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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07 The Great City of Rome 대도시 로마 (2018)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25번째는 Belratti 벨라티Lift Off 리프트 오프에 이어서 2018년 에센 페어플레이 차트에 오른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2018년 에센 페어플레이 차트는 이변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작품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거든요. The Great City of Rome 대도시 로마는 최종순위에서 벨라티와 함께 1위로 마감했습니다. 대도시 로마는 ABACUSSPIELE 아바쿠스슈필레에서 독일어판을 출판했고, 나중에 Z-Man Games 지-맨 게임즈에서 영어판을 출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바쿠스슈필레는 Coloretto 컬러레또와 같이 가벼운 전략 게임을 주로 내놓는 회사여서 대도시 로마가 어느 정도의 난이도일지 예측이 됐습니다. 이 게임은 두 명이 디자인했는데요. Matthew Dunstan 매튜 던스턴 씨와 Brett J. Gilbert 브렛 J. 길버트 씨입니다. 이 콤비가 같이 제작한 게임들이 몇 개 있는데, Elysium 엘리시움, Costa Rica 코스타 리카, Pyramids 피라미즈, Roll for Adventure 롤 포 어드벤처 등이 있네요. 그러면 대도시 로마는 어떤 게임인지 보겠습니다.


먼저 고를까, 많이 먹을까?

대도시 로마는 제목처럼 로마에 건물을 채우는 건설 게임입니다. 총 14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되는데요. 라운드마다 네 개의 건물 더미에서 건물 타일이 1개씩, 총 4개가 공개되고, 플레이어들은 각자가 선택한 턴 순서에 따라 건물 타일을 가져갑니다.

테이블 가운데에는 행동 띠라는 길죽한 타일 6개가 한 더미로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 끝에는 황제 말이 붙어 있죠. 현재 라운드에서는 가장 맨 위에 보이는 행동 띠만 사용되는데, 플레이어는 자신의 말을 그 띠 위의 한 칸에 놓습니다. 여기에서 황제, 그리고 플레이어가 놓는 칸은 큰 의미를 지닙니다. 황제에 가깝게 붙일수록 턴 순서가 앞당겨지지만 얻는 자원의 수가 줄어들게 되거든요. 플레이어에게 먼저 고를지, 아니면 많이 먹을지에 대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라운드가 바뀌면 맨 위의 행동 띠는 뒤집어지고 그 더미의 맨 밑에 놓입니다.

턴 순서가 정해지면 이제 그 순서대로 턴을 갖습니다. 자신의 턴에는 건설과 생산을 각각 최대 1번씩만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시작 시에 시작 건물 2개를 놓고, 핸드에 "II" 건물 타일 1개를 가집니다. 그리고 라운드마다 강제로 건물 타일 1개를 가져오게 되고요. 건설 때에는 손에 있는 건물 타일 1개를 기존 건물에 인접하게 놓습니다. 건설할 때에는 건물에서 요구하는 벽돌을 지불하거나 벽돌 대신 주화 2개를 지불하면 됩니다. 그리고 건물의 생산을 활성화하려면 그 건물이 요구하는 톱니바퀴를 지불하거나 톱니바퀴 대신에 주화 1개를 지불하면 되고요. 이때 잘 봐야 하는 것이 행동 띠에 놓은 자신의 말의 위치입니다. 자신이 놓은 말의 칸을 포함해서 그 앞에 보이는 아이콘들을 다 얻거든요. 그러니까 턴이 나중일수록 그 턴에 쓸 가상의 벽돌이나 톱니바퀴를 더 많이 가지는 것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ergi Nuñez


직관적인 규칙, 의미없는 테마

건물 타일은 아이콘에 따라 종류가 나뉩니다. 톱니바퀴가 그러닌 생산 건물은 벽돌이나 주화, 영향력 토큰 등을 생산합니다. 수로는 서로 행과 열을 피해서 놓아야 하고, 놓은 개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점수를 줍니다. 사원은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의 대형 건물처럼, 조건을 충족하면 추가 점수를 줍니다. 가면이 그러진 공공 건물은 색깔에 따라 효과가 다른데, 생산 건물과 다르게 건설 즉시 1회 생산만 합니다. 주거 건물은 같은 가치인 타일이 인접하면 주거 구역을 이루는데요. 주거 구역을 구성하는 타일의 가치와 그 주거 구역에 인접한 서로 다른 색깔의 공공 건물의 개수의 곱만큼 추가 점수를 줍니다.

건물들이 여러 가지 있지만 고대 로마 시대와 밀접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합니다. 2016년이 나왔던 Quadropolis 쿼드로폴리스와 거의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게임 규칙이 직관적이지만 건설할 때에 제약이 있어서 머리를 싸매고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일을 다 쓰지 않기 때문에) 타일 운이 어느 정도 크게 작용해서 결과가 허무할 수도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ergi Nuñez


대도시 로마는 뺄 건 빼고 남길 것만 남긴 아주 응축된 건설 게임입니다. 턴 순서와 얻는 자원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요소는 무척 좋습니다. 플레이어들 스스로가 게임의 균형을 잡아가게끔 유도했다고 생각하고요. 턴 순서에 따라 공개된 타일을 드래프팅으로 가져간다는 것도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테마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제목을 그냥 "대도시"라고 했어도 어색하지 않았을 겁니다. 쿼드로폴리스를 의식해서 로마라는 껍데기를 일부러 입힌 걸까요? 그리고 타일 운도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드래프팅으로 가져가는 메커니즘만 합리적인 거죠. "I" 타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더미의 타일은 게임이 끝나더라도 4개씩 남습니다. 만약 나에게 정말 필요한 타일이 그 4개 중 하나여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도 안 나온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번 시간까지 2018년 에센 페어플레이 차트에 오른 게임들을 소개했는데요. 이것 이외에도 상위권에 오른 게임들이 더 있습니다만 공통적으로 에센 슈필 박람회가 끝난 후에 거품이 다 꺼져 버렸습니다. 오히려 상위권에 오르지 못한 게임들 중에 성적이 더 좋은 게임들이 있고요. 박람회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시간에 쫓기고 데모플레이를 할 공간이 부족해서 훨씬 더 작품성 있는 게임들이 에센 슈필에서 뒤로 밀리는 것 같습니다. 좋은 게임을 고르는 척도로서 쓰였던 페어플레이 차트를 이제는 손봐야 하지 않을까요?




참고 사이트:
The Great City of Rom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58466/great-city-rome

ABACUSSPIELE
http://www.abacusspiele.de

Z-Man Games
http://www.zman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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