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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60번째부터 초기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El Grande 엘 그란데Tikal 티칼, The Princes of Florence 피렌체의 제후들로 유명한 디자이너 Wolfgang Kramer 볼프강 크라머 씨에게 그의 첫 번째 올해의 게임상을 안겨준 Top Secret Spies 탑 시크릿 스파이즈입니다.


유럽 국가 첩자들의 대잔치

탑 시크릿 스파이즈는 최대 7명의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무작위의 요원 카드를 받음으로써 7개의 국가 중 하나의 첩자를 비밀리에 맡습니다.

게임의 목표는 아주 간단합니다. 게임의 종료 시에 나의 색깔의 점수 마커가 점수 트랙에서 가장 앞서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득점하는 방법을 먼저 알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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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만납시다

게임 보드의 안쪽에는 0부터 10까지의 숫자가 적힌 건물과 '-3'이 적힌 건물이 있습니다. 첩자들은 모두 '0'이 적힌 교회에서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주사위를 굴리며 시작합니다. 주사위는 일반 주사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1' 대신에 '1-3' 면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굴려진 주사위의 면의 숫자만큼 첩자(들)이 이동하도록 해야 합니다. '5'를 굴렸다면 첩자 하나를 시계방향으로 다섯 칸을 움직이거나 두 개 이상의 첩자가 시계방향으로 총 다섯 칸을 이동하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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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를 찾고 폐허를 피하라

하나 이상의 첩자가 금고가 놓인 건물로 들어오면 점수계산이 일어납니다. 이때에 각 첩자 마커는 놓인 건물의 숫자만큼의 점수를 얻거나 잃습니다. '0'인 교회에 있다면 점수를 얻지 못하고, '-3'인 폐허에 있다면 오히려 점수를 잃습니다. 점수계산 상황이 끝나면 점수계산을 일으켰던 플레이어가 금고를 다른 건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아무도 나의 정체를 100% 확신하게 하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들키게 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내 색깔의 첩자를 움직여주지 않거나 폐허로 보내 버리게 될 겁니다.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말고, 때로는 블러핑으로 상대들을 혼란스럽게 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ongrácz Zsolt


두 가지 변형규칙

이 게임에는 두 가지 변형규칙이 있는데요. 하나는 제목과 같은 일급 비밀입니다. 이 규칙을 적용하면 26장의 일급 비밀 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각자 2장을 받는데요. '1-3' 면을 굴렸을 때 첩자 이동을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거나 자신의 턴에 하나 이상의 첩자를 폐허로 보내도 일급 비밀 카드 1장을 뽑습니다. 굴려진 주사위에 의해 첩자들이 이동을 마치거나 '1-3'에 대해 이동을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후에 플레이어들은 일급 비밀 카드들을 사용하여 게임의 상황을 뒤틀 수 있습니다. 일급 비밀 카드들은 첩자나 금고를 저마다의 방법으로 이동시키면서 재미와 긴장감을 줍니다.

두 번째 변형규칙은 비밀 문서입니다. 이 규칙에서, 플레이어들이 상대 플레이어와 중립 플레이어의 색깔을 맞추는 데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점수 트랙에서 29점 이상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마커가 생기면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문서에 자신의 추측을 기록하고 게임의 종료 시에 공개합니다. 이때 올바른 추측마다 추가 점수 5점을 얻기 때문에 역전승도 가능합니다.


탑 시크릿 스파이즈는 주사위를 사용하는 Roll / Spin and Move 롤 / 스핀 앤 무브 메커니즘의 가족 게임입니다. 게임의 규칙이 쉽고 직관적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최대 7명까지 가능하지만 인원이 많아지다 보면 자신의 턴이 돌아올 때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4, 5명이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4명부터 중립 플레이어까지 포함해서 첩자 7개를 다 사용하는데요. 4명이면 중립이 셋, 5명일 때엔 중립이 둘, 6명은 중립이 하나여서 5인 게임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이 게임은 1984년에 출판되어 거의 40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올해의 게임상은 1986년에 수상했네요.)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특별할 게 없어 보일 수 있으나 혁신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점수 트랙이죠. 탑 시크릿 스파이즈 이전까지 점수 트랙 없이, 점수를 종이에 기록하거나 칩으로 주는 방식이었는데, 이 게임의 디자이너인 크라머 씨가 보드게임 세계에 점수 트랙이라는 신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한 단계 진보를 이뤄냈죠. 크라머 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The Princes of Florence 피렌체의 제후들에서 최초로 개인 보드를 썼습니다. 크라머 씨가 올해의 게임상을 총 5회 수상했는데요. 그가 왜 훌륭한 보드게임 디자이너인지 새삼 깨닫게 합니다.


3주 후에는 초기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 중
Auf Achse 아우프 악세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op Secret Spi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82/heimlich-co

AMIGO
http://www.amigo-spiele.de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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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9번째는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 게임은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가 되어 빌런을 물리치는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입니다.


어벤져스, 어셈블!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은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하나의 빌런에 맞서기 위해 완벽한 협력을 합니다. 코어 세트라 불리는 이 게임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를 통해 잘 알려진 스파이더-맨, 아이언 맨, 블랙 팬서, 캡틴 마블, 그리고 앞으로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를 통해 MCU에 데뷔할 쉬-헐크가 들어있습니다. (다섯 캐릭터 모두 어벤져스 소속입니다.) 빌런은 셋이 있는데요. 소니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편에 잠깐 나왔던 라이노, 어벤져스 2: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블랙 팬서에 나왔던 율리시스 클로, 그리고 울트론이 들어있습니다.

마블 코믹스는 1939년에 창립하여 현재까지도 코믹스를 판매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마블 스튜디오는 1993년에 시작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마블 코믹스의 세계관을 토대로 현대적인 느낌으로 각색하여 영화화됐고 전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죠. 그런데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은 코믹스의 장면을 삽화로 사용하고 있어서 아마도 대다수의 사람들의 눈에 낯설게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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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모의를 저지하라!

게임을 시작할 때에 빌런 하나를 선택하고 그 빌런의 난이도도 선택합니다. 각 빌런에게는 정해진 만큼의 주요 모의 카드들이 있습니다. Arkham Horror: The Card Game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 Agenda 주제 덱에 파멸 토큰이 쌓이 듯이,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에서는 주요 모의 카드에 위협 토큰이 쌓입니다. 정해진 만큼의 위협 토큰이 쌓이면 다음 주요 모의 카드로 넘어가는 식인데, 마지막 주요 모의 카드를 완료하면 플레이어들이 빌런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빌런은 하나의 조우 덱을 사용합니다. 조우 덱은 그 빌런 전용 카드 세트와 모듈형 카드 세트로 구성됩니다. 조우 카드는 5가지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요. 부하는 플레이어에게 들러붙어서 빌런을 돕고, 부착은 빌런에게 부착되어 빌런에게 추가 효과를 줍니다. 배신은 해로운 일회성 효과를, 보조 모의는 없어지기 전까지 지속적인 해로운 효과를 줍니다. 그리고 의무가 있는데요. 어느 플레이어가 그 카드를 실행시켰든지 상관없이, 그 카드에 지시된 캐릭터에게 주어져서 즉시 해로운 효과들 중 하나를 강제로 선택해야 합니다. 의무는 피터 파커에게 퇴거 통보, 토니 스타크에게 사업 문제, 티찰라에게 국무, 캐롤 댄버스에게 가족 비상사태, 제니퍼 월터스에게 법무를 주기 때문에 원작을 알고 있는 팬들에게 조금 더 재미를 줍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 약점을 플레이어 덱에 넣었던 것을 이 게임에서는 조우 덱에 넣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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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캐릭터와 네 가지 양상

이 게임에서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진행할 수 있는데, 플레이어들은 각자 히어로 하나를 선택하고 그 히어로를 위한 덱을 운영합니다. 플레이어의 덱은 3가지 재료로 만들어집니다. 선택한 캐릭터의 카드 세트, 화색 테두리의 기본 카드 세트, 그리고 네 가지 색깔 중 하나로 된 양상입니다. 캐릭터 카드 세트는 그 캐릭터의 특징을 아주 잘 반영했습니다. 스파이더-맨은 웹-슈터와 스파이더-추적기 등을 사용하며 거미둘로 적을 묶거나 탄력을 이용하여 적에게 큰 피해를 줍니다. 아이언 맨과 블랙 팬서는 둘 다 업그레이드 부품을 장착하면서 점차 강화되는데, 블랙 팬서는 "와칸다, 포에버!" 사건 카드를 쓸 때마다 업그레이드 부품들의 능력을 격발합니다. 캡틴 마블은 에너지를 모아 두었다가 방출하여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쉬-헐크는 분노와 힘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양상은 테두라 색깔에 따라, 현재까지 적극 (빨간색), 정의 (노란색), 보호 (초록색), 리더십 (파란색)으로 나뉩니다. 적극은 공격과 피해 주기에 특화되어 있고, 정의는 모의에서 위협 토큰을 잘 제거하며, 보호는 방어와 치유 특성을 띠고, 리더십은 동료들에게 버프를 주는 식입니다. 양상 카드 세트를 캐릭터 카드와 잘 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e Kearns


플레이어 행동들과 빌런 단계

빌런 단계 전에 플레이어 단계가 있고, 그때에 첫 번째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가 턴을 가집니다. 자신의 턴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정체 카드를 뒤집을 수 있는데요. 얼터-이고일 때에는 회복을 할 수 있고, 히어로일 때에는 저지나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 따라 얼터-이고와 히어로에 추가 행동이나 능력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카드를 플레이할 때에는 지시된 만큼의 자원을 지불하는데, 자원은 자원 생산 능력을 통해 얻거나 핸드에서 카드를 버리면서 생산합니다. 사건 카드는 일회용이어서 해결 직후 버려지고, 나머지 카드들은 플레이에 남습니다. 플레이에 있는 동료들도 각자 저지력과 공격력을 가지기 때문에 저지나 공격을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회복, 저지, 공격, 방어에 사용되면 준비 상태에서 탈진 상태로 바뀌고, 탈진 상태가 되면 비용으로 준비 상태에서 탈진 상태로 바꾸어야 하는 행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플레이어 단계에서 빌런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덱에서 카드들을 뽑아서 핸드를 채우고, 탈진 상태의 카드들을 모두 준비 상태로 바꿉니다.

빌런 단계가 시작되면 주요 모의 카드에 위협 토큰이 자동으로 쌓입니다. 그리고 빌런과 부하가 활성화되어 플레이어 정체 카드의 면에 따라, 모의를 해서 주요 모의 카드에 위협 토큰을 더 올리거나 히어로를 공격합니다. 빌런은 기본 모의력과 공격력을 가지지만 조우 덱의 맨 위 카드의 부스트 아이콘 개수를 더해 위력을 무작위로 증가시킵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에서 토큰 풀에서 뽑던 것을 여기에서는 조우 카드에 부스트 아이콘을 그려 넣어 해결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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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다이얼과 모호한 규칙

모의에 올리는 위협 토큰, 동료와 부하에 올리는 피해 토큰, 카드의 제한된 효과를 표시하기 위해 다목적 토큰 등이 쓰이는데 반해 플레이어 캐릭터와 빌런은 히트 포인트 다이얼응 사용합니다. 보기에는 그럴 듯해 보여도 실제로 다이얼을 돌려서 남은 체력을 표시하는 게 상당히 불편합니다. 다이얼이 꽤 빡빡해서 결국 두 손을 다 써서 다이얼을 들어올려서 돌려야 하거든요. 저는 6면체 주사위 몇 개를 다이얼 대신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텍스트가 많고 복잡한 카드 게임의 숙명은 상충되거나 모호한 상황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코어 게임 세트에는 두 권의 책자가 들어 있어서, 하나는 큰 규칙만 설명하고, 나머지는 잔룰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그 두 권만으로도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잔룰을 설명하는 규칙 참조서가 발써 두 번이나 업데이트되었을 정도죠. 인기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퍼블리셔가 규칙 참조서를 정기적으로 개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플레이 도중에 막히는 경우가 자주 나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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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은 아컴 호러: 카드 게임과 유사한 방식의 게임입니다. 아컴 호러: 카드 게임이서 맵이 있고 맵에서 단서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을 빼고, 마블의 캐릭터와 전투에만 집중을 한 것이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입니다. 한국에서도 상당히 대중적이게 된 마블 세계관만으로도 이 게임은 큰 장점을 가집니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특징을 조목조목 잘 반영했습니다. 빌런과 조우 덱의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고, 덱 만드는 걸 어려워할 초보자들을 위해 규칙서에서 추천 덱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드에 텍스트가 상당히 많은 편이고, 한글판이 아직 출시되지 않아서 영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플레이가 힘들 수 있습니다. 플레이에 카드가 많이 놓이면 효과를 빠뜨리고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저도 수십 회 했지만 빠뜨리는 게 나오더라고요.)

코어 세트에는 히어로와 빌런이 얼마 없지만 이미 확장팩이 여러 개 발매됐고, 앞으로 출시될 것도 많습니다. 캐릭터가 산처럼 쌓여있는 마블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통장잔고를 걱정해야죠.



규칙 설명



스파이더-맨 대 라이노 플레이 1부



아이언 맨 대 라이노 플레이 1부



블랙 팬서 대 라이노 플레이 1부



캡틴 마블 대 라이노 플레이



쉬-헐크 대 라이노 플레이




참고 사이트: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85774/marvel-champions-card-gam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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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8번째는 Cahoots 카후츠Foppen 포펜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공작 모앙의 카드 홀더가 인상적인 Pikoko 피코코입니다.


내 카드만 안 보여

피코코의 가장 큰 특징은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핸드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라운드마다 카드 8장을 받는데요. 받은 카드를 보지 않고자신의 앞에 있는 공작 꼬리 쪽에 상대들이 내 카드를 볼 수 있도록 끼워야 합니다. 그러면 각자 자신의 카드를 지외하고 다른 플레이어들의 카드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이 게임에서, 카드의 숫자는 1부터 11까지, 수트는 5가지 색깔인데요. 남는 카드 중 한 장이 공개되어 이번 라운드의 트럼프 수트를 결정합니다. (그 카드가 멀티 컬러라면 이번 라운드는 노 트럼프입니다.)

그 다음이 플레이어들이 입찰을 합니다. Wizard 위저드에서의 예측처럼 하는 건데요. 내가 딸 트릭 수만 예측하는 게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에 대해 예측을 해야 합니다. 그 방식은 이렇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한 번에 한 플레이어가 예측 대상이 됩니다. 어떤 플레이어가 예측 대상이 되면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그 예측 대상 플레이어가 이번 라운드에서 딸 트릭 수만큼 그 예측 대상 플레이어 색깔의 토큰을 자신의 앞에 "동시에" 놓습니다. 그 다음에 다음 예측 대상에 대해 같은 방법으로 하고요. 가장 마지막엔 각자가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자신에 대한 예측 수를 보고 자기 자신이 딸 트릭 수를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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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람 카드를 내라

이 게임에서 자신의 카드를 못 보기 때문에 진행 방식도 다릅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왼쪽 플레이어의 핸드에서 카드를 낸다는 게 다르고, 나머지는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과 비슷합니다. 트릭을 시작 할 때에는 원하는 카드를 낼 수 있지만 그 다음부터는 리드 수트를 따라아 한다는 것 말이죠. 리드 수트를 따를 수 없을 때에는 트럼프 수트든 아니든, 원하는 수트를 냅니다. 트릭을 따는 것은 카드를 내 준 플레이어가 아니라 이긴 카드의 소유 플레이어입니다. 트릭을 딴 플레이어의 오른쪽 플레이어가 트릭을 딴 플레이어의 카드를 내면서 다음 트릭을 시작합니다.

카드 중에 멀티 컬러 카드 4장이 있는데요. 각각은 3가지 색깔을 보입니다. 그러니까 카드를 낼 때에 리드 수트의 카드를 내거나 리드 수트가 포함된 멀티 컬러 카드를 내야 하는 것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누가 누가 잘 했나?

라운드가 끝나면 점수계산을 합니다. 각자 자신이 예측했던 각 플레이어가 딸 트릭 수가 얼마나 정확하게 맞았는지 봅니다. (4인 게임이라면 내 앞에 토큰 색깔이 최대 4종류가 있는데, 색깔마다 따로 계산하는 겁니다.) 어떤 플레이어 색깔에 대해 정확한 예측을 했다면 2점, (하나 많거나 적은) 근접한 예측을 했다면 1점, 그외의 오차는 0점입니다. 4인 게임이라면 각자 0점에서 8점 사이의 점수가 나오겠죠.

이 게임에는 카드가 몇 장 더 있는데요. 바로 "신뢰"라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색깔에 해당하는 (+3 / -1이 적힌) 신뢰 카드와 (+1이 적힌) 불신 카드를 가지는데요.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딸 트릭 수에 대한 예측을 끝낸 후에 신뢰 카드나 불신 카드 중 1장을 자신의 앞에 뒤집어서 놓고 점수계산할 때에 공개합니다. 신뢰 카드를 놓은 경우에, 그 색깔의 플레이어가 정확한 예측에 성공했다면 내가 3점을 얻고, 그 플레이어가 근접하거나 틀린 예측을 했다면 내가 1점을 잃습니다. 불신 카드를 놓은 경우에는 내가 1점을 얻습니다. 3번째 라운드까지 진행해서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ic


피코코는 시각적인 면에서 큰 강점을 가집니다. 깃털 카드가 강렬하고 선명해서 공작 모양의 카드 홀더에 끼워 놓으면 분위기를 압도합니다.

피코코는 역발상을 통해 트릭-테이킹 게임을 뒤틀어 놓았습니다. 인디언 포커처럼 상대 카드만 보고 내 카드까지 읽어내야 하니까요. 일반적으로, 트릭-테이킹 게임에서는 내 정보만 가지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시작 시에만 고민이 조금 있을 뿐 실제 진행 속도는 빠릅니다. 그런데 피코코는 반대로 내 핸드 정보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핸드 정보를 다 주기 때문에 뭔가를 결정할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핸드를 보러 두리번거려야 해서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공작 카드 홀더도 처음에는 신기해도 점차 사용에 불편감을 느끼게 됩니다. 게임 속 상황이 웃긴 것과 게임 자체가 재미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잘 살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참고 사이트:
Pikoko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44505/pikoko

Brain Games
http://www.publishing.brai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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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7번째는 Elfenland 엘픈랜드Union Pacific 유니언 퍼시픽에 이어서 Alan R. Moon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유니언 퍼시픽 리뷰에서 힌트를 흘렸 듯이, 이번 세 번째 게임은 알란 R. 문 씨를 세계적인 보드게임 디자이너로 만들어준 효자 게임입니다. 유니언 퍼시픽에서 많은 부분을 쳐 내고 덜어냈더니 오히려 명작이 탄생했는데요.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기차를 타고 북미 대륙을 횡단하는 가족 게임,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입니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로부터 28년 후

티켓 투 라이드는 Splendor 스플렌더처럼 규칙이 매우 간결합니다. 그림이 포함된 규칙서가 4쪽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보드게임 초보자들이 규칙을 익히거나 다른 시람들에게 소개할 때 매우 적합한 전략 게임이죠. 저도 상당히 좋아해서 꽤 많이 해 봤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제가 간과했던 게 있었습니다. 규칙서 첫 장에 열 줄 정도 되는 서문이 있는데요. 거기에 이 티켓 투 라이드의 배경 설명이 있었던 겁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는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프랑스 작가 Jules Verne 쥘 베른이 쓴 세계명작 소설이죠. 소설 속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그는 인도 전 구간 철도가 개통되어 전세계를 80일이면 일주할 수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영국 런던에서 출발하여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정확히 80일만에 런던으로 돌아오는 내기를 합니다. 이때가 1872년이었는데요. 티켓 투 라이드의 서문에는 게임의 배경이 정확히 1900년이라고 합니다. 포그의 성공에 감명받은 다섯 사람이 7일 동안 북미의 도시들을 가장 많이 여행하는 시합을 하는 것이더라고요.



열차 카드를 얻어라!

티켓 투 라이드는 유니언 퍼시픽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습니다. 보드에는 북미 대륙이 그려져 있고, 맵에는 도시들 사이에 노선이 있죠. 플레이어들은 노선을 점유하기 위해 경쟁하는데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열차 카드를 획득해야 합니다. 열차 카드는 8가지 색깔과 무지개색의 기관차로 나뉩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는 4장을 받고, 게임 도중에 열차 카드를 더 얻으려면 내 턴을 써서 그런 행동을 해야 합니다. 유니언 퍼시픽에서 턴마다 카드를 자동으로 받았던 것과는 다르죠.

한쪽에 열차 카드 풀이 있습니다. 항상 5장이 공개되어 있고, 그 옆에는 뒤집어져 있는 열차 카드 덱이 있습니다. 열차 카드 획득 행동을 하면 카드 풀이나 카드 덱 중 원하는 곳에서 1장을 가져옵니다. 이때 카드 풀에서 기관차 카드를 가져온 게 아니라면 추가로 1장을 더 가져오는데요. 추가로 가져오는 것은 카드 풀에서 기관차가 아닌 카드를 가져오거나, 아니면 덱에서 뽑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핸드 제한이 없어서 손에 열차 카드를 얼마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이 열차 카드를 어느 정도 모으면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하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ng Leong Yeo


노선을 차지해라!

규칙서 서문에도 나와있 듯이, 플레이어들은 도시들을 가능한 한 많이 방문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열차 카드를 버리면서 하나의 노선에 자신의 열차 피스를 놓을 수 있습니다. 인접한 두 도시 사이에는 노선이 있는데요. 한 줄이면 단선 노선, 두 줄이면 복선 노선이라 불립니다. 그 노선이 요구하는 색깔의 열차 카드를 그 노선의 칸수만큼 모아서 한 번에 내면 그 노선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관차 카드는 원하는 색깔의 열차 카드로 사용될 수 있어서 굉장히 편리합니다. (그래서 열차 카드를 얻을 때에 기관차 카드에 대해 까다로웠던 거죠.) 복선 노선이라 하더라도 한 명이 두 노선을 다 차지할 수 없게 되어 있고요. 2-3인 게임에서는 복선 노선의 한 줄만 채워져도 다 채워진 걸로 간주됩니다.

노선을 점유하면 즉시 득점이 일어납니다. 방금 차지한 노선의 칸 개수에 따라 점수를 받는데요. 칸이 많은 노선일수록 가중치가 큽니다. (북미 맵에서 이 점수체계가 밸런스를 조금 깨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핸드에 열차 카드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하나의 행동으로 단 하나의 노선만 차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때가 되면 그동안 모은 열차 카드를 써서 필요한 노선들을 점유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기차 여행이라는 테마와 좀 안 맞는 규칙일 수 있는데요. 노선을 점유할 때에 기존에 내가 점유한 노선에 인접할 필요가 없이 원하는 노선을 차지해도 됩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느낌이 들지만 이것이 게임의 난이도를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하죠. 열차 피스를 다 쓰고 2개 이하로 남기면 이제 한 바퀴만 돌고 (그 플레이어까지 턴을 가지고) 게임이 끝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Gary James


목적지 도시를 연결해라!

이 게임에는 사실 이정표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시작 시에 목적지 티켓을 3장을 받아서 그 중 1장을 포기하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에는 두 도시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게임의 종료 시까지 그 두 도시를 자신의 열차 피스로 어떻게든 연결하면 추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반대로 연결에 실패하면 적힌 만큼의 점수를 오히려 잃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 사이에 목적지 티켓의 점수가 2배로 걸려 있어서 반드시 연결해야 하는데요. 두 도시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걸린 점수가 더 큽니다.

그리고 게임 도중에 필요하다면 내 행동을 써서 목적지 티켓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 덱에서 3장을 뽑아서 그 중에 1-3장 사이를 반드시 선택해야 합니다. 이미 자신의 열차 피스로 연결되어 있다면 공짜 점수나 다름이 없고요. 나의 다른 목적지 티켓과 경로가 겹치면 훨씬 더 쉽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목적지 티켓은 게임이 끝나고 점수계산할 때에 공개하기 때문에 게임 도중에 연결에 성공한 목적지 티켓을 미리 알려 줄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어그로 끌면 남은 시간 동안 고통 받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en Lee


티켓 투 라이드는 쉽고 가벼운 가족 게임입니다. 2004년에 출시되어서 벌써 15주년이 넘었고요. 출시된 해에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하여, 엘픈랜드에 이어 알란 R. 문 씨에게 두 번째 올해의 게임상을 안겨준 작품이죠. 출시된 이래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인데요. 출시된 시절엔 티켓 투 라이드가 다른 보드게임들에 비해 제법 고가였습니다만 퍼블리셔인 데이즈 오브 원더 사가 아트워크에 힘을 많이 주는 회사여서 아름다운 그림과 준수한 구성물로 인기를 끌었죠.

티켓 투 라이드는 요즘에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제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보드게임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게임들이 점점 무겁고 복잡하고 비싸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그런 게임들의 틈새에서 스프플렌더처럼 대척점에 서 있는 게임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죠. 1인 게임이 가능한 보드 게임들이 늘고 있지만 그러한 특성을 강조하면 PC 게임과 콘솔 게임에 밀리기 때문에 보드 게임은 사람들이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하는 특징을 내세워야 하죠. 결국 초보자들을 테이블 근처로 끌어당기려면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할 쉬운 보드 게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Carcassonne 카르카손, 티켓 투 라이드, 스플렌더 같은 게임들의 존재 가치가 그럴 때에 드러나는 법이죠. 이 게임이 괜히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린 게 아닙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urt Keckley




참고 사이트:
Ticket to Rid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9209/ticket-ride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Around_the_World_in_Eighty_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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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rother On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6번째는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에 이어서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게임은 판타지 캐릭터의 성장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입니다.


그의 태생은 어땠을까?

게임의 시작 시에 각 플레이어는 캐릭터 카드를 총 6장 받는데요. 태생, 동기, 운명을 각각 2장씩 받고, 종류마다 1장씩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은 것은 게임애서 제거합니다. 그 다음에 플레이어 보드의 왼쪽 칸에 선택한 태생 카드를 앞면이 보이도록, 가운데 칸에 선택한 동기 카드가 앞면이 보이도록 놓으며, 오른쪽 칸에는 선택한 운명 카드가 "뒷면"이 보이도록 놓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캐릭터의 기본 스펙이 만들어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chael Jordal


그의 성장 스토리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특성을 얻거나 도전과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 두 가지 모두 스토리 카드에서 나오는데요. 왼편에 검은색 띠가 있는 것이 도전과제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특성입니다. 특성 카드를 얻으려면, 지시된 조건을 충족하거나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 획득된 특성 카드는 위쪽의 흰색 띠만 보이도록 캐릭터 카드 밑이 끼워 넣습니다.

반면에 도전과제는 위와 아래에 모두 흰색 띠가 있는데요. 플레이어는 두 갈래길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한 다음에 시도해야 합니다. 도전과제를 시도할 때에는 기본 룬 3개를 던지고, 그 도전과제의 능력 아이콘과 일치하는 능력 아이콘만큼 능력 룬을 추가로 던질 수 있습니다. 룬에는 0부터 2까지의 결과가 있는데요. 총합이 요구량 이상이 되면 그 도전과제에 성공하게 되어 성공한 쪽 (위나 아래)의 띠가 보이도록 끼워 넣습니다. 태생에 제1막 카드 3장을 끼워야 동기에 제2막 카드를 획득할 수 있고, 동기에 카드 3장을 끼워넣으면 제3막 카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ookie Monster


그의 운명은?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히어로 카드나 안티히어로 카드 1장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건에 따라 추가 효과를 주는 카드인데요. 타락 트랙에서 타락 마커의 위치에 따라 히어로나 안티히어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중립으로 시작하지만 얻은 카드의 효과나, 도전과제 때 선택할 수 있는 다크 룬으로 인해 타락 마커가 위아래로 이동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캐릭터에 스토리 카드 9장을 끼워 넣으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한 턴씩 하고 게임이 끝납니다. 자신에게 보이는 밝은 다이아몬드 모앙의 성공 점수, 어두운 비극 점수를 합산하고, 남은 경험 토큰도 점수가 됩니다. 그리고 타락 트랙, 스토리 카드, 히어로, 안티 히어로 카드, 운명 카드의 추가 점수를 더해서 총점을 계산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Cookie Monster


콜 투 어드벤처는 San Juan 산 후안에서처럼 플레이어의 태블로 (플레이어 앞의 공간)에 카드를 추가하며 능력을 누적하는 방식입니다. 카드 풀은 Splendor 스플렌더처럼 셋으로 나눠저 있지만 콜 투 어드벤처에서는 한 단계를 완성할 때까지 다음 단계로 못 올라가도록 제한되어 있죠. 캐릭터를 태생과 동기, 운명으로 나눠서 각각에 스토리 카드로 이야기를 붙이는 방식은 직관적이고 매우 참신합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도 게임 몰입을 돕고요.

이 게임의 단점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바로 룬입니다. 룬은 일종의 주사위,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윷"과 같습니다. 납작해서 던지면 둘 중 하나의 결과가 나오죠. 저는 콜 투 어드벤처가 잘 쌓아올린 것을 룬의 운적 요소가 무너뜨린다고 생각합니다. 도전과제에 실패하면 위로금으로 경험 토큰을 줘서 다음 번에 카드 풀에서 한 장을 갈아치우거나 다른 행동의 비용을 낼 때에 쓸 수는 있습니다. (또는 게임 종료 시에 점수가 되죠.) Roll Player 롤 플레이어에서처럼, 룬을 여섯 개의 능력으로 나눠서 스토리에 연관성을 준 것은 좋았지만 운이 안 따라서 연속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하다 하다 안 되면 경험 토큰을 내고 다크 룬을 더 던지는 쪽을 선택하게 되죠. 아마도 세상이 날 빌런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Marvel Champions: The Card Game
마블 챔피언스: 카드 게임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all to Adventur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8992/call-adventure

Brotherwise Games
http://www.brotherwis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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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Henning Kröpk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5번째는 Cahoots 카후츠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 게임은 "녹색" 하면 떠오르는 Friedemann Friese 프리드만 프리제 씨의 Foppen 포펜입니다. 프리제 씨가 1995년에 동명의 카드 게임을 낸 적이 있는데요. 규칙은 똑같고 카드 구성만 바꾼 것이 최근에 나온 포펜이라고 하네요.


개수가 다른 네 수트, 그리고 와일드 "1"

포펜에는 수트가 네 종류뿐입니다만 서로 개수가 다릅니다. 가장 많이 있는 수트와 가장 적게 있는 수트의 개수 차이가 거의 2배인데요. 플레이어의 수에 따라, 수트마다 사용하는 숫자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4인부터 8인까지 가능한데, 8인일 때를 제외하고 각 플레이어는 12장짜리 핸드를 받습니다. (8인일 때에는 11장입니다.)

각 수트에는 숫자 "1"이 없습니다. 대신에 배경색이 다른 "1" 카드가 몇 장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턴에 언제든지 다른 카드 대신에 이 "1" 카드를 낼 수 있는데, 이 카드는 리드 수트를 따라갑니다. (다른 리드 수트 카드가 있어도 "1"을 대신 낼 수 있고, 다른 리드 수트가 없을 때에 "1" 대신에 다른 카드를 낼 수도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h Bullich Siscart


가장 악한 걸 내면 바보!

포펜은 여타 트릭-테이킹 게임들과 비슷한데, 트럼프 수트가 없습니다. 시작 플레이어가 어떤 수트를 내면 그게 리드 수트가 되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따라와야 하죠. 모두가 리드 수트를 따랐다면 가장 작은 숫자를 낸 플레이어가 바보가 되고, 리드 수트를 따르지 않은 플레이어가 있을 때에는 그런 플레이어들 중 가장 작은 숫자를 난 플레이어가 바보가 됩니다. (같은 숫자라면 늦게 낸 플레이어가 집니다.)

첫 번째 트릭이 끝나면 바보 플레이어에게 디스크를 주는데요. 이 디스크가 있는 플레이어는 바로 다음 트릭에서 카드를 낼 수 없습니다. 다음 트릭에서 바보 플레이어가 결정되면 그 디스크가 그 플레이어에게 넘어가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포펜에서, 플레이어들의 목적은 자신의 핸드를 다 털어내는 것이거든요.


점수계산까지 해야겠어?

왠지 점수계산이 없어도 될 것 같지만 이 게임에도 점수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핸드를 다 털면 그 트릭까지 하고 그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핸드에 남은 카드마다 -1점을 받는데요. 와일드 카드는 -1이 아니라 -5로 계산합니다. 핸드를 다 턴 플레이어들 중에 디스크를 가진 채로 끝내면 0점이고, 그렇지 않으면 10점을 받죠.

다음 라운드는 감점이 가장 많안 플레이어부터 시작됩니다.


포펜은 트릭-테이킹 게임과 UNO 우노 등으로 대표되는 Shedding game 쉐딩 게임 (핸드 털기 게임)이 잘 합쳐진 게임입니다. 전통적으로 트릭-테이킹은 굉장히 계산적이고 건조한데, 포펜은 트릭-테이킹을 유쾌하고 가벼운 쉐딩 게임으로 잘 중화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드가 많아서 최대 8명까지 플레이가능하지만 최적 인원은 5-6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게임 분위기가 가볍기 때문에 7-8명이 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트릭-테이킹 게임에서 수트의 숫자의 개수가 같은데, 포펜에서는 그걸 뒤틀어서 서로 개수가 다르게 구성했습니다. 이것은 플레이어들이 카드 카운팅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는데요. 가벼운 포펜의 분위기를 보면 그러한 카드 구성을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지면 카드 운을 탓하면 되니까요.


3주 후에는 트릭-테이킹 게임들 중
Pikoko 피코코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Foppen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56802/fool

2F-Spiele
http://www.2f-spiele.de

Stronghold Games
http://www.stronghol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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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Tomello Visello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4번째는 Elfenland 엘픈랜드에 이어서 Alan R. Moon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알란 R. 문 씨를 유명 디자이너 반열에 올려 준 게임은 자타공인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일 겁니다. 그런데 티켓 투 라이드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거의 다른 철도 게임이 있었죠. 그게 바로 Union Pacific 유니언 퍼시픽입니다.


열 개의 작은 회사와 유니언 퍼시픽

Union Pacific Railroad 유니언 퍼시픽 철도는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실존하는 미국의 철도 공기업인데요. 1862년에 태평양 철도법 허가와 동시에 탄생한 역사가 깊은 회사죠. 1872년에 파산하게 되고 Union Pacific Railway 유니온 퍼시픽 레일웨이로 사명이 변경되었는데 1880년에 자산가 Jason Jay Gould 제이슨 제이 굴드에 의해 회생하고 캔자스 퍼시픽 철도를 인수하였지만 1883년에 또 한 번 파산하였고 1897년에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의 서부와 중부에 걸쳐 화물운송 서비스를 하고 있네요.

이 게임에는 작은 철도 회사 10개와 유니언 퍼시픽이라는 거대 철도 회사가 등장합니다. 작은 철도 회사들은 자신의 주요 역을 중심으로 점차 확장하며 주식을 발행합니다. 유니언 퍼시픽은 역도 없고 열차도 없이 시작하지만 점점 작은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크기를 키웁니다.



사업 확장과 주식 획득

위에서 얘기했 듯이 이 게임에는 열 개의 작은 철도 회사가 있는데요. 각각은 본부를 두고 있는 역과 사용가능한 철로가 다릅니다. 철로는 모양에 따라 4가지로 나뉘는데요. "El Paso & Rio Grande" 사만 네 철로를 다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회사들에는 사용할 수 없는 철로가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시작 시에 철로 카드 3장을 받고, 자신의 턴의 시작 시에 1장을 뽑습니다. 턴에 할 수 있는 두 행동 중 하나는 사업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원하는 철도 회사의 열차 피스를 같은 회사의 기존 열차 피스가 있는 트랙에 인접한 트랙에 놓으며 확장합니다. 이때에 사용하는 철로 카드가 선택한 회사와 선택한 트랙에 모두 맞아야 하고, 이미 열차 피스를 놓은 트랙에는 같은 색깔의 열차 피스를 더 놓을 수 없습니다.

그 다음에 주식 풀에서 주식 카드 1장을 가져오는데요. 풀에 있는 앞면이 보이는 4장 중에 1장을 선택하거나 뒤집어져 있는 덱의 맨 위에서 1장을 뽑거나 아니면 유니언 퍼시픽 주식 1장을 가져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eb Estes


투자와 배당

자신의 턴에 할 수 있는 두 번째 행동은 투자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시작 시에 (유니언 퍼시픽 사가 아닌) 주식 카드 4장을 받고 시작하고, 사업 확장을 할 때마다 주식을 획득합니다. 손에 있는 주식은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않아서 행동을 써 가며 주식 카드를 핸드에서 내려야 합니다. 투자 행동을 할 때에는 기업 하나 또는 둘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한 기업을 고르면 그 기업의 주식을 원하는 만큼 내려놓을 수 있는 반면에 두 기업일 때에는 각 기업의 주식을 한 장씩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투자 행동을 마칠 때에 핸드에서 철로 카드 1장을 버려야 합니다.)

주식 카드 덱에는 배당 카드가 4장 포함됩니다. 배당 카드가 나오면 유니언 퍼시픽을 포함한 11개의 회사에 대한 배당금이 주어집니다. 작은 철도 회사들은 보드에 놓인 자기 회사의 열차 피스 개수 + 1 (주요 역)만큼의 돈을 최대주주에게 줍니다. 그리고 차대주주에게는 그것의 반만큼 주죠. 유니언 퍼시픽은 배당 방식이 다른데요. 참조표에 배당금이 고정되어 있고 5번째 주주까지 줍니다. 유니언 퍼시픽은 첫 번째 배당에서는 아무 것도 주지 않지만 배당금은 점점 커집니다. 4번째 배당이 끝나면 게임도 끝나고, 그때에 돈을 가장 많이 가진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eremy Harrison


유니언 퍼시픽은 1990년에 나온 Airlines 에어라인즈를 재구현한 게임입니다. 에어라인즈는 제목처럼 항공사 테마이고 같은 미국 맵을 사용하지만 노선이 다릅니다. 유니언 퍼시픽은 주식 게임인 Acquire 어콰이어와 철도 게임인 티켓 투 라이드를 합친 느낌이 드는데요. 배당 때에 차대주주까지 주는 것과 보유 주식에서 동수가 나왔을 때에 처리하는 방식도 어콰이어와 같습니다. 심지어 어떤 회사의 주식을 단 한 명의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을 때에 최대주주와 차대주주의 배당금을 몰아주는 것까지도 같습니다.

그리고 5년 후에 나올 티켓 투 라이드이 대한 밑그림이 유니언 퍼시픽에서 조금 보입니다. 작은 철도 회사를 10개로 나누었는데, 티켓 투 라이드에서도 열차 카드가 10가지 색으로 되어 있고요. 트랙 카드의 종류가 티켓 투 라이드로 넘어가서 열차 카드로 바뀐 것 같습니다. 주식 카드 풀의 4장이 모두 같은 회사일 경우에 그 4장을 게임에서 제거하고 주식 풀에 4장을 새로 놓는데, 티켓 투 라이드에서도 열차 카드 풀에 기관차가 3장 놓이면 카드 풀을 갈아엎죠.

유니언 퍼시픽은 오랫동안 절판 상태인데요.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는 수퍼 스타 동생 (= 티켓 투 라이드)의 인기에 가려져서 재판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3주 후에는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 중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Union Pacific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94/union-pacific

AMIGO
http://www.amigo-spiele.de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Union Pacific Railroad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Union_Pacific_Rail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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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ustin Bolle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3번째부터 Thematic Games 테마틱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인 배트맨과 빌런들의 싸움을 담은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입니다.


야만인 코난에서 배트맨으로

이 게임은 2016년에 출시되었던 Conan 코난의 개정판으로 보시면 됩니다. 코난은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인 Antoune Bauza 앙뚜앙 보자 씨, Bruno Cathala 브루노 카탈라 씨 등 총 7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했는데요. Frédéric Henry 프레데릭 앙리 씨가 유일하게 코난과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모두를 디자인했습니다.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 게임에서, 한쪽은 배트맨을 비롯한 히어로 팀을 맡고 다른 한쪽은 배트맨의 대표 빌런들을 조종합니다. 이 게임에는 각 캐릭터가 역동적인 미니어처로 구현되어 있어서 게이머들의 이목을 확 잡아끄는데요. 2018년 2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에 큰 성공했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wan Hascoët


에너지 큐브에 의한 진행

미니어처 게임이다 보니 플레이어가 알아야 할 기본 규칙과 시나리오 책자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기본 규칙서가 무려 60쪽에 달하는데 반해 게임의 진행 시간은 60-90분이 소모됩니다. 규칙서를 펼쳐서 읽어 보면 두려움이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는데요. 규칙서에는 차트, 그림이 포함된 플레이 예시가 대단히 많습니다. 차트는 게임의 구조와 흐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게임은 라운드로 진행되는데요. 한 라운드는 유지, 주도 팀 턴, 승리 조건 확인, 비 주도 팀 턴, 승리 조건 확인 단계들로 구성됩니다. 턴은 주도권을 가진 진영이 먼저 가지고 다른 팀이 나중에 가지는데요. 주도권은 시나리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 진영의 턴은 시작 유지, 입장 선언, 캐릭터의 선택과 행동, 종료 유지 순으로 진행됩니다. 선유지와 후유지로 나뉘는 이유가 캐릭터에게 주어진 에너지 큐브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인데요. 이 에너지 큐브가 이 게임에서의 핵심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각 캐릭터는 일정 개수의 에너지 큐브를 가집니다. 이것들 중 일부는 예약 칸에, 나머지는 피로 칸에서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 캐릭터가 어떤 행위를 할 때에는 예약 칸에 있는 에너지 큐브를 행동 칸에 보내서 사용할 수 있고요. 유지를 처리할 때에는 행동 칸에 있는 사용된 에너지 큐브를 피로 칸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피해를 받으면 에너지 큐브를 부상 칸으로 보내야 합니다.

캐릭터가 입장을 정할 때에 활성화와 휴식 중 하나를 정하게 됩니다. 활성화를 택하면 그 턴에 행동을 할 수 있지만 회복량이 적고, 반대로 휴식을 하면 회복량이 크지만 행동을 못합니다. 회복을 할 때에는 먼저 에너지 큐브를 피로 칸에서 예약 칸으로 보내고 부족하면 부상 칸에서 피로 칸으로 보냅니다. 즉, 에너지 큐브를 회복량보다 많이 사용하면 다음에 자원 부족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면 에너지 큐브가 예약 칸까지 오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러면 언젠가는 휴식을 선택해야 하는 때가 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방식은 합리적이고 체계적이면서 매우 직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rwan Hascoët


빌런, 강에서 퍼올려지다

빌런 측은 큰 플레이어 보드를 하나만 사용합니다. 여기에서 메인 빌런과 졸개들을 통합하여 관리하죠. 기본적인 행동인 이동, 공격, 다시 굴림 등은 히어로 쪽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에너지 큐브 칸은 예약과 피로 둘만 있어서 좀 더 간결합니다. 졸개들은 체력이 적어서 피해를 입으면 금새 죽고, 메인 빌런은 체력 칸이 별도로 존재하거든요.

빌런의 플레이어 보드에서 참신한 것은 river 강이라 불리는 타일 줄입니다. 캐릭터 타일이 8개까지 놓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가장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숫자가 하나씩 올라갑니다. 이 숫자는 해당 칸의 빌런을 활성화할 때에 지불해야 하는 에너지 큐브의 개수를 가리킵니다. 가장 왼쪽의 빌런을 활성화하려면 에너지 큐브를 1개만 내면 되지만 3번째 칸의 빌런을 활성화하려면 3개를 지불하는 식입니다. 활성화된 타일은 가장 오른쪽으로 퍼올려지며 나머지 타일들을 왼쪽으로 밀어냅니다. (모래가 강바닥으로 점점 가라앉는데, 그걸 퍼올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빌런을 순서대로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후순위의 빌런을 큰 비용을 내고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imon Lavender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는 합리적이고 직관적인 규칙을 가진 경쟁 미니어처 게임입니다. 위에서 큰 틀만 설명하고 자잘한 규칙은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동이나 공격, 조작 등의 행동은 여타 주사위 굴림 게임에서와 비슷해서 그랬습니다. 성공 확률이 다른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세고 적용하는 것이니까요. 여기에서도 합리적인 규칙이 있는데, 방어를 할 때에도 방어 칸에 에너지 큐브를 놓고 주사위를 굴리고, 다시 굴리고 싶다면 다시 굴림 칸에 에너지 큐브를 놓아야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상대 턴에 방어나 다시 굴림을 했을 경우 때문에 나의 턴 시작 시에도 유지를 처리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캐릭터의 모든 행위를 에너지 큐브로 처리하는 것입니다. 정말 세련된 규칙인 것 같습니다.

장점이 많지만 아쉬운 점을 꼽자면 맵인데요. 장거리 무기 때문에 시야를 계산해야 하고 맵 안에 높낮이가 있다 보니 그런 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높낮이가 다른 곳을 이동할 때에는 별도의 규칙을 적용해서 중요한 부분이든요. (해외 사이트에서 3차원 맵을 만들어서 플레이하는 사진도 보이는데 말이죠.)

이 게임을 해 보고 나서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배트맨일까?’라고요. 코믹스에 여러 히어로, 빌런이 등장하는데 가장 현실적에 가깝게 싸우는 히어로가 배트맨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초능력 없이 맨손으로, 때때로 가젯을 사용해서 적들과 싸우죠. 초능력을 사용하는, 또는 우주급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의 싸움이라면 이것과는 다르게 구현해야 했을 겁니다. 코난에서 배트맨: 고담시 연대기로 이어진 앙리 씨의 시스템은 Beyond the Monolith Core System으로 재구현된다고 합니다. 게임의 시스템이 워낙에 탄탄해서 다른 세계관을 입혀도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네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3주 후에는 테마틱 게임들 중
Call to Adventure 콜 투 어드벤처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atman: Gotham City Chronicl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2514/batman-gotham-city-chronicles

Monolith
http://www.monolithedition.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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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yan Brun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2번째부터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협력과 배신이 난무하는 Cahoots 카후츠입니다. 게임 제목은 "공모"라는 뜻인데요. 게임의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울리는 제목이더군요.


작은 범위와 많은 수트

카후츠는 카드 49장짜리 덱을 사용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레잉 카드와는 많이 다릅니다. 수트는 플레잉 카드의 4가지 수트에 추가로 술잔, 별 모양까지 해서 총 6종류입니다. 이 수트들은 6가지의 색상코드로 쉽게 구분이 됩니다. 카드의 숫자 범위는 굉장히 좁습니다. 4부터 8까지인데요. 5, 6, 7은 두 장씩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라운드의 시작 시에 정체 카드 1장을 무작위로 받아 공개합니다. 정체 카드에는 서로 다른 수트 3종류가 그려져 있고요. 내 정체 카드의 수트 3종은 각각 다른 플레이어의 정체 카드에 하나씩만 일치합니다. 즉, 플레이어 A가 하트, 다이아몬드, 술잔이 적힌 정체라면 플레이어 B의 정체에 하트가, 플레이어 C에게 다이아몬드가, 플레이어 D에게 술잔이 있다는 것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mekins)


두 바퀴 동안의 공모

카후츠는 정통 트릭-테이킹 게임이 아닙니다. 시작 플레이어가 트릭을 리드하지도 않고, 트릭은 2장씩 낸 카드로 구성되고, 트릭이 만들어져도 아무도 그 트릭을 따지 않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핸드에서 원하는 카드 1장을 내는데,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낸 카드들을 그대로 놓은 채로 한 바퀴를 더 돌면서 핸드에서 카드 1장을 더 냅니다. 그러니까 트릭은 8장으로 완성되는 것이죠.

트릭이 만들어지면 그 트릭의 카드들을 수트별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합이 가장 큰 수트를 찾죠. 그러한 수트가 하나만 있을 수도 있고, 동수가 되어서 2종류나 3종류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합이 가장 큰 수트가 하나뿐이라면 자신의 정체 카드에 그 수트가 적힌 플레이어는 2명이 됩니다. 그들은 각각 그 트릭에서 2점을 얻습니다. 2종류일 때에, 득점하는 플레이어가 1명이라면 혼자 4점을 얻고, 여러 명이라면 각자 1점씩 얻습니다. 3종류일 때에, 혼자라면 4점을, 여러 명이라면 2점씩 얻습니다.

점수체계가 이렇다 보니 내가 어떤 수트의 카드를 낼 때에 다른 사람들 중 1명 또한 유리해집니다. 두 바퀴를 돌기 때문에 그 2장으로 힘을 어느 수트/상대에 실어줄지를 잘 계산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Virginie ROGER


카드 회수와 시작 플레이어 넘기기

플레이어들은 12장짜리 핸드를 받는데, 한 라운드는 11번의 트릭으로 구성됩니다. 계산해 보면 이상하죠? 한 트릭에 대한 점수계산을 끝내면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그 트릭에 나온 카드들 중에서 회수할 카드와 버릴 카드를 선택합니다. 이것 역시 두 바퀴를 돌면서 1장씩 총 2장을 선택하는데요. 선택한 1장을 자신의 핸드로 가져오고, 나머지 1장을 뒤집어 놓습니다. (먼저 선택한 것을 뒤집고, 나중에 선택한 것을 가져와도 됩니다.) 모두가 선택을 마치면 뒤집어진 카드들을 전부 치웁니다. 누가 어떤 카드를 가져오고 죽이는지를 보면서 이후의 트릭들의 상황을 조금은 예상할 수 있습니다.

트릭이 끝나면 시작 플레이어가 왼쪽으로 넘어가서 네 번째 플레이어를 제외하고 모두가 시작 플레이어를 3번씩 하게 됩니다.


카후츠는 굉장히 쉽고 가벼운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정통 트릭-테이킹 게임들이 철저한 계산에 의해 진행되었다면 카후츠는 순간순간의 협동과 배신으로 진행되어 갑니다. 그러니까 정통의 맛은 하나도 없는데, 그 나름 영리하게 잘 비틀었다고 할 수 있겠죠.

나를 제외한 사람들 중 1명은 나와 같은 배를 타려고 합니다. 정체 카드에서 나와 겹치는 수트가 있으니 힘을 모으거나 아니면 편승하려고 하죠. 턴 순서를 고려해서, 나중에 카드를 낼 사람들이 어느 쪽으로 붙을지 잘 계산해야 합니다. 적절히 미끼를 던져서 같이 가는 것도 생각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가장 많은 점수를 얻으려면 한 라운드 동안에 얻을 점수를 여러 상대에게 최대한 골고루 나눠 줘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항상 트릭의 점수계산에 포함되도록 말이죠. 더럽고 치사해도 그게 카후츠만의 방식인 겁니다.


3주 후에는 트릭-테이킹 게임들 중
Foppen 포펜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ahoot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2345/cahoots

Mayday Games
https://mayday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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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tony Hemme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8의 351번째부터 미국의 대표 보드게임 디자이너인 Alan R. Moon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고 하네요.)

첫 번째로 소개할 게임은 1998년에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Elfenland 엘픈랜드입니다.


엘프들의 특별한 성인식

엘픈랜드는 제목에서 알 수 있 듯이, 엘프들이 사는 가상의 땅입니다. 이곳에서, 엘프 소년, 소녀들이 성인식을 위해 일종의 시험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 시험은 여러 탈것을 이용하여 가능한 한 많은 마을에 방문하는 것입니다.

엘픈랜드의 맵에는 20개의 마을이 그려져 있고, 각 마을에는 마커가 놓여 있습니다. 엘프가 마을에 방문하면 그 마을의 마커를 획득하며 방문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죠. 엘프들은 게임의 시작 시에 "Elfenhold 엘픈홀드"라는 수도에서 출발하고, 4번의 라운드 동안 마을의 마커들을 모읍니다. 그런데 각 엘프는 자신의 고향 마을이 있어서 게임 종료 시에 자신의 고향 마을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Laszlo Molnar


탈것들을 이용한 여행 계획

엘픈랜드의 큰 특징은 탈것이 여러 가지라는 것입니다. 탈것의 종류로는 멧돼지, 자전거, 마법 구름, 유니콘, 트롤 차, 드래곤, 뗏목까지 총 7가지입니다. 각 탈것은 이용가능한 지형이 정해져 있고, 지형에 따라 특정 탈것으로 운송이 불가능하거나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탈것 표를 참조하세요.)

탈것은 카운터로도 있고, 카드로도 있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탈것 카운터들을 모두 뒤집어서 섞고 5개만 공개합니다. 라운드의 2번째 단계에서 각 플레이어는 뒤집어진 탈것 카운터 1개를 뽑아서 비밀리에 확인합니다. 3단계에서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공개된 탈것 카운터들 중 1개를 가져오거나 뒤집어진 탈것 카운터 1개를 가져와서 자신의 앞에 공개해서 놓습니다. 탈것 카운터 풀에는 항상 5개가 공개되어 있어야 해서 누군가가 가져가면 바로 보충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공개된 카운터 3개를 가질 때까지 이것을 반복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sGame)


탈것 카운터 배치로 인한 의외성

4단계에서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탈것 카운터 1개를 맵의 도로에 놓을 수 있습니다. 탈것 카운터를 도로에 놓을 때에도 그 탈것이 운송이 가능한 지형이어야 가능합니다. 멧돼지를 사막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막 도로에는 못 놓는 것이죠. 탈것 카운터는 모든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도로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단 그 도로를 통과하려면 그 탈것 카드만 내야 한다는 게 제약이죠. 따라서 누군가가 어떤 탈것 카운터를 놓으면 의도치 않게 다른 플레이어의 계획을 꼬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카운터를 놓지 않고 패스를 할 수도 있는데요. 한 번 패스했다 하더라도 돌아오는 차례에 다시 카운터를 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플레이어가 연속으로 패스를 하면 4단계가 종료됩니다.

각 플레이어는 빨간 테두리의 장애물 카운터 1개씩 가지고 있습니다. 각 도로에는 최대 1개의 장애물 토큰이 놓일 수가 있는데요. 플레이어는 탈것 카운터를 놓는 것 대신에 장애물 카운터를 놓을 수 있습니다. 장애물 카운터는 물길을 제외하고 아무 육지 도로에 놓일 수 있는데요. 장애물 카운터가 놓인 도로를 지날 때에는 해당하는 카드를 1장 더 내야 합니다. 장애물 토큰은 각자 게임 전체 통틀어 딱 1번씩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Laszlo Molnar


카드를 내고 마을에 방문

카운터 놓기가 끝나면 5번째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게임의 나머지 단계들은 이 하나의 단계를 위한 준비라고 볼 수 있는데요. 각 플레이어는 자신이 가진 탈것 카드를 사용해서 엘프 장화를 이동시킵니다. 엘프 장화는 탈것 카운터가 놓인 육로나, 또는 물길로만 이동할 수 있고요. 육로로 이동할 때에는 반드시 카운터와 종류가 같은 탈것 카드를 내야 합니다. 이때에는 그 도로의 지형이나 장애물까지 고려해서 알맞은 개수의 카드를 내야 합니다. 물길에는 호수가 있고, 강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는 순행과 그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행이 있습니다. 순행일 경우에는 뗏목 1장으로 지날 수 있지만 그 외의 물길은 뗏목 2장을 요구합니다. 효율은 떨어지지만 아무 탈것 카드 3장 (장애물이 있다면 4장)을 내면 포장마차를 얻어타서 카운터가 놓인 육로 한 구간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1장으로 지나갈 수 있는 곳이라면 포장마차를 이용하는 게 매우 비효율적이겠지만 2장으로 지날 수 있는 곳이었다면 해 볼 만하지 않을까 싶네요.

마을에 방문하면 그 마을에서 자신의 색깔의 마을 마커를 획득합니다. 이미 방문했던 마을에 다시 방문할 수 있지만 그 마을 마커를 또 얻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지나왔던 도로를 다시 쓸 때에도 당연히 탈것 카드를 내야 합니다. (엘프 세계에 공짜는 없는 것 같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art Proost


엘픈랜드는 아름다운 그림과 비교적 쉬운 규칙을 가진 가족 게임입니다. 엘프가 등장하기 때문에 굉장히 평화로운 게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카운터를 놓는 단계 때문에 서로 방해하거나 상대에게 빈정상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는 무서운 게임입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받은 고향 마을을 확인하고 총 4번의 라운드에 대한 여행 경로를 짜야 합니다. 게임의 종료 시에 자신의 위치와 고향 마을의 최단 거리만큼 감점당하기 때문이죠. 효율성을 위해 한 붓 그리기처럼, 가능한 한 각 마을을 한 번만 방문하도록 해야겠죠. 대부분의 마을에는 도로가 2개 이상 있는데, 도로가 딱 하나뿐인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을 방해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게 중요합니다. 효율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은 여행 경로가 겹치는 플레이어를 빨리 찾아내는 것입니다. 여행 경로라 겹치면 서로 효율적인 탈것 카운터를 놓으면서 서로에게 이득을 주기 때문에 적은 카드를 쓰고도 많은 마을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여행에 친구가 필요한 이유를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분명 예쁘지만 인터페이스가 안 좋기로 유명합니다. 예전 판본에서는 마을 마커를 원통 모양으로 만들어서 자칫 잘못하면 데굴데굴 굴러가기 일쑤였습니다. 최근에 나온 판본에서는 원통 모양에서 정육면체로 바뀌었는데요. 예쁜 느낌이 없어진 대신에 편리함이 생겼죠. 엘픈랜드는 최대 6인까지 가능합니다만 4명이 최적입니다. 라운드가 4번이고 라운드가 바뀔 때마다 시작 플레이어가 왼쪽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모두가 공평하게 시작 플레이어를 한 번씩 하는 게 좋더라고요. 게다가 인원이 너무 많아지면 도로에 카운터들이 너무 많이 놓여서 게임의 난이도가 들쑥날쑥 할 수 있거든요. 인원이 더 많을 때에는 6라운드까지 진행하는 Elfengold 엘픈골드 확장을 추가하는 것을 권합니다.


3주 후에는 알란 R. 문 씨의 게임들 중
Union Pacific 유니언 퍼시픽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Elfenlan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0/elfenland

AMIGO
http://www.amigo-spiele.de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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