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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8 Null & Nichtig 눌 운트 니히티히 (2006) 2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na D'Iorio

원래 계획으로는 Stich-Meister 스티히-마이스터를 끝으로 Amigo 아미고 사의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에 대한 연재를 마치려고 했으나, 리뷰하려고 했던 게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아미고 사의 게임을 한 번 더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일이란 게 계획한 대로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군요.)

발음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이 게임은 Null & Nichtig 눌 운트 니히티히인데요. 영어 제목으로는 Null & Void 널 앤드 보이드입니다. 우리 말로 바꿔보면 무가치와 비존재라고 하면 이해가 되실까 모르겠네요. 눌 운트 니히티히는 2006년에 출시되었는데 아쉽게도 영어판이 나온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죠. 게다가 최근에 아미고 사가 자신들의 카드 게임들을 다시 디자인해서 재판을 했는데, 그 중에 눌 운트 니히티히는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이 게임을 판매하는 곳이 없어서 중고시장을 통해서 겨우겨우 구할 수 있었네요.)

이 게임은 굉장히 단순한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게임의 구성물은 5가지 색깔의 숫자 카드 65장이 전부입니다. 숫자는 0부터 11까지인데, 특이하게도 "0"만 2장씩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aul Ripley


트릭-테이킹 같지 않은 트릭-테이킹 게임
이 게임이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과 가장 구별되는 차이점은 트럼프 수트는 커녕 리드 수트 개념 규칙도 없다는 것입니다. 즉, 트릭을 시작하는 플레이어가 어떤 색깔을 내든지 상관없이 나머지 플레이어들도 자신의 원하는 색깔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막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눌 운트 니히티히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점수계산 방법 때문이죠.


더미의 마지막 숫자가 점수
각 플레이어는 총 13장의 카드를 받습니다. 그 중에서 3장을 선택해서 동시에 자신의 앞에 놓습니다. 이때에 그 카드들은 색깔에 따라서 구별해서 쌓입니다. 그리고 라운드 동안에 트릭을 따면 그 트릭의 카드들 역시 색깔에 따라 구별해서 쌓이는 방식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tthias Kortleven

트릭을 딸 때에는 색깔에 상관없이 가장 높은 숫자의 카드가 승리합니다. 그리고 트릭을 딴 플레이어는 자신이 낸 (가장 높은 숫자의) 카드부터 시계 방향으로 그 트릭의 카드들을 한 장씩 가져와서 자신의 앞에 쌓습니다. 그는 그 트릭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냈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그 숫자보다 작거나 같은 숫자를 냈습니다. 따라서 같은 색깔의 카드들을 땄다면 그 색깔 더미의 맨 위 숫자는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가 낸 카드와 색깔이 다른 카드가 있다면 점수를 새롭게 얻을 가능성도 있기는 합니다.

라운드의 종료 시에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더미의 맨 위에 있는 숫자들의 합만큼의 점수를 얻습니다. 문제는 "0" 카드가 많고 리드 수트의 규칙이 없다보니 (남의 점수를 깎기 위해) 내기도 쉽다는 거죠.


많은 수트와 많은 카드 수
대부분의 트릭-테이킹 게임들은 카드 수가 적어서 플레이어들이 카드들을 어느 정도 외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트가 많아지거나 카드 수가 많아지면 카드를 외우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경우에 트릭-테이킹 특유의 계산적인 맛이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눌 운트 니히티히는 수트가 5종류일 뿐만 아니라 카드 수 자체도 많아서 외우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또한 플레이어들의 수가 5명보다 적을 때에는 나눠주고 남는 카드가 생기기 때문에 사용된 카드들을 외우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눌 운트 니히티히는 정통 트릭-테이킹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너무 가볍고 무작위성이 높기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3명이나 4명이 할 때에 무작위성을 줄이기 위해서 미리 정해진 숫자의 카드들을 빼고 하는 변형규칙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트릭-테이킹과 거리가 멀어 보여서, 색깔별로 점수를 얻는 것만 보면 예전에 Nicht die Bohne! 콩이 아냐!라는 제목의 게임과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규칙이 덜 제한적이기 때문에 어린이나 트릭-테이킹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과 하기에 괜찮아 보입니다.




참고 사이트:
Null & Nichtig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24771/null-nichtig

AMIGO Spiel + Freizeit GmbH
http://www.amigo-spiele.de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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