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겨울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그걸 절실하게 느낍니다. 스타크 가문의 모토 "Winter is Coming 겨울이 오고 있다"보다는 지금 우리에겐 "Winter is around Us 겨울은 우리 주위에 있다"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덜덜덜

종종걸음으로 칼바람을 뚫고 도서관으로 향하자 예슬이가 가장 먼저 저를 반겼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한켠에 있는 난로를 켰죠. 몇 분 기다리니까 소란스러운 목소리와 걸음소리가 들리네요. 역시 한결이. 일단 저까지 세 명이서 진행을 하려고 했는데, 설명 시작하면 재혁이가 올 것 같다는 아이들의 예감이 정확이 맞아 버렸습니다. 설명을 천천히 하길 잘했네요. 휴 =3



2주 전과 마찬가지로 Machi Koro (한국어판 제목: 미니 빌)을 했습니다. 이미 전 수업에서 3번이나 했던 한결이는 시작 전부터 자신만만해 합니다. 기현이의 편의점 러시에 된통 당한 기억이 남아서인지 한결이는 초반부터 편의점만 구입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그냥 착실하게 열심이 돈을 모읍니다. 카드를 구입하지 않고요. 그러다가 저의 카페 ('3'을 굴린 다른 플레이어에게서 돈을 빼앗는 건물)에 재혁이가 탈탈 털립니다. 영혼까지요. ^^ 될 사람은 된다고 했나요? 편의점을 독점하다시피한 한결이가 스스로 '4'를 여러 번 굴린 바람에 게임이 일방적으로 흐르고 맙니다. (한결이가 주사위를 굴리는 것에 약간 문제제기할 만한 게 있어 보였는데 그냥 넘어갔습니다.)


첫 번째 게임을 하는 동안에 진모가 왔습니다. 원래는 진모가 문밖에서 들어올까 말까 간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예슬이가 먼저 발견했네요. 재혁이가 웃으며
"야, 쟤 들어오지 말아고 해."
"재혁이가 너 들어오지 말래."
예슬이가 문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놓고 재혁이 말을 그대로 옮겨줍니다. 당황한 저는
"왜 진모 못 들어오게 해?"
라며 진화작업을 했고, 재혁이가 장난한 거라고 하면서 잘 마무리가 됐습니다. 둘은 잘 풀어졌는지 또 딱지 얘기를 하더라고요.



게임을 모르는 진모에게 설명하고 두 번째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빠지고 아이들 네 명으로만요. 한결이가 자꾸 자신만만해 하니까 아이들이 한결이가 전 수업에서 먼저 해봤음을 알아버렸습니다. 급기야 한결이를 빼고 해야 한다는 말까지;;; 저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게임이라서 많이 해봤다고 해서 반드시 이기는 건 아니라고 얘길하고 계속 진행시켰습니다. 한결이는 여진히 편의점. 재혁이는 이것저것. 예슬이는 카페. 이번엔 '4'가 많이 안 나왔고, 돈을 필요한 카드에만 사용한 예슬이가 이겼습니다.


시간이 남아서 마지막으로 한 게임. 한결이가 좀 욕심을 냈는지 불필요한 건물들까지 마구마구 구입했습니다. 주사위 1개만 굴릴 거면서 광산을 여러 개 사고;;; 아마도 전 게임에 예슬이가 이겨서 그러지 않았나 싶네요. 결국 또 예슬이가 승리하고, 충격이 컸는지 한결이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기만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예슬이 혼자 남아서 제가 게임 정리하는 걸 도와줬습니다. 예슬이가 이런 면에 있어서 마음이 섬세하다는 걸 느끼네요. 여자 아이라서 그런지. (설마 승자의 여유?)


보드게이머 육성 프로젝트, 아이 잼 어른 잼 제18화에서 계속됩니다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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