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6번째는 Crusaders: Thy Will Be Done 크루세이더스: 뜻이 이루어지이다Endeavor: Age of Sail 엔데버: 항해의 시대에 이어서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Andreas Steding 안드레아스 스테딩 씨는 유명한 작가는 아닙니다만 저는 Hansa Teutonica 한자 토이토니카의 작가로 기억합니다. 스테딩 씨가 신생 퍼블리셔인 Game Brewer 게임 브루어와 킥스타터를 통해 작년 2018년에 신작을 출시했는데요. 중국 명나라 배경의 고궁 (한국어판 제목: 자금성)이 어떤 게임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더) 좋은 게 좋은 것이다

고궁은 4일 (4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되는데요. 각 라운드는 아침, 낮, 밤 단계로 나뉩니다. 이 중 낮 단계가 가장 중심이 되는데, 이때에는 플레이어들이 선물을 교환함으로써 게임이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손에서 선물 카드 1장을 게임 보드에 있는 선물 카드로 바꿔오는데요. 이때 두 상황 중 하나가 됩니다. 내가 주는 선물의 가치가 더 높은지, 그렇지 않든지 말이죠.

선물이라는 그럴 듯한 말로 포장이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뇌물입니다. 따라서 내가 가치가 낮거나 같은 선물을 줄 때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자신의 하인 풀에서 하인 2개를 제거하거나 손에서 선물 카드 1장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지불이 불가능하다면 행동 실행을 건너뛰어야 합니다.



서로 물려 있는 행동들

플레이어가 행동을 할 때에는 내가 게임 보드에 놓은 선물 카드의 행동을 하거나 내가 선물 카드를 놓은 장소의 행동을 하거나, 또는 둘 다 할 수 있습니다. 선물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은 특정 행동 칸을 가리키거나, 하인을 얻거나 버린 선물 카드 1장을 회수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게임 보드의 가장 위는 여행입니다. 플레이어는 여행자를 이동시켜 여행 토큰을 모으고 그 토큰의 이득을 얻습니다. 모은 여행 토큰은 자원이나 승점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만리장성과 옥 상점이 있습니다. 만리장성 트랙에 하인을 보내게 되는데, 정해진 개수가 누적되면 만리장성에 대한 점수계산이 일어납니다. 여기에서 가장 많이 기여한 플레이어는 승점 3점과 궁궐에서 황제를 향해 한 칸 다가가는 이득을 얻고, 자신의 하인들을 철수시킵니다. 옥 상점은 하인들을 써서 옥을 구입하는 곳입니다. 옥은 상당히 비싼데, Saint Petersburg (Second Edition)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에서의 귀족처럼 모을수록 승점이 크게 오릅니다.

그 아랫 줄에는 음모와 건청궁, 황명이 있습니다. 음모 행동 칸은 이름처럼 상당히 치사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자신의 마커를 전진시킬 수 있는데요. 라운드마다 가장 먼저 이 행동을 한 플레이어는 다음 라운드의 시작 플레이어가 되고, 음모 트랙에서의 순위가 이 게임에서의 모든 동점 상황을 해결해 줍니다. 이 트랙에서 한없이 전진할 것 같지만 만리장성에 참가하면 음모 트랙에서 후진을 하면서 혜택을 얻을 수 있어 게임 내내 앞뒤로 움직이게 됩니다. 건청궁 트랙에는 자신의 사절 마커가 있습니다. 가장 윗 칸에 먼저 도달할수록 더 많은 추가 점수를 받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게임 종료 시까지 가장 윗 칸에 도달하지 못 하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황명에는 레벨 1부터 3까지 타일이 2개씩 공개됩니다. 하인을 지불하고 황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늦게 선택할수록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황명은 15개 중 무작위로 나오는데, 아침에 추가 수입을 주거나, 특정 행동을 할 때에 하인 비용을 줄여주거나, 게임 종료 시에 추가 점수를 주는 식입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아침에 운명 주사위 3개가 굴려집니다. 밤에 그 주사위 결과와 일치하는 선물 카드를 가진 플레이어들은 보너스 하인을 받습니다. 더 높은 숫자의 선물이 좋긴 하지만 이런 자잘한 것까지 신경을 쓰면 꽤나 짭짤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추가 수입을 주는 황명이 발동되는데, 그런 황명이 일찍 투자를 해 두면 가만히 앉아서 이득을 챙길 수 있습니다. 라운드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남은 게임 시간을 고려해서 적절한 황명을 찾아야 합니다.

게임 도중에 동률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음모 트랙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 트랙에서 여유가 있다면 만리장성에도 손을 대서 정기적으로 다른 자원을 얻기 위해 후진해도 될 겁니다. 음모 트랙에서 5칸 후진하면 운명 주사위 1개의 결과를 원하는 것으로 돌릴 수 있고, 7칸 후진하면 옥 1개를 얻을 수 있거든요. 다른 플레이어들이 음모 트랙에 따라오는 것에 맞춰서 적당히 앞서면 되니까요. 각 플레이어에게는 일반 하인 12개가 있지만 두 배 크기의 하인도 하나 있습니다. 이것은 대운하에서 정해진 먼 항구까지 도달해야만 얻는 귀한 자원입니다. 이 큰 하인은 하인의 자리 수가 중요한 만리장성이나 대운하에서 매우 큰 힘을 발휘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Fredrik Schulz


고궁은 중국 명나라 테마를 잘 씌운 일꾼 놓기 전략 게임입니다. 디자이너의 이전작인 한자 토이토니카와 비교했을 때에 비슷한 난이도의 게임이지만 게임 방식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게임의 라운드 수가 많지 않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선물 카드를 바꿔가는 것 때문에 전략보다는 전술이 더 큰 듯합니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지금 당장 가장 좋을 것을 찾는 게 더 중요합니다. (한자 토이토니카도 전술 게임이었죠. 제 개인적으로는 한자 토이토니카 쪽이 더 잘 맞습니다.)

킥스타터로 나온 게임이어서 게임 구성물에 힘을 많이 주었습니다. 아트워크도 훌륭하고, 마커들도 예쁩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테마성이 점점 옅어지는 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건청궁의 끝에 도달하지 못 하면 승리하지 못 하는 규칙이 좀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황제가 중요한 시대를 반영한 규칙인 걸까요?


3주 후에는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Teotihuacan: City of Gods
테오티우아칸: 신들의 도시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Gùgōng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50458/gugng

Game Brewer
http://www.gamebre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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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a Johannes-Graham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5번째는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라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오늘 얘기할 게임은 Spirit Island 정령 섬입니다. 이건 실제 있는 섬은 아니고요. 디자이너가 창작한 가상의 세계의 섬입니다. 이름 그대로 자연의 정령들이 살고 있는 섬을 말하는 것이죠. 규칙서 뒤쪽에 디자이너 노트가 있는데요. 게임 전에 이걸 읽으면 훨씬 더 몰입감이 올라갈 겁니다. 역설적으로, 디자이너인 R. Eric Reuss R. 에릭 러스 씨는 식민지를 건설하는 다른 게임으로부터 정령 섬의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인간의 입장에서 자연을 파괴하면서 개척하거나, 또는 과거 강대국의 시각으로 다른 국가를 점령하고 지배하는 게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인간, 또는 승자, 지배자들의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러한 게임 배경에 대해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지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러스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다들 웃어넘기고 게임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러스 씨는 그러한 감정과 생각을 계속 발전시켜서 정복을 하는 쪽이 아닌 정복을 당하는 쪽 관점의 협동 게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게 바로 이 정령 섬이란 게임이죠.


이건 정령 입장도 들어 봐야 한다

정령 섬에서, 플레이어들은 그 섬의 정령 역할을 맡습니다. 정령은 작은 개인 보드 형태로 구현되어 있고요. 서로 능력도 다르고, 시작 카드도 다릅니다.

전지전능한 정령들은 침략자들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라운드의 시작은 정령 단계부터입니다. 정령들은 성장을 통해 능력 카드나 추가 원기를 가져오거나, 자신의 현신을 보드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위 세 가지는 이 게임에서 꼭 필요한 자원들인데요. 카드 보충이나 회수가 없다면 핸드의 카드는 점점 마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카드를 가져오는 행동을 강요받게 됩니다. 원기는 이 게임에서 사용하는 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령이 능력 카드를 플레이하려면 그 비용에 해당하는 원기를 내야 합니다.

정령이 인간들 앞에 나타나는 것이 현신인데요. 게임 시작 시에 몇 개의 현신이 게임 보드에 놓여 있고, 게임 도중에 범위 안에 현신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현신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중요합니다. 정령의 원래 능력이나 능력 카드에서 범위를 한정하는데, 기준이 되는 것이 현신이 있는 구역입니다. 현신이 적당히 퍼져 있어야 능력을 쓰기 편해진다는 것이죠. 또한, 현신을 게임 보드에 놓을 때마다 정령의 능력이 Hansa Teutonica 한자 토이토니카에서처럼, 조금씩 개방되어 원기 수입을 늘려 주거나 플레이할 수 있는 카드의 수를 증가시키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ttias Andersson


보존하기 위해 파괴한다

정령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카드를 미리 플레이하면 이제 침략자들의 차례가 됩니다. 침략자는 게임 시작 시에 이미 정령 섬에 정착해 있고, 게임 도중에 점차 확장합니다. 정령 섬은 해양, 산악, 습지, 밀림, 사막 등의 지형으로 나뉘고, 침략자들은 침략자 카드가 지시하는 지형에서만 활동합니다. 이 침입자 카드는 라운드마다 탐험 칸에서 건설 칸으로, 다시 건설 칸에서 황폐 칸으로 밀려납니다. 즉, 정령들은 앞으로 두 라운드 동안에 일어날 상황까지 미리 알 수 있는 것이죠. (정령이라면 그정도 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황폐 구역에서, 침략자들은 그 땅과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침략자들이 2 이상의 피해를 주면 그 땅이 오염되고 원주민들이 죽습니다. 그 공격에 살아남은 원주민들은 침략자들에게 반격을 합니다. 건설 구역에서는 조건에 따라 마을이나 도시가 생겨납니다. 마을과 도시는 각각 2, 3의 공격력/내구도를 가집니다. 그리고 탐험 카드가 공개될 때에 그 지형이 해안이나 마을/도시에 인접하다면 새로운 침략자가 나타납니다.

정령들이 마을이나 도시를 파괴할 때마다 침략자들에게 공포를 심어줍니다. 이것은 공포 토큰을 얻는 것으로 구현했는데요. 일정 개수의 공포 토큰을 얻으면 공포 토큰들을 반납하고 공포 카드를 얻습니다. 이 공포 카드는 침략자 단계 시작 시에 발동되는데, 일회성 능력이지만 정령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공포 덱에는 테러 레벨 디바이더가 있습니다. 새로운 테러 레벨 디바이더가 드러날 때마다 정령들의 승리 조건이 쉬워집니다. 레벨 1일 때에는 게임 보드에서 침략자와 마을, 도시를 모두 없애야 하지만, 레벨 2에서는 마을과 도시만, 레벨 3에서는 도시만 전부 제거하면 승리하게 됩니다. 공포 덱이 다 떨어지면 그 즉시 정령들이 승리하고요.

하지만 반대로 패배 조건들도 있습니다. 오염 토큰이 다 떨어지거나, 또는 침략자 덱이 비어 있을 때에 탐험 카드를 공개해야 할 때, 또는 어느 정령이라도 보드에서 자신의 현신을 다 잃으면 정령들이 패배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


You Are Not Alone

전지전능한 정령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능력만으로 침략자들을 물리칠 수는 없습니다. 정령들은 자신의 현신을 바탕으로 능력을 발휘하지만 원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정령의 타고난 능력이나 능력 카드의 효과는 목표 구역에 있는 원주민들의 존재에 의해 강화되곤 합니다. 현신과 원주민은 침략자들의 공격에 파괴됩니다. 이 게임의 진행 시간이 꽤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다시 만들어낼 수 없는 현신과 원주민들을 잘 지켜주면서 침략자들을 막아내면서요.

그리고 정령들 사이의 조합도 꽤 중요합니다. 제가 글머리에서 정령들이 모두 다르다는 얘기를 했죠. 플레이어들에게 정령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조합할 수 있는가라는 과제를 던져줍니다. 능력 카드를 뽑을 때에 주요 능력 카드나 보도 능력 카드 중 선택해야 하고, 선택된 덱에서 4장 중에 한 장을 고르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더 좋은 선택, 더 알맞은 선택을 하려면 정령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겠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ré Silva


정령 섬은 기존의 식민주의적, 인간중심적 관점을 정면으로 맞서는 자연주의 협동 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 "Ant-Catan 안티-카탄"이라는 제목의 리뷰가 있는데, 이 게임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반대 관점에서 진행하는 게임이어서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금방 익숙해질 것입니다. 규칙서가 무려 32쪽이지만 그림이 많은 편이고, 1/3 정도는 게임 진행에 대한 팁이나 1인 게임, 시나리오 등입니다. 기본 규칙만 보면 Pandemic 팬데믹 정도라고 생각하는데요. 진행 시간이 약 2시간에 달해서 팬데믹에 비해 무겁게 느껴집니다. 정령의 능력, 카드 효과 등을 잘 조합해야 해서 상당한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제 개인적으로, 협동 진행 게임은 허들 높이가 높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상품성 면에서 보면, 일러스트레이션도 훌륭하고 구성물 또한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커스터마이징한 구성물을 사용하더라고요. 어떤 게임의 인기를 측정하는 척도 중 하나로 저는 게이머들의 커스터마이징을 보는데요. 정령 섬은 이미 큰 인기를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보드게임긱에서 벌써 14위에 올라와 있고요.) 그런 인기에 힘입어, 벌써 확장과 프로모가 나왔고, 앞으로도 나올 예정입니다. 캐릭터가 바탕이 되는 게임이어서, 확장을 만들기 좋은 구조를 가졌거든요. 남들과 다른 관점과 생각으로, 이런 훌륭한 협동 게임을 만든 러스 씨에게 큰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참고 사이트:
Spirit Island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62886/spirit-island

Greater Than Games
https://www.greaterth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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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4번째는 The Castles of Burgundy: The Card Game 버건디의 성들: 카드 게임Broom Service: The Card Game 브룸 서비스: 카드 게임에 이어서 alea Very Small Box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Las Vegas 라스 베이거스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저는 그 게임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요. 재미없어서는 아니고, 플레이어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눈금의 주사위를 고를지 정도는 선택할 수 있지만 그건 라운드가 끝나감에 따라 그 선택지는 점점 없어지죠. 그런데 2016년에 Las Vegas: The Card Game 라스 베이거스: 카드 게임이 나와 버린 겁니다. 카드 게임 버전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 보겠습니다.


천하의 아귀가 턴이 왜 이렇게 많어?!

주사위 게임 버전와 카드 게임 버전의 공통점은 플레이어들 사이의 턴이 균일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주사위 게임에서는 자신의 주사위 8개를 다 놓았으면 그 다음부터는 기다려야 합니다. 카드 게임에서는 주사위를 사용하지 않고 주사위 눈금이 그려진 개인 덱을 사용합니다. 덱을 구성하는 카드는 총 30장인데요. 한 가지 주사위 눈금당 6장이겠죠. 그런데 이 중에는 주사위가 2개 그려진 카드도 있습니다. 당연히 주사위 2개가 그려진 카드를 놓으면 주사위가 2개 놓인 것처럼 취급됩니다.

한 라운드는 최대 6번의 턴으로 구성되는데요. 턴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5장짜리 핸드에서 카드를 1장이나 2장을 선택해서 동시에 공개합니다. 공개된 카드는 그 카드의 주사위 눈금에 맞는 카지노 아래에 놓입니다. 2장을 선택했을 때에 서로 다른 눈금의 주사위 카드가 선택될 수 있다는 건 주사위 버전과의 차이점이네요. 그런데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한 가지 주사위 눈금이 3장 이상 있을 때에 그 눈금을 선택하면 해당하는 카드들을 전부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높은 확률은 아니자만 대박이 터질 수도 있죠.

하지만 주사위 버전에서 주사위 8개 제한을 이 게임에도 도입했는데요. 자신이 놓은 카드들에 주사위 개수가 8개가 되면 그 플레이어는 그 라운드에서 남은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일부러 턴마다 1장씩만 사용하는 게 나을까요?


교수님, 옆방 가서 칵테일 한 잔 하고 오세요~

한 턴 동안에 자신의 5장짜리 핸드에 있는 카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2장밖에 사용할 수 없지만 운이 좋아서 같은 눈금의 주사위 카드가 여러 장 있다면 그것들을 다 사용할 수 있다고 위에서 얘기했죠.그러면 핸드에 남은 카드들은 어떻게 될까요? 안타깝지만 남은 카드들은 모두 버려집니다. 그래서 플레이어 앞에 칵테일 그림이 있는 카드가 있는데요. 그곳이 버리는 더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덱에서 다시 카드 5장을 뽑고 다음 턴을 시작합니다. 덱은 총 30장이기 때문에 최대 6턴밖에 할 수 없습니다. 즉, 일부러 턴마다 1장씩만 사용한다고 하면 6장밖에 놓을 수 없는 겁니다. (라운드당 주사위 8개까지만 허용되기 때문에) 더블 주사위 카드라도 사용하면 그나마 낭비가 덜한 것이고요.

카드 덱에서 뽑히는 카드는 랜덤이지만 주사위 게임에 비해 나은 점이 있습니다. 사용한 카드를 기억한다면 덱에 남은 카드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랜덤이지만 예측가능한 랜덤이라는 요소가 말이죠.


십만 달러인데 주사위 한 개를 태워?!

플레이어들 전부가 주사위 8개를 놓으면 라운드가 끝납니다. 라운드 종료 시에 돈을 배분하는 것은 주사위 버전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카지노마다 돈 카드가 단 2장만 깔리는 게 다릅니다. 가장 많은 주사위를 놓은 플레이어가 그 카지노에서 더 고액의 돈 카드를 가져가고, 두 번째인 플레이어가 남은 돈 카드를 가져갑니다. 주사위 버전을 해 보신 분이라면 이미 아시겠지만, 같은 카지노에 놓은 주사위 개수가 같은 플레이어들은 그 카지노에서 쫓겨납니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죠. 그 카지노에 놓은 카드를 회수하고 분배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따라서 운이 잘 따르면 주사위 1개로도 1십만 달러를 딸 수도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라스 베이거스: 카드 게임은 주사위 버전을 카드로 이식한 게임입니다. 카드로 하지만 주사위를 사용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죠. 예측 불가능한 주사위 굴림을 카드 덱에서 카드를 뽑는 것으로 바꿈으로써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확률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끔 바꾸었습니다. 혼란과 혼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점이 단점처럼 생각하겠지만 저는 이 요소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카드 버전의 정체성이 잘 느껴졌거든요.

돌아가며 턴을 진행하는 주사위 버전과 달리, 카드 버전에서는 동시에 진행합니다. 이것 또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규칙서 뒷부분에 있는 변형 규칙에서 돌아가며 턴을 진행하는 규칙을 따로 적어 두었으니 플레이어들의 입맛에 맞게 바꿔서 진행해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칩 카드라는 모듈이 들어 있는데요. 이것은 주사위 버전에서도 사용가능합니다. 이건 브룸 서비스: 카드 게임처럼, 프로모 끼워팔기로 보이는데, 이것 또한 베리 스몰 박스의 전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Las Vegas: The Card Game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09886/las-vegas-card-game

alea
http://www.aleaspiele.de

Ravensburger
http://www.ravensburger.com


알레아 베리 스몰 박스 게임 목록
  1. The Castles of Burgundy: The Card Game 버건디의 성들: 카드 게임
  2. Broom Service: The Card Game 브룸 서비스: 카드 게임
  3. Las Vegas: The Card Game 라스 베이거스: 카드 게임
  4. The Castles of Burgundy: The Dice Game 버건디의 성들: 주사위 게임
  5. Puerto Rico: Das Kartenspiel 푸에르토 리코: 카드 게임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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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 Specter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3번째는 Crusaders: Thy Will Be Done 크루세이더스: 뜻이 이루어지이다에 이어서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Endeavor: Age of Sail 엔데버: 항해의 시대는 부제 그대로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입니다. 대항해시대는 식민주의와 바로 이어지는데요. 옛스런 단어인 endeavor 엔데버가 '노력'이라는 뜻을 지니는 걸로 보아 식민지를 탐내던 강대국들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기도 하네요. 이 게임은 2009년에 나왔던 Endeavor 엔데버의 개정판인데,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을 해서 세상에 나왔죠. 시각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는 엔데버: 항해의 시대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보기보다는 간단하다

이 게임은 생김새 때문에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큼지막한 박스, 대항해시대라는 테마가 자칫하면 굉장히 무겁고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게임으로 오해하게 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이 게임의 흐름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정확하게 다섯 단계거든요.

1단계는 건설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건설 레벨이 허용하는 건물 하나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2단계는 성장으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성장 레벨만큼의 인구 디스크를 얻습니다. 3단계는 급여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급여 레벨만큼의 인구 디스크를 자신의 건물에서 회수합니다. 4단계는 행동으로, 인구 디스크를 사용하여 여러 행동 중 하나를 실행합니다. 마지막 5단계는 버리기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카드 제한을 초과하는 카드를 버려야 합니다. 이 다섯 단계는 플레이어 매트의 왼편에 잘 표시되어 있습니다.

매트의 오른쪽에는 네 개의 트랙이 있습니다. 이 트랙들은 각각 산업, 문화, 부유, 영향력인데요. 산업은 건물 레벨, 문화는 성장 레벨, 부유는 급여 레벨, 영향력은 카드 제한을 결정하기 때문에 어느 트랙을 높이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게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 Specter


건물이 행동을 결정한다

위의 다섯 가지 단계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4번째 행동 단계입니다. 카드 획득을 제외한 나머지 행동들은 인구 디스크를 소비하는데요. 이것은 2단계에서 얻은 것과 3단계에서 회수한 것을 합친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매트에 건물 타일들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 건물 타일에 사용가능한 인구 디스크를 놓음으로써 그 건물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건물에는 몇 가지 아이콘이 있는데, 그 아이콘들이 각각 특정한 행동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수송을 나타내는 배 아이콘은 지역의 해운 트랙에서 비어 있는 가장 바깥쪽 칸이나 함대 칸, 공해(公海) 칸에 자신의 인구 디스크를 놓게 합니다. 한 지역의 해운 트랙 칸 전부가 인구 디스크로 채워지면 그 지역은 개방이 됩니다. 점유를 나타내는 깃발 아이콘은 개방된 지역의 미점유 도시에 자신의 인구 디스크를 놓게 합니다. 공격을 나타내는 대포 아이콘은 점유 도시에 있는 상대 플레이어의 인구 디스크를 자신의 것으로 대체하게 합니다. 이러한 효과가 있는 건물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인구 디스크를 써야 하고, 해당 행동을 할 때에도 디스크를 써야 합니다. 특히 공격을 할 때에는 추가 비용으로 인구 디스크 1개를 더 사용해야 해서 게임이 진행될수록 더 많은 인구 디스크가 필요하게 됩니다.



식민지와 노예제도가 우릴 유혹한다

이 게임 보드의 가운데는 유럽이 있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는 유럽 대륙만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앞다투어 유럽의 자산 카드를 획득하려 노력합니다. 자산 카드를 획득하려면 뽑기 행동을 해야 하는데요. 자산 카드 더미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요구하는 뽑기 레벨이 점점 높아집니다. 자산 카드는 보유하는 동안에 그 카드에 그려진 대로 트랙을 전진시키기 때문에 자격만 된다면 당연히 획득하는 게 좋습니다. 나머지 대륙들은 해운 트랙의 마지막 칸이 채워짐으로써 개방됩니다. 이때 그 트랙에서 영향력을 비교하여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총독 카드를 공짜로 얻습니다. 총독 카드는 얻을 때에 추가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플레이어의 매트의 총독 슬롯에 놓이면 카드 제한에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유럽 대륙에는 노예제도 덱도 있습니다. 이 덱의 카드들은 뽑기 레벨이 낮고, 트랙을 발전시킬 아이콘도 가지고 있어서 플레이어들을 항상 유혹합니다. 하지만 노예제도는 결국 폐지되었죠? 이 게임에서도 그러한 역사를 반영해서 유럽의 5레벨 자산 카드를 누군가가 획득하면 노예제도가 폐지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플레이어는 자신의 노예제도 카드를 뒤집어서 그 카드의 효과를 반납하고, 뒤집어서 감점 카드로 표시합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에게 도덕성과 효율성을 놓고 계속 저울질하도록 시험하는 셈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ergi Nuñez


엔데버: 항해의 시대는 대항해시대의 열강들을 잘 표현한 영향력 게임입니다. 규칙이 쉽고 간단해서 배우기에 부담 없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테마도 매우 잘 살렸고요. 겨우 일곱 라운드밖에 안 되는데, 진행됨에 따라 플레이어들이 점점 더 많은 인구 디스크를 가지게 되어서 한 라운드에 소요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게 되지만 인구 디스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일부러 시간을 끌래야 끌 수가 없는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한 행동밖에 못 하기 때문에 게임의 진행 속도가 무척 빠르고, 대기시간은 짧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건설하는 건물, 차지하는 칸에서 얻는 무역 토큰, 개방된 지역에서 얻는 총독이나 자산 카드의 아이콘으로 인해 플레이어들이 자신의 전략의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건물과 무역 토큰, 자산 카드는 모두 개수가 한정되어 있어서 다른 플레이어의 빌드를 똑같이 따라할 수도 없습니다. 대부분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먼저 획득하는 것이 좋습니다만 지도에 인구 디스크를 놓을 때에는 눈치 싸움이 있습니다. 총독 카드를 얻기 위해 해운 트랙에서 메이저리티를 가져야 하는데요. 동점일 때에는 대륙에 가까운 칸으로 타이-브레이킹을 하므로 좀 더 안쪽을 파고들기 위해서 턴 계산을 좀 해야 합니다. 지도에서 인접한 두 칸을 모두 점유할 때에 지배 링크를 만들면서 무역 토큰을 얻고, 게임 종료 시까지 유지하면 추가 점수도 얻습니다. 이것을 만들거나 끊기 위해서 플레이어들이 언제 내 인구 디스크를 놓아야 할지 계산을 해야 할 겁니다.


3주 후에는 2018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Gùgōng 고궁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Endeavor: Age of Sail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33398/endeavor-age-sail

Burnt Island Games
https://www.burntisland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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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7의 332번째는 Aeon's End 에이언즈 엔드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Black Orchestra 블랙 오케스트 (독일어로 Schwarze Kapelle 슈바르체 카펠레)라는 실제 관현악단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고요. 독일 제3제국 때에 보수우익 성향의 사람들 중에서 아돌프 히틀러에게 저항운동을 하거나 쿠데타 음모를 꾸민 사람들을 게슈타포 측에서 일컬은 용어라고 하네요. 블랙 오케스트라는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익숙한 팬데믹 방식의 협동 진행 게임

블랙 오케스트라는 Pandemic 팬데믹에서처럼, Action Point Allowance System 행동 포인트 허용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플레이어는 턴마다 3번의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서류나 공모 시트에서 화살표 기호로 표시된 효과를 해결하거나, 도구를 줍거나 배달하거나 교환하거나, 인접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는 공모자 덱에서 맨 위 카드를 뽑아서 서류에 추가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 중에 "공모"가 있는데, 이것은 턴마다 최대 1번만 할 수 있습니다. 이 행동을 하면 최대 3개의 주사위를 가져와서 굴립니다. 숫자 결과가 나오면 그 숫자의 합만큼 액션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국가수리 기호가 있다면 현재 플레이어와 같은 칸에 있는 플레이어들은 국가수리 기호만큼 의심 레벨이 상승합니다. 그리고 조준 기호를 보이는 주사위들은 반대 트랙에 놓입니다. (반대 트랙에 쌓인 주사위들은 공모자의 동기를 올리거나 히틀러의 군사 지원을 낮추는 데에 사용됩니다.) 를 이 행동은 위험부담이 따르지만 이번 턴에 할 행동 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공모 중인 플레이어들이 모두 의심을 받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서로 떨어져 있을 때에 하는 것이 좋죠.

또한 석방 행동도 있는데요. 이것은 게슈타포 본부 칸에 있을 때에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1개를 굴려서 국가수리 결과가 나오면 석방을 시도한 공모자가 체포되고,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체포된 공모자 1명을 석방시켜 줍니다. 하지만 게슈타포는 여전히 강하게 의심하고 있어서 석방된 공모자는 높은 의심 상태로 풀려나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Fee Weasel


나치의 눈을 피해서

플레이어가 행동을 하기 전에 1단계에서 현재 플레이어가 있는 칸에 위험한 인물들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히틀러와 다섯 간부는 같은 칸에 있는 공모자에게 페널티를 줍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칸에 여러 히틀러/간부가 있다면 그들의 페널티를 다 받아야 합니다. 히틀러와 간부들은 사건이나 심문의 효과로 이동하는데, 사건은 플레이어의 턴에서 마지막 단계입니다.

행동을 모두 마친 플레이어는 가장 왼쪽에 있는 사건 덱에서 맨 위 카드를 뽑아서 공개하고 그 카드의 효과를 적용합니다. 카드의 숫자는 현재 시기를 가리키고요. 7시기가 시작되면 나치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칸들이 생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rdi Roca


음모와 심문

블랙 오케스트라 단원의 목적은 히틀러를 암살하는 것입니다. 그 거사를 하기 위해서, 공모자 덱에서 나오는 음모 카드를 성공시켜야 합니다. 시도하는 음모 카드, 도구, 직업의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굴릴 주사위의 개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히틀러의 군사 지원 단계가 음모의 난이도가 됩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그 개수 이상의 조준 기호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은 또 하나의 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모자의 의심 단계가 허용하는 수보다 크거나 같은 국가 수리 결과를 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 이상의 국가수리 결과를 굴리면 음모가 발각되어 암살에 실패합니다.) 이것은 테마적으로 알맞은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나치로부터 의심을 강하게 받을수록 거사를 치르기 어려울 테니까요.

이 게임의 꽃은 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옥에서 턴을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일반 턴 대신에 먼저 심문 카드를 뽑아서 해결합니다. 이 카드는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혼자서만 읽고 해결해야 하는데요. 선택지에 따라, 감옥에서 더 오래 있어야 하거나, 또는 팀에 피해를 입히지만 본인은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저항을 선택할 수 있는데요. 풀려나긴 하지만 고문의 후유증 때문인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문 카드의 선택지를 고를 때에 반드시 전부 실행할 수 있는 것만 골라야 하기 때문에 동료 플레이어들이 볼 때에 엉뚱한 선택지가 실행되기도 합니다. 심문 중인 동료가 왜 그런지 모른 채 말이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ann May


블랙 오케스트라는 간단한 규칙과 몰입감 있는 테마가 돋보이는 협동 진행 게임입니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게 저는 마음에 들더라고요. 히틀러의 눈을 피해 공모를 한다는 설정에 맞춰, 공모자들의 동기를 향상시키면서 의심을 적게 받아야 한다는 두 제약이 좋았습니다.

공모자에게 페널티를 주고 음모의 대상이 되는 히틀러와 간부들의 이동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협동 진행 게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런 운적 요소가 필요하긴 합니다. 음모를 비롯하여, 중요한 행동은 주사위 굴림을 통해 해결되기 때문에 게임 진행에 주사위 운이 매우 크게 작용하는 건 아쉬웠습니다.

공모자 덱에 여러 음모 카드가 있는데요. 음모 카드마다 필요한 도구가 달라서 그 도구를 찾으러 지도 위를 돌아다니거나 다른 공모자와 교환하게끔 유도합니다. 협동 진행 게임의 가장 큰 적인 알파 플레이어 존재는 이 게임에서도 가능합니다. 이걸 조금 상쇄시킬 수 있는 요소가 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문에서의 선택은 알파 플레이어의 계산에서 벗어날 겁니다.

2016년에 초판이, 그리고 2018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요. 한글판으로 나와도 괜찮을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Spirit Island 정령섬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lack Orchestra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56858/black-orchestra

Game Salute
http://www.gamesalute.com

Schwarze Kapelle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Schwarze_Kapelle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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