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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5 Innovation: Echoes of the Past 이노베이션: 과거의 메아리들 (2011) 13
불행인지 행운인지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새벽에 제 방에 있던 랩탑이 고장나면서 그 다음 날로 예정되었던 게임 리뷰가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그걸 고쳐서 계속 사용할지 새 랩탑을 구입할지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크리스마스에 컴퓨터를 켜고 게임 리뷰를 쓰는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믿는 종교가 없지만) 자신의 탄신일에 저를 극진히 배려한 예수께 성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
"Merry Christmas!"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yan Jones

작년에 저를 뜨겁게 달구었던 몇 가지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그 게임의 이름처럼 보드게임에 있어서 "혁신"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아주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그 게임이 뭔가 상을 받을 것 같다는 예감을 했고, 결국 2010 BoardGameGeek Golden Geek Best Card Game을 수상했습니다. 그 상은 보드게임긱 유저들의 투표로만 결정되는데, 저도 그 게임에 한 표를 주었습니다.

그 게임의 이름은 Innovation 이노베이션이었습니다! 이노베이션은 문명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단순한 구성으로도 게이머들에게 제법 묵직하면서도 다양함을 제공했습니다. 그것의 트레이드오프로 (카드의 꽤 빡빡한 영어 텍스트로 인한) 낮은 접근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인의 도움으로 카드 텍스트를 한글로 바꿔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덕분에 30번을 넘게 즐겨서 이노베이션이라는 게임 전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자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항상 이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입소문을 탄 이노베이션은 꽤 유명해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2011년 1월의 어느 날, 이노베이션의 퍼블리셔인 Asmadi Games 아즈마디 게임즈의 Chris Cieslik 크리스 시슬릭 씨는 이노베이션의 (첫 번째) 확장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http://boardgamegeek.com/thread/604959/the-first-bit-of-expansion-news. 그리고 6월 말에 시슬릭 씨는 방금 트럭에서 내렸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7 Wonders: Leaders 7 원더스: 리더스 이후 6개월만에 확장 게임을 소개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습니다. 일단 이노베이션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한 설명을 하고, 이어서 과거의 메아리들 확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자, 이제는 이노베이션의 확장, 과거의 메아리들로 넘어갑니다.

게임의 구성물
이 확장의 구성물은 기본 게임의 것들과 같습니다. 15장짜리 1시대를 제외한 나머지 시대들은 10장씩, 그리고 특별 업적 5장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ith Leonard


게임의 준비
이노베이션의 확장 게임에서는 과거의 메아리들의 카드들 중 일부만 사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기본 게임의 카드들이 필요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시작 핸드로 기본 게임의 카드 1장과 확장 카드 1장씩을 받습니다. 그리고 일반 업적으로 기본 게임의 1시대부터 9시대까지의 카드 1장씩을 따로 분리합니다. 또 각 시대덱은 2/3/4인을 기준으로, 기본 카드 6/7/8장과 확장 카드 3/4/5장으로 구성됩니다.


게임의 진행
확장 게임에서는 기본 게임에서보다 플레이어들이 업적을 1장 더 달성해야 승자가 됩니다. 2/3/4인을 기준으로, 7/6/5장의 업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플레이어의 턴에 할 수 있는 행동의 종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Meld 내려 놓기, Draw 카드 뽑기, Achieve 기본 업적 달성하기, Dogma 도그마 실행하기.


하지만 추가된 메커니즘 몇 가지가 있습니다.
  • Foreshadow 예견화하기/Promote 진출시키기
  • Echo effects 에코 효과
  • Bonus 보너스 점수
  • Extra Standard Achievements 추가 일반 업적


Foreshadow 예견화하기/Promote 진출시키기
도그마 효과 중 일부는 다른 카드를 새로 추가된 Forecast 예견 더미로 추가하도록 합니다. 보통, 이것은 카드 뽑기 효과로 뽑는 시대보다 더 나중의 (발전한) 시대의 카드를 뽑아서 볼 수 있게 합니다. 예견 더미에 추가된 카드들은, 그 플레이어가 자신의 행동 포인트를 소비해서 하는 뽑기 행동을 한 직후에 그 플레이어의 보드에 (5가지 색깔 더미에) 놓일 수 있는데, 이것을 그 카드를 "진출시켰다"고 말합니다. 다른 도그마와 달리, 진출된 카드의 도그마는 그 플레이어가 실행을 해도 되고 실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카드를 진출시킬 때에는 한 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진출시킬 카드보다 시대가 높거나 같은 카드를 내려 놓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2시대 카드를 내려 놓은 이후에는, 예견 더미에 있는 1시대 또는 2시대 카드 1장을 진출시킬 수 있고 원한다면 진출시킨 카드의 도그마를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Echo effects 에코 효과
기본 게임의 카드에는 아이콘이 3개씩 있었지만 확장 카드에는 아이콘이 1개 적습니다. 그 빈 공간은 에코 효과와 보너스 점수로 채워집니다.

에코 효과는 추가된 도그마 효과로 보면 됩니다. 확장 카드들 중 일부에는 사각형 안에 둘러 싸인 짧은 도그마 효과가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도그마 행동을 수행하면 실행 대상인 색깔의 카드들을 살펴 봅니다. 만약 에코 효과가 보인다면 맨 밑에 있는 에코 효과부터 맨 위에 있는 에코 효과로 올라오면서 그 효과들을 각각 차례대로 실행합니다. 그리고 나서 맨 마지막에 그 색깔의 맨 위에 있는 카드의 도그마 효과를 실행합니다. 마치 이 확장의 제목처럼 (맨 밑의) 과거로부터 메아리들 (Echo 에코 효과들)이 퍼져 올라오는 듯 합니다.

놀랍게도 에코 효과 또한 다른 플레이어들과 공유되고, 효과를 제공한 플레이어는 공유된 효과에 대한 보너스 뽑기를 실행합니다!

6시대의 청진기
먼저 에코 효과를, 그 다음으로 첫 번째 도그마를,
마지막으로 두 번째 도그마를 실행합니다.


Bonus 보너스 점수
아이콘 1개가 빠진 자리를 채우는 또 하나는 바로 보너스 점수입니다. 이 (눈에 보이는) 보너스 점수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점수 더미에 가지고 있는 점수와 동일하게 작용됩니다. 만약 자신의 보너스 점수가 2개 이상 보인다면, 가장 높은 점수만 그 가치가 전부 인정이 되고, 나머지 점수들은 1점씩만 인정이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GeekInsight
10시대의 스도쿠


Extra Standard Achievements 추가 일반 업적
드디어 마지막 추가사항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노베이션에는 1시대부터 9시대까지의 일반 업적 9장이 제공됩니다. 하지만 확장 카드들 중 일부에는 카드 덱에 있는 카드를 (추가) 일반 업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추가 일반 업적을 달성하는 것은 기존의 일반 업적을 달성하는 것과 거의 같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점수가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원래 일반 업적을 달성할 때에는 2가지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1. 달성하려는 일반 업적 시대의 5배 이상의 점수
  2. 달성하려는 일반 업적 시대 이상인 맨 위 카드
플레이어가 추가 일반 업적을 달성하려면 첫 번째 조건이 요구하던 점수가 더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서, 플레이어가 이미 2시대의 일반 업적을 달성해 두었고, 두 번째 2시대 일반 업적을 달성하려고 하면 10점이 아니라 20점(2시대 ×5배 ×2번째)을 필요로 합니다. 만약 세 번째 2시대 일반 업적을 달성하려면 30점(2시대 ×5배 ×3번째)이 필요합니다.


총 평가
항상 그랬듯이 저의 리뷰에서는 숫자 평점이나 별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노베이션의 첫 번째 확장, 과거의 메아리들은 또 한 번의 "혁신"을 보여주는 문명 게임입니다. 이 확장은 기본 게임의 틀과 균형을 무너뜨리지 않은 채, 더 진보된 메커니즘들을 추가했습니다. 지인들과 확장 게임을 세 번 진행을 했는데, 기본 게임보다 더 탄탄하고 묵직한 느낌을 받습니다. 기본 게임에서는 카드 운에 따라서 너무 일찍 승부가 갈리거나 게임이 너무 일찍 끝나버리는 경우가 종종 일어났습니다. 시대 차이가 너무 벌어졌을 경우에 그런 경우가 발생하는데, 확장에서는 게임의 속도가 아주 빠르지 않기 때문에 시대 차이가 조금 나더라도 뒤쳐진 플레이어가 따라잡을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확장 게임을 해보기 전에는 에코 효과가 매우 강력할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생각보다 균형을 잘 잡아 놓았습니다. 게임 준비 시에, 게임에 확장 카드를 적게 섞어 쓰는 이유도 있고, 확장 카드 모두에 에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플레이어가 에코를 독식하기 힘듭니다. 또한 에코 효과가 있는 카드는 아이콘 수가 1개가 적기 때문에 에코를 공유해 줄 가능성도 높습니다. 물론 에코를 공유해 줄 경우, 보너스 카드 뽑기 1회가 있어서 어느 정도 보완은 됩니다.

보너스 점수는 꽤 강력했습니다. 이 보너스가 있는 카드들 때문에 업적 카드의 달성이 용이해 졌는데, 확장 카드들에는 Score 점수화를 하는 카드가 많지 않아서 그 나름대로 균형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카드 개발 시스템의 게임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접근성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카드 하나하나에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애를 먹기 쉽고, 카드 전체를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야 플레이어들이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메아리들 확장 역시 105장의 카드들과 5장의 추가 특별 업적을 어느 정도 파악을 해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이노베이션 기본 게임을 충분히 익힌 후에 이 확장을 추가해서 해보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기본 게임의 각 카드 능력과 메커니즘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확장을 도전하는 것은 이노베이션을 폐휴지로 전락시키는 가장 빠른 길일 것입니다.

기본 게임의 카드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에 대한 아이템으로 카드를 만들었는데, 확장에서는 동아시아의 아이템을 꽤 많이 다뤄서 한국의 거북선을 비롯하여 일본의 카타나와 수리검, 인도의 차투랑가와 팰럼포르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본 게임의 종이에 대해서, 확장에서 가위와 (카드 자체는 록 음악을 뜻하지만) Rock 바위로 "가위바위보"를 연상시키는 자잘한 유머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아즈마디 게임즈는 이노베이션의 다음 확장을 제작하고 있을 듯 한데, 한국인으로서의 저의 바람은 그 확장에 "한글"을 추가해주었으면 합니다. 시슬릭 씨에게 이 리뷰를 선사하면서 꼭 부탁해 봐야겠습니다. ;-)




참고 사이트:
Innovation: Echoes of the Past @ boardgamegeek.com
http://boardgamegeek.com/boardgameexpansion/92898/innovation-echoes-of-the-past

Asmadi Games
http://asmadi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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