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가운데 스파이가 있는 것 같아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82번째는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에 이어서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Shadows over Camelot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입니다.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아마도 King Arthur 아서 왕에 대해 들어 보지 못한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멀리 영국, 그 중에서도 켈트 문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문학이나 판타지 작품에서 많이 언급되고 차용되고 있으니까요. 아서 왕 이야기는 전설로 추정되지만 배경 시기는 로마 군단이 브리타니아에서 철수하는 5-6세기 경이라고 합니다. 이때에 게르만족과 노르만족, 색슨족 등 여러 민족들이 브리타니아를 침략하며 혼란이 일어났고, 선주민인 켈트족을 위기에서 구한 어떤 인물이 아서 왕의 모델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죠.

게임으로 넘어와서요. 이 게임은 아트워크에 혼신의 힘을 다 하는 Days of Wonder 데이즈 오브 원더 社의 초기 작품들 중 하나죠. 두 명의 프랑스 게임 디자이너들이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 명은 Five Tribes 다섯 부족7 Wonders Duel 7 원더스 듀얼 등을 만든 Bruno Cathala 브루노 카탈라 씨이고, 나머지는 Mystery of the Abbey 수도원의 미스테리와 Mare Nostrum 마레 노스트룸 등을 만든 Serge Laget 세르주 라제 씨입니다. 어쨌거나 아서 왕 이야기에 함께 나오는 마법사 멀린, 명검 엑스칼리버, 기사 랜슬롯 등이 이 게임에서도 등장합니다. 원작의 주요 부분들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퀘스트 또 퀘스트

이 게임에는 여러 게임 보드가 있습니다. 가장 큰 보드에 있는 원탁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퀘스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아서 왕과 그의 기사들은 퀘스트를 계속 수행해야 합니다. 퀘스트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 카멜롯 성은 공성기로 포위당하고 있습니다. 성 밖으로 나가서 공성기를 파괴하는 것이 있고요. 두 번째로, 흑기사/랜슬롯/드래곤과의 전투가 있습니다. 이 퀘스트들은 요구되는 특정 조합의 카드를 여러 턴에 걸쳐 내려 놓아야 완료됩니다. (당연히 드래곤은 무척이나 힘든 퀘스트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명검 엑스칼리버를 찾기 위한 퀘스트가 있는데요. 호수로 가서 카드를 버리면서 엑스칼리버를 끌어당겨야 합니다. 네 번째로 성배 퀘스트는 성배 카드를 여러 장 놓아야 하고요. 마지막으로 색슨족/픽트족과의 전쟁이 있습니다. 이것은 해당 칸에 이민족이 가득 차기 전에 숫자 카드를 1부터 순서대로 놓아야 해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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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악의 그림자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턴에 두 단계를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첫 번째는 악의 진행, 두 번째는 영웅적 행동인데요. 악의 진행은 검은색 카드 1장 뽑기나 카멜롯 성 앞에 공성기 1개 놓기, 체력 1점 잃기 중 하나를 반드시 실행해야 합니다. 검은색 카드는 아서 왕 일행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는 카멜롯의 붕괴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아서 왕의 아내 귀네비어뿐만 아니라 아서 왕에게 치명상을 입힌 모드레드, 마녀 모르간, 멀린을 파멸로 이끈 여자 마법사 비비언 등이 있죠. 그렇다고 해서 검은색 카드를 뽑는 것 대신에 다른 것을 해야 할까요? 아, 이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멜롯 성 앞에 공성기 12개가 놓이면 아서 왕과 기사들은 게임에서 패배하고, 체력이 0이 된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하기 때문입니다.

악의 진행이 끝나면 그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웅적 행동 중 하나를 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로 이동하거나 퀘스트 행동을 실행하거나 흰색 카드 1장을 사용하거나 체력 1점을 회복하거나 다른 플레이어를 고발할 수 있습니다. 흰색 카드는 아서 왕 일행에게 좋은 효과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카멜롯의 원탁에 앉아서 퀘스트 행동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러니 다른 퀘스트를 하러 멀리 나가 있다면 이동을 하는 데에 턴을 한 번 더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퀘스트를 완료한 플레이어들은 자동으로 카멜롯 성으로 복귀하기 때문에 계산을 잘 하면 턴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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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자 색출

이 게임에는 배반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불확실하게 얘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의 시작 시에 각 플레이어는 충성도 카드 1장씩 받는데요. 8장의 충성도 카드 중 1장은 배반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물론, 배반자 카드를 받더라도 충실한 기사라고 말합니다. 배반자는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죽거나 패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혼자서 승리하거든요. 그래서 들키지 않게 충실한 기사들에게 해로운 행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굉장히 좋은 흰색 카드를 엑스칼리버 호수에 빠뜨려서 버린다든지, 나머지 플레이어들이 도움을 요구할 때에 거짓 정보를 흘리며 일부러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죠.

영웅적 행동 중 하나로 다른 플레이어가 배반자라고 고발하는 것이 있습니다. 고발당한 플레이어는 자신의 충성도 카드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가 배반자가 맞다면 카멜롯의 원탁에 흰색 검이 추가되고, 반대로 배반자가 아니라면 원탁에 있는 흰색 검 1개를 검은색 면으로 뒤집어야 합니다. 원탁에 검은색 검이 7개 이상이 되어도 충실한 기사들이 게임에서 패배합니다. 고발은 각 플레이어가 한 번씩만 할 수 있는데, 배반자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일부러 거짓 고발을 하려고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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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인물 능력

각 인물은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집니다. 아서 왕은 자신의 턴에 흰색 카드 1장을 다른 플레이어와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탁에서 흰색 카드를 뽑아서 그게 필요한 동료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갈라하드 경은 자신의 턴에 흰색 카드 1장을 공짜로 플레이할 수 있어서 아서 왕과 좋은 콤비가 되죠. 가웨인 경은 원탁에서 흰색 카드를 2장이 아니라 3장을 뽑기 때문에 카드가 잘 나오면 퀘스트 하러 다닙니다. 퀘스트를 성공할 때마다 체력 1점을 회복하는 팔라메데스 경은 악의 진행 때에 자신이 체력을 깎으면서 버텨 주죠. 그리고 엑스칼리버나 성배, 랜슬롯 퀘스트를 성공하면 해당하는 유물을 획득합니다. 유물들 각각도 특별한 능력을 가집니다. 엑스칼리버는 소유자가 참가하고 있는 전투에 +1을 주고, 버려지면서 방금 뽑힌 검은색 카드를 무효화할 수 있습니다. 성배는 버려지면서 죽은 플레이어를 부활시킬 수 있고요. 랜슬롯의 갑옷은 검은색 카드를 뽑을 때에 1장이 아니라 2장을 뽑아서 선택하고 선택되지 않은 것은 덱의 밑에 넣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이 게임은 충실한 기사들에게 쉬운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배반자가 드러내지 않고 방해를 하고 있을 수 있고, 거기에 인물 능력과 유물의 능력이 더해지면 사태는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배반자는 배반자임을 스스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배반자는 인물 참조표를 배반자 면으로 뒤집고, 인물 피규어와 체력 주사위, 소유하고 있던 유물을 제거합니다. 이제부터 배반자는 영웅적 행동 대신에 다른 행동을 합니다. 카멜롯 성 앞에 공성기 1개를 추가하거나 검은색 카드 1장을 뽑아서 사용하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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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은 테마를 잘 살린 추론 게임입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멋진 피규어가 더해져서 게임에 더 몰입하게 합니다. 규칙도 간단한 편이고, 직관적이어서 아이들이나 초보자와 함께 하기에도 좋습니다. 배반자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이 플레이어들에게 묘한 긴장감을 주는 것도 재미이지만 배반자가 없다는 것이 너무 빨리 확정되면 게임이 좀 심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퍼블리셔에서 발매되던 해에 박람회장에 크고 아름다운 디오라마 전시를 하며 전세계인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게이머들은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추가 기사나 퀘스트 등을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확장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죠. 그리고 2008년에 멀린이 인물로 추가된 Merlin's Company 멀린의 일행이라는 확장이 출시되었습니다만 제가 생각한 확장과는 좀 달랐습니다. Ticket to Ride 티켓 투 라이드와 더불어 데이즈 오브 원더를 먹여살린 효자 게임으로서, 발매 10주년이 되는 해에 무언가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아무 일 없이 넘어갔습니다. 2020년이 15주년 되는 해니까 다시 한 번 기대를 해 봅니다. 아직 게임에서 다루지 않은 아서 왕 이야기들이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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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Ghost Stories 고스트 스토리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Shadows over Camelot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5062/shadows-over-camelot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King Arthur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King_Art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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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지붕층은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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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81번째는 7 Wonders Duel: Pantheon 7 원더스 듀얼: 만신전에 이어서 Expansion 확장들을 소개합니다. 두 번째는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의 첫 번째 확장,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Widow's Walk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 망부대입니다.


아직 한 층 남았다

먼저, '망부대'라는 용어에 대해 설명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단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확장을 번역하면서 합성해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영어 제목인 Widow's Walk를 직역하면 미망인이나 과부의 길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영어권에서 관용어인데요. 19세기 북미 해안가 집에서 주로 발견되는, 지붕 위에 있는 망루입니다. (좀 길죠?) 주로 선원의 아내들이 남편을 기다리며 집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망루', 이걸 한자어로 바꿔서 望夫臺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건축양식이어서 달리 표현하기 어렵네요.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집에 화장실이 없는 것이 이상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 확장에서 이렇게 풀어냈습니다. 아직 탐험하지 않은 층이 있다고요. 망부대 확장에서는 지붕층이라는 상층 위의 '제4의 층'이 등장하며 20개의 새로운 방도 추가합니다. 지붕층도 층계참이 있는데요. 이 방은 상층의 층계참에 연결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새로 추가된 방 타일의 뒷면에는 지붕층이 따로 표시되어 있지만 기본판의 방 타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지붕층에서 새로운 방을 탐험할 때에는 방 타일 더미에서 지붕층이거나 상층 중 먼저 발견되는 것을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에만 예외적으로 상층 방 타일을 지붕층에 놓을 수 있을 뿐 지붕층도 독립된 층으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Mystic Elevator 신비한 엘리베이터로 지붕층에 가려면 주사위 굴림의 결과가 '4'일 때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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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아직 안 먹었지?

방 타일들 중에는 탐험가의 특성을 올려 주는 고마운 방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방에서 턴을 마칠 때에 지정된 특성을 '1'만큼 올리는데, 게임 중에 한 번씩만 얻을 수 있습니다. 기본판에는 4개, 확장에서도 2개가 있습니다. 누가 어느 방에서 특성을 챙겨 먹었는지 어떻게 기억할까요? 기억을 도울 방법이 있을까요? 이 확장에는 탐험가 토큰이라는 새로운 구성물이 들어 있습니다. 각 탐험가마다 6개, 총 36개가 들어 있죠. 이 토큰은 특성을 올리는 방에 놓여서 어떤 탐험가가 그 방에서 특성을 올렸는지 표시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또한 새로 추가된 카드에서도 탐험가 토큰을 사용하는 것이 있고, 확장 시나리오에서도 사용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토큰으로, 장애물 토큰과 자물쇠 토큰이 추가되었습니다. 두 토큰 모두 특정 시나리오에서 사용되며, 탐험가들의 이동을 방해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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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새로운 시나리오

기본판에서 시나리오는 50개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확장에서도 50개를 추가했습니다. 언덕 위 집에서의 배반에서 헌트 (시나리오)는 특정 방과 특정 징조 카드에 의해 격발됩니다. 기본판에 있는 헌트 표로는 새로운 방과 새로운 징조 카드를 연결해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확장에서는 새로운 헌트 표가 들어 있죠. 확장 규칙서의 두 쪽은 바로 이 새로운 헌트 표에 대해 할애합니다. 만약 망부대 확장을 넣고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면 기본판의 헌트 표 대신에 이 헌트 표를 사용해야 합니다.

새로운 시나리오들은 미국 각계의 전문가들이 작성했습니다. 영화 패러디부터 신화 속의 괴물과의 싸움,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풍자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어 게임이 몇 개 있는데요. 이것들은 영어 알파벳과 한글 자모음의 차이 때문에 규칙을 조금 수정해서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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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대는 언덕 위 집에서의 배신을 넓게 확장해 줍니다. 방 타일과 카드뿐만 아니라 50개나 되는 새로운 시나리오로 말이죠.

아쉬운 점을 꼽자면 완성도입니다. 텍스트가 많고 여러 사람이 작업한 것을 한 데 모아서 그랬는지 마무리가 부족해 보입니다. 텍스트 효과에 대해 모호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띄고, 시나리오에서 언급하는 속력 굴림 토큰들이 빠져 있습니다. 규칙 부분은 앞으로 FAQ를 통해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이고, 속력 굴림 토큰은 인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파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새 시나리오들 중 제가 앞부분 25개는 번역해 두었습니다. 곧 있을 할로윈 데이 때에 친구들과 즐기시길 바랍니다.


3주 후에는 확장들 중
Innovation: Cities of Destiny
이노베이션: 운명적인 도시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Betrayal at House on the Hill: Widow's Walk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8452/betrayal-house-hill-widows-walk

Avalon Hill
http://www.avalonh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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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관객, 너마저...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80번째부터 Performance-themed games 공연-테마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Colosseum 콜로세움입니다.


볼프강 크라머의 착한 외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게임 디자이너인 Wolfgang Kramer 볼프강 크라머 씨는 다른 디자이너와 공동 작업을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든 경우가 많습니다. Richard Ulrich 리하드 울리히 씨와 1995년에 El Grande 엘 그란데, 2000년에 The Princes of Florence 피렌체의 제후들을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Michael Kiesling 미하엘 키슬링 씨와 The Mask Trilogy 가면 삼부작이라 불리는 Tikal 티칼 (1999), Java 자바 (2000), Mexica 멕시카 (2002) 그리고 외전으로 여겨지는 Torres 토레스를 만들었습니다.

위 공동 디자이너들과 작품들의 명성이 높아서 그 그림자에 가려진 느낌이 듭니다만 2007년에 신예 디자이너인 Markus Lübke 마르쿠스 뤼브케와 만든 콜로세움도 꽤 괜찮은 작품입니다. 이 게임은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퍼블리셔인 Days of Wonder 데이즈 오브 원더 社에서 내세울 만 한 작품들 중 하나였고, 판매량도 괜찮았는지 10년만에 바뀐 일러스트레이션과 구성물로 재판되었으니까요.


빵이 아니면 공연을 달라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로마 황제를 비롯한 로마인들을 위한 공연기획자입니다. 공연 프로그램은 타일 형태로 되어 있고, 그 안에 필요한 자산들이 적혀 있습니다. 시작 공연 프로그램으로 난이도가 낮은 것으로 2장을 받고 시작하는데요. 게임 도중에 1단계에서 추가 공연 프로그램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 구입하는 프로그램은 반드시 이전 것보다 숫자가 높아야 합니다. 구입할 때에는 그 프로그램 타일에 적힌 비용을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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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사라, 자산 타일

공연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서, 그 공연에 필요한 자산들을 모아야 합니다. 자산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2단계에서 일어나는 경매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시장은 5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그룹에는 무작위로 뽑힌 자산 타일 3개가 있습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원하는 그룹을 선택해서 경매에 부칩니다. 최고 낙찰자는 그 그룹의 자산 타일들 전부를 획득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3단계에서 자산 타일을 거래하는 것입니다. 시작 플레이어부터 시작해서,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자산 타일 1개를 판매하나 다른 플레이어의 자산 타일을 구입하거나 맞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집니다. 경매에서는 구입한 그룹에 자신에게 불필요한 자신 타일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는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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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더 모아라

기본적으로 공연 프로그램에 적힌 자산들을 모두 모으면 해당하는 관객을 모읍니다. 부족한 자산 개수에 따라 감점도 있고요. 더 어려운 공연일수록 더 큰 공연장과 더 많은 자산들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전에 끝낸 공연은 추가 관객 5명씩 주며, 1단계에서 구입 가능한 정기 입장권은 추가 관객 5명을, 같은 종류로 가장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을 때에 보유하는 인기 공연자상은 추가 관객 4명을 줍니다. 또한 라운드의 종료 시마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플레이어가 받은 요벽은 추가 관객 3명을 줍니다.

4단계에서 주사위 결과에 따라 귀족들이 트랙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귀족은 3종류인데요. 월계관을 쓴 황제 1개, 흰 옷을 걸친 집정관 2개, 아무 표시도 없는 원로의원 3개 말이죠. 이들은 멈춘 공연장에서 더 많은 관객을 보장합니다. 황제는 7명, 집정관은 5명, 원로의원은 3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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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은 공연을 완성하는 가벼운 경매 게임입니다. 5라운드 동안 진행되는 짧은 가족 게임이며, 플레이어들 사이에 인터랙션이 꽤 강합니다. 경매나 타일 운에 의해서 공연 프로그램을 빠르게 완성해서 치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선 플레이어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이 3단계에 있는 자산 거래와 5단계에 있는 자산 기부입니다. 자산 거래는 차례 대로 진행되는데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타일 1개를 거래할 수 있습니다. 너무 앞서간다면 그 거래에서 소외되겠죠. 자산 기부는 강제적입니다. 현재 점수 1위여서 요벽을 받은 플레이어는 점수가 가장 낮은 플레이어에게 자산 1개를 빼앗깁니다. 균형을 플레이어들끼리 알아서 맞추도록 만든 셈이죠. 인터랙션이 직접적이기 때문에 킹 메이킹을 하거나 트롤링을 하는 플레이어에게 취약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규칙이 직관적이고 구성물도 훌륭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좋을 것 같네요. 3단계에서 하는 타일 거래도 플레이어당 1번씩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게임이 늘어지지 않는 것도 장점이네요.



3주 후에는 공연-테마의 게임들 중
Shakespeare 셰익스피어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Colosseum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7746/colosseum

Days of Wonder
http://www.daysofwon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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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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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79번째부터 Co-operative Play 협동 진행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게임

이 게임은 무려 2000년에 출판되었습니다. 그래서 근래에 보드게임을 시작하신 분이라면 당연히 모르실 겁니다. 제가 2001년 즈음부터 보드게임을 시작했는데요. 당시에 보드게임 카페를 가면 한쪽 진열장에 이 게임이 반드시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보드게임 문화가 태동한 당시에 동호인들이 아니라면 이 게임을 해 볼 기회가 없었을 겁니다. 저도 학교 앞에 있던 작은 보드게임 카페에서 이 게임을 봤습니다. 사장님한테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알려주지 않았죠. 2001년 말에 영화관에서 "반지의 제왕" 3부작 중 첫 번째 편인 "반지 원정대"가 상영되었기 때문에 그 즈음에 제 눈에 들어왔던 이 게임은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협동 진행은 지금에 와서야 흔하디 흔한 메커니즘이지만 2000년대 초반 하더라도 생소했습니다. 단어 그대로 서로 힘을 합쳐서 무언가를 하는 건데, 믿겨지지가 않아서 협력 (협동) 게임이 뭐냐면서 한 번씩 되묻곤 했죠.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고요. 이 게임의 디지이너인 Reiner Knizia 라이너 크니치아 씨는 당시에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러한 대단한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두꺼운 팬층을 가진 J. R. R. Tolkien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게임으로, 그것도 협동 게임으로 만든다? 이것은 정말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nder Wiggins


호빗들의 험난한 여정

다른 반지의 제왕 테마의 게임들과 달리,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호빗입니다. 다른 동료들도 나옵니다만 카드로만 존재합니다. 원작 소설에서처럼, 호빗들은 백 엔드에서 출발해서 모르도르로 가는 여정을 합니다. 이 게임에서, 그 진행이 마스터 보드의 위쪽에서 표시됩니다. 아래쪽은 타락 트랙입니다. 플레이어들은 타락 트랙의 "0"칸에서 시작하며 반대쪽 끝에 "사우론의 눈"이 서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사우론의 눈과 만나거나 통과하면 그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하고, 그게 반지-운반자였다면 플레이어들이 게임에서 패배하는 겁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Ed Sherman


4번의 충돌

마스터 보드의 주요 장소는 안식처와 충돌로 나뉩니다. 안식처는 백 엔드와 리븐델, 로스로리엔뿐인데요. 이곳에서는 주로 앞으로의 여정을 준비하는 지시들이 있습니다. 카드를 받거나 분배하는 식이죠. 그런데 각 안식처의 마지막에는 플레이어들이 무언가를 지불하게 끔 합니다. 백 엔드에서는 나즈굴의 등장 때문에 은신 토큰을 내야 하고, 리븐델에서는 원정대를 결성하기 위해 각자 우정 토큰을 내야 하고, 로스로리엔에서는 갈라드리엘의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것들은 시련이라고 할 수 없는 사소한 것들입니다. 진짜 시련은 이제부터죠.

나머지 주요 장소 4곳 (모리아와 헬름스 딥, 쉴롭의 굴, 모르도르)는 별도의 보드로 나타냅니다. 양면 보드 2개의 4면에 그 장소들이 각각 적혀 있는데요. 이것을 충돌 보드라고 부릅니다. 충돌 보드는 왼편에 사건 트랙이, 오른편에 활동 트랙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사건 트랙을 전진시키는 타일을 뽑을 때마다 사건 트랙에서 마커가 아래로 전진합니다. 사건 트랙의 각 칸은 원작에 등장하는 주요 대사나 장면이며, 플레이어들에게 지시나 선택을 줍니다. 보통은 특정한 자원을 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없거나 하기 싫으면 나쁜 일이 발생합니다. 그 나쁜 일이란 건 위협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를 따르거나 타락 트랙에서 사우론의 눈과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충돌 동안에 현재 플레이어는 손에서 최대 갈색 카드 1장과 회색 카드 1장을 낼 수 있는데요. 그 카드에 그려진 아이콘마다 해당 활동 트랙에서 마커가 전진합니다. 활동 트랙의 칸은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충돌은 사건의 마지막 칸이나 주요 활동의 마지막 칸에 도달해야 끝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Rodney Loyd


나는 네가 보인다!

이 게임에는 심장, 태양, 반지, 3종류의 생명 토큰이 있습니다. 충돌이 끝나면 각 플레이어는 없는 생명 토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없는 종류마다 타락 트랙에서 사우론의 눈을 향해 1칸 전진합니다. 그리고 반지 생명 토큰을 가장 많이 가진 플레이어가 새로운 반지-운반자가 됩니다.

반지-운반자는 반지 토큰을 가집니다. 한 반지는 이 게임에서도 능력을 가집니다. 각 충돌 도중에 한 번, 반지-운반자가 한 반지를 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위협 주사위를 굴려서 부정적인 효과를 받고 (주사위 결과에 따라) 아무 활동 트랙에서 최대 4칸까지 전진할 수 있습니다. 충돌을 제때에 끝내기 위해서 반지-운반자의 희생이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끼리 반지 생명 토큰을 계획적으로 잘 분배해서 가장 여유있는 플레이어가 한 반지를 나르도록 만들어야겠죠?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Peter Vandenbroeck


도와줘요, 간달프!

이 게임에서 인물들은 카드로 표현됩니다. 카드마다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개성을 부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5명의 호빗들도 서로 효과가 다릅니다. 프로도는 갈색 카드를 와일드 카드로 낼 수 있고, 샘은 프로도가 처리할 나쁜 효과를 대신 덜 아프게 맞아줄 수 있습니다. 피핀은 서로 다른 색의 카드 대신에 같은 색으로 낼 수 있고, 메리는 충돌의 종료 시에 한 종류를 덜 가지고 있어도 됩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점수 토큰 5점을 버리면 간달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간달프 카드는 5장이 있는데요. 현재 플레이어가 남은 간달프 카드들 중에서 1장의 효과를 적용하고 버립니다. 치유는 플레이어 1명이 타락 토큰에서 2칸 후퇴하게 하고, 끈기는 플레이어 1명이 카드 4장 뽑게 합니다. 예견은 맨 위 사건 타일 3개를 보고 원하는 순서대로 되돌려 놓고, 마법은 이번 사건 칸의 효과를 무효화하게 하는 식입니다. 간달프의 도움을 받으려면 점수를 포기해야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이라 생각되면 손을 내미는 것이 좋습니다. 아끼다가 X 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Doug Adams


크니치아 씨의 반지의 제왕은 테마를 잘 살린 협동 게임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 장소, 물품 이름은 원작 세계관에서 그대로 왔기 있기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를 본 적이 없는 분에게는 게임에 대한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주사위, 카드, 타일이 사용됩니다. 온갖 운적 요소가 다 들어 있다는 얘기죠. 플레이어들이 아무리 고차원적인 계산을 하더라도 어긋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게임 그 자체와 싸우려면 이런 운적 요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 확장에서 그걸 다르게 풀긴 했지만요. 네, 그렇습니다. 이 게임엔 확장이 3개나 있습니다!

그래도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꾸준한 인기가 있어서인지 2012년에 재판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크기와 그림이 달라져서 예전 확장과 호환되지 않습니다. 확장이 필수적인 게임이니까 퍼블리셔가 언젠가 확장도 재판해 주지 않을까요?


3주 후에는 협동 진행 게임들 중
Shadows over Camelot 카멜롯에 드리운 그림자들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Lord of the Ring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823/lord-rings

Kosmos
http://www.kosmos.de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Posted by Mounted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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