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tthia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10번째부터 초기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을 소개합니다.

제 게임 리뷰에서 SDJ를 꽤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한 번 더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독일어인 "Spiel des Jahres"의 줄임말인데요. 뜻을 풀이하면 "Game of the Year 올해의 게임" 상입니다. 독일에서 출판된 보드 게임이나 카드 게임에 주어지는 상으로, 1978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첫 수상은 1979년부터입니다.) 이 상은 상품성과 대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수상작들과 후보작들은 대체적으로 가족 게임입니다. SDJ의 첫 번째 수상작은 1973년에 출시된 Hare & Tortoise 토끼와 거북이인데요. 처음 세 해에는 지금과 달리 한 해 동안에 출시되는 게임 수가 많지 않아서 몇 년 전에 나온 게임들까지 후보에 포함시켰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가려면 당근을, 뒤로 갈 땐 거북이로

가장 널리 알려진 영어판 상자에는 토끼와 거북이가 우주복을 입고 있어서 긴가 민가 하겠지만 이 토끼와 거북이는 이솝 우화의 "거북이와 토끼"에서 온 게 맞습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결승점에 먼저 도달하기 위해 경주를 하는데요. 전진하려면 당근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때 일종의 수열인 삼각수 (三角數, triangular number)를 사용합니다. (1칸 전진에 당근 1개, 2칸 전진에 당근 3개, 3칸 전진에 당근 6개, 4칸 전진에 당근 10개, ...) 그런데 결승점까지는 64칸이고, 게임 시작 시에 당근을 98개 (3-4인 게임에서는 68개)만 받습니다. 거북이처럼 1칸씩만 전진한다면 정확히 64턴만에 도착할 수 있지만 머리를 잘 쓰면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후진할 때에 가장 가까운 거북이 칸으로만 갈 수 있는데요. 그 칸까지의 거리의 10배만큼의 당근을 받습니다. 3칸 뒤의 거북이 칸으로 가면 당근 30개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가장 가까운 거북이 칸으로 후진하려는데 그 칸에 다른 플레이어의 말이 있다면 후진을 못한다는 겁니다. 만약 전진에 필요한 당근이 부족해서 후진하려는데 그 거북이 칸이 막혀 있다면 그 턴 동안에 아무것도 못하고 페널티로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항상 당근을 적당히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angchol Shin


당근 먹었니? 양상추도 먹었니?

결승점인 "집"에 도착할 때에도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첫째로, 결승점에 들어온 순위에 따라 당근 수 제한을 지켜야 합니다. 1등은 최대 10개, 2등은 최대 20개, 3등은 최대 30개인 식이죠. 당연히 이 제한을 못 지키면 못 들어옵니다. 그래서 당근을 더 소비하기 위해서 후반에 머리 아픈 계산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 조건은 양상추를 가지도 있으면 결승점에 못 들어온다는 것인데요. 트랙 중간중간에 양상추 칸이 있어서 그곳에서 양상추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양상추가 있을 때에만 들어갈 수 있는 매우 제한된 칸인데, 그곳을 이용하는 것도 까다롭습니다. 양상추 칸에 도착하면 일단 자신의 말을 뒤집어서 쉬고, 자신의 다음 턴에 말을 원래대로 뒤집으면서 양상추 1개를 지불하고 당근을 현재 순위의 10배만큼 받고, 다시 자신의 다음 턴에 그 칸에서 떠나야 합니다. 양상추 1개를 없애기 위해 무려 세 턴이나 걸리고, 도중에 순위가 바뀔 수 있어서 당근을 몇 개나 받을지 알 수 없으며, 양상추를 먹었으면 그 칸에서 머무를 수 없고 무조건 떠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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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하다, 혼란해

트랙에는 거북이 칸과 양상추 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근 칸에 도착하면 당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자신의 다음 턴에 평소처럼 이동할지 아니면 당근 수를 조절할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당근 수 조절은 당근 10개를 받거나 당근 10개를 내는 것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상추 칸과 달리, 여러 턴 동안 머무를 수 있습니다.

가장 재미있지만 가장 위험한 칸이 바로 토끼 칸입니다! 이 칸에 도착하면 주시위를 굴리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알기 위해 표를 참조합니다. 한 턴을 쉬거나 추가 턴을 얻거나, 이동으로 순위를 바꾸거나, 당근 수를 조절하거나, 양상추를 소비하는 행동들이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선두에 가까울수록 불리한 결과가 많습니다. 아마도 재미와 긴장감을 위해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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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는 굉장히 클래식한 경주 게임입니다. 단순한 뱀 주사위 게임에 머리가 아플 수 있는 수학 요소를 넣어서 효율과 균형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복잡한 게임으로 바꾸었습니다. 테마만 보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크고 복잡한 계산을 게임 내내 해야 해서 가족 게임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2인부터 6인까지 가능하지만 경주와 칸 점유라는 특성 때문에 4인에 가까울수록 좋다는 제약 아닌 제약이 있네요.


3주 후에는 초기 올해의 게임상 수상작들 중
Rummikub 루미큐브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Hare & Tortois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61/hare-tortoise

Ravensburger
http://www.ravensburger.com

The Tortoise and the Hare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The_Tortoise_and_the_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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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acha Spinks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9번째부터 Lookout Games 룩아웃 게임즈의 확장들을 소개합니다.

전세계 보드게임에 대한 모든 정보가 있는 보드게임긱이란 웹사이트가 2000년에,생겨났는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1위를 달성했던 게임이 몇 개 안 됩니다. Paths of Glory 영광의 길들, Tigris & Euphrates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 Agricola 아그리콜라, Twilight Struggle, Pandemic Legacy: Season 1 팬데믹 레거시: 시즌 1, 그리고 현재까지 Gloomhaven 글룸헤이븐이 왕조를 만들고 있죠. 그 중에서 아그리콜라가 큰 영향을 끼친 것은 Worker Placement 일꾼 놓기 메커니즘을 정착시켰다는 점입니다. 아그리콜라는 게이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확장 카드에 대한 아이디어가 모이고, 또한 카드들의 밸런스까지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그리콜라 출시 이후, 큰 확장 하나가 나왔는데요. 그것이 Agricola: Farmers of the Moor 아그리콜라: 황야의 농부들 (한국어판 제목: 아그리콜라: 새로운 도전)입니다.


숲과 늪, 그리고 특별 행동

황야의 농부들에서 첫 번째로 달라진 점은 플레이어 개인 보드에 무언가가 놓인 채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황량하던 보드에 숲 타일과 늪 타일이 놓이는데요. 이것은 플레이어가 무작위로 선택한 시작 배치 카드에 따라 그 타일들의 배치기 달라집니다. 숲과 늪은 추가된 특별 행동을 통해 다른 자원을 주거나, 밭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인원수에 따라 2장부터 4장의 특별 카드를 사용하는데요. 각 카드에는 선택가능한 특별 행동이 적혀 있습니다. 늪 타일을 제거하고 토탄 3개를 얻거나, 숲 타일을 제거하고 나무 2개를 얻거나, 숲을 불태워 밭으로 바꾸는 식입니다. 이제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일꾼을 놓고 일반 행동을 실행하는 대신에 특별 행동 카드를 가져와서 특별 행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 행동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번 라운드에 내 일꾼을 다 놓았다면 더 이상 턴이 오지 않기 때문에 특별 카드를 가져올 수 없고요. 둘째로, 다른 사람이 가져간 특별 카드를 이용하려면 은행에 음식 2개를 지불해야 합니다. 음식을 지불하고 가져오면 그 특별 카드는 뒤집어지고 이번 라운드에서 그 카드는 더 이상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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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추가 주요 설비들

이 확장에서는 4번째 가축인 말이 등장합니다. 말은 개당 1점이고, 점수의 상한선이 없습니다. 말을 특별 행동 중 "마시장"을 통해 가져올 수 있지만 기본판의 화로나 화덕으로 구워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말을 잡아먹기 위한 새로운 설비들이 필요한 것이죠.

기본판에서 주요 설비는 10장이었는데요. 이 확장에서 14장을 추가합니다. 확장 주요 설비는 해당하는 칸에 기본판의 주요 설지 밑에 깔립니다. 그래서 가리고 있던 주요 설비가 없을 때에만 구입이 가능합니다. 말을 도축하려면 "조리실"이나 "말 도축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ré E


연료와 난방

제 개인적으로, 이 확장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난방이라는 새로운 유지비입니다. 아그리콜라는 수확 때에 음식을 지불함으로써, 늘어나는 일꾼들에 대한 부담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아그리콜라의 핵심이었죠. 그에 반해 집의 종류는 초보자들에게 잘 와닿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흙집, 돌집은 뭐가 좋은가?"라는 질문에 "점수가 올라가고, 특정 카드의 조건을 충족시킨다."라고 있는 그대로 답을 할 수밖에요. 이번 확장에서 난방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테마적으로도 명쾌한 답을 주는 듯 했습니다. 수확의 "가족 먹여살리기" 단계에서 방의 칸수만큼의 연료를 내야 하는데요. 연료는 토탄이나 나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흙집과 돌집은 단열이 잘 되어서 그런지 각각 1개, 2개를 줄여줍니다. 집 개조를 일찍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음식을 못냈을 때에는 구걸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연료를 못냈을 때에는요? 덜 낸 연료만큼 가족들이 감기에 걸립니다. 음식과 달리, 연료는 일부러 (전략적으로) 덜 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감기에 걸린 가족은 감기 토큰을 올려 표시되고 오로지 진료소 칸에만 놓일 수 있습니다. 진료소는 감기 토큰을 제거해 주고, 음식 1개도 줍니다. 진료소는 유일하게 놓일 수 있는 일꾼 수 제한이 없고, 감기에 걸리지 않은 가족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감기에 걸린 채로 끝나면 그 가족은 점수가 1점으로 떨어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oberto Méndez


황야의 농부들 확장은 확실히 재미있었습니다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아그리콜라를 싫어하거나 어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수확은 지옥입니다. 음식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추가로 연료까지 내라고 한다면 더 싫어하게 될 겁니다. 게다가 특별 행동이 들어가서 플레잉 타임이 1.5배 정도 늘어납니다! 고민할 것도 많아지고, 가족을 더 가지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거든요. 기본판의 깔끔했던 진행을 좋아하던 분들에게는 안 좋은 요소죠. 황야의 농부들 확장을 아그리콜라 때문에 구입하긴 했고 좋아는 하지만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할까요...


3주 후에는 룩아웃 게임즈의 확장들 중
Isle of Skye: Journeyman
아일 오브 스카이: 저니먼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Agricola: Farmers of the Moor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3018/agricola-farmers-moor

Lookout Games<
http://www.lookout-games.de

Z-Man Games
http://www.zm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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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8번째는 Druids 드루이즈The Fox in the Forest 숲 속의 여우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예전에 제가 Skull King 스컬 킹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다룰 Voodoo Prince 부두 프린스는 스컬 킹과 함께 Schmidt royal horror card games 슈미트 로열 호러 카드 게임즈 시리즈에 속합니다. (그 게임 사이에 Vampire Queen 뱀파이어 퀸이 있는데, 그건 트릭-테이킹 게임이 아니네요.)


다섯 수트, 80장의 카드

부두 프린스의 수트는 5종류입니다. 그리고 카드는 총 80장이고요. 트릭-테이킹 게임치곤 수트와 카드 수가 많습니다. 이 게임에서도 트럼프 수트가 있죠. (트럼프 수트는 라운드마다 무작위로 정해집니다.) 그러면 특정 수트가 빨리 떨어져서 트럼프 수트로 트릭을 딸 확률이 높아집니다. ‘카드 운이 너무 심하게 작용하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설 텐데요.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Reiner Knizia 라이너 크니치아 씨입니다!) 인원이 바뀌더라도 다섯 수트는 그대로지만 각 수트에서 사용되는 숫자가 제한됩니다. 2-3인은 10까지, 4인은 12까지, 5인은 15까지 사용합니다. 인원마다 13장짜리 핸드 (5인일 때에만 14장)으로 진행하고요. 수트도 많고 핸드도 많은데, 이 게임 괜찮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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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을 따다가 나간다

부두 프린스는 점수계산 방법이 특이합니다. 세 트릭 (2인은 7 트릭, 3인은 4트릭)을 따면 그 라운드에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라운드에서 나갈 때에 득점을 하는데요.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현재까지 딴 트릭의 총합이 내 점수가 됩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두 트릭 이내로 유지하면서 남들이 먼저 나가게 끔 밀어주는 플레이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플레이어는 자신이 딴 트릭 수만큼만 점수를 얻기 때문에 최후의 1인이 되어 망하지 않으려면 강한 카드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굉장히 단순한 규칙으로 일반적인 트릭-테이킹 게임을 잘 비틀었죠. 룰북을 읽으면서 콜럼버스의 달걀을 본 것처럼 허를 찔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번 더 비트는 특별 카드들

각 수트에서 "0"과 "5", "7"에는 별도의 효과가 있습니다. "0"은 같은 수트의 가장 높은 숫자를 이깁니다. (디자이너는 다르지만 같은 시리즈인 스컬 킹에서 비슷한 느낌이 있었죠.) 같은 색만 이기기 때문에 쓰임새가 제한적이지만 의외의 한 방이 있습니다. 거꾸로 안 따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따게 되는 상황도 나오고요. "5"와 "7"은 그 카드를 내서 트릭을 따면 두 트릭을 딴 것으로 간주됩니다. 부두 프린스 특성 상, 두 트릭을 한 번에 따면 불리합니다. 내가 나갈 상황이 가까워졌음을 의미하니까요. 서로 이기라고 배려의 플레이 (?)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어서 "5"나 "7"은 초반에 눈치껏 빨리 털어서 없애는 게 좋습니다. 다른 강한 카드에 밟히도록 말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부두 프린스를 해 보고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역전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4-5인 게임에서, 가장 먼저 나갈 때에 0점부터 최대 "(인원수 - 1) x 2"점까지 가능하고, 마지막에 나가면 0점부터 2점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나가면 (두 트릭짜리 때문에 네 트릭을 딴 것을 배제하고) 최대 "(인원수 - 2) x 3 + 2"점까지 가능합니다. 2점을 얻는 플레이어와 최대 점수를 얻는 플레이어 사이에 얻을 수 있는 점수 차가 상당히 큽니다. 이 게임에서 인원수가 고정이기 때문에 한두 번 저득점 하면 뒤집을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나중에 나가려고 버티면 내 점수도 올라가지만 남아 있는 상대들이 얻을 점수도 올라가기 때문에 서로 평행선을 긋게 됩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나가는 게 아니라면 변수가 없는 것이죠. 부두 프린스는 게임의 룰이 단순하면서 참신했습니다만 고유의 점수계산법 때문에 한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사이트:
Voodoo Princ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4248/voodoo-prince

Schmidt Spiele
http://www.schmidtspiele.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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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Neven Rihta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7번째는 Citadels 시타델Fist of Dragonstones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에 이어서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게임은 Queen's Necklace 여왕의 목걸이입니다. 프랑스와 관련이 있는 Days of Wonder 데이즈 오브 원더 사가 게임의 아트워크에 혼을 싣는 걸로 유명한데요. 그 회사 이 게임은 물론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도 출판했습니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인 브루노 패뒤티 씨도 프랑스인이고요. 여왕의 목걸이의 규칙서를 보면 Place Vendôme 플라스 뱅돔이라는 것이 먼저 나오는데요. 이것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광장인데, 원래는 루이 14세에 의해 기념물로서 만들어졌다가 프랑스 혁명 때에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프랑스 혁명으로부터 몇 년 전, 플라스 뱅돔의 보석상이 됩니다. 이 게임은 프랑스 역사에서 유명한 목걸이 사건을 다루는 것 같은데요. 당시 프랑스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잔느 드 라 모트 백작 부인에게 사기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왕비의 음모로 생각해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프랑스 대혁명으로 이어지게 되었죠.


돈 많다, 계속 사라

이 게임에는 총 4종류의 보석이 나옵니다. 흰색은 다이아몬드, 빨간색은 루비, 주황색은 앰버, 초록색은 에메랄드입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이 네 보석의 인기가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인기가 높은 보석일수록 기본 가치가 높습니다. 그리고 항상 5장의 카드 풀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보석 카드가 주로 나오지만 반지나 목걸이, 인물들이 나올 때도 있죠. 카드 오른편에는 가격을 나타내는 숫자들이 적혀 있는데요.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10듀캇 이내로 카드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남은 카드는 가격이 낮아지고, 카드 풀은 5장이 될 때까지 보충됩니다. 카드들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것 같지만 남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란 말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laus Brune


때가 되면 판다

게임 중 총 3번 무역상이 뽑힙니다. 그때마다 판매가 일어나게 되는데요. 각 플레이어는 어떤 보석을 얼마나 내다 팔지를 비밀리에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판매할 것들을 동시에 공개하게 되죠.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보석들을 종류별로 나눕니다. (드라마틱한 진행을 위해, 인기가 높은 보석부터 내림차순으로 공개하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에 각 보석마다 전체 플레이어들이 낸 개수를 셉니다. 적게 나온 보석일수록 희귀도가 높아집니다. 이 희귀도는 인기에 의해 부여된 가격에 추가되는 가치입니다. 즉, 어떤 보석의 가치는 인기와 희귀도의 합에 의해서 결정되는 겁니다. 내놓은 보석들은 점수로 바뀝니다. 플레이어들이 가져가는 카드는 공개된 카드뿐입니다. 한눈 팔았거나 잊어 버리지 않는 한, 계산이 됩니다. 계산이 안 되는 건 각자 어떤 보석을 얼마나 내 놓느냐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laus Brune


보석만큼 중요한 다른 카드들

패뒤티 씨 게임답게 여기에서도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먼저, 색깔로 구별할 수 있는데요. 턴 시작 시에 영향을 주는 파란색 (영향력) 카드, 특정한 시점에 격발되는 자주색 카드, 그리고 판매 시에 사용될 수 있는 회색 (판매) 카드입니다. 파란색 카드로 다른 플레이어의 핸드를 보거나 다른 플레이어의 카드를 빼앗거나 보석의 인기 순위를 바꾸는 식의 변칙 운영이 가능합니다. 회색 카드는 득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서 중요합니다. 왕은 지정한 보석 종류를 가장 많이 내놓은 플레이어가 판매를 못 하게 하고, 여왕의 목걸이는 왕의 방해를 무력화하고 점수도 빼앗아올 수 있습니다. 반지는 조건이 충족되면 같이 놓인 보석 개수를 하나 늘려줍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Klaus Brune


여왕의 목걸이의 속을 뜯어보면 상품 투기 게임입니다. 서로가 일정 정보를 공유하고 나머지는 모르는 채로 어떤 보석의 가치를 띄울지를 결정하는 것이죠. 여기에서 희귀도라는 척도가 심리전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인기 많은 보석을 누군가가 모으면 희귀도를 떨어뜨려서 가격을 낮추거나 왕 카드로 판매를 못하게 막아 버릴 수도 있죠. 상대의 핸드를 보거나 카드를 무작위로 빼앗는 요소가 있어서 인터랙션이 있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은 꺼려질 수 있습니다. (가볍게 즐기시는 걸 권합니다.)

여왕의 목걸이에는 실제로 목걸이가 들어 있습니다! 완구용 목걸이가요. ㅎㅎ 여왕의 목걸이 카드가 강력하기 때문에 누가 그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를 표시하기 위해 목걸이를 착용해야 합니다. 도둑 카드가 4장이나 있는데, 도둑으로 여왕의 목걸이 카드를 빼앗게 되면 목걸이의 소유권도 넘어가죠. 빼앗기기 전까지, 강한 권력을 가진 여왕의 지위를 누리기실 바랍니다.




참고 사이트:
Queen's Necklac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6068/queens-necklace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CMON Limited
http://cmon.com

Place Vendôme @ wikipedia.org
https://en.m.wikipedia.org/wiki/Place_Vend%C3%B4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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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na Zemankova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6번째는 Adrenaline: Team Play DLC 아드레날린: 팀 플레이 DLC에 이어서 Czech Games Edition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새로운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체코 게임즈 에디션은 Codenames 코드네임즈를 출시한 2015년부터 매년 파티 게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체코의 대표 게임 디자이너인 Vlaada Chvátil 블라다 크바틸 씨가 떠올라서, 파티 게임보다는 빡빡한 전략 게임이 연상되었는데 말이죠. 어쩌면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크바틸 씨의 파티 게임에서의 성공이 체코 게임즈 에디션에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불어넣어 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도 체코 게임즈 에디션이 출시한 파티 게임입니다. 게임의 제목은 Trapwords 트랩워즈입니다.


"터부"를 아십니까?

Taboo 터부는 1989년에 나온 클래식한 파티 게임입니다. 자신의 팀원이 정해진 단어를 말하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설명을 하는 도중에 금지된 단어나 구를 말하면 실패하는 실시간 게임이죠. 트랩워즈는 터부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트랩워즈의 게임 디자이너들이 프로토타입을 들고 체코 게임즈 에디션과 접촉하면서 코드네임즈의 영향을 받은 듯 합니다. 단어에 대한 힌트를 주는 규칙이 코드네임즈와 거의 비슷하거든요. 같은 회사이기도 하지만 코드네임즈가 그러한 규칙을 깔끔하게 정립해 놓은 덕분이기도 할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rian


넌 내 함정단어를 발동시켰다

각 팀은 단어 카드를 받습니다. 그 단어 카드에서 선택된 단어는 그 카드를 뽑은 팀이 아닌 상대 팀을 위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카드를 뽑아서 먼저 확인하는 이유는 상대 팀을 함정에 빠뜨릴 단어들을 적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 팀의 힌트 제공자가 팀원들에게 비밀 단어를 추측하게끔 설명을 할 때에 말할 만한 단어들, 즉 함정단어들을 적습니다. 여기에는 묘한 심리전과 긴장감이 들어갑니다. 힌트 제공자는 어떤 함정단어들이 적혀 있는지 모르니까요! 비밀 단어가 "버터"라면 함정단어에 "우유"는 반드시 들어갈 겁니다. 그런데 한 번 꼬아서 생각하면 "우유"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각 팀에게 기회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팀이 번갈아 턴을 진행하는데요. 힌트 제공자가 함정단어를 말하거나, 팀원들이 추측 기회 5번 동안 비밀 단어를 말하지 못하면 턴이 끝나 버립니다. 당연히 실시간 게임이어서 모래시계의 시간이 다 되어도 턴이 끝납니다. 성공하면 그 팀의 피규어가 다음 방으로 전진하고, 실패하면 그 방에 남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ergi Nuñez


니가 올래, 내가 갈까

던전에는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5개의 방 타일을 사용하는데요. 2번째와 4번째 방에는 저주가 걸려 있습니다. 팀 피규어가 저주가 있는 방에서 턴을 시작한다면 그 저주의 영향을 받습니다. 저주는 게임 진행을 더 어렵게 만드는 규칙인데요. "석화"에 걸리면 딱딱하게 굳은 자세로 해야 하고, "홍수"가 나면 숨을 들여 마시면 안 되는 식입니다. 저주에 걸린 방에 일부러 안 들어가고 버티면 될까요? 그렇게는 안 될 겁니다. 던전에 있는 괴물은 저주를 밀어 보내거든요.

던전의 반대쪽 끝에 괴물이 있습니다. 한 리운드 동안에 아무 팀도 비밀 단어를 말하지 못했다면 괴물이 전진합니다. 전진할 때에 저주가 앞에 있다면 그것도 한 칸 밀어서 보냅니다. 이 게임에서 승리 조건은 괴물과 싸워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괴물이 있는 방에서 턴을 시작하면 괴물과 싸웁니다. 괴물은 저주처럼, 더 어려운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은 총 8라운드의 제한이 있습니다. 시트 한 장이 8개의 부분으로 되어 있거든요. 8라운드 동안 승자가 나오지 못했다면 괴물이 승리한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na Zemankova


트랩워즈는 굉장한 두 파티 게임인 터부와 코드네임즈를 계승했습니다. 저는 코드네임즈를 해 보고 그것보다 더 나은, 혹은 더 발전된 파티 게임이 나올 수 있을지 상상도 못 했는데요. 제 상상력이 부족했음을 깨닫습니다. 잘 만들어진 파티 게임은 "콜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습니다. 설명은 들으면 정말 별것 아닌 아이디어인데, 그 아이디어를 먼저 떠올리고 정제해서 게임답게 내놓는 게 중요한 것이죠. 보드게임긱의 포럼에 이 게임의 공동 디자이너들 중 한 명이 제작 일화를 적어놓은 글이 있는데요. 그 사람들은 전문 게임 디자이너가 아니고 온라인 게임샵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터부를 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이 게임은 크바틸 씨의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게임 박스의 그림을 보고 느꼈지만, 트랩워즈는 코드네임즈보다 가볍습니다. 규칙이 더 많긴 하지만 아이들하고 하기에는 트랩워즈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지한 사람들끼리 하기에는 저주 규칙이 좀 낯간지러울 수 있는데요. 낯간지러운 상황 자체를 저주라고 생각하세요. 저주 그 자체라고.




참고 사이트:
Trapword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57527/trapwords

Czech Games Edition
http://www.czech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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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5번째는 Druids 드루이즈에 이어서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2017년에 아주 특이한 트릭-테이킹 게임이 하나 나왔습니다. 제목에서부터 감성이 묻어나는 The Fox in the Forest 숲 속의 여우인데요. 일반적으로, 트릭-테이킹 게임은 4명 내외의 인원으로 진행하는데 반해 이 게임은 2인 전용입니다.


적은 카드와 적은 수트

2인 게임이다 보니 카드의 수와 수트의 종류가 적습니다. 카드는 1부터 11까지이고, 수트는 주황색 (종), 초록색 (열쇠), 보라색 (달) 3종류입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13장짜리 핸드를 가지고요. 남은 7장 중 가장 위에 있는 카드가 공개되어 트럼프 수트를 정하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상대의 핸드 그리고 6장짜리 더미의 정보만 모른 채 수싸움 게임에 들어갑니다.

카드 중에서 홀수 카드에는 오리지널 동화의 캐릭터들이 있는데요. 게임의 흐름을 바꿔줄 수 있는 특별 능력을 가집니다. "1" 백조는 트릭은 빼앗기지만 대신에 다음 트릭의 시작 플레이어가 되고요. "3" 여우는 트럼프 수트 카드를 가져오고 자신의 핸드에 있던 카드를 대체시켜 트럼프로 정할 수 있습니다. "5" 나무꾼은 카드 더미에서 1장 뽑고 1장을 더미 밑으로 반납합니다. 일반 트릭-테이킹 게임에서라면 이런 특수 카드들 때문에 난장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숲 속의 여우에서는 2인 게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더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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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과 견제와의 싸움

이 게임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점수계산법입니다. 트릭-테이킹 게임들에서는 트릭마다 점수를 부여하거나 특정 카드에 점수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 운을 줄이기 위해서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카드 교환을 강제로 해야 하거나, 자신이 딸 트릭 수를 예측해서 보너스를 주죠.

그런데 숲 속의 여우는 이것들 중에 해당하는 것이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딴 트랙 수의 구간마다 점수가 매겨져 있습니다. 0-3트릭이면 6점, 7-9트릭이면 6점, 10-13트릭이면 0점이고, 가운데에 4/5/6트릭은 각각 1/2/3점입니다. 이 점수들은 양 플레이어가 모두 얻습니다. 즉, 한 명이 6트릭, 나머지 한 명이 7트릭을 땄다면 각각 3점과 6점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트릭을 의도적으로 따는 것보다 안 따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어느 한계까지는 안 먹고 버티는 게 가능합니다. 아마도 그 큰 리스크에 대한 보상으로 3트릭 이하일 때에 6점을 부여한 것 같더라고요. 또 최고 구간이 0점이고 그 아래 구간이 6점인 것도 핸드 관리에 대한 보너스로 보입니다. (테마적으로, 너무 욕심을 내는 사람은 벌을 받는다고 규칙서에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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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여우도 트릭-테이킹 게임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만 여러 명이 하던 게임들과는 맛이 다릅니다. 다인 게임에서는 상대 플레이어들과 경쟁했다면, 이 게임에서는 상대 1명과 숨겨진 6장의 카드와 맞서는 겁니다. 숨겨진 카드들은 비공개 정보여서 어쩔 수 없이 운이 개입합니다. 그러나 1 : 1 게임이기 때문에 카드 운과 카드의 능력이 돌파구가 되어 상황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그런 요소들이 없다면 오히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쭉 밀려 버릴 수도 있거든요. 2인 게임의 한계를 여우의 꾀를 발휘하여 벗어나려는 영리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3주 후에는 트릭-테이킹 게임들 중
Voodoo Prince 부두 프린스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he Fox in the Forest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1965/fox-forest

Renegade Game Studios
http://www.renegadegamestudi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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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4번째는 Citadels 시타델에 이어서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시타델은 패뒤티 씨가 혼자 디자인했지만 오늘 다룰 Fist of Dragonstones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는 Michael Schacht 미하엘 샤흐트 씨와 함께 작업했습니다. 이 디자이너는 Zooloretto 줄로레또/Aquaretto 아쿠아레또 시리즈를 비롯하여 Coloretto 컬러레또Serengeti 세렝게티, Gold! 골드! 등의 게임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피스타 오브 드래곤스톤즈는 패뒤티 씨 작품의 색깔이 워낙에 진하게 묻어나와서 샤흐트 씨가 어떤 부분에 참여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시타델의 느낌이 물씬

시타델에서처럼, 이 게임에서도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시타델에서는 인원수에 따라 최대 8개를 사용했지만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에서는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기본 캐릭터 8개, 그리고 턴마다 새로 등장하는 특별 캐릭터 2개를 사용합니다. 아무래도 판타지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보니 전작이었던 시타델에서 봤던 캐릭터들이 여전히 등장합니다. 하지만 두 게임의 진행 방법이 완전히 달라서 캐릭터 능력 또한 다릅니다.

이 게임은 철저하게 경매 게임입니다. 한 턴 동안에 10명의 캐릭터가 하나씩 공개되고 각 캐릭터가 공개될 때마다 플레이어들은 그 캐릭터의 능력을 빌리기 위해서 경매에 뛰어듭니다. 경매는 다른 캐릭터의 능력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가진 마녀 캐릭터부터 시작되고, 나머지 9명의 캐릭터가 무작위 순서대로 그 뒤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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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수단과 득점 수단의 차이

이 게임에는 다양한 자원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처음 할 때에 좀 헷갈릴 수 있거든요. 게임의 시작 시내 각 플레이어는 요정 금화 8개와 일반 금화 2개, 은화 5, 그리고 무작위로 뽑은 드래곤스톤 4개를 받습니다.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은 승점 3점을 가장 먼저 모으는 것인데요. 승점을 얻으려면 특정한 캐릭터의 능력을 사용하여 드래곤스톤을 승점으로 교환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득점의 수단이 드래곤스톤인 것이죠.

그런데 턴마다 경매를 할 때에는 금화와 은화만 손에 쥐며 주먹 경매로 진행합니다. 캐릭터 경매에는 일단 요정 금화와 일반 금화만 먼저 사용합니다. 두 금화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는데요. 턴이 종료되면 각 플레이어는 자신이 사용한 요정 금화는 다시 돌려받습니다. 이름 그대로 요정 금화니까요. 은화는 경매에서 동점이 발생했을 때에 타이 브레이커인 2차 경매 때에만 사용합니다. 일반 금화와 은화는 소비성이긴 하지만 마술사/마법사나 흑마법사를 통해 각각 은화나 일반 금화를 벌어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 보면 금화와 은화의 개수에 비해 경매 횟수가 상당히 많습니다. 턴당 10번이니까요. 이 말은 경매에서 동수 입찰이 흔하게 발생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아 한다는 뜻이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ve Lartigue


양념 같은 상호작용 캐릭터들

시타델에서 인터랙션이 있는 캐릭터들이 많았습니다. 그것들 덕분에 시타델이 악명을 얻었죠.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에서도 그런 캐릭터들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플레이어가 낙찰받은 캐릭터의 능력을 무효화하는 마녀, 경매에서 2등한 플레이어에게서 드레곤스톤 하나를 빼앗는 도둑은 턴마다 등장하고요. 특별 캐릭터로, 상대 플레이어에게서 일반 금화와 은화를 다 빼앗는 강도, 다른 캐릭터 효과를 복사하는 유령, 모든 플레이어가 특정 색깔의 드래곤스톤들을 버리게 하는 트롤이 있습니다.

시타델에 비하면 상호작용이 있는 캐릭터의 비율이 낮고 자원이나 승점을 주는 캐릭터가 많아서 전체적으로 보면 게임이 앞으로 나아가긴 합니다. 플레이어의 승점을 깎는 캐릭터는 아직까지는 없거든요.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창작할 수 있도록 빈 카드도 들어있습니다만 가능하다면 게임의 진행을 퇴보시키는 캐릭터는 안 만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Ubiratã Oliveira


경매 게임들은 대체적으로 인원이 많을수록 재미있습니다. 플레이어들끼리 경쟁하여 서로 돈을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은 4인이 적당합니다. 3명이면 경쟁이 너무 덜하고, 5명이 되면 다섯이서 나눠 먹기에 너무 빡빡합니다. 다른 경매에서와는 다르게, 낙찰을 못 받더라도 입찰 금액은 다 버려지는 잔혹한 규칙 때문에 그렇습니다.

작년에 발매 16년만에 개정판이 드디어 출시되었습니다. 캐릭터들을 다수 추가하고 규칙을 약간 손봐서 게임 진행을 좀 더 빠르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대 6명까지 가능하도록 만들었지만 그래도 4명이 최적이라는 의견이 많네요.


3주 후에는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 중
Queen's Necklace 여왕의 목걸이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Fist of Dragonston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471/fist-dragonstones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Stronghold Games
http://www.stronghold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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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3번째부터 Czech Games Edition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새로운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2016년에 체코 게임즈 에디션에서 Adrenaline 아드레날린이라는 슈팅 게임을 출시한 적이 있죠. 저는 왠지 모르게 그 게임에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인상을 받고 확장이 나올 것임을 예견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자 저의 예언대로 아드레날린의 확장인 Adrenaline: Team Play DLC 아드레날린: 팀 플레이 DLC의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6번째 캐릭터와 캐릭터 능력

이번 확장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추가와 팀 플레이에 대한 추가가 그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먼저, 캐릭터 쪽을 살펴보면 여섯 번째 캐릭터 ECHO 에코입니다. 정체적으로 주황색을 띠는 로봇인데요. 캐릭터 소개에 암호화와 통신, 사격에 능한 것으로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캐릭터 하나만 추가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나왔던 캐릭터들 전부의 특별 능력과 캐릭터 특유의 무기까지 도입합니다. 캐릭터의 능력과 무기는 서로 연동되도록 되어 있어서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줍니다. 도마뱀처럼 생긴 SPROG 스프록은 상대에게 맹독을 주입하여 지속적인 추가 피해를 입히고, 파란색의 BANSHEE 밴시는 마인드 컨트롤로 상대를 조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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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고유 무기들과 특별 능력


아드레날린 러시

캐릭터 고유 무기를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번개 아이콘으로 표시되는 아드레날린 러시입니다. 이것은 그 캐릭터에게 새로운 형태의 비용을 요구하는 것인데요. 확장으로 진행할 때에 캐릭터 보드에 아드레날린 러시 타일을 올려 놓고 합니다. 이것은 기존의 킬샷 + 오버킬과 거의 같은 형태이지만 아드레날린 러시를 사용할 때마다 왼쪽으로 한 칸 밀어야 합니다. 즉, 아드레날린 러시를 쓰면 쓸수록 상대에게 킬샷을 당할 시간이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피통 자체가 줄어든다고 하면 될까요?) 한 번 줄어든 피통은 저절로 복구되지 않습니다. 죽었다가 다시 스폰되어도 말이죠. 그런데 이걸 복구할 방법이 딱 하나 있습니다. 오버킬을 달성하면 아드레날린 러시 타일을 한 칸 오른쪽으로 밀어서 피통이 늘어나게 되죠!

그리고 턴마다 한 번씩 아드레날린 러시를 사용하여 아드레날린 행동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아드레날린 행동은 3 이상의 피해를 입었을 때에 집기 행동이, 6 이상의 피해를 입었을 때에 쏘기 행동이 강화된 것을 말하는 것인데요. (고유의 무기 능력을 사용할 때 지불하는 것 말고) 아드레날린 러시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면 그 턴 동안만 일시적으로 두 아드레날린 행동이 모두 열리게 됩니다. 내 생명과 기회를 등가교환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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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팀 플레이를 위한 큰 그림?

6번째 캐릭터가 추가됨에 따라 캐릭터의 수가 짝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춰 팀 플레이 규칙까지 도입했습니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두 진영으로 나눠서 진영마다 캐릭터 셋을 나눠서 조종합니다. 캐릭터마다 장단점이 극명하고 서로 시너지를 내는 조합이 있으므로 캐릭터 드래프팅 규칙을 따르는 게 좋아 보입니다. (A 팀이 먼저 하나, B 팀이 둘, A 팀이 둘, B 팀이 마지막 하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마다 탄약 큐브 9개 (3종류가 각각 3개씩)을 가지는데요. 두 팀의 플레이어 수가 같지 않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플레이어 수가 적은 팀의 전체 탄약 개수가 적어서 불리할 것 같지만 한 플레이어가 여러 캐릭터를 조종할 때에 자원을 공유하는 유리함을 상쇄하려는 목적이라고 하네요.

팀 플레이로 하면 팀 마다 턴을 가지는데요. 활성 팀에서 세 캐릭터가 원하는 순서대로 턴을 가집니다. 팀전에서는 개인전과 다르게 각 캐릭터가 한 행동만 합니다. 그리고 피해 처리하는 게 완전히 달라집니다. 피해를 주면 캐릭터 보드에 바로 올리는 게 아니라 "데미지 버퍼"라는 곳에 먼저 모아둡니다. 게다가 공격자의 색깔이 아닌 피공격자 색깔의 피해 토큰을 사용하고요. 활성 팀이 턴을 종료할 때에 데미지 버퍼에 토큰이 6개 이상 누적되어 있어야만 그것들을 캐릭터 보드로 옮기며 처리합니다. 데미지 버퍼를 비울 때에 그 버퍼에 있는 토큰 색깔 종류에 따라 활성 팀이 가져가는 보상이 달라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eter Caslava


기본판과 확장의 구성물을 잘 정리하면 기본판 상자 안에 딱 맞게 들어갑니다. 애초부터 의도된 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혹자들은 원래 하나로 나왔어야 했는데 일부러 나눠서 냈다고 비판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게임이 확장으로 나뉘어져 발매되는 것을 반드시 자본주의적인 관점에서만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욕심을 내서 아드레날린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확장 룰까지 다 설명해 봤는데요. 설명할 게 생각보다 많아서 설명만 거의 한 시간 걸렸습니다. 가볍고 쉬운 슈팅 게임인 줄 알았던 사람들이 설명만 듣고도 피로감을 느꼈죠. 그리고 게임 내에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아서 첫 플레이에서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처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기본판부터 차근차근 익히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확장의 제목은 아마도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하는 용어 Downloadable content에서 가져온 말이겠죠? 온라인 게임이 익숙한 세대에게 좀 더 어필하려고 그 제목을 사용한 듯 합니다. 저는 한 번 더 예상해 봅니다. 제2, 제3의 DLC 확장이 나올 것이라고요. 누가 보더라도 캐릭터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그러길 바라고요.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전장 맵이 달라지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맵에 특화된 능력을 가진 캐릭터도 나올 수 있겠죠.


3주 후에는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새로운 게임들 중
Trapwords 트랩워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Adrenaline: Team Play DLC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3233/adrenaline-team-play-dlc

Czech Games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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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2번째부터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카드 게임의 명가, Amigo 아미고에서는 Wizard 위저드를 중심으로 트릭-테이킹 게임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Wizard Extreme 위저드 익스트림, HeartSwitch 하트스위치라는 제목으로 발매되었다가 위저드 셰계관에 편입된 Witches 위치스, (제가 소개하지 않은) 어린이용으로 재구현한 Wizard Junior 위저드 주니어가 있습니다. 이에 이어서 2017년에 또 하나의 트릭-테이킹 게임이 나왔으니, 그 이름은 Druids 드루이즈입니다.

드루이드는 켈트 다신교의 사제입니다. 그들의 지식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동시대의 다른 민족의 기록을 통해서만 추측해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RPG의 시조인 Dungeons & Dragons 던전스 앤 드래곤즈 때문에 미디어에서 드루이드의 이미지가 현재처럼 굳어졌습니다. 비디오 게임인 디아블로에서 본 드루이드를 떠올리면 될 것 같네요.

이 게임에서는 아틀란티스에서 켈티스에 보내진 다섯 드루이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들은 각각 치유술, 명상, 변신술, 천문학, 순수미술을 전파하는데요. 이 다섯 가지 분야가 이 게임에서의 수트를 나타냅니다. 플레이어들은 드루이드들에게서 지혜를 배움과 동시에 다섯 분야 모두를 지배하려는 유혹을 떨쳐내야 합니다.


65장 그리고 다섯 수트

위저드와 위치스에서처럼, 드루이즈에서도 60장의 플레잉 카드를 사용합니다. 큰 차이라면 수트가 5종으로 늘면서 수트별 카드 수가 12장으로 줄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추가 카드 5장이 있는데요. 이것들은 특별한 효과를 가집니다. (특별 카드는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게임 진행은 일반 트릭-테이킹과 같지만 여기에서는 트럼프 수트가 없습니다. 리드 수트를 따라가면서 가장 높은 숫자의 리드 수트 카드가 그 트릭을 따는 겁니다. 이것밖에 없다면 게임이 좀 이상해질 텐데요. 점수계산 체계를 알고 나면 트릭을 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위에서 설명했 듯이 이 게임에는 수트가 5종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딴 카드들을 자신의 앞에 수트별로 진열해야 합니다. 즉, 각 플레이어 앞에 5개의 더미가 만들어진다는 얘깁니다. 하나의 트릭에 같은 수트의 카드가 여러 장 있을 수 있겠죠? 그럴 때에는 낮은 숫자를 맨 위에 놓습니다. 왜 이렇게 하나고요? 라운드가 종료되면 자신의 더미에서 맨 위에 보이는 숫자들의 합이 자신의 총점이 되기 때문이죠. 잠깐! 여기서 해석을 잘 해야 하는데요. 트릭을 딸 때마다 그 트릭에 있던 카드들이 더미의 맨 위에 놓이는 것입니다. 해석을 잘못해서 "1"을 따게 되면 끝날 때까지 그 "1"이 가장 위에 놓인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건 아닙니다!

그런데 위에서 플레이어들이 다섯 분야를 모두 지배하려는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건 뭘까요?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딴 카드들을 수트별로 따로 쌓는데요. 5가지 색깔을 모두 모으게 되면 그 플레이어는 그 라운드에서 패배하고 -3점을 받습니다. 라운드가 도중에 끝나는 건데요. 나머지 플레이어들만 자신의 더미의 맨 위 카드들의 총합만큼의 점수를 받습니다. 트럼프 수트가 없기 때문에 핸드 관리를 잘못하면 트릭을 한동안 계속 따게 되는데요. 그러면 라운드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트릭을 먹긴 먹되 때가 되면 남이 따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 중에 5장의 특별 카드

이 게임에 들어 있는 나무 그림 카드는 시작 플레이어 카드입니다. 카드를 나눠줄 때에 그걸 받는 사람이 시작 플레이어가 되는 건데요. (저는 하우스 룰로 각 플레이어가 시작 플레이어를 한 번씩 맡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가이아" 카드는 시작 플레이어가 반드시 첫 트릭에 내야 하고, 그걸 낼 때에 수트 한 종류를 부르면서 리드합니다.

그리고 황금낫 2장과 겨우살이 2장도 들어 있죠. 이건 위저드에서 광대처럼 사용됩니다. 그걸 내면 트릭을 못 따는 거죠. 그런데 황금낫은 효과가 하나 더 있습니다. 황금낫을 딴 플레이어는 수트 카드를 더미에 놓은 후에 가장 높은 숫자를 보이는 수트 더미 하나를 통째로 버려야 합니다. 낮은 숫자 카드로도 남에게 엿을 먹일 수 있지만 언제든지 낼 수 있는 황금낫 2장이 더 강한 무기인 셈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드루이즈는 4인 게임과 5인 게임의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4인 게임에서, 카드가 9장이 빠지기 때문에 카드 카운팅이 다 안 되고 한 플레이어가 색깔 5종을 다 모을 확률이 조금 더 높아서 긴장감이 더 큽니다. 위저드처럼 진지하게 하고 싶다면 다섯 명을 꽉 채워서 하는 걸 추천합니다. 어쨌거나 드루이즈에서의 점수계산 체계 특성 때문에 점수가 과하게 쏠리는 경우가 종종 나오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3주 후에는 트릭-테이킹 게임들 중
The Fox in the Forest 숲 속의 여우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Druid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2417/druids

AMIGO
http://www.amigo-spiele.de

Druid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Druid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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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ihael 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01번째부터 프랑스의 대표 보드게임 디자이너인 Bruno Faidutti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프랑스 게임 디자이너 중에 브루노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둘이고, 두 사람 모두 유명하기 때문에 오늘 주인공을 패뒤티 씨라고 지칭하는 게 나을 듯 하네요.)

고대 그리스 신화를 보면 인간의 욕망이 보입니다. 그 신화의 근간이 되는 것이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Metamorphoses 메타모르포세스)"인데요. 남녀노소, 또 신분에 상관없이 내가 다른 존재로 변하는 욕망은 그때에도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입니다. 약자는 강자로, 빈자는 부자로, 노인은 죽지 않는 불멸자로, 각자 자신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가진 다른 존재에 대한 꿈을 말이죠. 제가 갑자기 프랑스인 이야기를 하다 말고 고대 그리스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패뒤티 씨의 대표작들 중에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패뒤티 씨 게임을 꼽을 때에 이 작품이 가장 먼저 나올 겁니다. 그건 다름 아닌 Citadels 시타델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ny Mack
브루노 패뒤티 씨


건축은 예술이다

시타델은 건축양식 중 하나인데, (튼튼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화된 도시나 마을을 뜻합니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건물을 짓는 공간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왜 꼭 요새화되어야만 할까요? 어쩌면 제목이 이 게임의 파괴성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합니다. 2000년대 초에 보드게임 커뮤니티에서 이 게임의 악명 (?)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다른 게임들 안에서도 친한 사람들끼리 서로 열 받을 만한 일이 충분히 벌어집니다만, 시타델은 플레이어들이 서로 직접적으로 공격을 주고 받는다는 점 때문에 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선택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고통을 당하는 것을 눈 앞에서 즐길 수 있으니 말이죠. (물론, 그 반대 상황도 일어나니 걱정도 해야 합니다.)

플레이하면서 종종 잊어 버리기도 하는데요. 이 게임은 건축 게임입니다. 어떤 플레이어가 자신의 시타델 (자신 앞의 공간)에 8종류 이상의 건물을 지으면 게임의 종료가 격발됩니다. 건물 카드에 표시된 비용은 금화를 요구하고요. 게임의 종료 시에는 건설된 건물의 비용이 승점으로 계산됩니다. 즉, "돈을 벌어서 건물을 짓는다"라는 굉장히 적선적인 방식이 이 게임의 주요 부분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Luis da Ponte Alayza


견제와 파괴도 예술이다

플레이어는 시타델을 소유한 영주인 듯 합니다. (플레이어가 고를 수 있는 역할 중에 왕이 있는 걸 보면 왕은 아닌 듯 싶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하나 고르고, 그리고 선택된 캐릭터들이 턴을 가지면 한 번의 라운드가 종료됩니다. 게임이 종료될 때까지 캐릭터를 고르고 캐릭터가 턴을 가지는 것을 반복하는 겁니다.

캐릭터들은 각자 고유의 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그들을 고용하여 그들의 능력을 사용하게 합니다. 기본적으로 8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이들은 이름만 들어도 어떨지 감이 옵니다. 특이한 점은 캐릭터마다 숫자가 있다는 겁니다. 이 숫자들은 하필이면 서로 겹치지도 않습니다. 당연하죠. 그 숫자는 각 캐릭터의 고유번호이거든요! 그리고 라운드 동안에 등장하는 순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앞번호 캐릭터의 능력은 불확실성이 큽니다. 특히, 암살자와 도둑은 남을 크게 괴롭힐 수 있지만 공격 대상으로 선택한 번호가 이번 라운드에서 빠졌거나 내가 원하던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가 그 번호를 골랐다면 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튼 뒷번호로 갈수록 캐릭터의 능력이 안정적으로 되고 얻는 보상도 커지는 편이니 상황과 분위기에 맞게 캐릭터를 골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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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共謀)가 진짜 예술이다

이 게임의 진행상황은 한눈에 잘 보입니다. 누가 건물을 몇 종류나 지었는지, 금화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항상 공개되어 있거든요. 그러니 누군가가 치고 나가면 자연스레 반기를 드는 자들이 하나로 뭉치게 됩니다. 캐릭터의 턴을 날려 버리는 암살자, 캐릭터의 금고를 터는 도둑, 상대의 시타델에서 건물 하나를 파괴하는 장군은 눈에 뻔히 보이는 특명을 받게 되는 셈이어서 캐릭터를 비공개로 골라가는 카드 드래프팅이 이때부터 훨씬 더 치열해집니다. 내 오른쪽 플레이어가 남은 캐릭터 카드들을 넘겨주기 때문에 내가 아는 정보 안에서 추론을 해야 합니다. 상대를 속이기 위해 혹은 내가 살아남기 위해, 생각을 한 번 꼬느나 두 번 꼬느냐의 두뇌싸움이 펼쳐집니다. (각자의 비공개 카드에 대한 정보를 발설하면 안 되게 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그 금기를 깨는 순간 이 게임은 산으로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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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델은 직선적이어서 초보자들이 하기에 좋은 게임입니다만 카드 드래프팅에 대한 개념과 몇몇 카드의 긴 텍스트가 약간의 진입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카드 드래프팅 자체는 한 번만 해 보면 금새 익지만 설명을 할 때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한 번 들었던 캐릭터 능력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만약 카드 드래프팅 중 "마술사 능력이 뭐였지?"라고 공개적으로 질문한다면 아마 대부분은 그 사람의 손에 마술사 카드가 남아 있음을 알아차리겠죠. 내가 흘린 사소한 정보 하나만으로도 내 캐릭터가 험한 꼴을 당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몇몇 캐릭터는 인터랙션이 엄청나게 강하고 직접적입니다. 도둑은 암살자에게 죽은 캐릭터의 돈을 못 훔치게 되어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암살자나 도둑한테 당한 사람이 (손에 건물 카드가 적게 남은) 마술사한테 손 카드가 당하고 장군한테 건물이 파괴당하는 쓰리 콤보를 다 맞을 수도 있거든요. 과정도 결과도 (그리고 인생도...) 재미없는 암울한 상황이죠.

대부분 사람들이 시타델을 6-7인까지 즐기는 파티 게임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오히려 적은 인원으로 할 때에 더 재미있었습니다. 라운드마다 캐릭터를 총 2장씩 고르니 추론하는 재미도 배가될 뿐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이 줄으니) 플레잉 타임도 짧아져서 늘어지지 않고 좋더라고요.


3주 후에는 브루노 패뒤티 씨의 게임들 중
Fist of Dragonstones 피스트 오브 드래곤스톤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itadel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78/citadels

Hans im Gluck
http://www.hans-im-glueck.d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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