주를 시켜서 가게 밖에서 가볍게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같이놀다가게 방문하실 분이라면 이런 낭만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전주 모임 분들한테서 Through the Ages 쓰루 디 에이지스를 배웠습니다. 제가 몇 번 못 해봤지만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전주 모임 분들의 친절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기분 탓인지 규칙이 계속 추가되는 실시간 패치...;;; 결과는 생략... ㅠ


같이놀다가게가 "공식적으로" 문을 닫을 때가 되어서 한두 분씩 귀가하셨...다가 다시 오시더니 야간 라면 타임이 시작됐습니다. 닭백숙을 해주신 분께서 라면도 맛있게 끓여주셨습니다.


식사 후에 Race for the Galaxy 레이스 포 더 갤럭시와 Dominion 도미니언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닭 쉐프 (?) 님이 좋아하는 게임들 중 하나가 레이스 포 더 갤럭시인데 처음에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작스런 외계인의 계시를 받고 게임을 파악하셨다고 하네요. 저와 사장님이 도미니언 하자고 꼬시려고 했는데 자기와 안 맞는 것 같다며 거절을 하셨습니다. 사장님은 싫은 것을 정해놓지 말라고 하셨는데 쉐프 님은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지 않는 것이라며 방어를 하셨습니다.

보드게임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어서 게이머들조차도 설명이나 그림만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비해 게임에 숙달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합니다. 이것은 게임의 첫인상이 플레이를 거듭함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저는 Agricola 아그리콜라에 대해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첫 플레이에서 5인 게임으로 했는데 7점을 기록했죠. ^^; (당시에 일꾼 놓기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참사가...) 그 이후로 거의 안 하다가 주변 분들의 권유로 다시 시작했고, 아그리콜라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데에까지 거의 일 년이 더 걸렸던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제 머리가 나빠서...)

일반인들은 보드게임의 첫인상을 맹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번에 보드게임카페 가서 해봤는데 재미없었어요. 안 할래요."라면서요. 아마 주변에 보드게임을 전파하고 있거나 보드게임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보드게임은 자잘한 규칙 하나에도 게임의 재미가 달라지고, 심지어 같이 하는 사람들이 누구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다르기도 합니다. 물론 깊이가 매우 얕은 게임은 여러 번 해도 거기서 거기일 수 있지만 제가 위에서 말씀을 드린,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연구를 해야 하는 게임은 첫인상이 분명 달라집니다. 특정 게임이 재미없다는 사람들에게 제가 "네가 뭘 알아?!"라며 취향을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첫인상의 함정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는 겁니다. 게이머로서 저의 바람은 새로운 보드게임을 접할 때에 그래도 최소 3번 정도 해보고 나서 평가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한국 보드게임 업계 쪽에 루미큐브에 대한 전설이 있죠.) 같이놀다가게 사장님께 일반인 손님들에게 게임의 첫인상을 좋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여쭈었는데요. 사장님도 그것을 잘 알고 계셔서 첫 게임에서 모두가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가게 밖에서 게임하셨던 여자 손님들이 밖에서라도 놀겠다고 하셨던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겠죠. 설마 사장님이 마음에 들어서 그랬으려고요.


얘기가 끝나고 저와 반지의 전쟁을 하신 분과 도미니언을 했습니다. 제딴에 도미니언을 가르쳐드리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도미니언 기본판을 했는데, 알현실로 콤보 만들려다가 카드 셔플이 계속 꼬이면서 손에 알현실 두 장만 덩그러니... (이렇게 뽑혀나오면 그냥 져야죠, 뭐...)

도미니언 몇 판 하고 전주 모임에 불을 지른 화제의 게임인 Innovation 이노베이션을 했습니다. 사장님이 이 게임 구입하고 싶어서 국내 보드게임 쇼핑몰에서 검색해 보셨는데 모두 품절!


창밖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피로가 눈으로 스며들어오는지 눈이 따끔따금. 아침에 세탁소에 맡겨놓았던 빨래감을 찾아오는 길에 식사를 몇 번 대접해 주신 같이놀다가게 사장님께 보답으로 커피믹스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사장님께 선물을 드리면 잘 안 받으시니까 몰래 놓고 가시거나 던져놓고 가시면 됩니다. (아! 술이 아니어서 안 받으시려고 했구나! 그랬구나!)



이번 여행에서 전주는 이틀 정도 머무를 계획을 세웠었는데 사장님이 먹을 것을 잘 챙겨주시고 모임 분들도 친근하게 잘 대해주셔서 더 오래 있었습니다. 한 전주 분이 "아, 그거 사육 당하는 거예요."라고 하셨는데 농담이 아닌 것 같은... 아무튼 다음 번에 반지의 전쟁 리매치와 이노베이션 확장 소개를 위해서 전주에 다시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때문에 월요일에도 못 쉬고 가게를 열어주신 히미끼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뜻밖의 방문은 부산광역시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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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황무지에 씨앗을 뿌릴 용기가 있습니까?

새벽에 파한 후에 저와 마지막까지 게임을 하신 분들이 숙소 위치를 알려주시기 위해서 함께 동행을 했습니다. 몸이 피곤하실 텐데 같이 얘기하면서 데려다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날인 월요일. 전주편 1일차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같이놀다가게는 월요일마다 쉽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저를 위해서 오후 12시 즈음에 가게를 열겠다고 하셔서 시간 맞춰서 같이놀다가게로 향했습니다.

12시에 사장님과 저만 와 있어서 단 둘이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럴 때에 보통 현지인이 외지인에게 어떤 음식을 드시고 싶냐고 물어보죠. 그런데 같이놀다가게 사장님은
"그냥 백반 드시죠. 백반 맛있게 하는 집이 있습니다."
라고 하시면서 바로 아래 1층에 있는 한 백반집으로 데려가셨습니다. 백반 1인분당 7,000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식사 퀄리티는 아래 사진과 같고요. 같이놀다가게 사장님이 술한테 인기가 많으셔서 (?) 식사 때마다 술을 곁들이셨습니다. 이때에도 전주에서만 판매하는 막걸리를 꺼내오셔서 같이 마셨습니다. 식사와 반주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같이놀다가게 사장님은 원래 전주 분이 아니고 약 2년 전에 같이놀다가게를 창업하셨는데, 당시에 전주에 보드게임카페가 없었다고 합니다. 청년몰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서 어떤 업종의 가게를 차릴까 생각하시다가 가장 자신이 있으신 보드게임으로 선택하셨고요. 나중에 들었는데 10여 년 전에 서울에서 보드게임카페 점장도 하셨다는군요. 전주 사람들이 보드게임을 할지 하지 않을지 예측이 불가능했었는데 과감하게 보드게임카페를 선택하신 사장님이 저는 대단해 보였습니다. 같이놀다가게에 가보시면 아실 수 있는 건데, 청년몰이라는 것 자체가 전주에서 하나의 관광상품입니다. 서울 인사동의 쌈지길처럼 독특하고 젊은 감각으로 물들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가게 밖에서 사진을 찍거나 기웃거리면서 가게 안을 들여다 보시는 분들이 많죠. 가게 사장님은 로컬 플레이어들을 늘리고 싶은데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안타깝다고 하시는데 로컬 플레이어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청년몰에 관광객이 많은 이유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한옥마을이라는 전주의 대표 관광지가 있습니다. 전주 모임 분들에게서 들은 내용인데, 처음에 전주에서 한옥마을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에 반대가 심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옥마을 덕분에 관광객이 늘고 땅값도 오르고 해서 당시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아무 말 못 한다는 겁니다. "그런 과감한 선택을 나도 할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해 봤습니다.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뚫고 지인들에게 보드게임을 외롭게 전파하고 있는 분들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짝짝짝짝)


식사가 끝나고 2층 가게에 올라가서 사장님하고 2인 게임을 했습니다. 사장님이 게임을 고르라고 하시길래 Dominion 도미니언을 골랐습니다. 제가 그래도 잘할 수 있다 싶은 게임이 도미니언이라서 그걸로 골랐는데요. Dominion: Intrigue 도미니언: 인트리그 (한국어 제목 도미니언: 장막 뒤의 사람들)과 Dominion: Prosperity 도미니언: 프로스페러티 (도미니언: 번영)도 섞어서 했습니다. 2번 다 제가 이기긴 했습니다만 사장님 실력이 굉장하셔서 심장이 쫄깃쫄깃하게 플레이 했습니다. (도장깨기 성공? 가게 이름 바꿔도 됨? 혼자왔다가같이가게라든지... 뭔가 나이트 클럽에 어울릴 것 같은;;;)

그리고 나서 다른 분이 오셔서 Innovation 이노베이션을 3인으로 했습니다. 해보신 분들도 계십니다만 이노베이션도 배우려고 하면 뭔가 좀 막막한 느낌이 들어서 긴가민가합니다. 전주 모임에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시길래 알려 드렸습니다. 같이놀다가게 한켠에 Glory to Rome 글로리 투 롬이 있는데, 글로리 투 롬의 공동 디자이너 중 한 명이 이노베이션을 만들어서 둘의 성격이 좀 비슷합니다. 그래서 하나를 해봤으면 나머지는 쉽게 배울 수 있죠. (이노베이션은 묻히고 글로리 투 롬이 유행이었을 때에 저 혼자 속상해했다능...) 이노베이션의 장점은 공격만 해서는 못 이긴다는 것입니다. 공격이 계속되면 상대는 그 공격에 대해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맞는 동안에도 발전을 해서 나중에는 역전을 하게 되죠. 그래서 공격자도 적당하다 싶을 때에 공격을 멈추고 자기 문명도 발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4시대와 7시대에는 새로운 아이콘이 등장해서 게임의 변곡점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뒤쳐지고 있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옵니다. 한 게임 알려 드리고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자고 가게에서 낮잠을 잤는데, 몇 시간 자고 일어났더니 아직도 이노베이션을 하고 계신 겁니다. ^^;; 제 기억으로는 저 자고 일어나서 이노베이션에 또 투입이 됐었던 것 같은데...

저녁 시간이 되어서 국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전주에 갔으면 비빕밥을 먹어야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조금 관점이 다릅니다. 전날 전주 분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곁들여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전주에는 풍X제과에서 초코파이를 팝니다. 이건 굉장히 유명한 관광상품이어서 이 제과점의 분점이 전주에 여러 곳 있습니다. 그런데 전주 분들은 이 초코파이를 거의 안 먹고 심지어 그 초코파이가 전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관광객들만 먹는 음식인 거죠. 저는 관광객들만 먹는 음식은 그 고장의 대표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표 음식은 그 고장 사람들이 평소에 즐겨 먹는 것이어야 하는 거죠. 전주 모임 분들과 얘기하다가 전주가 비빔밥으로 유명해진 이유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요. 전라북도는 곡창지대라서 먹을 거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풍족합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귀한 먹거리를 막 비벼먹을 만한 여유가 안 되었다는 겁니다. 그럴 듯한 얘기죠?

저녁 식사로 순대국밥을 먹었습니다. 사장님이 역시나 술을 가져오셨는데 전주의 특산품인 모주를 가져오셨습니다. 이건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고 끓인 술 아닌 술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거라 "모주가 모쥬?"라며 개드립을 치려다가 안 사주실까봐 입밖으로 안 냈다는;;; (그래도 라임이 살아있죠.)



식사 후에 이노베이션을 한 번 더 하고, 제가 가져간 Circus Flohcati 벼룩 서커스를 2번 했습니다. 여러 명 모였을 때에 서로 낄낄거리면서 가볍게 하기 좋은 게임이죠. 카드 일러스트레이션도 귀엽고요.

전주 1일차에 만난 혼자 반지의 전쟁을 익히셨다는 분이 다음날인 화요일에 반지의 전쟁 대결을 신청하셔서 전주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습니다. 이날은 원래 사장님이 쉬셔야 하고 다음날에 가게 영업을 하셔야 해서 일찍 헤어졌습니다.


전주 모임편은 한 번 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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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가게 이름은 같이놀다 먹다 쉬다 마시다 자다 가게

전라남도 여수에서 보드게임 노예 23시간 (?) 촬영을 마치고 (여수편 참조) 오전 9시 30분 경에 전주행 열차에 올랐습니다. 기차 안에서 1시간 정도 기절하고 11시 즈음에 전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전주역사의 모습은 다른 역사와 많이 다릅니다. 전통가옥 느낌을 살린 느낌이죠.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전주시가 한옥마을 관광상품으로서 개발해 오고 있는데 일관적인 느낌을 잘 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주역 앞에서 이동을 하려고 하는데 버스가 잘 안 오더군요. ㅠㅠ 후덥지근한 날씨에 무거운 짐을 들고 버스정류장에서 마냥 기다렸습니다.


전라북도 전주에는 보드게임 카페가 "둘" 있는데요. 이번 전주 방문 목적은 히미끼 님이 보드게임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통해서 홍보를 하고 있는 "같이놀다가게"였습니다. 같이놀다가게는 전주의 남부시장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가게가 위치한 건물 2층에는 "청년몰"이라고 해서 20, 30대의 젊은 사장님들이 창업한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같이놀다가게도 그 중 하나이고요. 이곳은 오후 1시부터 영업을 하는데, 월요일엔 문을 닫습니다. 사장님이 혼자 가게 영업을 하시는데 월요일에 유일하게 쉬실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일요일에는 보드게임 모임을 위해서만 가게를 열어서 일요일에 보드게임 하려고 오는 일반 손님들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6월 1일 12시 즈음에 청년몰이 있는 남부시장 건물 2층에 도착을 했는데, 같이놀다가게가 안 보이는 겁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2층을 여러 번 빙글빙글 도는데도 안 보였습니다. 잘못 찾아온 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1층에 내려가서 한 시장 상인에게 청년몰이 다른 곳에도 있냐고 물어봤는데 여기 하나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보자는 마음으로 2층에 다시 올라갔더니 칠판에 적힌 가게 간판 보였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가게 안을 살펴보는 작은 방처럼 생겼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되고요.



1시가 되어서 누군가가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가게 사장님은 아니고 전주 모임에 오시는 분들 중 한 분이셨습니다. 간단한 소개를 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Love Letter 러브 레터라도 하자고 하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저에게 시작 플레이어 하라고 하셔서 먼저 했습니다. 두 장을 받아보니 한 장은 "(3) 남작"이고 나머지는 "(6) 왕". 그래서 남작을 내고 왕 카드를 보여 드렸더니 조용히 저에게 승점 큐브 1개를 밀어주시더군요. 가지고 계시던 카드가 (5) 왕자.

두 번째에도 시작 플레이어를 주시길래 첫 턴에 바로 (1) 경비병 내면서 "하녀요!" 했더니 매우 당황하시면서 다른 게임 하자고 하시는 겁니다. ^^;;

두 번째 게임으로 Saint Petersburg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하자고 말씀을 드렸는데, 바로 같이놀다가게 사장님이 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3인 게임으로 (가게 사장님이 전주 모임에서는 확장 넣고만 한다고 하십니다.) 사장님이 압도적인 점수차로 승리. 러브 레터 같이하신 분은 귀족 12종류를 모으시고 2등. 저는 새 농부 모으다가 망했습니다. 도장깨기 실패!

첫 라운드부터 옵저버터리질이냐?!


다른 분들이 더 오시고 반지의 전쟁을 꺼내서 준비를 했습니다만 여자 분 한 분이 더 오실 예정이라고 하셔서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도중에 한 분이 제가 번역한 반지의 전쟁 한글 규칙서를 컬러로 제본을 해놓으신 걸 보여주셨습니다. 얘기를 나눠보니 반지의 전쟁을 너무 하고 싶어서 (혼자 힘으로) 규칙서를 읽고 1번 해보셨다는 겁니다. 대부분은 규칙서 몇 장 읽다가 포기하는데 읽고 실제로 해보셨다는 말씀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더 놀라게 만드신 말씀은 반지의 전쟁을 배우러 5월 5일에 수원까지 직접 오시려고 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이 그 제본에 싸인이라도 하나 해주라고 하셔서 친필 싸인을 해 드렸습니다.

진짜로 소름 돋았습니다


1시간 가량 기다리니 그 여자 회원께서 오셔서 드디어 반지의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저흰 "별로" 안 기다렸습니다. 긴 테이블을 2개 붙여서 큰 테이블로 만들고 그 주위에 저까지 총 7명이 둘러 앉았습니다 (여자 분께서 미니빌 하러 왔다고 하셨는데 반지의 전쟁도 똑같이 주사위 굴리는 게임이라며 그냥 시작했습니다. 늦게 오신 벌입니다. 죄송합니다. ㅎㅎ) 저는 게임 규칙을 설명하고 진행을 돕기 위해서 한쪽에 앉았고, 나머지분들은 테이블 양쪽에 나누어 앉으셨습니다. 설명 잘 해드렸고요. 몇몇 분들 (특히 사장님)의 얼굴에 급피곤함이 보였지만 끝까지 잘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자유민족 플레이어들에게는 초반에 행동 주사위 늘리기를 강조해 드렸습니다. 그래서인지 2턴 안에 스트라이더를 원정대에서 분리하고 곤도르를 향해 이동시키시더군요. 그리고 스트라이더가 아라고른으로 빨리 만들어서 행동 주사위 1개를 추가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암흑군단 플레이어들은 첫 턴에 사루만을 등장시키고 2턴부터 병력을 찍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유민족이 병력 생산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원정대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중반에는 추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간달프 더 그레이가 희생됐다가 곧 로리엔에서 부활했습니다. 암흑군단은 곤도르에 맹공을 쏟아부었고, 자유민족은 아라고른이 이끄는 군대로 곤도르 땅을 돌며 이에 맞서다가 결국엔 아라고른 군대가 전멸되어 버렸습니다. 다행스러웠던 건, 아라고른이 죽기 전까지 시간을 많이 끌어줘서 반지의 원정대는 모르도르 근처까지 도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후반에 반지의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에 올라갔습니다. 암흑군대는 군사적 승리를 위해서 흩어져 있던 병력들을 모아서 로리엔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간달프 더 화이트와 두 명의 호빗이 지키고 있는 로리엔에 위치킹과 나즈굴이 이끄는 암흑군단 군대가 공격을 시작했으나 간달프의 "백색의 기수" 능력 덕분에 위치킹과 나즈굴을 무력화하면서 공격을 수차례 막아냈습니다.

게임의 결과는 추적 타일에서 갈렸습니다. 원정대가 모르도르 트랙에서 두 번째 이동을 했을 때에 "사우론의 눈" 타일이 뽑혔는데 그때에 추적 칸에 행동 주사위가 총 6개가 있었기 때문에 추적 피해 6 (현재 누적 추적 피해 11)이 추가되면서 게임이 암흑군단쪽으로 급격히 기울어 버렸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유민족 플레이어의 손에 "미스릴과 스팅" 사건 카드가 있었는데 내려놓지 않으셨더라고요. 모르도르 트랙에서의 세 번째 진행에서 추적 피해가 나오면서 반지의 원정대는 임무에 실패하고 암흑군단이 승리했습니다.

설명 시간까지 포함해서 4시간이 넘어가는 긴 시간 동안 흥미진진한 게임이 진행되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즐겁게 플레이해주셨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서 제가 몇 가지를 배웠는데요. 첫째로, 초보자들은 사건 카드를 공개해놓고 진행해도 괜찮다는 겁니다. 텍스트가 많아서 상대 사건 카드에 신경을 쓰기 힘들고 큰 카드를 장시간 동안 손에 들고 있으면 불편하기 때문이죠. 둘째로, 자유민족에게 추가 행동 주사위를 제공하는 인물들 (간달프 더 화이트와 아라고른)이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해도 꽤 좋다는 것입니다. 추가로 얻은 행동 주사위를 지키기 위해서 저는 그 인물들을 전투에서 배제해 왔었는데, 그러기엔 그 두 인물이 제공하는 능력이 너무나 좋습니다. 전투에 참여시키면서 암흑군단이 자유민족 정착지 점령에 더 많은 준비를 하도록 시간을 끄는 것이 반지의 원정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또 다른 방법 같습니다.


반지의 전쟁을 하신 분들이 게임이 빨리 끝나길 기다렸던 것은 게임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저와 러브 레터를 하신 분이 닭백숙을 끓이고 계셨는데 그게 어느 샌가 다 완성이 되었습니다. 8시 30분이 넘어서 일인일닭이 아닌 일인반닭 (= 일인일다리)의 저녁 식사가 이어졌습니다. 생각해 보니 소주도 마셨군요.


저녁을 먹고 나서 Space Alert 스페이스 얼럿을 알려 드렸습니다. 이건 제가 준비해 간 게 아니라 같이놀다가게에 있던 것인데, 카드 한글화도 되어 있고 카드 프로텍터까지 다 씌워져 있었는데 펀칭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스페이스 얼럿도 해보면 어렵지 않은데 굉장히 낯선 방식이라서 어려워 보이는 것뿐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디자이너 크바틸 씨의 천재성이 보이는 것은 Through the Ages 쓰루 디 에이지스에서가 아니라 스페이스 얼럿에서라고 생각합니다.) 튜토리얼부터 규칙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진행을 했습니다. 테스트 런과 시뮬레이션에서 쉽게 성공하셔서 의기양양해 하셨는데, 내부 위협이 추가되는 상급 시뮬레이션부터 플레이어들의 손발이 안 맞기 시작했습니다. ^^;; 마지막 네 번째로 1번 미션을 했는데, 사장님의 작은 실수 한 번으로 아깝게 실패를 했습니다. (다른 분이 만든 카드 한글화 자료에 deck 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제가 이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설명을 빠뜨려서 그랬습니다. 저는 쉽게 설명하기 위해 덱 대신에 "층"이라는 용어로 설명을 했거든요.) 어쨌거나 같이 하신 분들 모두 재미있다고 말씀을 하셔서 다행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Lewis & Clark 루이스 & 클락을 했습니다. 전주 모임 분들 중에 해보신 분이 없었는데 사장님이 관심을 보이셔서 알려드렸습니다. 덱-빌딩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자신의 탐험대 덱의 콤보가 만들어질 때까지 난해하고 지루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전날에 잠을 못 잤고 밤 늦은 시간이다 보니 모임 분들이 카드 효과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데 제가 꾸벅꾸벅 졸고 있기까지 했습니다. 다행히도 전주 모임 분들이 게임을 빨리 이해하셔서 다들 비슷비슷하게 산맥을 넘고 목적지를 향해 달렸습니다. 루이스 & 클락도 끝나고 반응이 좋아서 가져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루이스 & 클락이 끝났을 때가 새벽 3시 30분.


전주 모임편은 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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