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주사위와 함께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94번째는 Captain Sonar 캡틴 소나Inis 이니스에 이어서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는 The Oracle of Delphi 델포이의 신탁입니다.


버건디의 경주?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Stefan Feld 슈테판 펠트 씨입니다. 이 사람의 이름을 듣고 몇몇 게임이 생각나실 겁니다. 대표작으로 The Castles of Burgundy 버건디의 성들, Trajan 트라야누스, Bora Bora 보라 보라 등이 있죠. 펠트 씨의 게임에는 대체적으로 타일이나 토큰이 굉장히 많이 들어 있어서 준비하고 치우는 데에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만들고요. 감점 요소가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감점을 막는 것을 포기하고 득점을 최대화할지, 아니면 감점들을 막으면서 운영할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델포이의 신탁은 위에서 말한 버긴디의 성들과 보라 보라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경주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이 주사위를 통한 행동 선택이거든요. 게임의 제목에 있는 델포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신탁이 있던 곳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는 그리스 신들이 등장하죠. 플레이어들은 제우스 신에게서 받은 12개의 과업을 전부 수행하고 가장 먼저 제우스에게 돌아와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는 12종류의 과업이 아니지만 개수가 12개여서 헤라클레스의 열 두 과업이 연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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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주사위들을 주었다

경주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에게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누군가가 먼저 승리 조건을 달성할 때까지 라운드는 계속됩니다. 라운드마다 각 플레이어는 1번의 턴만 가지는데, 턴은 최대 3단계로 진행됩니다.

가장 먼저 부상의 정도를 확인합니다. 라운드의 종료 시마다 타이탄의 공격에 의해 플레이어들은 부상을 입게 됩니다. 부상은 6가지 색깔로 구성된 카드로 표현됩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 자신의 부상 카드들의 수를 세어야 하는데요. 같은 색깔의 부상 카드가 3장 이상이거나, 색깔에 상관없이 전체 부상 카드들의 수가 6장 이상이라면 부상에서 회복하느라 그 턴 전체가 날아가게 됩니다! 만약 부상 카드가 하나도 없다면 보상으로 은총 토큰 1개를 받거나 원하는 신 마커 1개를 1칸 전진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단계는 두 번째입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굴린 주사위 3개를 사용해서 행동을 수행하며 각 행동에는 신탁 카드 1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버건디의 성들에서처럼, 이 게임에서도 주사위의 결과가 매우 중요합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들 중 일부는 굴려진 주사위 면의 색깔에 제한받기 때문인데요. 주사위 결과 색깔에 맞춰서 자신의 배를 이동시키거나 괴물과 싸우거나 섬을 탐험하거나 성지를 건설하거나, 공물을 싣거나 바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ndreas Resch


그래, 내가 네 신이다

플레이어가 턴을 마칠 때에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의 신 트랙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자신의 신들 중 가장 낮을 줄에 있지 않은 신들 중에 현재 플레이어가 이번 턴에 사용한 주사위의 색깔과 일치하는 게 있다면 해당하는 신 마커를 1칸 전진시킵니다. 그리고 신 트랙에는 6가지 신이 있는데요. 자신의 턴 중에 가장 높은 줄에 있는 신들 중 하나의 효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들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파란색 신 포세이돈은 배의 이동, 노란색 신 아폴론은 주사위 색깔 변경, 초록색 신 아르테미스는 섬 타일을 보고 보상 받기, 빨간색 신 아프로디테는 부상 회복, 검은색 신 아레스는 괴물과의 싸움, 보라색 신 헤르메스는 석상 이동에 대한 효과를 가집니다.

부상 관리를 잘 했을 때에, 또는 주사위 행동 1번을 포기하고 받을 수 있는 신의 은총 토큰은 운영을 매끄럽게 해줍니다. 신탁에는 6개의 주사위의 색깔이 표시되어 있고, 시계 방향으로 화살표가 되어 있습니다. 주사위마다 은총 토큰 1개만 사용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화살표 방향의 다음 색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거리가 3으로 제한되어 있는 배의 이동 거리를 은총 토큰 1개마다 일시적으로 1칸씩 늘려줍니다. 세 번째로 괴물과 싸울 때에 은총 토큰을 괴물의 공격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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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포이의 신탁은 펠트 씨의 이전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경주 게임입니다. 그리스 신화 테마가 잘 묻어 있고, 신들의 능력을 사용하는 것 또한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게임 전체적으로 버건디의 성들이나 보라 보라에서 보았던 요소들이 있어서 그 작품들을 해봤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맵은 모듈형이지만 세팅하는 규칙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맵의 모양은 변하지 않습니다. 색깔 배치만 바꿀 뿐이어서 아쉬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2016년에 출시된 이 게임은 에센 박람회장의 Fairplay 페어플레이 차트에서 7위로 최종 마무리해 상당히 선전했습니다만 2016년에 괴물급으로 쟁쟁한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델포이의 신탁 안에는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없는 기둥 마커들이 들어 있습니다. 규칙서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는데요. 나중에 디자이너인 펠트 씨가 그것들을 사용하는 규칙을 공지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추가로 넣어주는 실수가 있었지만 신의 재치로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네요.


3주 후에는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Yokohama 요코하마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The Oracle of Delphi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3558/oracle-delphi

Hall Games
http://www.hallgames.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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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야~~~~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93번째는 Carcassonne 카르카손Carcassonne: Expansion 1 – Inns & Cathedrals 카르카손: 제1확장 - 여관들과 대성당들에 이어서 Carcassonne 카르카손과 확장들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는 Carcassonne: Expansion 2 – Traders & Builders 카르카손: 제2확장 - 상인들과 건축가들입니다.


상품 콘테스트

이 두 번째 확장에서도 새로운 타일들이 추가됩니다. 그 타일들 중 일부에는 교차로 위에 다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건 다른 교차로 타일과 다르게, 두 길이 서로 제 갈길로 뻗은 형태입니다. 하늘에서 보면 교차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두 개의 길이 서로를 끊지 않고 있죠. 그래서 길을 연장시킬 뿐 완성시키지 못합니다.

두 번째로 봐야 할 것은 도시 타일 안에 표시된 상품입니다. 상품은 3종류 (포도주, 곡식, 옷감)가 나옵니다. 상품이 포함된 도시를 완성하는 플레이어는 그 도시 안에 그려진 모든 상품 토큰을 가져갑니다. 이것은 그 플레이어가 그 도시에 자신의 미플을 가지고 있는지와 전혀 무관합니다. 플레이어가 상품 토큰을 획득하면 자신의 앞에 진열해 둡니다. 게임이 종료될 때까지요. 플레이어들이 상품 토큰을 자랑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의 종료 시에 누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거든요. 상품마다 해당 상품 토큰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는 보너스 10점을 받습니다! 10점에다가 상대 점수이기 때문에 상당히 큰 가치가 있죠. 이제는 상대가 도시를 크게 만드는 것을 상품 토큰 획득을 핑계 삼아 방해할 수 있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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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아름다운 건축가 그리고 수퍼 돼지

첫 번째 확장에서 큰 미플이 도입되었는데요. 이 두 번째 확장에서는 건축가 미플과 돼지 미플이 추가됩니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색깔의 이 두 미플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미플이 놓인 도시나 길을 다른 타일로 연장할 때에 그 타일 위에 건축가 미플을 놓을 수 있습니다. 건축가 미플은 해당 도시나 길에 자신의 미플이 하나라도 존재하는 한, 그곳에 계속 머무릅니다.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지만 이 건축가의 능력은 굉장합니다. 플레이어가 자신의 건축가가 놓인 도시나 길을 연장하는 타일을 놓으면 즉시 한 턴 더 합니다. (추가 턴은 연속으로 1번뿐입니다.) 이 추가 턴에 타일을 뽑고 - 미플을 놓고 - 점수 계산하는 모든 게 들어가 있어서 상대의 계산을 어긋나게 하는 데에 좋습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미플이 놓여 있는 들판을 연장할 때에 돼지 미플을 놓을 수 있는데요. 이 돼지는 한 번 놓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절대 회수가 안 되요. 게임의 종료 시에 들판 영역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은 플레이어는 그 영역에 닿아 있는 완성된 도시마다 3점씩 얻었었는데요. 돼지 미플도 놓여 있으면 3점씩이 4점씩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돼지는 사람이 아니어서 영향력에 더해지지는 않습니다. 사람 미플들의 영향력만 계산하죠. (돼무룩)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tin


이젠 타일이 꽤 많아졌죠?

카르카손은 아주 적당히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전략 게임입니다. 그런데 첫 번째 확장이 워낙에 인기가 많아서 거의 필수품으려 여겨졌다고 말씀 드린 바 있죠? 그런데 이 두 번째 확장 역시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구판을 기준으로, (두 번째 확장) 빨간통과 (첫 번째 확장) 파란통을 같이 구매하는 게이머들이 많았습니다. 타일이 점점 많아지면 이것들을 한데 섞는 것도 일이 됩니다. 뒤집어 놓고 섞으면 뒤집는 것도 귀찮고 섞다 보면 타일의 면이 점점 닳게 되죠.

퍼블리셔에서 그걸 미리 알아챘는지 두 번째 확장에는 큼지막한 린넨 주머니가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 게임에 사용할 타일들을 모두 넣고 필요할 때마다 한 개씩 뽑아서 사용하면 됩니다. 배려심이 느껴지네요.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Ururam Tururam


상인들과 건축가들 확장은 조금 더 치밀한 계산과 예리한 눈이 필요한 확장입니다. 상품에 대해 플레이어들은 영향력 싸움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도시의 완성을 통해서 얻어지기 때문에 남의 도시라도 완성해 줘야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도시 그 자체로도 점수가 컸던 것을 생각하면 카르카손 세계에 의미있는 변화가 생긴 것이죠. 상품 싸움에 관심 없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영향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 상품 토큰을 먹으러 야금야금 쳐들어올 테니까요. 그들은 필요하다면 내 도시를 완성시켜 줄 겁니다. 나는 턴을 쓰지 않고 도시를 완성하니 좋을 수도 있죠.

건축가는 플레이어들마다 서로 턴 수가 달라지게 만듭니다. 계산을 잘 해 두었다면 건축가 미플로 인해 추가 턴이 발생하니까요. 턴이 더 많다는 것은 미플을 회수할 기회와 점수를 얻을 기회 (+ 상품 토큰을 얻을 기회) 모두가 그 만큼 더 많아짐을 의미합니다. 기본판과 첫 번째 확장으로만 진행할 때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턴 수를 공평하게 맞추기 위해 일부 타일을 제거하는 하우스 룰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게 무의미해집니다. 누가 추가 턴을 얼마나 더 받을지 모르니까요.

확장이 추가되면서 타일 운이 조금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지만 내 턴에 뽑히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추가되는 규칙으로 인해 기본판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간결함과 깔끔함이 다소 옅어집니다. 플레잉 타임도 다소 늘어나는 건 당연하고요.


3주 후에는 카르카손 확장들 중
Carcassonne: Expansion 3 – The Princess & The Dragon
카르카손: 제3확장 - 공주와 용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arcassonne: Expansion 2 – Traders & Builder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5405/carcassonne-expansion-2-traders-builders

Hans im Gluck
http://www.hans-im-glueck.de

Z-Man Games
http://www.zman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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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펄서가 뭐예요?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92번째는 Codenames Duet 코드네임즈 듀엣에 이어서 Czech Games Edition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새로운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Pulsar 2849 펄서 2849입니다.


제목이 너무 어렵다

이 게임에는 여러 전문용어가 등장합니다. 가장 많이 듣게 되는 건 게임 제목에도 있는 펄서죠. 이것은 'pulsating radio star 맥동전파원 脈動電波源'의 줄임말입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고도로 자기화된, 관측 가능한 전파의 형태로 전자기파의 광선을 뿜는, 자전하는 중성자별이다'라고 하네요. 펄서는 1.5밀리초에서 8.5초 사이의 주기로 광선을 방출한다고 합니다. 생물의 맥박처럼 주기적으로 전자기파를 발산하는 별인 것이죠.

그 다음으로 제목에 미래의 연도가 나옵니다. 왜 하필 2849년일까요? 규칙서에도 언급되는 내용인데요. 미국 서부시대의 골드 러시가 1849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천 년 후에 황금이 아닌 펄서의 에너지를 찾으러 우주로 나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다

펄서 2849에서 테마를 걷어내면 익숙한 게임들이 보입니다. 첫 번째는 Grand Austria Hotel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에서의 주사위 선택을 위한 턴 순서입니다. 특이하게도 각 플레이어가 주사위를 1개씩 총 2번을 선택해야 했는데요. 균형을 잡기 위해 순서가 정방향으로 한 번, 역방향으로 한 번이었습니다. 펄서 2849에서는 주사위를 선택하는 단계와 선택한 주사위로 행동을 하는 단계가 분리되어 있지만 주사위를 선택하는 단계에서는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에서와 같습니다.

두 번째로 The Castles of Burgundy 버건디의 성들에 있었던 주사위 결과 수정 토큰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Stefan Feld 슈테판 펠트 씨가 디자인했는데요. 주사위 결과의 운 요소를 낮추기 위해서 그 결과를 약간 수정할 수 있는 일꾼 토큰을 도입했습니다. 그 토큰을 사용할 때마다 주사위 결과를 '±1'만큼 바꿀 수 있었습니다. 펄서 2849에서는 결과 수정 토큰이 2종류인 대신에 하나의 행동에 대해서 수정 토큰을 최대 1개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La Granja 라 그랑하에서처럼 남은 주사위는 플레이어들 모두가 사용할 수 있게끔 되어 있습니다. 펄서 2849에서 턴 마다 최대 1개의 추가 주사위를 사용할 수 있는데요. 공학 큐브 4개를 소비해서 남은 주사위를 복사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것에는 비용이 따른다

시작 플레이어가 은색 주사위들을 굴리고 나서 주사위 보드에 분류합니다. 그리고 정가운데 주사위가 놓인 칸을 median 메디안 마커으로 표시합니다. 정가운데 주사위는 전체 개수에서 순서 상 딱 가운데에 위치하는 주사위입니다. 4인 게임에서는 은색 주사위 9개를 굴리기 때문에 왼쪽에서 5번째 주사위가 정가운데 주사위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나서 메디안 마커가 놓인 칸을 손으로 가리고 손을 기준으로 좌우 중에 어느 쪽에 주사위들이 더 많은지를 살피고 메디안 마커를 많은 쪽을 향해 이동시킵니다. 메디안 마커를 사용하는 것이 낯설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마커가 이 게임에서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주사위 보드에는 2개의 트랙에 있습니다. 하나는 initiative 주도이고 나머지는 engineering 공학입니다. 전자는 턴 순서를 결정할 때에 사용하고, 후자는 라운드의 종료 시에 공학 큐브를 몇 개 받을지를 결정해 줍니다. 당연히 각 트랙에서 앞서 있을수록 (왼쪽으로 멀리 갈수록) 더 좋은 효과를 받습니다. 플레이어가 주사위 단계에서 주사위를 골라갈 때에 메디안 마커가 있는 트랙에서 어느 쪽에 있는 주사위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트랙에서 조정해야 하는데요. 메디안 마커보다 왼쪽에 있는 주사위 (낮은 숫자의 주사위)를 선택하면 트랙 한 곳에서 마커를 앞으로 이동시키고, 오른쪽에 있는 주사위 (높은 숫자의 주사위)를 고르면 반대로 마커를 뒤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 대체적으로 높은 숫자일수록 더 좋은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메디안 마커와 두 트랙으로 낮은 것을 선택한 플레이어에게도 유리함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aul Grogan


탐사냐, 개발이냐?

이 게임에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그런데 게임은 겨우 8번의 라운드만 진행하고, 라운드당 일반적으로 2번, 추가 주사위까지 포함해서 최대 4번의 행동만 할 수 있죠.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시간이 많지 않은 겁니다.

플레이어들이 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1. 조사선을 이동시킵니다
  2. 펄서에 gyrodyne 자이로다인을 개발해서 회전시킵니다
  3. transmitter 트랜스미터를 연결합니다
  4. 기술 특허를 받습니다
  5. 본부에서 특별 사업을 합니다
  6. 결과 수정 토큰을 가져옵니다

조사선은 출입관문에서 시작해서 경로를 따라 이동합니다. 이동할 때에는 선택한 주사위 결과에 딱 맞게 이동해야 하는데요. 이동 중에 행성계를 발견하거나 펄서를 점유하게 됩니다. 방문한 행성계마다 자신의 토큰으로 표시를 하고, 이것은 게임의 종료 시에 추가 승점에 영향을 줍니다.

자이로다인을 개발해서 회전시키는 데에는 3번의 행동이 요구되지만 한 번 완성하면 지속적인 승점을 제공합니다. 펄서를 점유하면 그곳에 고리를 끼워서 소유권을 표시합니다. 그리고 자이로다인을 구입할 때에도 해당하는 주사위를 사용해야 하고요. 구입한 자이로다인 마커를 펄서 고리에 끼우는 것은 행동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 자이로다인을 뒤집는 데에도 행동이 필요합니다. 자이로다인의 가치가 높을수록 더 높은 숫자의 주사위가 필요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Henk Rolleman


추가 효과를 잊지 마라

라운드마다 3개의 트랜스미터가 제공됩니다. 플레이어는 트랜스미터에 표시된 주사위 1개를 사용하면 그 트랜스미터를 구입할 수 있고, 트랜스미터에 표시된 주사위 비용을 모두 지불하면 그 트랜스미터가 뒤집히면서 온라인 상태로 바뀝니다. 트랜스미터에는 뒤집힐 때에 한 번만 격발되는 일회용 효과나 생산 단계마다 격발되는 지속 효과도 있습니다. 트랜스미터의 양옆에는 반쪽짜리 주사위 그림이 있는데요. 반쪽짜리 주사위 그림으로 연결된 온라인 상태의 트랜스미터 2개가 만들어질 때마다 추가 주사위를 받습니다.

기술 특허는 플레이어들이 선점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술은 8줄로 표현되는데요. 첫 라운드에는 가장 아랫줄만 이용할 수 있고, 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이용할 수 있는 줄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파란색은 지속 효과, 하늘색은 일회성 효과, 분홍색은 게임 종료 시의 추가 점수 효과입니다. 어떤 기술은 게임 전체를 통틀어 2명에게만 제공되고, 다른 기술은 라운드마다 1명에게만 제공되기 때문에 언제 그리고 어떤 조합을 선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플레이어 개인 보드인 본부는 피라미드처럼 밑에서부터 완성해서 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본부는 보드마다 조금씩 다르고, 앞뒤 역시 다릅니다. 본부는 일종의 개인 기술 특허 공간인데요. 자원을 받거나, 또는 조사선 이동 시에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관문 운항 효과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acky Pohl


더 많이 꾸준히 생산하라

라운드의 마지막 단계는 생산입니다. 이때에 턴 순서가 조정되고, 공학 트랙의 순서에 따라 공학 큐브가 차등 지급됩니다. 또한 개발되어 회전하고 있는 자이로다인에 대해 승점이 지급되고, 온라인 상태의 트랜스미터는 자원이나 승점을 제공합니다.

공학 큐브는 추가 주사위를 획득하거나 나중에 추가 승점으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모이면 좋습니다. 큐브나 결과 수정 토큰은 행성계 탐사나 본부 사업, 기술 특허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라운드마다 주사위 개수가 한정되어 있고, 주사위 결과에 운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매끄러운 운영을 위해서 이러한 자원들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us


펄서 2849는 기존에 있었던 주사위 전략 게임에서 조금 더 발전된 형태를 보입니다. 단순히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가에서 그치지 않고 선택한 주사위에 따라 트랙에서 보너스나 페널티까지 있습니다. 주사위들 결과의 분포는 메디안 마커를 통해서 균형을 잡았습니다. 높은 숫자를 골랐다면 그것에 대한 부담도 떠안아야 합니다.

이 게임에서의 보이는 2가지 빌드는 Saint Petersburg (Second Edition) 상트 페테르부르크 (2판)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꾸준하게 점수를 올리는 자이로다인 전략을 건물 러시에, 많이 모일수록 보너스 점수가 급상승하는 탐사 전략은 귀족 러시에 대응되는 듯 합니다.

테마와 전문용어 때문에 어려워 보일 수 있으나 한 번 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술 보드와 본부 보드, 목표 타일 등이 앞뒤로도 다르고 여러 개여서 리플레이성도 좋다고 보는데요. (제 개인적으로 나중에 확장에서 더 넣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해외 게이머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고, 벌써 한국어판 발매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3주 후에는 체코 게임즈 에디션의 새로운 게임들 중
Tash-Kalar: Arena of Legends – Etherweave
타쉬-칼라르: 전설들의 경기장 - 에테르위브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Pulsar 2849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28341/pulsar-2849

Czech Games Edition
http://www.czechgames.com

Pulsar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Pul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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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니스 정복하고 싶은 거 다 해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91번째는 Captain Sonar 캡틴 소나에 이어서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Inis 이니스입니다.


샤랑하는 켈틱 씨족원 여러분

이니스는 켈틱 문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게임 구성물들에 켈틱 문양이 그려져 있어서 그 분위기를 돋웁니다. 이니스에는 여러 영토, 여러 씨족, 여러 성지가 등장하는데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왕 중의 왕이 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라 하겠습니다.

게임의 맵은 Triskel 삼족문양 (중심에서 세 방향으로 퍼지는 모양)의 타일들을 붙여서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타일 하나를 영토라고 부르죠. 새로운 영토가 들어올 때에는 반드시 기존 영토 2개에 닿아야 합니다. (이 규칙을 빠뜨리면 큰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각 영토에는 그것과 일치하는 이점 카드가 있습니다. 이점 카드들은 해당하는 영토 옆에 두고 그 영토의 씨족장이 나타나면 그에게 주어집니다. 그리고 시작 영토들 중 한 곳에는 수도 피스와 성지 피스가 놓이는데요. 이 피스들이 놓인 곳은 중요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shua Ryan


브렌은 누굼미꽈~~~~?!

이니스는 여러 라운드 동안 진행되고, 각 라운드는 의회 단계와 시즌 단계로 나뉩니다. 의회 단계는 일종의 준비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게임 진행은 시즌 단계거든요. 의회 단계가 시작되면 먼저 누가 브렌이 될지를 정해야 합니다. 수도 피스가 놓인 영토에 씨족장이 있다면 그가 브렌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이전 브렌이 계속 브렌을 맡습니다. 영토 안에서 영향력이 가장 많은 단독 플레이어가 씨족장이 되기 때문에 동점이거나 아무도 그 영토에 씨족원을 놓지 않았다면 씨족장이 배출되지 않게 됩니다. 브렌은 왕이 나타날 때까지 임시 지도자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 같은 역할이죠.) 브렌은 동점일 때에 이기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그 칭호를 얻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점 카드들이 해당하는 영토의 씨족장들에게 주어집니다. 각 이점 카드에는 고유의 효과가 있어서 가지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게임에서는 카드를 한 장이라도 더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큰 이점입니다. 그 다음에 까마귀떼 토큰을 뒤집습니다. 이 토큰에는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데요. 그것은 현재 라운드의 카드 드래프팅 방향을 가리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ürfel Reviews


드래프팅이 참 이상해졌네?!

이니스에는 세 종류의 카드 (행동 카드, 이점 카드, 서사 카드)가 있지만 이 중에서 드래프팅을 하는 것은 행동 카드뿐입니다. 시즌 준비 때에 이 행동 카드들을 분배한 후에 카드 드래프팅을 하는데요. 다른 게임에서의 카드 드래프팅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니스에서는 드래프팅 횟수가 올라갈수록 손에 남기는 카드 숫자만 올라갈 뿐 이전에 선택해서 이미 손에 있는 카드를 넘겨도 상관 없습니다! 4인 게임에서는 행동 카드 17장 중 16장을 분배하기 때문에 각 플레이어가 4장을 손에 받고 드래프팅을 시작합니다. 첫 번째에서는 그 4장 중 1장을 남기고 3장을 넘깁니다. 두 번째에서는 옆 플레이어에게 받은 3장을 다시 손에 추가해서 그 중 2장을 남기고 2장을 넘기죠. 이것을 네 번째까지 반복하면 카드 드래프팅이 끝나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차이인데 참신하더라고요.

이점 카드는 영토에서 씨족장이 될 때 받는다고 얘기했죠. 자, 그럼 서사 카드는 어떻게 얻을까요? 서사 카드는 특정 행동 카드의 사용을 통하거나 새로운 성지를 놓을 때에만 획득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켈틱 신과 영웅과 관련되어서 그 효과가 강력하다 보니 획득에 대한 제한이 있는 것 같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shua Ryan


충돌할 수도 있고 충돌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시즌 단계는 브렌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턴 순서대로 진행됩니다. 각 턴에는 다음의 행동들 중 하나만 할 수 있습니다:
  1. 시즌 카드 1장 사용하기
  2. 패스하기
  3. 왕위요구자 토큰 가져오기

플레이어는 드래프팅으로 선택한 행동 카드들, 그리고 다른 방법을 통해서 얻은 이점 카드나 서사 카드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되는 카드들은 다수는 영토에 씨족원을 놓거나 이동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한 영토에 서로 다른 씨족원이 존재하면 충돌이 일어납니다. 충돌이 시작되면 충돌을 일으킨 선동자 플레이어를 제외하고, 턴 순서대로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씨족원을 빈 성채로 후퇴시킵니다. 성채에는 씨족원 1개만 들어갈 수 있어서 못 들어간 씨족원들은 노출된 채로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선동자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노출된 씨족원이 있는 플레이어들은 기동 행동을 합니다. 이때에 공격하거나 철수하죠. 공격 선언을 하면 공격받을 상대를 정하고 그 상대는 노출된 씨족원 1개를 죽이거나 또는 손에서 행동 카드 1장을 버리며 버틸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서로 공격하고 죽이거나 버티는 것을 번갈아 진행하다 보면 충돌이 끝나게 됩니다. 아니면 공격 선언 대신에, 자신이 씨족장으로 있는 인접한 영토 1곳으로 씨족원들을 철수시킬 수 있습니다. 서로 피 흘리면서 싸우는 것보다 이 선택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지요.) 제3의 선택으로 "as a maneuver 기동으로서"라는 말이 들어간 서사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eb J


그래서 왕좌는 누구 겁니까?

이 게임에서 왕이 될 수 있는 조건이 3가지 있는데요. 이 중 하나라도 충족하면 Pretender 왕위요구자 토큰을 가져오는 행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토큰을 가져오려면,
  • 자신이 씨족장인 영토에 다른 씨족원이 6개 이상 있거나
  • 자신의 씨족원들이 있는 영토들에 성지가 6개 이상 있거나
  • 6개 이상의 영토 각각에 자신의 씨족원이 있어야 합니다.

시즌 단계 동안에 위의 아무 조건을 충족하면 왕위요구자 토큰을 자신의 앞에 놓을 수 있으며 이 이후에 그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 하더라도 다시 반납하지는 않습니다. 그 토큰을 가진 상태로 다음 라운드의 의회 단계로 넘어가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Adelin Dumitru


이니스는 카드 드래프팅과 영향력을 잘 섞은 아름다운 게임입니다. 게임의 큰 규칙은 굉장히 간결합니다. 나머지는 카드 효과인데 그것도 명확합니다. 플레이어들이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카드 드래프팅입니다. 이걸로 플레이어들 사이의 균형을 잡았고,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전략에 맞는 밑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 듯이 남기는 카드 수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더 필요한 카드가 들어오면 기존에 남겼던 것을 포기해도 됩니다. 플레이어에게 그런 탄력성을 준 규칙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고 싶네요.

그리고 하나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테마와 아트워크입니다. 켈틱 신화를 예쁜 그림을 통해 정말 잘 녹여냈습니다. 아티스트가 두 명이던데, 그 두 사람에게 남은 엄지 손가락 하나를 치켜들겠습니다.


3주 후에는 2016년에 출시된 인기 게임들 중
The Oracle of Delphi 델포이의 신탁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Ini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55821/inis

Matagot
http://www.matagot.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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