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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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62번째부터 Mars-themed games 화성-테마의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Mission: Red Planet (Second Edition) 미션: 붉은 행성 (2판)입니다.


화성을 꿈꾸며

최근에 화성(火星)에 관한 게임들이 꽤 등장했습니다. 화성은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태양계의 4번째 행성으로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동양에서는 이 행성에 불(火)자를 붙였고, 서양에서는 로마의 전쟁의 신의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이 계실까 모르겠습니다만, 화성은 지구보다 작습니다. 적도 지름과 극 지름 모두 지구의 약 53%밖에 되지 않고 부피는 15%에 불과합니다. 자전주기는 지구와 거의 비슷한 약 24시간 39분이고, 공전주기는 2배에 가까운 약 686일입니다. 그리고 자전축이 지구와 비슷하게 기울어져 있어서 계절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미국 민간 우주수송장비 제조업체인 Space X와 네덜란드 비영리기업 Mars One가 약 2030년부터 인류를 화성에 보낸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화성이주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화성의 환경은 만만치 않습니다. 대기 밀도가 낮아서 우주선이 지면에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온이 낮아서 (평균 약 -60도) 추위에 버텨야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방사선입니다. 장시간 노출되면 뇌가 비정상으로 바뀐다고 하네요. 아무튼 인류가 화성에서 살려면 기술이 더 많이 발전해야 하겠죠.


10년만에 돌아온, 두 브루노 아재의 작품

2005년에 프랑스의 두 디자이너, Bruno Cathala 브루노 카탈라 씨와 Bruno Faidutti 브루노 패두티 씨가 함께 스팀펑크 세계관의 화성탐사 게임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만에 재판되었죠. 패두티 씨의 대표작으로 Citadels 시타델이 있습니다. (패두티 씨의 대표작들은 다음 시즌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요즈음에 열심히 활동하는 카탈라 씨는 단독으로 작업한 Five Tribes 다섯 부족과 2017년에 SDJ Spiel des Jahres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한 Kingdomino 킹도미노와 공동으로 작업한 7 Wonders Duel 7 원더스 듀얼와 Cyclades 키클라데스 등이 있습니다.

미션: 붉은 행성은 스팀 펑크 세계관입니다. 1888년 빅토리아 시대에 화성을 탐사하고 자원들을 채취합니다. 플레이어들은 광산 회사의 지도자로서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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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출시된 미션: 붉은 행성의 초판


미션: 붉은 행성 (2판)의 진행

이 게임은 10번의 라운드 동안 진행됩니다. 각 라운드는 다음 순서의 단계들로 구성됩니다:
  1. 인물 선택하기
  2. 인물 효과 해결하기
  3. 발사된 우주선 착륙시키기
  4. 새로운 도킹된 우주선 뽑기
  5. 새로운 시작 플레이어 결정하기
  6. 라운드 트래커 전진시키기

패두티 씨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좋아합니다. 시타델에서처럼요. 이 게임에서도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인물 카드 9장을 가지고 라운드마다 원하는 인물을 선택합니다. 인물 카드의 모서리에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9번부터 내림차순으로 하나씩 호명되며, 호명된 캐릭터는 공개되고 효과가 해결됩니다. 9번 모집자는 그 카드를 포함하여 사용한 인물 카드들 전부를 손으로 회수합니다. (9번 인물을 사용하기 전에 이미 사용한 인물을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8번 탐험가는 우주비행사를 이동시키고, 7번 과학자는 뒤집어진 발견 카드를 미리 봅니다. 5번 파괴공작원은 파괴된 우주선의 우주비행사들을 죽이고, 2번 군인은 아무 우주비행사를 "사살"하는 식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화성으로의 여행

발사대에 꽂혀 있는 우주선 카드에는 숫자와 화성 지역이 적혀 있습니다. 이 숫자는 우주 여행에 필요한 탑승객 수인데요. 그 숫자만큼 채워져야만 우주선이 발사됩니다. (또는 비밀 요원의 효과로 빈 우주선이 발사될 수 있습니다.) 화성 지역은 그 우주선의 도착지죠. 발사된 우주선은 3단계에서 해당 지역에 착륙합니다. 착륙할 지역에 목적지 토큰이 있다면 그 토큰이 가리키는 곳으로 갑니다. 우주비행사가 뒷면이 보이는 자원 토큰이 있는 곳에 도착하면 그 자원 토큰이 공개되죠.

화성으로 가는 여행은 계속됩니다. 발사대를 떠난 우주선마다 새로운 우주선 카드가 뽑혀서 빈 발사대에 놓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en Tinney


라운드 트래커

이 게임에는 라운드 트래커라는 구성물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10번의 라운드의 흐름을 보여 주는 것인데요. 라운드 트래커에는 단순히 라운드 숫자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5라운드와 6라운드 사이에 첫 번째 생산 단계, 8라운드와 9라운드 사이에 두 번째 생산 단계, 10라운드 이후에 탐험 공개와 세 번째 생산 단계, 최종 점수계산 단계가 있습니다. 이 흐름을 쉽게 기억하도록 라운드 트래커를 사용하는 것이죠.

생산 단계에서는 각 지역에서 우주비행사를 가장 많이 가진 플레이어가 점수를 얻습니다. El Grande 엘 그란데에서와 비슷하죠? 동점자가 나오면 1/N로 나눠가지고 나머지는 그 지역에 그대로 둡니다.

각 발견 카드의 모서리에는 그 카드가 해결되는 시기가 적혀 있습니다. 이것은 라운드 트래커에 있는 기호들과 같으니 라운드 트래커를 잘 지켜봐야겠죠?

최종 점수계산 단계에서 조건을 충족한 임무 카드에 대한 점수를 얻고, 다른 점수들을 합산하여 승자를 결정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Brent Brown


우주 실종자 기념관과 포보스 위성

우주 실종자 기념관은 우주에서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곳입니다. 4번 팜므 파탈과 2번 군인은 게임에서 우주비행사를 죽이는 효과를 가집니다. 이들의 효과로 죽은 우주비행사들은 이 기념관에 놓이게 되죠.

화성에는 위성이 2개 있는데요. 이 게임에는 포보스만 등장합니다. 포보스는 초판에는 없었고 2판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 위성은 화성의 다른 지역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아무 지역과도 인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화성 지역과 관련된 발견 카드가 놓이지 않죠. 아마도 2판이 6인까지 지원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역으로서 포보스 위성을 추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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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붉은 행성 (2판)은 Area Control/Area Influence 구역 지배/구역 영향력 기반 게임입니다. 패두티 씨가 좋아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자신에게 도움을 주거나 상대를 방해하는 등 인터랙션을 주었습니다. 3번의 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점수계산이 일어나는 엘 그란데와 달리, 이 게임에서는 5라운드, 8라운드, 10라운드 이후마다 점수계산이 일어난다는 게 다릅니다. 엘 그란데와 가장 크게 차이나는 것은 이벤트 카드입니다. 이 카드 덱은 임무와 발견, 행동가 섞여 있는데요. 임무 카드는 게임의 시작 시에 받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방향성을 줍니다. 발견 카드는 뽑히면 원하는 지역에 뒤집어서 배치되고 게임의 종료 시에 해당 영역에서 더 좋거나 더 나쁜 효과를 줍니다. 1995년에 나온 엘 그란데에 양념을 더 넣고 발전시킨 형태가 미션: 붉은 행성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끝으로, 1판에서 2판으로 넘어오면서 생긴 변화들을 얘기하겠습니다. 원래는 3인부터 5인까지만 가능했지만 2인 특별 규칙을 추가해서 2인부터 6인까지 가능하도록 넓혔습니다. 그리고 작은 디스크로 표현된 우주비행사가 피규어로 대체되었고요. 또 포보스 위성이 새로운 지역으로서 추가되었네요.


3주 후에는 화성-테마의 게임들 중
Martians: A Story of Civilization
마션즈: 문명의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Mission: Red Planet (Second Edition)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76920/mission-red-planet-second-edition

Fantasy Flight Games
http://www.fantasyflightgames.com

Mars @ wikipedia.org
https://en.wikipedia.org/wiki/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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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나무를~~ 약속해줘~~♬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 Eric Martin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61번째부터 Trick-taking 트릭-테이킹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생명의 나무를 옮겨심는 Eternity 이터니티입니다.


생명의 나무를 살려라

이 게임에는 3가지 수트로 총 42장의 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빨간색 수트는 하늘을, 초록색은 땅을, 파란색은 바다를 상징합니다.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잡고 있는 생명의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서 그 나무들을 다른 반도로 옮겨심는 것이 이터니티의 테마입니다.

그리고 수트의 색깔과 일치하는 타일 3개가 있는데요. 게임의 시작 시에 그것들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원하는 순서대로 놓습니다. 이 타일은 트럼프 수트를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주는 트럼프 타일입니다. 게임은 4-5인 기준으로 진행되어서 카드 42장 중 40장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남은 2장을 트럼프 타일 아래에 색깔에 맞게 진열하여 어떤 수트가 트럼프 수트가 되는지를 보입니다. 트럼프 타일 아래에 가장 많이 진열된 수트 (동수일 때에는 그 중 가장 왼쪽의 수트)가 다음 트릭에서의 트럼프 수트가 됩니다. 보셨나요? 네, 다음 트릭에서요! 이 말은 트릭마다 트럼프 수트가 바뀔 수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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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나무를 심을래? 약속을 할래?

트릭의 첫 번째 플레이어는 반드시 카드를 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플레이어부터 선택지가 있습니다:
  1. 그 트릭에 참가합니다
  2. 약속합니다

트릭에 참가하는 것은 다른 트릭-테이킹 게임에서와 같습니다. 첫 번째 플레이어가 카드와 같은 수트의 카드를 내야 합니다. 그런 수트의 카드가 없다면 트럼프 수트의 카드를 내야 하고, 트럼프 수트의 카드도 없다면 원하는 카드를 내면 됩니다.

약속하는 것은 이터니티만의 독창성이 있습니다. 이것을 원하는 플레이어는 카드를 90도로 눕혀서 냅니다. 이렇게 낼 때에는 수트에 상관 없이 내고 싶은 카드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눕혀서 낸 카드에 적힌 개수의 나무 토큰을 얻습니다. 3-4인 게임에서는 트릭마다 단 한 명의 플레이어만, 5인 게임에서는 트릭마다 최대 2명의 플레이어만이 약속하기를 할 수 있습니다.

한 트릭이 끝나면 누가 트릭을 딸지를 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트릭-테이킹 게임에서와 같습니다. 트럼프 수트가 가장 우선순위가 높고, 그것이 없다면 리드 수트가 이깁니다. 이기는 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그 트릭의 카드들을 뒤집어서 자신의 앞에 놓습니다. 그리그 그가 다음 트릭의 시작 플레이어가 됩니다. 여기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건 약속하기에 사용된 카드입니다. 이 카드들은 트럼프 타일에 진열됩니다. 그 결과에 따라 다음 트릭의 트럼프 수트가 바뀔 수가 있습니다.

그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나무를 심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딴 각 트릭 더미 (반도)에는 나무 토큰 (생명의 나무) 1개가 놓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1:1로 합쳐지면 생명의 나무가 심어진 것으로 간주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WRS WRS


균형을 잡아라

라운드가 끝나면 점수계산을 합니다. 심어지지 않고 남은 트릭 더미도 나무 토큰도 없다면 심어진 나무 + 화합 점수를 얻습니다. 플레이어가 아무 트릭도 따지 않았고 얻은 나무 토큰이 없더라도 화합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화합 점수는 첫 번째 라운드에서 2점, 두 번째 라운드는 4점, 세 번째 라운드는 7점입니다. 만약 심어지지 않은 트릭 더미가 남는다면 화합 점수만 빼고 심어진 나무에 대해서만 득점합니다. 반대로 심어지지 않은 나무 토큰이 남는다면 아무 점수도 얻지 못 합니다. 세 번의 라운드의 점수를 합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선택 규칙으로서, First-Past-the-Post 규칙이 있습니다. 이것은 화합 점수를 3점으로 고정시키고, 라운드마다 최고 득점자의 점수만 허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게임의 시작 시에 먼저 정해놓은 점수에 누군가가 도달하면 그가 이터니티의 승자가 됩니다.


이터니티는 균형이라는 테마를 잘 살린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트릭-테이킹 게임은 카드 게임이기 때문에 카드운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게임 디자이너들이 카드운을 낮추기 위해서 두 가지 장치를 고안했는데요. 첫 번째가 플레이어들이 일정 수의 카드를 서로 교환하는 것이고, 나머지는 Wizard 위저드에서처럼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딸 트릭의 수를 미리 선언하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그 둘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뭐, 후자의 것에 변주를 준 것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이터니티의 카드에는 숫자가 높을수록 (약속하기를 했을 때에) 받을 나무 토큰의 수가 많아집니다. 1-4는 0개, 5-9는 2개, 10-14는 2개입니다. 높은 숫자의 카드라면 트릭을 따기 쉽습니다. 그런데 트릭만 딴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얻는 건 아닙니다. 트릭 더미와 나무 토큰을 합쳐야 화합 점수를 얻을 수 있어서 적당히 먹도록 미리 계산해야 합니다. 약속하기는 특정 카드나 수트를 지키기에 좋은 행동입니다. 게다가 이 행동을 하면 버린 카드에 따라 최대 2개의 나무 토큰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화합 점수를 얻는 것은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변수가 크게 작용합니다. 하나는 라운드 도중에 트럼프 수트가 "계속" 바뀌는 것입니다. 왼쪽 수트에 우선권이 있어서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쉽지 않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플레이어들은 자기 턴에 약속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손에 리드 수트의 카드가 있어도 약속하기를 할 수 있죠. 이것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 나무 토큰이 남으면 0점이라는 규칙입니다. 약속하기를 너무나 쉽게 할 수 있지만 마음대로 못 하게 만드는 셈이죠.


3주 후에는 트릭-테이킹 게임들 중
Honshu 혼슈를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Eternity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206471/eternity

Blackrock Games
http://www.blackrockgames.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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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돛대에서 좀 놀았니?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Marc B.

마운티드 클라우드 주간 게임 리뷰 VI의 260번째부터 alea Big Box 게임들 중 빠뜨렸던 Stefan Feld 슈테판 펠트 씨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해적들의 주사위 게임 Rum & Pirates 럼과 해적 (독어판 제목: 럼과 명예)입니다.


슈테판 펠트 씨에 대해

1970년에 출생한 독일의 보드 게임 디자이너인 펠트 씨는 2005년에 Roma 로마라는 주사위 게임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펠트 씨는 갑작스럽게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데, 그가 10년 정도 되는 짧은 기간 동안에 엄청난 작품들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알레아 게임 7작품을 (거의 연속으로) 디자인했을 뿐 아니라, 알레아 레이블은 아니지만 다른 퍼블리셔를 통해서도 좋은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10년 이상 알레아의 시그니처 게임이었던 Puerto Rico 푸에르토 리코를 넘어선 The Castles of Burgundy 버건디의 성들, 로마 테마의 Trajan 트라야누스, 달의 사제를 배경으로 하는 Luna 루나 등이 잘 알려져 있으며, 그는 최근까지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그동안 작품 활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 한계가 왔는지 최근 작품들의 평가가 좋지 못 하다는 겁니다. 이건 제 생각인데, 아마도 데뷔 전에 모아왔던 그의 아이디어들이 그 10년 동안 구현되어 세상으로 나왔고, 이제는 열정이나 게임 소재가 떨어져서 힘들어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버건디의 성들이라는 그의 인생작품이 나와서 그것을 뛰어 넘으려면 스트레스가 극심하지 않을까요? 게이머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도 있고요. 아무쪼록 게임들을 천천히 내도 좋으니 작품활동을 계속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Henk Rolleman


럼과 해적들의 진행

플레이어들이 해적 역할을 맡는 럼과 해적은 5번의 라운드로 구성되고, 한 라운드 동안에 플레이어들은 다음 3가지 행동 중 하나를 하는 턴을 가집니다:
  1. 선장을 이동시킵니다
  2. 쉽니다
  3. 승선합니다

게임 보드는 9개의 모듈형 게임 보드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이것은 3 x 3 형태로 놓이는데, 진행할 때마다 게임 보드의 배치가 달라지게 됩니다. 게임 보드 중 어딘가에 붉은 깃발로 표시된 시작 지점이 있고 그곳에 Red Corsair 붉은 해적선이라 불리는 선장이 놓인 채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플레이어들은 이 선장을 인접한 교차로로 이동시키기 위해서 그 사이에 있는 칸마다 자신의 해적 선원을 배치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선장을 이동시킨 후에 주화 1개를 내면 선장을 추가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돈이 충분하다면 선장을 다음 교차로로 계속 이동시킬 수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돈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게임 보드의 테두리는 어둠의 골목으로 표현되는데, 그곳으로 나가면 다른 어둠의 골목을 통해 게임 보드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대신에 어둠의 골목을 이용하면 주화 1개를 내야 합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John Carlton


모든 상황은 주사위가 해결한다

게임 보드에는 다양한 행동 교차로가 있습니다. 선장을 그러한 곳으로 이동시키면 해당하는 행동을 수행합니다. 주화가 그려진 곳에서는 주화 1개를 얻고, 선원이 그려진 곳에서는 추가 선원 1개를 얻습니다. 해적 용품이 있는 곳에서는 해적 용품을 무작위로 1개 뽑아서 가지고 보물 지도 칸에서는 그 칸과 일치하는 색깔의 보물 지도 타일 1개를 가져오는 식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일부 행동은 다른 플레이어와 같이 합니다. 술집 칸에서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를 술자리에 초대해서 술싸움을 할 수 있습니다. 초대에 응한 다른 플레이어는 현재 플레이어에게 주화 1개를 주고 술싸움에 낍니다. 현재 플레이어부터 시계 방향 순으로, 각 플레이어는 현재 술집 칸과 색깔이 일치하는 술집 타일 1개를 얻기 위해 주사위를 굴립니다. 자신의 주사위 굴림보다 낮거나 같은 숫자의 술집 타일이 있으면 그것을 획득합니다. 공개된 공급처에 일치하는 색깔의 술집 타일이 다 떨어질 때까지 순서대로 계속 굴립니다. 현재 플레이어가 여러 모로 유리합니다. 먼저 굴리는 것도 있고 다른 플레이어가 술싸움에 들어올 때 주화 1개를 주니까요.

그리고 보물 상자 칸도 있습니다. 일단 현재 플레이어는 공개된 전갈이 없는 보물 상자 타일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나서 전갈이 있는 함정 보물 상자를 걸고 모두가 순서대로 주사위 굴림을 합니다. 이것은 배스킨 라빈스 게임과 비슷합니다. 현재 플레이어부터 굴린 주사위 결과를 누적해서 전갈 보물 상자 타일에 적힌 숫자 이상의 합계를 만드는 플레이어게 그 전갈 타일을 가져가는 것이죠. 전갈 보물 상자 타일에는 감점이 적혀 있습니다.


17:1의 전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세 번째 행동은 승선하기입니다. 승선의 이유는 잠을 자기 위함입니다. 더 편한 곳에서요. 이 행동을 선택한 플레이어는 남은 선원들을 돛대의 왼편에 줄을 세워 놓습니다. 그리고 남은 플레이어들 모두가 라운드를 끝낼 때까지 기다립니다.

돛대에는 잠을 잘 수 있는 세 곳이 있습니다. 편안한 침대와 보통인 해먹, 불편한 침낭이죠. 이제 돛대에서 기다리는 해적들은 더 편안한 잠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입니다. 이제 잠자리 싸움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선원 1개를 걸고 주사위를 굴립니다. 가장 높은 굴림을 얻은 플레이어의 선원만이 돛대 오른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동점일 때에는 나중에 온 플레이어가 이깁니다! (그래서 때때로 개수가 적어도 늦게 들어온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만약에 돛대에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선원을 많이 놓아서 경쟁자가 없는 상태가 되면 남은 선원들은 모두 돛대 오른편으로 넘어갑니다. 이제 끝났냐고요? 아닙니다. 돛대 오르편에서 같은 방법으로 잠자리 싸움을 벌이고 살아남으면 다시 왼편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계속 진행합니다. 그래서 3위로 탈락하는 플레이어가 침낭 타일을, 2위로 탈락하는 플레이어가 해먹 타일을 가져가고, 최후의 생존자가 침대 타일을 가져갑니다!

Image courtesy of boardgamegeek.com's smeagol


생각보다 다양한 득점 방법

럼과 해적들에는 슈테판 펠트 씨의 게임 특징이 다 담겨 있거든요. 많은 종이 타일과 적게 주어지는 돈, 감점 요인, 그리고 다양한 득점 루트입니다.

돈과 추가 선원은 일찍 모을수록 좋습니다. 이것은 플레이어의 행동 (= 턴)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선장을 이동시키려면 선원을 깔아야 합니다. 선장을 붉은 깃발이 있는 본거지로 이동시킬 때에 일부 선원을 회수할 수 있지만 그걸 제외하면 대부분 선원을 놓아야만 하죠. 따라서 선원이 1개라도 더 많으면 유리해집니다. 돈은 조금 다른 의미로 턴을 늘려줍니다. 돈을 내면, 플레이어가 선장을 이동시킨 후에 추가 턴을 가지거나 어둠의 골목을 통해 선장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거나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2번째 행동으로서) 한 턴을 패스할 수 있습니다. 두 교차로 사이의 칸에 선원들을 배치하려면 선원들을 2개 이상 놓아야 하지만 돈을 내면 선원을 배치하지 않고 턴을 넘길 수 있습니다. 대신에 돈은 소비되어 돌아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죠. 선원이 많아도 잠자리 싸움에서 유리하고, 또한 일부러 돈을 내면서 턴을 패스해도 (돛대에 늦게 도착하므로) 잠자리 싸움에 유리합니다.

잠자리 싸움에는 8점 이하의 점수가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점수를 얻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잠자리 싸움은 경쟁이 엄청 치열하니까요. 플레이어들은 전략적으로 경쟁이 덜한 곳에서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같은 색깔의 보물 지도 타일 2개를 모으면 그 두 타일의 점수의 합만큼 점수를 얻습니다. 선원이 많은 플레이어라면 경비병과의 패싸움을 벌여서 점수를 얻을 수도 있고요. 선장을 보물 상자에 보낸 플레이어는 전갈의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6점 이하의 보물 상자 타일을 얻습니다. 위에서 술집 타일과 해적 용품 얘기도 했었죠? 이렇게 득점 루트가 다양하니 잠자리 싸움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아직 언급을 안 했지만 이 게임에 다시 굴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목에도 있는 럼이 들어 있는 술통 타일을 내면 주사위를 다시 굴릴 수 있게 해줍니다. 이 게임에서는 주사위를 1개씩만 굴리기 때문에 동점이 자주 일어납니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럼술통 타일을 적당히 모아두는 것도 좋을 겁니다.


럼과 해적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 알레아 시리즈 중에서 이단아 같은 게임입니다. 전략성보다는 주사위 굴림으로 일어나는 무작위 결과로 결판이 나니까요. 아마도 펠트 씨가 주사위 게임부터 디자인해서 그의 초기작에 해당하는 이 작품도 주사위 굴림 메커니즘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나올 주옥 같은 알레아 작품들에서 이 주사위 굴림 메커니즘을 혁신적으로 바꿔놓고 보드 게임계에서 또 하나의 전설이 아닌 레전드가 됩니다. 알레아가 그의 재능을 일찍부터 알아봤던 걸까요?


3주 후에는 알레아 빅 박스 게임들 중
Notre Dame 노트르 담을 만나보겠습니다.




참고 사이트:
Rum & Pirates @ boardgamegeek.com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19948/rum-pirates

alea
http://www.aleaspiele.de

Rio Grande Games
http://www.riograndega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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